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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 님의 서재입니다.

별 볼일 있는 무신환생기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현정
작품등록일 :
2023.01.05 15:14
최근연재일 :
2023.04.13 07:00
연재수 :
15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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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8,0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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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4.08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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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천룡신검 1

DUMMY

143. 천룡신검 1



벽안옥면 양하진의 신위는 강호를 반년 가까이 위진시켰다. 흑룡방과의 대결, 동창과의 혈투, 혈랑단과의 덕주대첩, 무영살막과의 혈투, 항주 전투, 소림 비무, 융중 분쟁, 식인혈마 사건, 마교의 내분, 아미파와 오독문의 전쟁에 이르기까지 양하진의 위명은 급격하게 높아졌다.


심지어는 깊은 산속이나 무인도에서 은거하는 기인이사까지 무림인이라면 모를래야 모를 수가 없는 인물이 되었다. 무림인들이 자녀와 제자들을 가르칠 때 항상 예로 드는 인물 중에 빠지는 법이 없을 지경이다.


남천일주의 바위 벽에 새겨진 양하진의 발자국조차 많은 청년무사들의 흠모의 대상이 되었다. 십 중 팔구 실패하지만 수 많은 무사들이 양하진이 새긴 발자국을 딛고 남천일주에 오르는 시도가 유행이 되었다.


양하진을 흠모한 여성 화가가 남천일주에 날아오르는 양하진을 그린 그림이 중원 대도시의 화방에서 인기 품목이 되면서, 수 많은 모사작들이 상점에서 불티나게 팔린 것은 덤이다.


특히 양하진을 배출한 무창에서 양하진은 무창의 자랑이 되었다. 벽안옥면이란 별호도 무창에서 만들어진 것이었기에 그 누구도 양하진의 인기는 넘볼 수 없었다.


무창의 주루에서 젊은 무사들이 술을 마시면서 벽안옥면이란 별호로 갑론을박 한다. 얼굴이 불콰한 청년무사 한 명이 목소리를 높여 열변을 토한다.


"양대협의 별호를 벽안옥면이 도저히 담을 수 없네. 단지 푸른 눈과 잘생긴 얼굴로만 유명한 것이 아닌데, 마치 벽안옥면으로 유명세를 누린 것처럼 여겨지는 별호는 더 이상 양대협을 수식하는 별호로 어울리지 않네."


"장가야. 그래도 벽안옥면이라는 별호는 누구든지 양소문주를 보는 순간 알아볼 수 있는 강력한 인상이야. 무림 고수 중에서 양소문주를 제외하고 벽안이면 옥면이 아니고, 옥면이면 벽안이 아닐세. 그보다 더 어울리는 별호가 어디있나?" 앞에 앉은 다른 청년무사가 반박한다.


옆에서 둘 사이의 언쟁을 듣던 다른 청년무사가 끼어들었다.


"물론 벽안옥면처럼 양대협을 직관적으로 설명하는 별호를 찾기는 힘들지. 물론 한때는 푸른 눈과 잘생긴 얼굴로 유명했지만, 현재 양대협은 푸른 눈과 잘생긴 얼굴로 유명한 게 아니야. 천하를 뒤흔드는 무공으로 유명하지."


"박가야. 벽안옥면이란 별호 말고도 무림육군자(武林六君子)라는 외호의 한 사람이기도 하잖은가?"


"어허. 이가야. 무림육군자는 여섯 명의 의인을 통칭하는 것이지.. . 그것이 양대협 개인의 외호는 아니잖은가?"


맨 처음 외친 청년이 다시 입을 였었다.


"내 오랫 동안 고민했네. 그런데 이번 남천일주를 용처럼 오르는 모습이 회자되면서 한 가지 적절한 별호를 떠올렸네. 일단 천룡(天龍)이라는 표현이 별호에 들어가야 하네. 그리고, 양대협의 검이 이미 검신(劍神)의 경지에 다다랐다는 것이 세간의 평가라네. 그래서 신검(神劍)이라는 뒷말을 붙였네. 현재 강호에는 천룡신검(天龍神劍)이라는 별호를 가진 무림인이 없네. 어떤가? 천룡신검."


