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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공간 지도 제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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촐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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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1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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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 (4)

DUMMY


“아아, 나의, 죄는··· 언, 제 끝··· 나는가.”


케일룬이 무릎을 꿇었다.

그의 전신에는 회복되지 않는 수많은 상처가 새겨져 있었다.


김윤이 사용한 기억의 지대.

그는 그것으로 과거의 기억을 끄집어냈다.

그리고 필연을 통해 그것을 케일룬에게 처박았다.


피할 수 없는 공격을 처박는다.

피한다면 그것을 밑거름 삼아 새로운 길을 새긴다.

그리고 그것은 이제는 피할 수 없는 길이 되어버린다.


막는 것 역시 마찬가지.

그의 공격이 케일룬을 계속해서 강타했고, 그것이 지금의 결과를 만들었다.


“멸, 망을 막길 바··· 라마.”


케일룬이 허망한 눈빛으로 김윤을 잠시 바라보다 고꾸라졌다.


철퍽!


그의 몸에서 흘러나온 피가 주변으로 퍼져 나갔다.

그러자 성내를 장식하던 식물들이 순식간에 말라 죽기 시작했다.

동시에 품고 있던 마력을 뿜어내며 주변을 푸르게 물들이기 시작했다.


이어 만들어지는 포탈 하나.

던전의 공략을 뜻하는 것이었다.


김윤이 물었다.


“모두 다친 덴 없어?”

“아예 없는 건 아닌데 크게 다친 곳은 없어요.”

“저도 멀쩡해요. 김윤 씨는요?”

“저도 괜찮아요.”


김윤이 쓰러진 케일룬의 곁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포탈을 가리켰다.


“둘은 먼저 돌아가서 다른 이들과 함께 던전을 벗어나세요.”

“사장님은요?”

“나는 할 일이 있어서.”


이지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그리고는 주은서를 이끌고 포탈에 몸을 던졌다.


둘이 떠나고 케일룬의 시신과 단둘이 남은 김윤.

그는 천천히 마력을 움직였다.


싸움이 끝났음에도 아직까지 거두지 않은 기억의 지대.

그리고 그곳에 새겨진 싸움의 기억.


김윤은 자신의 힘을 통해 그것을 불러냈고, 지도에 담았다.


화아악!


그의 품에서 빠져 나온 새하얀 지도가 발광하며 기억을 게걸스럽게 먹어치웠다.


‘대비를 해둬야 해.’


남은 마석 던전은 9개.

이제 이것을 모두 공략하면 다음의 멸망이 찾아올 것이다.

그것을 대비해야 한다.


그것을 막아야 살아남을 수 있을 테니까.


김윤은 케일룬의 시신에 손을 뻗었다.

그리고 그의 기억을 헤집었다.


아직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충분히 가능한 기억 추출.

김윤은 그것도 마찬가지로 지도에 담은 후, 손끝에 마력을 휘감았다.


이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것을 케일룬의 몸에 처박았다.


뿌드득!


그리고 잠시 후 그의 손에 들려 나오는 무언가.

그것은 케일룬의 심장이었다.


인간은 물론 마력을 지닌 모든 생명이 지니는 코어, 그것이 깃든 부위 심장.

몬스터를 쓰러뜨리면 반드시 뽑아가야 하는 물건인 그것.

그러나 최초의 마석을 공략하기 시작한 이후로 쉽사리 채취하지 않게 된 물건이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최초의 마석에 등장하는 몬스터의 다수가 인간형이기 때문이었다.


앞서 말했다시피 코어가 깃든 부위는 심장.

같은 인간에게 심장을 뽑는 것이나 다름 없는 행위이기에 사람들은 그것을 꺼렸다.

더군다나 아름의 출신은 그것을 통해 이익을 취하던 이를 알고 있기에 더욱 그러했다.


하지만 김윤은 아니었다.


‘마력 코어는 최대한 챙겨야 한다.’


마석 던전이 줄어감에 따라 새로운 연료가 된 마력을 보충할 코어가 부족해지고 있다.


‘자연에 존재하는 마력으로는 부족해.’


또한 이것에 깃든 마력을 잘만 활용한다면 강력한 무기가 될 수도 있다.

그렇기에 그 어떠한 종류의 몬스터든 코어는 챙겨야 한다.


김윤은 뽑아낸 심장을 자신의 아공간에 집어넣은 후 포탈에 들어섰다.



