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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공간 지도 제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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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플폴풀
작품등록일 :
2023.08.07 15:17
최근연재일 :
2024.08.07 20:00
연재수 :
19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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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5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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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20,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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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16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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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잉그 (8)

DUMMY


길을 새기는 힘.

그것은 창조의 힘을 짙게 띄고 있다.


길을 새긴다.

그 행위 자체가 창조의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김윤은 좀 더 다루기 수월한 창조의 힘부터 움직이기 시작했다.


새하얀 빛무리, 창조로 시작되는 새로운 길.


새하얀 길들이 사방으로 뻗어나갔다.

길이 창조되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개념이 창조되었다.


수많은 길이 뻗어나가며 일대를 새하얗게 물들였다.

그리고 자취를 감추었다.


그러자 그것이 품고 있던 개념이 새겨졌다.


‘나의 시간은 모두의 배로 흐른다.’


김윤의 시간이 길의 힘을 통해 변화를 일으켰다.

그의 모든 시간이 빨라졌다.


그것은 즉, 마력을 다루는 속도.

움직이는 속도 역시 배가 되었다는 뜻.


그는 쾌속하게 쏘아지며 마력을 응축했다.

그의 주먹을 타고 새카만 번개가 치솟았다.


뇌격.


김윤이 과거부터 사용하던 기본적인 스킬의 조합.

그리고 모든 공격의 시작.


하지만 지금의 것은 과거의 뇌격과는 달랐다.

번개를 물들인 새카만 그것.

그것은 김윤의 마력만이 아닌, 파멸의 힘이 담겨 있었으니 말이다.


또한 그것은 연계로 이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일격으로 시작해 일격으로 끝난다.


파멸, 뇌격.


콰르르르릉!


하늘을 내달리는 번개가 토해내는 포효가 그의 주먹에서 터져 나왔다.

또한 그보다 빠르게 새카만 번개가 쏟아지며 잉그를 노렸다.


“아무것도 모르는 놈들이······!”


잉그가 으르렁거리며 손을 휘둘렀다.

그러자 김윤이 만든 것과 똑같은 새카만 번개가 터져 나왔다.


그것은 김윤의 뇌격과 충돌하며 충격파를 터트렸다.


파멸과 파멸이 서로 뒤엉키며 소멸했다.


“피조물 따위가 힘을 얻었다고 설쳐!”


잉그의 전신에서 수많은 마력 구체가 쏟아져 나왔다.

그것은 각기 새하얀 빛과 새카만 어둠을 휘감고 있었다.


창조와 파멸의 힘.


그것들이 한 곳에 뒤엉키기 시작했다.


“다시 말하지만 너도 피조물이잖아.”


김윤이 허공을 박찼다.

창조의 힘이 있었기에 발판이 없어도 상관 없었다.


그사이 힘에 적응한 다른 이들도 공격을 시작했다.


주은서.

그녀는 지우는 힘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당연하게도 파멸의 성향을 지닌 힘.


그렇기에 그녀는 파멸의 힘을 택했다.

새카만 마력이 그녀의 손끝에서 시작되었다.


그것은 파멸의 힘.

모든 것을 파괴하고 멸한다.


그녀의 손끝에서 떨어져 나간 새카만 탄환들이 공간을 찢어발기며 나아갔다.


아공간의 중심.

평범한 마력으로는 끄떡도 하지 않던 공간들이 망가지고 있는 것이었다.


그것이 파멸의 힘.


새카만 소나기가 역류하듯 하늘로 치솟았다.

그리고 잉그가 만들어 내고 있는 구체 중 새카만 것들을 노려 관통했다.


파멸끼리의 충돌.

김윤이 일으켰던 파멸의 번개의 충돌을 보고 택한 것이었다.


‘창조를 노리면 재창조가 일어난다.’


그리고 그 충격파는 파멸끼리의 충돌을 가뿐히 넘어서는 위력.

그렇기에 그것을 방지하는 것과 동시에 충격파를 줄이기 위한 선택.


파멸의 힘끼리 충돌하며 사방에서 폭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였다.

재창조와 같은 강력한 힘은 없었다.


주은서가 소리쳤다.


“수상해 보이는 건 막았어요!”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백민호가 쇄도했다.


그의 힘은 비트는 힘.

그것은 창조와 파멸, 그것이 절묘하게 뒤섞인 힘.

그렇기에 어느 쪽이든 그는 상관 없다.


화르륵!


그의 양손에서 창조와 파멸의 힘이 타올랐다.


불꽃의 형상을 띈 그것들이 잉그를 향해 거리를 좁혔다.

백민호는 잉그와 맞닿는 순간 그 두 힘을 교차했다.


잉그가 일으켰던 재창조.

