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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공간 지도 제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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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플폴풀
작품등록일 :
2023.08.07 15:17
최근연재일 :
2024.08.0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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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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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새기는 자 (2)

DUMMY


현 세계의 길을 만드는 자들 중 가장 길의 힘을 잘 다루는 이.

그것은 단언컨대 김윤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는 늘 힘을 갈구했고, 그렇기에 길을 계속해서 새겼기 때문이었다.


물론 백민호 역시 마찬가지로 힘을 추구했고, 길의 힘을 다루었다.

그러나 그것은 김윤과는 다른 방향.

그는 비트는 힘과 자신의 힘이 합쳐져 탄생한 미래를 보는 힘, 그것에만 의존했다.


비트는 힘 그 자체를 제대로 다루지 않은 것이었다.


반면 김윤은 합쳐진 힘, 필연을 넘어 길 그 자체를 다루었다.

길을 새기고, 그것에 의미를 파악했다.


길을 부여한다.

방향을 부여한다.

의미를 부여한다.


그저 공격만 행하는 길이 아닌, 수많은 것을 내포한 길을 새기는 것.


또한 그가 지닌, 또 다른 길의 힘들이 그것을 보조했다.

지금처럼 말이다.


김윤의 손끝에서 새카만 마력이 응축됐다.

그것은 실처럼 풀어지며 다가오는 회오리를 향해 날아갔다.


그대로 그것에 빨려들어가며 함께 회전하는 실.

그러자 회오리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김윤이 새긴 길이 방향을 부여했기 때문이었다.


마력이 회오리치는 것과 정반대의 방향.

그것이 마력의 방향을 멋대로 바꾸었다.

그러자 마력이 길을 잃고 회오리가 사라지는 것이었다.


“새기는 힘.”


쿠로가 그 모습을 바라보며 구체를 향해 손을 옮겼다.

그의 손바닥에서 일어나는 마력이 구체와 맞닿았다.


“꽤나 잘 다루는구나.”


콰아아앙!


그러자 더 높이 솟구치며 거대한 폭발을 일으키는 마력의 구체.

그것이 품고 있던 마력이 사방으로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그럼 이것도 막을 수 있을까?”


전 세계로 퍼져 나가는 마력의 유성.


지금 지구에 강림한 멸망.

그들은 이 세계의 주민들이 내뿜는 부정적인 감정을 통해 성장한다.


그렇기에 지금과도 같은 광경, 그리고 저것이 만들 미래의 모습은 그것을 이끌기 위한 것.

확실한 멸망을 위한 공격이었다.


김윤은 곧장 길을 새겼다.

그의 전신에서 솟구치던 새카만 마력의 발현이 실이 되어 사방으로 뻗어나갔다.


그것은 하늘을 가르는 유성들을 휘감고, 자신이 품은 길로 그들을 안내했다.


김윤이 주먹을 움켜쥐었다.

그리고 휘둘렀다.

그러자 하늘을 장식하던 유성의 소나기가 방향을 틀었다.


그가 만든 하나의 거대한 길.

그것을 타고 유성의 비가 쏟아지는 것이었다.


방향은 저 유성을 만들었던 쿠로를 향해.

그리고 길을 추가적인 효과를 부여했다.


모든 것을 불사르며 나아가라.


길이 그것을 유성들에게 명했고, 그들은 주변에 있는 모든 것을 마력으로 불태우며 쏟아졌다.

주변에 흩어져 있던, 주인이 없는 마력들이 불타오르며 길에 포함되는 것이었다.


소나기로 보이던 그것이 폭포로 변하며 쏟아졌다.

창공이 모조리 검푸르게 물들었다.


마치 여명의 하늘.

그것이 내뿜는 박명과도 같았다.


김윤의 마력이 뒤섞여 그리 찬란하지는 않지만 아름다운 빛.

그것이 그의 길을 타고 쿠로를 노렸다.


“훌륭하다.”


그가 책을 펼쳤다.

그러자.


쿠구구구!


허공에 거대한 구멍이 생겨났다.

모든 것을 집어삼킬 것처럼 새카만 아가리를 벌리는 그것.


그것은 쏟아지는 박명의 빛을 모조리 집어삼켰다.


“이건 내 세계의 지우는 자가 다루던 능력이지.”


빛이 모조리 사라지자 쿠로가 책을 탁하고 덮었다.

그리고 다시 펼치고는 다른 능력을 선보였다.


“그리고 이건 비트는 자의 능력이었고.”


그가 손을 뻗자 김윤과 그의 사이의 공간이 말 그대로 접혔다.

그 사이의 공간이 사라진 것이었다.


순식간에 가까워진 김윤과 쿠로.


쿠로는 그 즉시 마력을 응축하고 쏘아내며 터트렸다.


콰앙!


김윤에게 직격한 마력의 폭발.

