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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 님의 서재입니다.

별 볼일 있는 무신환생기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현정
작품등록일 :
2023.01.05 15:14
최근연재일 :
2023.04.13 07:00
연재수 :
15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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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4.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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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강호별사 2

DUMMY

134. 강호별사 2



식당의 분위기를 아는 지 모르는 지, 구요란은 진수연과 제갈소현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면서 답을 원하고 있다.


"이 대답은 아무래도 소현동생이 해야 될 것 같은데?" 진수연도 제갈소현의 얼굴을 쳐다본다.


"음.... 란언니의 질문에 대한 답변은 타인의 신체를 훔치려 했으니 투도(偸盜)에 해당되고, 원치 않는 여인에게 간음을 강제하려 하니 사음(邪婬)에도 해당되고, 헛된 말로 남을 괴롭히니 망어(妄語)와 악구(惡口)에도 해당됩니다."


잠시 말을 쉰 제갈소현은 다시 답변을 시작했다.


"게다가 진실이 없는 입발린 말이니 기어(綺語)에도 해당되고, 자기 것이 아닌 여색을 탐하니 탐욕(貪欲)에도 해당되며, 쓸데 없이 화를 내니 진에(瞋恚)에도 해당되고, 잘못된 생각을 품었으니 사견(邪見)에 까지 해당됩니다."


제갈소현의 답변을 손가락으로 헤아리며 세던 구요란이 기가 막히다는 듯이 외쳤다.


"소현동생. 십악 중에 무려 팔악에 해당되네. 무려 팔할이야. 저 젊은 무사는 내세에 최소한 축생도에 들겠구나... 안타깝다."


세 여인이 말을 주고 받는 짧은 사이, 식당안의 분위기는 폭발하기 일보직전 이었다.


좌중의 사람들은 속으로는 시원하면서 진중방 차남과 호위무사들의 위세에 차마 말은 못하지만 피식 웃으면서 소근거린다. 벽안옥면을 아는 사람들은 다음에 이을 장면을 상상하면서 싱긋거린다.


무관주라는 중년인과 젊은 여인은 걱정이 가득한 표정으로 양하진 일행을 바라본다.


진중방의 둘째 아들이라는 젊은 무사의 얼굴은 아수라처럼 일그러졌고, 호위무사들의 표정도 험악하기 이를 데 없다.


강소협이라는 젊은 무사가 양하진 일행을 향해 다가오는데 마침 양하진을 비롯한 남자들은 모두 밖을 향해 앉아있고, 세 여인과 탕윤의 처와 자식들만 식당 안을 바라보는 형국이라 진중방 무사들은 세 여인만 노려보고 다가온다.


게다가 진중방 둘째아들인 강후진은 세 여인의 얼굴을 확인하니 더할 나위 없이 기뻤다. 중경은 진중방이 장악한 지역이다. 이곳에서 저런 아름다운 여인들을 자신의 방으로 끌고가는 것은 식은 죽 먹기나 다름없었다.


"너 이 년들. 뭐라고. 나 강후진이 십악 중에 팔악에 해당된다고?....그래... 아예 십악을 채우겠다. 이 년들을 모두 잡아서 방으로 돌아가자. 어디 모두 발가벗겨 놓으면 무슨 소리를 하는지 듣고 싶구나..."


그 순간, 탕윤이 일어나 뒤로 돌아섰다. 강후진은 탕윤의 눈동자를 마주 치는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고 다리가 저절로 떨렸다.


"뭐라고, 우리 부인님들께 방으로 데려가서 발가벗겨 놓겠다고?"


탕윤이 순간적으로 강후진의 앞에 오더니 뺨을 후려갈긴다. 강후진은 저항도 피하지도 못한 채 1 장 뒤의 식탁에 나가 떨어졌다.


"둘째 공자님!"