열화된 버전이나 흉내는 가능하다.


초근거리에서의 재창조.

그것이 잉그를 향해 쏘아졌다.


“반송이다. 이 개자식아.”


콰과과과과과!


사방으로 퍼지던 충격파가 한 방향으로 쏘아졌다.

그것에 얻어맞은 잉그의 몸이 격하게 흔들렸다.


“쿨럭.”


내부가 뒤흔들린 탓에 피를 게워내기 시작하는 그.

그때를 놓치지 않고 이지우의 공격이 이어졌다.


길을 잇는 자.

그것은 창조의 힘이 강하다.


하지만 그녀의 고유 스킬은 그보다 파멸과 가까웠다.

그렇기에 그녀의 마력 검은 파멸을 담고 있었다.


콰드드득!


공간을 찢어내며 휘둘러지는 검.

파멸의 힘을 담은 검격이 잉그를 갈라냈다.


그러자 검이 지나간 자리를 타고 파멸이 퍼져 나가며 모든 것을 파괴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에 불과했다.


잉그가 사방으로 쏟아낸 창조의 구체들이 있었으니 말이다.

그것이 이지우가 쏟아낸 파멸보다 강한 빛을 발하며 모든 것을 집어삼켰다.

그리고 창조했다.


갈라졌던 그의 몸이 복원되고, 찢어진 공간들이 고쳐졌다.


“힘에 취한 어리석은 것들······. 너희는 아무것도 모른다.”

“그럼 좀 알려주지 그래?”


백민호가 다시금 거리를 좁혔다.

그리고 다시금 재창조를 일으켰다.


방금과는 다른 재창조.

이전보다 더욱 강력한 위력이었다.


왼손에는 이글거리는 파멸이.

오른손에는 얼음처럼 굳어가는 창조가.


모두 불이었던 이전과 달리 상반되는 형상을 통해 위력을 증폭했기 때문이었다.


“하핫. 이거 괜찮네.”


재창조의 폭발이 잉그를 덮쳤다.

그의 머리가 휙 젖혀지며 피를 게워냈다.

하지만 그것뿐이었다.


그의 전신에서 솟구치는 창조가 그의 목숨을 붙들어두었으니 말이다.


“경박하다.”


잉그의 두 눈이 이글거렸다.

동시에 그의 손이 뻗어지며 백민호의 목을 움켜쥐었다.


손에서 솟구치는 두 개의 빛.

그대로 백민호의 목을 날려버릴 속셈이었다.


김윤이 즉시 거리를 좁히며 그의 팔을 끊어냈다.


아직 길의 힘을 통해 그 누구보다 빠른 시간을 살고 있는 그.

그렇기에 가능한 짓이었다.


파멸의 힘이 잉그의 팔을 뜯어내고, 그의 어깨에 커다란 상흔을 남겼다.


잉그가 창조로 몸을 되돌리며 김윤을 노려보았다.


“그 어떤 세계보다 끈질기고 거슬리는구나. 역시 마지막 발악이라는 건가.”


그가 천천히 지상으로 내려왔다.


“얌전히 포기해라. 지금의 세상은 잘못됐다. 재창조가 필요하다. 나아진 세계를 맞이해라.”

“그 나아진 세계에 우리는 없잖아.”


김윤이 창조의 힘으로 검을 만들어 움켜쥐었다.


“그것만이 창조와 파멸이 만든 모든 과오를 씻어낼 수 있다. 이건 나아진 세계를 위한, 필요한 희생이다.”


백민호가 나섰다.


“희생을 운운하는 놈치고 정상은 없더군. 아, 내가 할 말은 아닌가? 물론 나도 정상은 아니지만.”


그가 씨익 미소를 지었다.


“난 살아남기 위해선 무슨 짓이든 할 거다. 만약 네가 신이라도, 널 죽여서 살아남을 거다.”


그의 두 손에 다시금 창조와 파멸이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동시에 그의 두 눈이 무지개빛으로 물들었다.


미래를 보는 눈.

그것이 답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공간에선 그 어떠한 미래도 보이지 않았다.

정확히는 그들이 사용하고 있는 힘 때문이었다.


창조와 파멸.

그것은 어떤 미래든 낳을 수 있었으니.


그렇기에 그는 마력을 거두고 돌진을 택했다.

파멸의 힘을 얻은 화염이 부채꼴 형태로 쏘아졌다.

창조의 힘을 얻은 마력의 창들이 교차하는 짐승의 이빨처럼 위아래로 잉그를 덮쳤다.


잉그는 곧장 파멸의 힘을 펼쳐 그것을 무산시켰다.

그러나 공격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


직접 돌진한 백민호.

그가 전신에 파멸을 두른 채로 공격을 시작했으니 말이다.