***



던전을 공략한 공략조.

그들은 자신들이 머무는 곳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름.


과거 아공간에 존재하던 도시였으나 이제는 지구에 존재하는 도시.

동시에 현 수도를 차지하고 있는 도시.

과거 서울의 절반밖에 되지 않으나 현 한국의 도시 중 가장 거대한 도시.


아공간에서 벗어난 후, 수많은 이들이 모여 다시금 수도가 된 도시를 향해 여러 차량이 접근했다.


웬만한 트럭보다 거대한 차량.

공략조를 태운 차량들이 복귀하고 있는 것이었다.


“공략 1팀 차량 진입합니다.”


거대한 도시의 벽 앞에서 검문이 끝나자, 그 크기에 걸맞은 거대한 문이 움직였다.


문이 열리며 드러나는 내부의 정경.

그것은 완전히 복원된 것을 넘어, 그 이상으로 발전한 하나의 도시였다.


거대한 차량들이 잘 포장된 도로를 따라 움직였다.

그들의 목적지는 아름 내에 있는 리터너 본부.


차량이 멈추자, 뒷문이 열리며 수많은 리터너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너는 시장에게 갈 건가?”


조호주가 김윤에게 물었다.


“그래야겠죠. 뒷정리를 부탁드릴게요.”

“그래.”


김윤은 리터너 본부의 건물을 잠깐 바라보다 몸을 날렸다.


휴식을 뒤로 하고 그가 향한 곳.

그것은 다름 아닌 아름의 시청이 있는 곳이었다.


“저 왔습니다.”


길을 새겨 모든 사람과의 마주침을 피하며 내부로 들어선 그.

그 내부에는 현 시장인 신민우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공략은 잘 끝났나 보군.”

“네.”


김윤이 허공에 손을 집어넣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아직 피가 굳지 않은 심장을 꺼내 들었다.


“이번에도 가공을 부탁하는 건가.”

“그렇게 됐네요. 다른 곳에 맡기기는 좀 그렇잖아요.”


신민우가 건네받은 심장을 살폈다.

인간의 것과 흡사한 심장.

그렇기에 다른 곳에서는 가공을 해주지 않는 코어였다.


그는 작은 상자를 하나 꺼내 그 안에 심장을 담았다.


“몬스터의 습격은 없나요?”


김윤이 창밖을 바라보았다.


“요새는 없지. 하지만 그렇다고 벽을 허물 수도 없어. 다른 습격이 이어지고 있거든.”

“하긴 아직도 멸망을 바라는 놈들이 넘쳐나니까요.”


멸망론자와는 또 다르다.

그저 마력의 힘을 통해 만들어지던 무법 지대를 바라는 이들.

혹은 범죄를 일으켜 도시에서 추방당한 이들.


그렇기에 도시에 들어가지 못하는 이들이 도시를 습격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여하튼 이건 가공해서 보내주도록 하마.”

“감사합니다.”

“그리고 그 대가로 말인데.”


신민우가 서랍을 열고 마력 통신구와 서류 뭉치를 꺼내 들었다.


“해외에서 보내온 지원 요청이다. 길을 만드는 자들을 파견해달라고 하는군.”

“······마석 던전인가요?”

“그래. 중국 쪽이다. 다행히 멀지는 않아.”

“그쪽에 마석이 남아있던가요?”

“하나 남아있다.”


그가 책상에 있던 서류 한 장을 내밀었다.

김윤은 그것을 받아들고 내용을 살폈다.


마석의 사진과 던전 공략에 대한 내용들이 적혀있었다.


던전의 이름은 기의 사막.

중국 측에 남은 최초의 마석 중 하나였다.


“이미 여러 번 실패했군요.”

“그래, 그래서 이번에는 꼭 공략하고 싶다더군. 그리고 애초에 공략해야 하는 곳 중 하나지 않나?”

“다른 쪽은 지원 요청이 없었나요?”

“······백화가 꽤나 잘 해주고 있나 보더군. 우리 쪽 공략조가 나뭇잎 하늘을 공략하는 사이 하나를 더 공략했다.”

“백화······. 이제 남은 던전은 그럼 8개인가요?”


신민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걸 공략하면 하나 더 줄겠지. 아, 물론 당장 갈 필요는 없다. 그쪽도 아직 준비 중인 것 같더군.”

“알겠습니다. 결정되면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김윤이 인사를 마친 후, 시청을 빠져나왔다.


