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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 님의 서재입니다.

별 볼일 있는 무신환생기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현정
작품등록일 :
2023.01.05 15:14
최근연재일 :
2023.04.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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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4.06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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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별사 7

DUMMY

139. 강호별사 7



양하진 일행이 정무관주의 장원에서 머무른 지 6일. 때마침 중경에는 봄비가 사흘 동안 내려, 모두 장원에서 머물면서 맛과 향을 마음껏 즐기며 그 동안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내는 편안한 휴식을 취했다.


드디어 제남에서 연락이 왔다. 중경지부를 만들면 좋겠다는 소식과 천수패도 강두와 제갈후도 중경지부 개설과 파견에 찬성한다는 내용이었다.


전서 말미에는 강호유람을 충분히 즐기되 제발 빨리 돌아와 달라는, 보고 싶다는 백아린과 유설란의 바람을 담은 모순된 내용도 들어 있었다.


"오라버니. 저도 언니들이 보고 싶어요. 그런데, 제남을 가는 길에 보고 싶은 것도 많구요." 복잡한 세상사에는 누구보다 냉철하고 명석한 제갈소현이지만, 여행에 관해서는 아직 스물도 되지 않은 보고 싶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소녀이다.


"소현아. 나도 마찬가지란다. 누이들도 빨리 보고 싶은데, 기왕 가는 길에 좋은 구경 거리가 있으면 당연히 들러야지."


양하진은 정무관주와 장원에 대한 정식 계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정무문 중경지부라는 현판을 직접 써서 정문 위에 걸었다.


다음날 아침, 정호웅무관주와 정선하라는 두 명이 더 불어난 일행이 중경을 떠났다. 특히, 평생 처음 중경을 떠나 북경으로의 원행에 나선 정선하의 얼굴에는 설레임이 가득하다.


원행에 대비해서 탕윤의 가족외에도 여인 넷을 위한 준마가 이끄는 마차를 한 대 더 준비했다.


"선하동생은 중경 외부로 여행을 나간 적이 있어?" 구요란이 묻는다.


"아니요. 언니, 저는 중경에서 태어나서 가장 멀리 나가 봐야 100리를 넘지 않았어요." 답하는 정선하의 얼굴에는 미소가 피어오른다.


원래 원행이란 것은 상당히 부담감이 높은 행사이다. 들에서는 마적이, 산을 넘을 때는 산적이, 사람들이 별로 없는 으슥한 곳에서는 비적이, 배를 타면 수적이 노리고 사람들이 많은 도회지에서는 흑도와 사파가 주머니를 털 준비를 하고 있다.


주머니만 털리면 다행이다. 경우에 따라 고기만두의 속으로 변할 수도 있고, 유곽에 팔릴 수도 있고, 아주 먼 지방의 성 노리개로 팔릴 수도 있으니 누구나 함부로 원거리 여행을 가지 못하는 형편이다.


중원이 이런 사정이니 정무문과 같이 유명세와 함께 실력을 갖춰 제대로 보표를 하는 문파는 어느 지역에서든 환영을 받는다. 그런데, 무림육군자라는 강호의 절대 강자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니 그 무엇이 두려우랴.


동쪽을 향한 관도로 7마리의 말과 2대의 마차가 힘차게 내달린다. 며칠 동안 내린 비로 땅에는 적당한 수분기가 남아서 뒷쪽을 향해 먼지구름을 피우지도 않는다.


계절의 여왕인 봄의 한 가운데를 관통하는 산과 들은 자신들의 푸르름을 한껏 뽐내려고, 푸른 싹과 예쁜 꽃을 어느 곳에나 피우고 있다.


"아. 정말 기분이 좋아요. 저는 이렇게 편한 마음으로 첫 여행을 떠나는 거라 가슴이 터질 것 같아요." 정선하가 마차의 창 너머 스쳐지나는 풍경을 보며 말한다.


"오라버니가 너무 심하게 쥐어서 터지는 것은 아니고?" 구요란이 정선하를 향해 농담을 한다. 정선하의 눈이 맞은 편에 앉은 진수연과 제갈소현의 웃음을 보니, 얼굴이 금새 발그레 물든다.


"아니. 요란언니. 너무 짓궂어요.."


"호호호. 선하동생. 얼굴 빨개진 것 봐요...네가 너무 귀여워서 그래?" 구요란이 슬쩍 정선하의 볼을 쓰다듬어 준다.


그 모습을 보는 진수연과 제갈소현도 정선하의 모습이 귀엽다.


"맞아. 그전에는 소현동생이 제일 귀여웠는데, 선하동생도 못지 않게 귀여워.." 진수연도 구요란의 의견에 동의한다.


"그런데, 오늘은 어디에 간다고 하나요?" 정선하가 설레임 가득한 눈으로 묻는다.


