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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 (5)

DUMMY


거대한 차량이 거대한 문을 통과했다.

그리고 그 위에 있던 이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역시 탐지에 걸리지 않는군.’


이동훈은 자신의 목에 걸린 펜던트를 움켜쥐었다.

은신 그 이상의 스킬이 담긴 물건으로 그들이 이곳에 진입할 수 있도록 숨겨주는 도구.


그는 그것에서 손을 떼고 다른 물건에 손을 가져갔다.

무선 이어폰과 닮은 그것.

그것은 아군과의 통신을 위한 물건이었다.


그는 거대한 문이 내뿜는 탐지 스킬의 범위에서 벗어나자 동료들에게 통신을 보냈다.


‘내린다.’


이 차량은 리터너들이 타는 차량.

그렇기에 목적지는 뻔하다.


그곳은 그들에게는 위험한 곳.

그곳으로 향했다는 목적은 이루지 못할 것이다.


‘물론 이놈들도 지쳐있어 처리하기 쉽겠지만 목표가 먼저다.’


최대한 많은 민간인에게 피해를 주는 것.

그것을 통해 아름 내부에 불만을 일으키고, 내분을 일으킨다.


이동훈은 차 위에서 몸을 날렸다.

마력으로 몸을 보호했기에 상처는 없었다.


이어 그의 동료들 역시 차량에서 몸을 날렸다.


“침투는 전원 성공입니다.”


동료 중 하나가 그의 곁에 다가왔다.

그는 동시에 자신의 아공간, 인벤토리에 손을 집어넣어 포신을 꺼내 들었다.


쿠웅!


그것이 바닥에 설치되며 큰 소리를 냈지만 주변으로 퍼져 나가지 않았다.

그들이 착용하고 있는 펜던트의 또 다른 기능이었다.


차단막.

펜던트를 착용한 이들의 주변을 둘러싸는 이 막이 소리와 그들의 모습을 차단하고 있는 것이었다.


“준비한다.”

“네.”


이동훈 역시 거대한 포신을 하나 꺼내 설치했다.

그의 동료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럭저럭 한 방향을 바라보며 정렬된 포신들.

그들은 곧장 포탄을 장전했다.


“발포 후 바로 돌격한다. 최대한 많은 이들에게 복수를!”

“복수를!”


콰앙! 콰앙!


그들의 말이 떨어지는 것과 동시에 포신이 불을 뿜었다.

그것은 도시 내부를 가로지르며 곳곳에 거대한 불길을 일으켰다.


콰아앙!


폭발과 함께 치솟는 불의 기둥.

그것은 높이 치솟다가 비처럼 변하며 쏟아졌다.

불길의 비였다.


콰르르르!


순식간에 일대가 불바다로 변했다.


“하하하!”


이동훈이 웃음을 터트렸다.

그의 동료들 역시 비슷한 반응이었다.


“모조리 죽여!”


이동훈이 소리치며 인벤토리에서 망토를 꺼내들었다.

저 쏟아지는 화염을 막아주는 물건이었다.


당연하게도 그의 일행 역시 망토를 둘렀고 돌진을 시작했다.

각자의 무기를 꺼내 들며, 시민들을 향해서 말이다.


왜애애애애앵!


사이렌이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들은 멈추지 않았다.


“습격이다!”


그들을 가로막는, 치안을 담당하는 리터너를 갈라냈다.

또한 도망치는 민간인 역시 모조리 베어 가르며 피를 흩뿌렸다.


“꺄아악!”

“흐아아악!”


곳곳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순식간에 지역에 혼란이 터져 나갔다.


곳곳에서 타오르는 화염.

공포로 물든 비명.

코를 자극하는 메케한 탄내와 지독한 피비린내.


“더 많은 이들을 죽여라! 목숨을 바쳐라! 곧 아름을 무너뜨리기 위한 본대가 올 거다!”


하나하나 B랭크를 넘는 동료들.

그들이 저지된다고 해도 큰 피해를 줄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이들을 죽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이어져 이들에게 온전한 복수를 선사할 것이다.


이동훈은 그렇게 생각하며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자신의 무기인 사슬 낫을 크게 휘둘렀다.


촤르르륵.


사슬이 길게 늘어나며 저 멀리 도망치는 남자의 어깨를 낫이 파고들었다.


“아악!”


남자가 비명을 내지르자, 그는 기쁘다는 듯이 입을 벌리며 사슬 낫을 당겼다.


쿠드득!