호위무사들이 외치면서 한 명은 강후진에게 다가가서 일으켜 세웠다. 나머지 세 명이 탕윤에게 박도를 휘두르며 달려드는 순간 탕윤의 권각이 보이지 않는 속도로 움직였다.


호위무사 셋도 강후진과 똑같이 1 장 뒤로 나가 떨어졌다. 네 명 모두 뺨이 부풀어오르고 입에서는 피를 흘린다. 누가 봐도 적수가 안된다.


"이놈들. 어디 도망가지 말고 여기에서 기다려라. 잠시 후에 오겠다." 강후진이 비틀거리며 호위무사들의 부축을 받으면서 객잔을 떠났다.


- 짝! 짝! 짝!


좌중에는 한참 동안 박수가 끊이지 않았다.


"아. 속 시원하다. 그놈 자식. 지 아비 뒷배만 믿고 날뛰더니 꼴 좋게 됐네."


"여협님들. 십악 중에 팔악을 이야기할 때 정말 시원했소이다."


"그런데, 큰 일이네. 틀림없이 진중방 놈들이 떼거지처럼 몰려 올텐데..."


"여러분... 빨리 몸을 빼세요! 중경에서는 진중방이 법 위에 군림합니다."


박수가 끝난 뒤 진중방의 보복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



중년인과 젊은 여인이 양하진 일행에게 다가왔다. 탄탄한 체격에 잘생긴 40대 장한과 일행이 여행 중에 만난 여인들 중에서 구요란과 쌍벽을 이룰만큼 아름다운 적당한 키에 날씬한 미녀다.


세 여인은 젊은 여인을 가까이에서 직접 보니 강후진의 마음이 조금은 이해됐다.


"제 어려움을 도와주신 세 분 언니와 대협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선한 눈매와 호수같이 맑은 눈동자의 여인이 애가 탄다는 듯 하면서도 절제된 감사를 표시한다.


"대협. 누구신지 모르지만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만, 저들은 중경에서 특별한 존재입니다. 죄를 지어도 벌을 받지않는 진중방의 둘째 아들과 호위무사들입니다." 난감한 표정으로 중년무사가 입을 열었다.


"정대협이라고 하셨죠? 아까 그놈이 선을 넘어도 너무 넘어서 제가 참지 못했습니다. 너무 걱정마십시오. 저희들이 알아서 하겠습니다." 탕윤이 착 가라앉은 소리로 말한다.


이들의 대화를 듣던 모용천이 답답하다는 듯 끼어든다.


"탕윤아. 이놈아. 우리가 걱정이 아니란다. 이제 저놈들이 독이 올랐으니 이 두 사람의 가족이 문제지..."


"......" 순간 탕윤이 할 말이 없어졌다. 모용천의 지적은 당연한 것이다. 그랬어도 탕윤은 자신이 당연히 해야만 하는 일을 했다고 생각했다.


"모용할아버지... 이 두 분의 가족까지 책임지면 될 일 아니예요?" 구요란이 모용천을 향해 당당하게 도발한다.


일행의 시선은 동행 이후 처음으로 주도적으로 나선 구요란에게 향했다.


"엥. 구요란. 네가 책임지겠다고? 어떻게?" 모용천이 재미 있다는 듯 웃으면서 묻는다.


진수연과 제갈소현은 구요란의 말에서 어느 정도 눈치를 챘다.


"정대협님. 그리고 동생. 일단 이쪽으로 앉으시지요?" 진중방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닌 듯한 양하진 일행의 당당함에 조금은 마음을 놓은 두 사람에게 진수연과 제갈소현이 자리에 앉을 것을 권한다.


"정대협님. 정동생. 혹시 가족이 더 있나요?" 구요란이 묻는다.


"예. 언니. 저희 가족은 현재 아버님과 저 둘밖에 없습니다."


"잘 되었네요? 정동생. 이름이 뭐예요? 그리고 나이는요?" 어느덧 대화는 구요란이 이끌어간다.