"선하언니. 아마 오늘은 무릉(武隆)까지 이동할 거예요. 오늘을 무릉에서 자고 내일 아침에 선녀산(仙女山)하고 천생삼교(天生三橋)를 둘러볼 것 같아요."


"아. 나도 말로만 들어봤어. 오강(烏江) 옆에 아주 멋진 하늘이 만든 자연 다리가 세 개 있다는 곳인데 기대되네."


"오강? 왜 강에 까마귀가 많아?" 진수연이 정선하에게 물어본다.


"아니요. 언니. 강물색이 사시 사철 까맣다고 해서 오강이라고 한데요."


"그건 그렇고 여기 선녀가 넷이나 있는데 무슨 선녀산을 또 간데?" 구요란도 여행에 신이 났다.


"선녀산에서 사람들을 만나면, 우리가 선녀산에 사는 선녀라고 착각하는 것 아니야? 그런 착각 안당하게 선녀산을 오를 때 오라버니에게 업혀서 갈까?" 진수연도 가세한다.


"언니. 그러면 우리 오라버니는 우리 둘을 업어야 하는데 안됩니다. 허리가 휘어요?" 구요란이 반대한다.


밖에서 말을 타고 가던 사내들은 대부분 절정을 넘은 고수이다. 마차에서 여인들이 소근거리는 소리를 안들으려 해도 귓속으로 파고든다.


"팽가야. 너 둘 다 업고 산을 달리 수 있겠냐?" 남궁진룡이 물어본다.


"충분히 가능하지. 남궁아. 나를 무시하냐?"


사람들이 웃고 떠드는 사이 말들도 신나게 관도를 달렸다. 중간 중간에 휴식을 해 가며 저녁이 됐을 때, 강을 제외하고는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무릉에 도착했다.



*****



객잔에서 잠을 자고 아침을 든든히 먹은 일행은 모두 말을 타고 선녀산을 향했다. 좁은 산길을 따라 말 11마리가 달리고, 탕윤의 아이들은 모용천과 팽월섭 장로가 앞에 안고 달린다.


산에는 운무가 가득하고, 나무에서 나온 향이 운무를 따라 흐른다. 일행은 산길만 달려도 내공이 증진하는 느낌을 받는다.


산 중턱에는 넓은 구릉지대가 존재하고 묘족 마을에서 키우는 소, 말, 염소, 양들을 방목하고 곳곳에 개들이 경계를 하고 있다.


"정말 평화로운 풍경이예요. 이런 곳에는 산적이 없겠지요?" 아무래도 정선하는 외적에 대한 공포가 남아 있다.


"하매. 이곳에서 산적질을 하면 굶어죽기 딱 좋지 않겠소? 이 길로 표국이 다닐 것도 아니고 상단이 다닐 것도 아니고..." 팽주호가 설명을 한다.


잠시 탕윤의 아이들을 내려놓고 방목하는 동물들과 한참 동안 놀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한식경 후 선녀산 정상을 향해 달려 가니 운무에 가려 제대로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사람은 일행 중에 양하진 뿐이었다.


"운무 때문에 아무 것도 안 보여요. 이제 그만 천생삼교로 가요." 여인들의 요청으로 말을 돌려, 천생삼교를 향한다.


천생삼교는 협곡에 자리한 세계의 자연 다리이다. 천룡교(天龍橋), 청룡교(靑龍橋), 흑룡교(黑龍橋)로 이루어진 세 다리의 높이는 80장에서 90장에 이르고 폭은 40장에서 60장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크기를 자랑한다.


밑에서 올려다 보니 한 없이 높아 보이는 그야말로 절경이다.


"오라버니. 저 다리 위에 올라가고 싶어요." 제갈소현이 양하진에게 말하자, 양하진이 등을 내준다.


제갈소현을 등에 없은 양하진이 절세의 경공 만리풍을 시전하며 절벽을 올라가는데 마치 천룡(天龍)이 승천(昇天)하는 모습이다.


일다경도 안돼 천룡교 위에 오른 둘은 협곡 위의 나무들을 타고 청룡교와 흑룡교까지 주파한다.


그날 남궁진룡과 팽주호도 난데 없이 절벽을 오르 내리는 경공훈련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탕윤의 아이들이 그 광경을 보고 부러워하지 모용천과 팽월섭도 아이들을 업고 모처럼 만에 절정고수들의 경공을 뽐낼 수 있었다.


낮 동안을 산과 계곡에서 즐기는데, 제갈소현은 노숙할 때 양하진이 끓여주던 우육탕의 맛이 생각났다.


결국 그날의 점심은 양하진이 준비한 우육탕을 모두가 맛보고 즐기는 시간이 되었다. 세 여인은 아이들과 함께 마치 동심으로 돌아간 듯 하루를 행복하게 즐겼다.


"여기 너무 멋진 곳이예요. 그런데, 내일은 어디를 가죠?" 진수연이 내일에 대한 기대를 품고 남궁진룡에게 묻는다.