남자의 어깨가 그대로 찢어지며 피가 솟구쳤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낫의 움직임이 기이하게 변했다.

돌아와야 하는 낫이 다시 앞으로 향하더니 남자의 목을 갈라버린 것이었다.


“크핫!”


이동훈은 그 모습을 보며 웃음을 토했다.


‘좋아. 이대로 더 죽인다.’


애초에 그들을 죽이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이니 말이다.


“우리를 추방한 복수를!”

“더 많은 이들에게 복수를!”

“이 세계에 멸망을!”


이동훈이 다시금 사슬 낫에 마력을 불어넣고 휘두르려던 때였다.

어디선가 느껴지는 섬뜩한 기운.


그는 움직임을 멈췄다.

그리고 그 섬뜩한 기운을 찾기 위해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 기운이 느껴지는 곳, 그곳은 하늘이었다.

누군가 마력 방패 위에 올라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흉흉한 기운을 내뿜으며 말이다.


“기, 김윤······!”


현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이.

길을 만드는 자들 중 하나인 새기는 자.

그리고 그들에게는 가장 최악의 상대 중 하나였다.


그는 자신과 같은 이들에게 자비를 베풀지 않았으니까.


“쓰레기 같은 놈들.”


김윤이 위압감을 내뿜었다.

그의 마력이 주변을 짓누르며 영역을 펼쳤다.

기억의 지대.


그런데 그 흉흉한 기운이 느껴지는 곳이 그곳만이 아니었다.

곳곳에서 느껴지는 방대한 마력의 기운.


아름의 리터너들이 벌써 몰려들고 있는 것이었다.


“빌어먹을.”

“네놈들의 얼굴 알고 있어. 과거 범죄로 인해 추방된 놈들이지. 목숨이라도 살려줬으면 조용히 살 것이지.”


김윤이 손을 움직였다.

그러자 그것에 맞춰 그의 마력이 변화를 일으켰다.


“그렇게 죽음과 멸망을 보고 싶나?”


그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공격.

마력이 응집되며 거대한 창을 이루었다.


“그럼 보여주마.”


거대한 창이 하나둘 불어나기 시작했다.


“빌어먹을!”


이동훈은 그것의 시전자, 김윤을 향해 사슬 낫을 휘둘렀다.


촤르르르륵!


사슬 낫이 거친 소리를 내며 하늘로 솟구쳤다.

그러나.


카앙!


어디선가 날아온 마력의 창이 그것을 막아섰다.

그리고.


푸욱.


그의 심장을 파고들었다.


“커, 커헉······.”


반응할 수 없었다.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보였다고 한들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야 지금 뒤따라오는 창도 그랬으니까.


퍼버버버벅!


심장이 관통당해 죽음이 확정된 그에게 창의 비가 쏟아졌다.

쏟아지는 창에 팔이 끊어지고 다리가 떨어져 나갔다.

허리가 뜯겨 나가고 턱이 창날에 휩쓸려 저 멀리 날아갔다.


그럼에도 그것은 멈추지 않았다.

그가 흔적도 남지 않을 때까지 말이다.


콰과과과!


죽음의 폭우가 쏟아졌다.


김윤이 새긴 길을 따라 그들을 모조리 꿰뚫으며 죽음을 선사했다.

순식간에 소요가 진압되었다.


“이건······.”


뒤늦게 현장에 도착한 이들이 창에 꿰뚫린 채 죽음을 맞이한 이들을 보았다.


“김윤 씨로군요.”


리터너 중 하나가 하늘에 떠 있는 김윤을 가리켰다.


“여전히 이런 놈들에게는 자비가 없군.”

“그러게요. 이래서야 뭘 물을 수도 없겠네요. 멸망교 잔당인지, 그냥 추방된 범죄자인지 알아둬야 하는데······.”


한 명도 남김없이 죽었다.

그것도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말이다.

그들의 대부분은 고기 조각이나 다름이 없었다.


“뒤처리는 저희가 맡겠습니다.”


리터너 중 하나가 김윤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그러자 김윤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 후 자리를 떠났다.


김윤이 떠나자 뒷정리를 시작하는 이들.


“이놈들 리터너들이 지쳤을 거라고 생각해서 노린 건가?”

“그렇겠죠. 던전 두 곳을 연달아 처리했으니까요.”

“멍청하긴. 어떻게 두 곳을 연달아 처리했겠어. 길을 만드는 자가 있으니까 가능한 거지.”