"예. 언니. 올해 열여덟 살이 된 정선하입니다. 제 아버님 함자는 정자 호자 웅자 입니다."


"아. 나는 구요란이라고 해요. 나이는 스물이고.. 만에 하나 몰라서 묻는데, 혹시 따로 정혼자나 사귀는 남자가 있습니까?"


정선하는 얼굴을 붉게 물들이며 구요란의 말에 대답한다.


"아니요. 아닙니다. 저는 아직까지 남자라고는 아버님밖에 모릅니다."


"정말 잘 되었네요? 어차피 식구가 둘 밖에 없으니 우리랑 같이 떠납시다. 여기에 있다가는 진중방인가 하는 무리들 때문에 살기 어려울 텐데?"


일행 모두가 구요란과 정선하를 바라본다.


무관주라는 정호웅은 이들 일행이 결코 일반적인 무인들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진중방의 둘째 아들과 호위무사들을 일격에 쓰러트린 탕윤이라는 자가 아마 이들 중에서 가장 낮은 계급을 갖고 있는 것 같다.


"구여협... 말씀은 고맙지만 우리는 여러분이 누구인지 모릅니다. 누구인지도 모르는 여러분을 믿고 함부로 고향을 떠날 수는 없습니다." 정호웅의 정중한 답변이다.


"정무관주님. 당연한 말씀입니다. 저는 조금 전 진중방의 둘째 아들이 두 분을 협박할 때 두 분께 감탄했습니다."


"....."


"진중방이 현재 중경의 최고권력이라면서요? 그런데도, 당당하게 할 말을 다 하면서도 부드러운 표정과 선한 눈동자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세상에 이런 여인이 몇이나 있겠습니까?"


"....."


"제가 태어나서 살던 지역에서라면 벌써 칼이 오가고 피가 튀었을 상황인데, 두 분의 평정심과 선함, 그리고 여유와 교양에 감명 받았습니다."


"...너무 과한 칭찬입니다. 언니."


"아니. 아니예요. 선하동생. 만일 동생이 나를 받아준다면 죽을 때까지 같이 하고 싶은 동생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게 무슨 말씀인지....요?"


구요란은 정호웅과 정선하를 향해 일행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먼저 제 일행을 소개시켜 드리는 것이 순서인 것 같아요."


정호웅과 정선하 부녀는 그제서야 일행을 향해 얼굴을 응시했다.


"제일 먼저 하북팽가의 장로님 팽월섭할아버지이십니다."


얼떨결에 팽장로는 두 부녀와 인사를 교환했다. 정호웅무관주는 난생 처음으로 하북팽가의 장로라는 높은 사람을 만나자 깜짝 놀라면서도 정중하게 포권을 한다.


"아... 무림육군자...팽월섭 장로님. 중경의 조그만 무관주 정호웅과 딸 정선하가 인사드립니다."


"허허. 반갑소. 정무관주. 그리고 정소저..."


"오라버니. 뭐해요? 빨리 인사 안하고?"


"하북팽가의 팽주호입니다. 반갑습니다. 정무관주님. 그리고 정소저.."


"아.. 무림육군자.. 팽주호소가주님. 정호웅과 정선하입니다."


구요란의 주도하에 무림육군자 전원과 탕윤 가족 그리고 정호웅과 정선하 부녀의 상견례같은 인사가 끝났다.



*****



모용천과 팽월섭도 마교를 떠난 이후 가급적 조용하게 운신하던 구요란의 변신에 깜짝 놀랐다.


"소현아! 구요란이 왜 갑자기 저렇게 바뀌었냐? 그리고 정소저를 동생으로 삼겠다는 진의는 무엇이냐?" 모용천이 제갈소현에게 묻자 팽월섭도 귀를 기울인다.


"모용할아버지. 란언니가 바뀐 것이 아니예요. 원래 성격이 나온 것이지요. 좌중을 휘어잡는 주도적인 성격이죠."