시청을 빠져나온 그는 도시의 풍경을 살피며 발걸음을 옮겼다.

저 거대한 벽 바깥과는 달리 내부는 평온하기 그지없었다.


사람들의 얼굴에는 이제 몬스터를 두려워하는 공포가 서려 있지 않았고, 행복이 깃들기 시작했다.


곳곳에 있는 가게에 사람들이 드나들며 마치 멸망 전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점차 회복되고 있는 것이었다.


다시 사람이 살 수 있는 평화로운 시대가 되고 있는 것이었다.


‘다시 찾아올 멸망만 막는다면.’


이 상황이 유지된다.


김윤이 주먹을 강하게 움켜쥐었다.


이제 서울과 경기도 일대에는 존재하지 않는 마석.

그렇기에 이곳은 평화롭다.

아니, 한국 대부분이 그렇다.


남은 최초의 마석은 대체로 오지에 있어 사람들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었으니까.

또한 개수 또한 얼마 남지 않았으며, 저러한 벽들이 도시를 지켜주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것도 얼마 남지 않았다.

다시금 이 평화를 위협하는 멸망이 찾아올 것이다.


‘멸망을 막기 위해 발버둥 치니 다시 멸망을 준다라.’


김윤이 인상을 구겼다.


‘악취미다. 그 세계를 아껴서 이런 짓을 한다고?’


멸망을 시킬 것이면 그냥 멸망을 시킬 것이지 어째서 이러한 고통을 계속해서 선사해주는가.

그것은 아끼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다.


김윤은 다가오는 멸망에서 그저 악의만을 느꼈다.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수많은 던전을 드나들며 김윤이 느낀 것은 이러한 감상이 전부였다.

하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발버둥 칠 수 있기에 발버둥쳤다.

기회, 그것이 주어졌으니까.


그는 불평을 멈추고 마저 발걸음을 옮겼다.


다음 일정을 정하고 휴식을 취하기 위해서 말이다.


왜애애애애앵!


그러나 휴식을 취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듯이 울려 퍼지는 사이렌 소리.

그것은 도시 전체에 울려 퍼지는, 습격을 알리는 소리였다.


“또 습격인가.”


김윤은 익숙하다는 듯이 마력을 끌어모았다.

그의 두 다리에 마력이 깃들었다.


콰앙!


그리고 이내 주변 바닥을 깨부수며 그의 몸이 하늘 높이 치솟았다.


그러자 저 멀리서 보이는 흙먼지.

김윤은 마력 방패를 발판 삼아 허공에 흩뿌렸다.

이어 그것을 짓밟으며 소요가 일어난 곳을 향해 달려 나갔다.



***



이 날을 기다렸다.

아름의 성벽 주위에 숨어있던 이들이 거대한 차량을 바라보았다.


공략대의 차량.


저것이 진입할 때 유일하게 저 거대한 문이 완전히 열린다.

그리고 그것은 곧 그들에게 기회를 의미했다.


자신들을 쫓아내고 저 안에서 평화롭게 사는 이들에게 복수할 기회를.


‘잠깐의 일탈 가지고 우리를 쫓아내다니. 대부분 그랬잖아······!’


마력이라는 존재가 완전히 자리 잡기전 그것을 이용해 이득을 취하던 이들.

과거엔 아공간의 도시에서 살았지만 이젠 그럴 수 없게 된 이들이었다.


아공간에 있다가는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저 도시에서 받아주는 것도 아니었다.


그들은 새로이 도시를 설립하며 범죄 이력이 있는 이들을 모조리 추방했으니 말이다.


그전까지는 인구 보존을 위해 따로 잡지 않던 그들.

그러나 던전이 공략되고, 지구에서 다시 살아가며, 다른 도시의 이들이 모이자 그들을 가차 없이 추방한 것이었다.


‘우리를 추방하고 행복할 생각하지마라.’


복수를 꿈꾸는 무리를 이끄는 남자, 이동훈은 자신의 병장기를 꺼내들었다.

기다란 사슬 끝에 낫이 달린 특이한 무기였다.


“진입한다. 무구를 작동시키고 차에 올라라!”


남자가 소리치며 펜던트를 붙잡고 마력을 불어넣었다.

그러자 그의 모습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그와 같은 펜던트를 착용한 모두가 그러했다.


모습을 감춘 그들은 일제히 거대한 차량 위로 뛰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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