리터너 중 하나가 김윤이 지나간 곳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중 하나가 이런 놈들을 끔찍하게 싫어하고 말이죠.”

“그러니까 말이다. 한동안 아름을 노리는 놈들은 불쌍하게 되겠구만.”



***



“습격인가.”


리터너 본부.

그곳을 이끄는 조호주가 방금 들어온 보고를 받았다.


도시의 남쪽 문, 그들이 들어온 곳 근처에서 벌어진 소요.

대부분 형체를 알아볼 수 없었지만, 일부를 통해 그들이 범죄 조직이었기에 추방된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문에 걸린 탐지 스킬들을 벗어날 줄이야.”

“그들의 목에 공통적으로 하나의 펜던트가 걸려 있었다고 합니다.”

“그게 탐지 스킬을 차단한 건가.”

“그런 것 같습니다.”

“흐음, 바깥에서 그런 기술을 만들어냈을 줄이야.”


조호주가 탁자를 툭툭 두드렸다.


“이번에도 멸망교의 잔당인가?”

“살아남은 시민의 증언에 따르면 복수를 외치는 이도 있고 멸망을 외치는 이도 있었다고 합니다.”

“꼴에 협력을 한 건가.”


조호주의 손가락이 멈췄다.


“대대적인 청소가 필요하겠군.”

“다른 길드에 협력을 구합니까?”


리터너 연합, 아공간에 있던 이들이 지구로 돌아오며 설립된 기구 중 하나.


과거 회귀 길드의 이들로 주로 이루어진 길드로, 리터너 연합 본부를 거점으로 각종 길드를 하나로 묶어 움직이는 집단이었다.


던전 공략, 치안, 경계 등.

그들은 리터너의 주요 업무만이 아닌, 과거 경찰과 군인이나 소방관 등 필요에 따라 자신이 가진 마력을 사용하며 도시를 도왔다.


그리고 그들의 중심인 연합 본부, 그들은 길드들을 소집할 수 있는 권한을 지니고 있었다.

던전 공략, 혹은 지금과 같은 습격에 대해 막아서기 위해서 말이다.


“아니, 소집은 필요 없다. 이번 공략에 참여하지 않은 본부의 인원 중 B급 이상의 인원들을 준비시켜라. 통솔은 이민규나 우상훈 리터너에게 시키도록.”

“알겠습니다.”

“놈들에게 아름을 넘볼 수 없음을 다시 보여줘야 할 때로군.”



***



아름의 바깥.

도시를 두른 거대한 벽을 멀찍이서 바라보는 이가 있었다.


“실패했나.”


그는 눈에 가져다 댔던 망원경을 거두고 뒤를 바라보았다.

숲속에 지어진 캠프와 닮은 그들의 거처.


그는 이곳에 있는 이들과 함께 저 멀리 보이는 도시의 몰락을 바라고 있었다.

하지만 수많은 습격에도 결코 무너지지 않는 거대한 벽.


저것을 무너뜨리기 위해 주변에 있던 범죄자들을 모조리 흡수했거늘, 그럼에도 무너뜨릴 수 없었다.


‘지원받은 장비로도 불가능한 건가.’


남자는 목에 걸린 펜던트를 움켜쥐었다.


‘아니, 이 펜던트는 진짜다. 놈들의 감지를 벗어났어. 중요한 건······.’


저 내부에 가득한 리터너라는 존재.

그들을 무력화 시키지 않는 한 아름을 무너뜨리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무너뜨려야 한다. 더 많은 무기가 필요하다.’


“신이 바라는 진정한 뜻을 위해.”


저 우매한 자들에게 신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주기 위해.


남자는 캠프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통신구를 붙잡으며 다른 캠프로 연락을 보내려 할 때였다.


콰아앙!


가까운 곳에서 울려 퍼지는 굉음.

땅이 뒤흔들리며 후끈한 열기가 텐트의 입구를 통해 파고들었다.


“무, 무슨······!”


남자는 황급히 텐트를 빠져나와 주변을 살폈다.


콰앙! 콰아앙!


하늘에서 쏟아지는 화염의 폭격.


숲이 불타고 있었다.


그는 곧장 망원경을 꺼내 주변을 살폈다.

그러자 그것에 담기는 수많은 사람의 움직임.

아름의 리터너들이었다.


“젠장.”


남자가 욕지거리를 흘렸다.

그리고 환하게 타오르는 화염의 구를 바라보았다.


그것이 그의 최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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