그의 전신에서 피어오르는 폭연이 적중을 증명했다.


“이건 잇는 자의 능력이었다.”


그의 공격이 연이어 쏟아졌다.


방금 쏘아낸 것과 같은 마력의 포탄.

그것이 그의 손에서 쏘아지기 무섭게 사라졌다.

그리고.


콰앙!


김윤의 배후, 옆, 앞.

짐작할 수 없는 사방에서 포탄이 쏟아져 나왔다.


콰과과광!


김윤이 서있던 장소가 순식간에 폭발에 물들었다.


“소용 없다.”


하지만 김윤의 몸엔 별다른 상처가 없었다.

그것이 통했다고 한들 재생하기 때문이었다.


“그런가? 그렇다기엔.”


촤르륵.


책의 페이지가 다시금 넘어갔다.

그러자 사방에서 사슬이 튀어나와 김윤을 속박했다.

그리고.


퍼억!


사슬에 달린 서슬 푸른 칼날이 그의 복부를 관통했다.


“효과가 있어보인다만.”

“크윽······.”


김윤이 마력을 일으켜 사슬을 모조리 깨부수고, 복부에 박힌 것마저 뽑아냈다.

그러자 새카만 마력이 상처부위를 파고들며 그것을 치유했다.


“그 회복, 비타의 것이로군.”

“비타를 모르는 놈이 없군.”

“모르는 게 이상한 거다. 최초의 세계이니 말이다.”


쿠로가 손가락을 뻗었다.


“하지만 네 몸은 비타만큼의 생명력을 지니고 있지 않지. 더군다나 마력을 생명력으로 변환한 것도 아니군? 그저 길의 힘을 이용해 네 방식으로 사용하고 있을 뿐.”


쿠로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너, 수명을 소모하고 있구나. 네게 깃든 미약한 비트는 힘이 수명을 강제로 끌어오고 있어. 미친 짓이로군.”


김윤의 재생, 그것은 비타가 남긴 비트는 힘을 잇는 힘과 새기는 힘을 통해 만들어진 것이었다.

비트는 힘이 품고 있는 변화를 잇는 힘이 그의 것으로 이었다.

그리고 새기는 힘이 고정시켰다.


그의 몸에 새겨진 길.

미래의 생명을 끌어당기는 길.


“네 알 바가 아니다.”


김윤이 포탄처럼 쏘아졌다.

그리고 그가 휘두르는 주먹은 그 이상의 위력이었다.


콰앙!


새카만 마력을 듬뿍 바른 주먹이 쿠로의 턱을 강타했다.


‘막아냈나.’


필연을 담지 않은 공격.

그렇기에 쿠로는 책 사이에서 방어의 기록을 꺼내 그것을 간신히 막아냈다.


그의 전신에 둘러진 방벽.

그것이 바로 그 기록이었다.


그러나.


쩌적.


충격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금이 간 방벽.


그야 김윤의 마력은 고유의 것으로 변형된 것.

평범한 마력에게는 치명적인 공격이다.


그렇기에 방벽을 뚫고 그에게 어느 정도 충격을 가했다.

휘청이는 그의 몸이 그 증거였다.


“자신의 수명조차 알 수 없는 종족이. 짧디짧은 수명을 가진 종족이 그것을 불태우다니.”


쿠로가 책을 다시금 펼쳤다.

그러자 문자들이 일어나며 붉게 타올랐다.


화염의 뱀이 대지를 불태우며 쏘아졌다.


“아니, 그렇기에 더욱 환하게 타오르는 건가.”


저 멀리 솟구치는 새카만 마력의 폭풍.

그것이 타오르는 뱀을 찢어발기고 다가왔다.


기억의 재현.

다가오는 폭풍 사이에서 새카만 사슬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것은 길을 따라 쿠로의 주위를 감옥처럼 옥죄었다.


필연.

피할 수 없는 공격.

김윤의 마력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검이 감옥에 뚫린 유일한 구멍을 향해 떨어졌다.


콰아아앙!


굉음이 터져 나오며 감옥을 이루던 사슬이 모조리 터져 나갔다.

그러자 그 내부의 모습이 드러났다.


거대한, 마력으로 이루어진 손 내부에 들어서 검을 막아내고 있는 쿠로.

그의 코앞에 새카만 검의 날이 멈춰서 있었다.


“아무리 길의 힘이라도 막대한 마력이라면 막을 수 있는 법.”


쿠로가 책을 펼쳤다.

그러자 그를 감싸고 있던 손이 나무가 되며 나뭇잎을 쏟아냈다.


주변을 이 지경으로 만든 원인.


나뭇잎이 대지와 맞닿으며 거대한 마력 기둥을 생성했다.


콰과과과과!


망가질 때로 망가진 땅에 기둥이 솟아나며 땅속 깊숙이 막혀있던 용암들을 끄집어냈다.