평소라면 하지 않았을 근접에서의 전투.

그러나 지금은 필요했다.


‘이 정체를 알 수 없는 힘은 놈이 더 앞선다.’


그렇기에 원거리에서의 충돌은 소모전만 될 뿐.

큰 이득을 볼 수 없었다.


더군다나 정말 신이라는 존재에 다가섰다면 힘의 총량도 다를터.

소모전으로 간다면 자신들의 패배가 불 보듯 뻔했다.


그러니 다른 방식을 시도해야한다.


그의 주먹에서 파멸의 힘이 불길이 되어 솟구쳤다.

그의 다리에서 파멸의 힘이 폭풍이 되어 쏟아졌다.


무릎에선 파멸의 전격이.

팔꿈치에선 파멸의 냉기가.


파멸을 휘감은 흉흉한 공격이 계속해서 쏟아져 나갔다.

하지만 잉그는 무심하게 막아낼 뿐이었다.


이정도는 그에게 아무런 충격도 줄 수 없다는 듯이 말이다.


“하지만 이쪽은 네 명이다!”


백민호가 찔러들어오는 잉그의 손을 향해 재창조를 터트렸다.

그것이 지닌 충격파가 손을 넝마로 만들고, 자신을 뒤로 날려 보냈다.


그러자 날아오는 다른 이들의 공격.


이지우의 검이 잉그의 목을 노렸고, 주은서의 단도가 잉그의 허벅다리를 꿰뚫었다.

그리고 김윤의 뇌격이 그의 정수리를 노리고 떨어졌다.


“재창조.”


하지만 이번에도 무산될 뿐이었다.


그의 전신에서 일어난 재창조의 충격파가 그들을 집어삼켰다.


콰과과과과과!


아공간의 중심, 그것의 바닥이 모조리 박살나며 사방으로 날아갔다.


“너희도 느끼고 있지 않나? 이 세계는 잘못 됐다. 어째서 생명을 지닌 모든 것들은 사그라드는가. 사라지는가.”


“그 이유는 간단하다.”


그가 손을 뻗었다.

그러자 그 위로 새카만 파멸의 힘이 응축되었다.


“이 빌어먹을 파멸의 힘 때문이지.”


그가 그것을 움켜쥐어 없앤 후, 새하얀 힘으로 바꾸었다.


“그렇기에 나는 새로운 세계를 창조할 것이다. 영원의 세계. 그 누구도 잃어가는 슬픔에 슬퍼하지 않는 곳. 잃는다는 개념이 없는 곳.”


잉그의 눈동자가 품은 빛이 무겁게 가라앉았다.


“완벽의 세계.”


“그걸 위해선 모든 것을 지우고 새로 시작해야 한다. 이 우주에는 파멸이 너무도 깊게 스며들어 있으니까.”

“모두를 없애면서 없어지는 게 없는 세상? 웃기지 마라.”


김윤이 검을 크게 휘둘렀다.

그가 새긴 길, 필중의 개념이 그의 검을 적중시켰다.


콰직!


그의 검이 잉그의 목을 절반이나 파고들었다.


“슬프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모든 것은 새로 시작되어야 하니까. 그리고.”


그가 검날을 움켜쥐었다.

그리고.


콰드득!


박살냈다.


“어차피 이 세계에서의 삶을 모두 잊게 될 것이다.”


그가 목에 낸 상처를 치유했다.


“하지만 너희에게는 제안을 하지. 아주 파격적인 제안이다. 본래엔 없던 계획이니 말이다.”

“제안?”

“그래, 서로 쓸데없이 힘을 소모하지 말자는 뜻이다. 그리고 내 제안은 이거다.”


그의 손바닥을 타고 푸르스름한 빛이 피어났다.

창조도 아니고 파멸도 아닌 빛이었다.


“그건 뭐지?”

“영혼이다.”


그것은 한 생명이 품고 있던 영혼이었다.


“너희 또한 이렇게 영혼으로 보존시켜주마. 그리고 완벽의 세계가 열렸을 때 새롭게 부활시켜주마. 모든 기억을 완전하게 말이다.”

“뭐?”

“말 그대로다. 지금 지닌 힘을 반납하고 잠시만 잠든다면 완벽의 세계에서 살게 해주겠다는 말이다. 지금의 너희 그대로.”


백민호가 말했다.


“미친 소리로군. 널 뭘 믿고 맡겨?”

“믿고 안 믿고는 너희 자유이며 이것은 제안이다.”


이어 김윤이 물었다.


“······이곳에 있는 우리만인가?”

“원하는 이라도 있나?”

“이미 죽은 사람도 가능한가?”


주은서가 그런 그를 보고 소리쳤다.


“사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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