"그래... 그것은 그렇다고 치자. 갑자기 정소저를 동생으로 삼겠다니...?"


"모용할아버지. 우리 동행은 정주까지 한시적인 동행이죠?"


"그렇지?"


"란언니는 중원에서 아는 사람이라고는 우리 밖에 없고, 팽가에 가면 기댈 사람은 팽소가주님하고 팽할아버지 밖에 없어요?"


"그것이야 그렇지..."


"할아버지도 보셨으니 아시겠지만, 오늘 정선하 언니를 보면 무엇이 생각나세요?"


"음... 일단 절색이고, 선한 인상에 선한 마음씨가 묻어나오고, 그리고 교양과 부드러운 말투와 태도 정도... 딱 세가의 며느리감이지..."


"그렇죠? 란언니는 팽가에 적응하려면 많은 노력을 해야 해요? 출신에 대한 불신도 씻어야 하고...."


"야. 저 녀석. 대단한 녀석이네... 여장부구만... 아예 훌륭한 신붓감을 스스로 선택해서 팽가에서도 신뢰받고 높이 평가받으려고?"


"제 생각은 그래요..."


"그러면, 저 팽주호라는 놈은 가만히 누워있는데 입으로 감이 떨어진 것이네?"


"아니죠? 란언니가 떠 먹여 주려는 것이죠?"


일행들과 정호웅 부녀는 모두 모용천과 제갈소현의 말에 귀를 기울이면서 이 상황에 대한 제갈소현의 해석을 경이로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역시. 소현이네... 내 옆에 평생 소현이가 있으면 나는 일일이 설명할 필요가 없는데..."


그말을 듣던 정선하가 구요란을 향해 입을 연다.


"언니. 저를 그렇게 높게 평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렇지만 제가 감히 하북팽가 가주님의 며느리가 될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냐. 충분해. 오늘 벌어진 일만 보아도 나는 확신해. 그리고 오라버니는 전혀 걱정 안해도 돼. 어떤 젊은 소협이 선하동생같이 아름답고 선하고 부드럽고 교양 있는 여인을 거부하겠어? 동생이 원한다면 동생이 본처를 해도 나는 상관없어..."


구요란의 대범함에 일행들이 모두 눈이 휘둥그레지면 감탄을 한다.


"요란아. 너야 말로 팽가의 미래다. 너같이 대범하고 크게 생각하는 여인이야말로 안주인의 자격이 있다. 전혀 걱정하지 마라. 내가 팽가에서 말 안 듣는 놈들 두들겨 패서라도 네 말을 듣게 하마." 팽장로는 구요란에게 진심으로 탄복했다.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 조연으로 등장한 팽주호가 마음을 다지면서 나선다. 무려 구요란이 깔아준 판이다. 마무리는 자신이 해야만 한다.


"장인어른. 제 처의 말은 제가 보증합니다. 같이 팽가로 떠나시죠. 무관이나 남겨진 문제는 제가 해결하겠습니다."


"허..허.. 팽소가주... 무려 무림육군자의 일원인데....내 너무 놀라서 할 말이 없으나, 앞으로 잘 해 보자구..."


"예. 감사합니다. 장인어른. 그리고 하매. 비록 오늘 처음 봤지만 나도 하매의 모든 것에 감탄하고 반했소이다. 나를 거부하지 않는다면 장인어른과 같이 팽가로 떠납시다. 처나 첩이니 그런 이야기는 하지 맙시다. 모두 소중한 내 처이니까.."


"...예...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 무림육군자의 한 분이신 팽소가주님의 처가 될 자격이 있는 지 자신은 없지만 노력하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팽주호의 낯선 면을 발견한 양하진이 남궁진룡에게 소근거린다.


'와. 팽형님이 저렇게 과감하시다니...'


'나도 놀랐다. 처음 봤다. 저런 면을...'


'형수님 때문에 변한 것 아닌가요?..'


'..그럴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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