주변에서 세 청년무사의 갑론을박을 재미 있게 듣고 있던 중년무사가 박수를 친다.


"허. 자네 별호 참 잘 짓는 구만. 양소문주 별호로 가장 제격인 것 같네. 천룡신검 아주 좋네."


주변에서 술을 마시던 무사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그럼. 앞으로 우리 무창에서는 양소문주를 천룡신검이라고 부르자고... 얼마 안가서 중원 전역에서 양소문주가 천룡신검으로 불릴걸세.."


그렇게 무창의 한 주루에서 탄생한 양하진의 새로운 별호는 하루만에 안돼 강호 전역으로 전파되기 시작했다. 특히, 열정적으로 퍼트린 세력은 하오문이었다. 그 때부터 양하진에 대한 표현은 벽안옥면과 천룡신검이 혼용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별호를 만든 장이라는 무사는 술만 들어가면, 자신이 천룡신검 양하진을 만든 장본인이라는 것을 자랑하지 않으면 못견디는 지경이 되었다.



*****



이릉에서 정주로 가려면 수 많은 경로를 그릴 수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짧은 경로를 그리자면 북동쪽 700리에 위치한 양번을 거쳐야 한다.


"하진아. 어차피 북동 방향 관도를 타고 가야 하는데, 일부러 처가를 피할 필요는 없지 않냐?" 모용천이 은근 슬쩍 제갈세가로 가자는 의향을 내비친다.


"당연하죠. 소현이가 말은 하지 않지만 속으로는 아마 가고 싶은 거예요. 제남에 있는 누이들이야 어차피 제남 태생이라 고향에서 사는 것이지만, 소현이는 고향과 본가가 가끔 그립겠죠? 그런데, 모용할아버지."


"왜 나를 찾느냐? 내가 다른 생각이 있을까봐?"


"모용할아버지는 제갈세가보다 공손세가에 들르고 싶어서 그러는 거죠? 공손가주만큼 할아버지에게 잘해준 무인이 거의 없을텐데..."


"허... 이놈 보세. 강호 출도한 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능구렁이가 다 되었네... 그래. 맞다. 공손휘한테 가면 나만 좋은 대접받고 나만 행복하냐?"


"그것은 또 무슨 말씀이세요?"


"여기 팽장로도 있고 남궁세가와 팽가의 소가주도 있고 너도 있는데, 아마 이번에 방문하면 공손휘가 눈이 뒤집혀서 접대할 거야. 내가 장담하지. 걔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엮고 싶은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데, 어찌 대접을 소홀히 할까?"


"모용할아버지가 그러면 소현이가 서운해 합니다."


모용천이 제갈소현의 눈치를 슬쩍 보더니 말을 잇는다.


"당연히 제갈세가에서도 머물러야지... 그런데, 공손세가 창고를 축내는 것이 제갈세가 입장에서도 더 낫지 않겠냐? 주구장창 제갈세가에만 있으면, 가주가 불편해 한다고..."


제갈소현이 못들은 척 끼어든다.


"오라버니. 저를 생각해서 양번으로 향하는 거예요?"


"당연하지. 어차피 가는 길인데 굳이 다른 길로 갈 필요는 없잖아... 모처럼만에 부모님도 뵙고, 고향의 정취도 며칠 즐기다가 다시 떠나면 되지..."


"그런데 모용할아버지 말이 맞아요. 우리 아버지는 술도 별로 좋아하지 않고, 지식과 역사 이야기만 하니 상대방들이 얼마나 지루하겠어요. 공손가주님처럼 같이 마시면서 즐기는 분을 더 좋아하는 게 당연한 것이예요."


제갈소현의 말에 모용천이 힘을 얻었다.


"거 봐라. 소현이도 인정하잖아. 공손세가에 가서 모처럼만에 회포도 풀고, 좋은 술도 마음껏 마시고 맛있는 음식 한없이 먹고 얼마나 좋아..."


"알겠습니다. 하여간 양번으로 향할 것입니다. 한 사흘 걸릴 것 같네요..."