“그리고 나는 지금 멸망이기에 헤아릴 수 없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

“그래봤자 한계는 달라지지 않는다.”


마력이 많다고 해도 방출의 양은 정해져 있는 것.

멸망한 세계의 그들은 이제 성장이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그 양은 변할 수가 없었다.


또한 아무리 두 마석의 주인이 합쳐졌다고 한들.

그것은 한계가 존재한다.


“그건 너도 마찬가지지. 한계에 달한 성장, 그것도 모자라 수명까지 끌어쓰는 능력. 무엇이 널 그렇게 절박하게 만들었지? 무슨 길이 널 그렇게 인도했지? 아니, 네가 그 길을 만든 건가?”


쿠로가 손을 휘저었다.

대지를 끈적하게 물들이던 용암들이 솟구치며 거대한 거인이 되었다.

동시에 그의 뒤에 있던 나뭇가지가 하나 꺾여 나가며 거인의 검이 되어주었다.


“처량한 길이구나. 혼자서 모든 것을 짊어질 수는 없다.”


거인이 검을 휘둘렀다.

검이 휘둘러질 때마다 나뭇잎이 쏟아지며 마력의 기둥을 만들어냈다.


“그렇기에 길을 만드는 자가 넷이나 있는 거다. 너는 그것을 알지 못하는 건가?”


김윤은 검을 피해내고, 기둥을 피하며 쾌속하게 움직였다.


용암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손이 그를 노렸다.

사방에 기둥이 솟구치기에 피할 곳은 없다.

그렇기에 그는 마력을 전신에 두르며 손을 돌파했다.


용암이 마력에 달라붙으며 고열을 토해냈다.

하지만 김윤은 견뎠다.

그리고 손을 꿰뚫으며 하늘로 솟구쳤다.


동시에 손을 쫙 펼쳤다.

그러자 그의 손가락 끝에 달려 있던 새카만 마력의 실들이 마력의 기둥들과 맞닿았다.


김윤은 그것들이 이어지기 무섭게 손을 휘두르며 허공을 할퀴었다.

그러자 연결된 기둥들이 뽑혀나오며 쿠로를 향해 쏘아졌다.


이치에 벗어나는 일.

그러나 그의 길의 힘은 그것을 가능하게 했다.

새로운 길을 새기면 되는 것이니 말이다.


“아니, 나 혼자서도 충분해.”

“오만하군.”


쿠로가 책을 펼쳤다.

그리고 또다시 기록을 형상화했다.


전방에 만들어지는 거대한 성벽.

그것이 날아오는 기둥을 대신해서 막아섰다.


콰아앙!


순식간에 무너져 내리는 성벽.

하지만 공격을 막아냈기에 그 가치는 다한 것이다.

그리고 시간 또한 벌었다.


“그 오만함은 내게 답을 주지 못한다.”


쿠르릉.


그가 뇌룡을 떨어뜨릴 때 만들었던 뇌운이 울부짖었다.

그사이 그의 마력을 머금어 다시금 번개를 만들어낸 것이었다.


하늘에 가득한 뇌운이 소용돌이쳤다.

그리고 눈을 만들어냈다.

이어 그곳으로 모이는 번개.


그 흉측한 것은 무척 거대했기에 멀리서도 관측이 가능했다.

또한 그렇기에 사람들은 그것을 통해 다시금 공포를 느꼈다.


멸망이 깨어나 모든 것이 파괴된 땅.

그러한 곳에 저런 것이 생겨난 것이었다.


저 공격이 어디로 향하는가.

다음 목표는 내가 아닌가.

그렇기에 수많은 부정적인 감정이 솟구쳤다.

그리고 그것은 그대로 쿠로의 힘이 되었다.


줄어들던 마력이 다시금 차올랐다.

그러자 뇌운에 차오르는 번개의 양이 더욱 늘었다.


마치 태양처럼 밝게 빛을 내뿜는 응축된 번개.


김윤이 그 모습을 바라보며 품에서 지도를 한 장 꺼내 들었다.


“네게 답을 줄 생각은 없다.”


그리고 그것을 불태웠다.


“나는 멸망을 막고 이 세계를 지킬 뿐이야.”


동시에 자신의 사명을 되새겼다.

과거에는 지니지 못했던 것.

과거에는 하지 못했던 것.


그것을 이제는 가져야 했고, 해야만 했다.

그리고 마주해야만 했다.


그는 이제 도망자가 아닌 길을 새기는 자.

그리고 그 길을 기억으로, 지도로, 모두가 따라올 수 있게 전해야만 하는 존재.


그것이 지금의 김윤이니까.

그것이 그가 새긴 길이니까.


화르륵!


지도가 완전히 타오르며 품고 있던 기억을 쏟아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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