"양아우랑 상의를 했는데, 아마 내일은 공탄(龔灘)을 갈 것 같소."


"그곳은 어떤 곳인데요?"


"오강(烏江)이 아봉강(阿蓬江)과 합류하는 지점에 물살이 빠른 공탄이 있는데, 협곡에 묘족(苗族)마을이 있고 아주 풍경이 멋지다고 하오."


"아. 그곳도 너무 기대되요. 내가 세상에 이런 곳을 여행할 줄은 상상도 못했어요."



*****



일행은 저녁이 되기 전 무릉의 객잔으로 돌아왔다. 푸짐한 저녁식사를 마치니 무공이 약한 사람들은 다들 피곤했는 지 일찍 씻고 잠자리에 들었다.


"탕대협. 비록 가족과 같이 간다지만 고향을 떠나니 혹시라도 후회되지는 않습니까?" 양하진이 탕윤에게 술을 권하며 묻는다.


"양소문주님. 전혀 그런 마음 없습니다. 사실, 오독문이 사천 남부의 지배자이긴 하지만 문주 일가를 제외하면 당주들도 그다지 풍족하게 살지는 못합니다."


"아마, 사천 남부가 그다지 상업이 발달하지 못해서 그런가 보지요?"


"뭐. 그런 면도 없잖아 있습니다만, 문주 일가가 욕심이 많은 편입니다. 당주급 인물들에게 좋은 대우를 하다보면 혹시라도 세력을 키울까봐 겁내는 것도 있습니다."


"아. 세상에 그런 일이. 그러면 알게 모르게 간부들에 대해서도 의심을 해서 정탐을 하기도 하겠네요?"


"이번에 양소문주님께서 저희 가족을 빼내주시지 않았으면, 제가 의심을 받고 곤욕을 치를 수도 있었습니다. 하여간, 저는 오독문을 떠난 것이 앓던 이를 뺀 것처럼 시원합니다. 제 안사람도 충분히 알 것입니다."


"음... 이번에 아미산과 오독문의 분쟁을 겪으면서 어쩌면 탕대협이 곤란한 처지에 빠질 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는데, 과연 그렇군요."


"예. 오독문만 그럴 리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여기 계신 무림육군자님들이 소속된 강호의 소수 역사와 전통을 가진 명문 정파야 그럴 일이 거의 없겠지만, 많은 방파에서 현실적으로 벌어지는 일이지요."


"허. 우리들은 강호에서 참 행복한 무인들이구려.."


"현실이 그러니, 제가 양소문주님의 제의를 받았을 때 정말 꿈에 그리던 일이 벌어진 것이나 마찬가지 였습니다. 저는 물론이고 제 아이들도 향후 정무문에서 자기 몫을 톡톡히 하는 역할을 하기 바랄 뿐입니다."


양하진은 탕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정무문에 소속된 모든 문도는 물론 그들의 가족에 까지 무거운 책임감과 더불어 사명감을 더욱 깊이 새겼다.


이런 인재들이 기꺼이 오고 싶어하는 문파로 더 성장시키고, 지부도 더 개설해서 강호무림에서 누구나 본 받고 싶어하는 천하 제일의 문파로 키우겠다는 꿈을 더욱 다졌다.


옆에서 둘의 대화를 듣던 팽주호가 끼어든다.


"양아우는 아직 잘 인식을 못한 모양이구나. 강호 무림인 중에 구파일방과 오대세가 소속의 무인을 제외하면 누구나 자신의 위치를 불안하게 생각하지."


"예. 맞습니다. 팽소가주님."


"그런데, 구파는 대부분 어릴 때 아니면 못들어가고 오대세가는 혈연관계로 맺어져 있으니 못들어가지."


"그거야 그렇지요. 팽형님."


"내가 그래서 정무문이 가장 무서운 세력이자 문파라고 생각한다고... 구파출신도 아니고 오대세가도 아닌 무인이 천하에서 가장 들어가고 싶은 문파가 어디겠나?"


"....."


"당연히 정무문이지. 내가 팽가 소가주가 아니라면, 나라도 정무문에서 일하고 싶겠더라. 하여간, 앞으로 강호무림에서 가장 강한 세력은 정무문이 될 것이야. 이것은 예언이 아니라, 당연한 예측이지."


옆에서 듣고 있던 남궁진룡도 고개를 끄덕인다.


"남궁세가라면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야. 어떻게 오독문 외당주인 탕대협에게 오라고 제안할 수 있겠나. 내가 그랬다면 세가에서 나보고 소가주 내려놓으라고 요구할 거야."


"그렇지. 그것이 정무문의 진짜 숨겨진 힘이야. 양아우가 앞으로 중원 어떤 지역 어떤 방파 출신이라도 뜻만 맞으면 영입하겠다고 강호에 선포해봐. 모르긴 몰라도 최소한 수 천명은 몰려올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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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 강호별사 8 +8 23.04.07 689 1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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