나머지 일행들도 모두 솔깃해서 듣는다. 말로만 듣던 제갈세가와 공손세가다. 두 세가가 이웃하고 있으니 두 곳을 방문하면 좋은데, 무인들에게 제갈세가의 인상은 넘을 수 없는 지식의 보고이다. 그런데, 별로 관심 없다. 반면 공손세가는 호탕한 두주불사의 인상이다.


소수의 무림인을 제외하면 두 곳 중 한 곳을 선택해서 방문하라면 대부분 공손세가를 택할 것이다. 물론 예외는 있다. 남궁진룡같은 경우이다. 평소 조용하고 학구적인 면이 있는 남궁진룡은 제갈세가에 훨씬 호감을 느낀다.


"하하. 제갈세가에 간다니... 내 평생 제갈세가는 처음이라네.. 물론 제갈세가의 인물들이야 여기저기서 간혹 만났지만 제갈무향후의 향기를 맡을 수 있다니 나도 기대된다네..."


여인들도 좋아한다. 이미 자매처럼 친해진 제갈소현의 친가이다.


"남자분들은 대부분 공손세가에서 밤을 새며 술 마시고 놀고 싶을 거예요. 우리는 소현동생이랑 함께 융중산의 정취를 만끽하고 싶어요..." 진수연이 말한다.


"언니. 저도 좋아요. 내가 세상에 제갈세가를 방문한다니... 조상님들이 놀라실 것 같아요." 구요란도 좋아한다.


"아. 저도 너무 기대되요. 무림서에서만 읽었던 융중산 제갈세가를 직접 방문한다니.. 너무 좋아요. 오라버니." 정선하도 기대가 차오른다.


"허허. 사실은 나도 처음인데. 사실 제갈세가는 무가라기 보다는 오히려 문가에 가깝지.. 마침 공손세가도 옆에 있으니 가는 김에 인사하면 더욱 좋지..." 팽주호도 반긴다.


제갈소현은 좌중의 기대가 부담스럽다.


"여러분... 융중산이라고 이름은 산이지만, 사실은 높지 않은 언덕이예요. 지금까지 봤던 중경의 천생삼교나 장가계의 절경을 상상하시면 안됩니다. 그냥 지나치는 흔한 언덕의 하나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어허.. 무향후의 손때가 묻어 있는 융중산을 그냥 언덕이라고 하다니.. 지금까지 본 절경은 눈으로 보는 것이지만, 융중에서는 마음으로 보면 되는 것 아니냐?" 오랫 동안 무향후를 흠모한 팽월섭의 생각이다.


"맞습니다. 팽장로님..." 정호웅무관주도 가세한다.


"호호. 여러분께서 좋게 생각해 주시면 저야 좋지요...그렇지만 막상 가게 되면 오히려 공손가에 머무는 시간이 곱절은 될 것입니다. 제가 장담합니다."


어쨌든 일행은 제갈세가와 공손세가가 공존하는 양번을 향해 출발했다.



*****



서쪽에서 점점 동쪽으로 중원에 들어오니 관도에도 눈에 띄게 사람이 늘어난다. 들판 곳곳에 농촌 마을들이 자리를 잡았고, 관도 주변에 객잔들도 많아졌다.


양하진은 멀리에서부터 천안으로 객잔을 살핀다. 일행 중에는 여인들도 여럿이 있고, 아이들도 있다. 가급적이면 비용이 비쌀 지라도 규모가 크고 시설이 좋은 객잔을 선호했다.


뒤로 석양이 질 무렵 형문에 도착한 일행은 가장 규모가 큰 객잔을 찾았다.


"아. 배고프다. 빨리 객잔에서 배불리 먹고 싶다." 팽주호는 허기에 약한 인물이다. 먹지 못하면 제대로 싸우지 못할 정도이니까.


저녁을 제대로 먹이고 싶었던 양하진이 오늘은 관도상에서 점심을 해결해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팽형님. 조금만 기다리세요. 저 앞에 괜찮은 객잔이 눈에 띄네요."


일행은 객잔 앞에 멈춰 점소이에게 말과 마차를 맡기고 1층 식당으로 들어갔다.


"여기는 자극적인 냄새가 덜 나네...내가 잠깐 사이에 사천요리에 중독되었나봐..." 팽주호가 입을 열었다.


"나는 매운 요리보다 안 매운 요리가 더 좋아요. 오라버니..." 구요란이 자신의 취향을 팽주호에게 각인시킨다.


"저는 고향 근처라 이 동네 요리가 더 입맛에 맞을 것 같아요.." 제갈소현도 기대를 한다.


낮 내내 쫄쫄 굶어가며 도착한 일행은 온갖 요리와 술을 시켜 정신 없이 먹는다.


"역시 시장이 반찬입니다." 탕윤도 맛있게 먹는다.


"탕대협은 음식을 가리지 않는 모양입니다." 양하진이 묻는다.


"예. 저는 음식이면 다 좋습니다. 제가 살던 지역이 음식이 다양하지 않았기에 중원의 다양한 요리가 참 맛있습니다."


탕윤의 처와 아이들도 행복한 표정으로 음식을 입에 넣는데 여념이 없다.


구요란이 제갈소현에게 묻는다.


"소현동생. 본가에 가는 소감이 어때. 나는 어쩌면 영원히 본가에 못갈 지도 몰라서..."


"아. 란언니. 그러네요. 란언니는 본가에 간다면 팽가에서 말리겠네요... 저는 본가에 있을 때는 그렇게 외부에 나가고 싶었어요. 그런데 외부에서 살다보니까 가끔가다 융중산이 그립긴 합니다."


"그렇겠지. 그런데 나는 십만대산이 별로 그리울 것 같지는 않아. 가끔가다 부모님이야 생각나겠지만..."


제갈소현의 본가인 제갈세가를 앞에 두고 여인들이 자신들의 고향과 본가에 대한 그리움이 갑자기 떠오르나 보다.


여인들은 음식을 배불리 먹고 나니, 이제는 그리움이 고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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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 천룡신검 7 +6 23.04.12 567 23 12쪽
148 천룡신검 6 +8 23.04.12 587 22 12쪽
147 천룡신검 5 +10 23.04.11 569 19 12쪽
146 천룡신검 4 +8 23.04.11 628 22 12쪽
145 천룡신검 3 +8 23.04.10 634 21 11쪽
144 천룡신검 2 +10 23.04.09 687 21 12쪽
» 천룡신검 1 +6 23.04.08 667 20 12쪽
142 강호별사 10 +8 23.04.08 681 19 11쪽
141 강호별사 9 +8 23.04.07 642 21 12쪽
140 강호별사 8 +8 23.04.07 689 19 11쪽
139 강호별사 7 +6 23.04.06 684 18 12쪽
138 강호별사 6 +8 23.04.06 762 20 12쪽
137 강호별사 5 +8 23.04.05 739 23 11쪽
136 강호별사 4 +10 23.04.05 779 20 12쪽
135 강호별사 3 +8 23.04.04 753 26 12쪽
134 강호별사 2 +10 23.04.04 822 25 13쪽
133 강호별사 1 +8 23.04.03 830 27 11쪽
132 아미파와 오독문 10 +8 23.04.02 904 23 11쪽
131 아미파와 오독문 9 +10 23.04.01 801 27 11쪽
130 아미파와 오독문 8 +8 23.04.01 843 27 11쪽
129 아미파와 오독문 7 +8 23.03.31 823 24 11쪽
128 아미파와 오독문 6 +10 23.03.31 852 23 12쪽
127 아미파와 오독문 5 +8 23.03.30 807 24 11쪽
126 아미파와 오독문 4 +6 23.03.30 835 24 11쪽
125 아미파와 오독문 3 +6 23.03.29 829 27 12쪽
124 아미파 대 오독문 2 +6 23.03.29 886 29 12쪽
123 아미파 대 오독문 1 +4 23.03.28 861 29 12쪽
122 무림육군자 5 +5 23.03.28 924 3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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