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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 님의 서재입니다.

별 볼일 있는 무신환생기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현정
작품등록일 :
2023.01.05 15:14
최근연재일 :
2023.04.13 07: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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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4.0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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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별사 9

DUMMY

141. 강호별사 9



양하진 일행은 이른 새벽에 객잔을 나섰다. 마차는 객잔에 맡기고, 말 10여 마리에 아이들까지 포함해서 나눠타고 아직은 어두운 관도를 내달려 황석채를 향했다. 황석채(黃石寨)라는 명칭은 옛날에 황석공(黃石公)이라는 도사가 이곳에 은거한 데서 유래되었다.


황석채 근처에 다다르자 빽빽한 숲 사이로 난 길을 속도를 줄이며 달려간다. 이제 한식경이면 해가 뜬다. 양하진의 목표는 남천일주(南天一柱)에 일행이 모두 올라가 일출을 보려는 것이다.


"자. 이제 거의 다 왔습니다. 이제는 말에서 내리시죠." 양하진이 일행에게 말했다.


"이거 운무가 많이 껴서 일출이 잘 보이려나 몰라..." 모용천의 걱정이다.


일행은 하늘 위로 70장 넘게 우뚝 솟아 하늘을 떠받치는 기둥 같은 바위 산봉우리를 올려다 본다. 바위 틈에는 곳곳에 나무들이 삐죽하게 튀어나와 있고, 이끼가 무성하다.


"이거 많이 미끄러울 것 같은데 조심해서 올라갑시다. 잘못하다 미끄러지면, 다리 부러지겠소." 이제 막 신혼의 기쁨을 한껏 누리고 있는 팽주호가 긴장했다.


"하하. 팽가야. 평소에 겁이 없던 네가 오늘 왜 이렇게 긴장하냐?" 남궁진룡이 웃으며 말한다.


"요즈음 세상에 태어나서 가장 큰 행복을 누리고 있는데, 다리라도 부러져봐. 내가 얼마나 억울하겠니?"


"팽형님. 조심하는 것이 물론 좋죠. 그래도 황석채 바위산봉우리 꼭대기에서 일출을 맞는 기쁨을 누리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아이들은 누가 안고 올라가지?" 팽주호가 묻는다.


"모용할아버지가 둘도 안고 올라가면 충분합니다." 양하진이 대답한다.


모용천이 삐죽한 표정으로 양하진에게 말한다.


"아니 요즘 젊은 놈들은 왜 이렇게 노인을 공경(恭敬)할 줄을 모르냐? 내가 소시적에는 어디 감히 노인에게 일을 시켜? 아. 정말 억울하네."


말과는 달리 모용천은 탕윤의 남아는 업고, 여아는 안은 채 남천일주를 올라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진이가 먼저 올라가는 길을 개척해야 겠다. 먼저 올라가면서 바위에 발판을 좀 만들어라. 뒤에 올라가는 사람들이 쉽게 올라가게." 모용천이 양하진에게 요청한다.


양하진은 바위 산봉우리를 한 바퀴 돌며 적당한 경로를 천안으로 탐색했다.


양하진이 남천일주를 아래부터 바람처럼 부드러우면서 빠르게 올라간다. 대략 3장 높이 마다 퇴력을 가해 발을 딛을 수 있는 발판을 일일이 만든다. 그러면서도 지체함이 없이 한 마리 학처럼 산봉우리 꼭대기까지 순신간에 오른다.


잠시 후 양하진은 올라간 경로 그대로 깃털같이 내려온다. 양하진의 제대로 펼친 경공을 처음 본 사람들은 부드러우면서 경쾌한 움직임에 눈을 떼지 못한다.


"확실히 양아우의 경공은 천하일절(天下一絕) 입니다." 남궁진룡이 감탄한다.


"저놈이 경공 하나만큼은 나보다도 낫지...." 모용천도 수긍한다.


"모용할아버지. 오라버니가 경공만 할아버지보다 나은 건가요?" 제갈소현이 모용천에게 따진다.


"하여간, 요즘 젊은 것들은 노인 공경을 안할 뿐 아니라, 자기 배우자 밖에 몰라. 에잉. 독신이라 참 서러운 일이 많아..."


양하진이 일행에게 오더니 남천일주에 올라갈 것을 재촉한다.


"지금 남천일주 중간 부분에는 운무가 자욱하지만, 정상에서는 맑고 깨끗합니다. 사방이 탁 트여서 보입니다. 어서 올라가시지요?"


모용천이 아이들을 데리고 제일 먼저 올라가고, 팽월섭이 정선하를 업고서 뒤를 따른다. 그 뒤를 팽주호와 구요란이 올라간 후 남궁진룡과 진수연도 손을 잡고 날아오른다.


"저... 저는 그냥 밑에 남아 있겠습니다..." 탕윤이 아무래도 부인과 함께 오를 자신이 없는 모양이다.


양하진이 탕윤을 바라보며 자신감을 심어준다.


"탕대협. 부인을 업고 제가 발디딤을 해 놓은 곳만 찍고 오르세요. 제가 소현이를 업고 바로 뒤에서 따르겠습니다. 힘드실 것 같으면 제가 장력으로 도와드리겠습니다."


양하진의 배려에 힘을 얻은 탕윤이 부인을 업는다. 탕윤의 부인은 얼마만에 남편에게 업히는 것인지 기억도 나지 않지만, 그야말로 하늘을 나는 기분을 느꼈다.


남천일주의 중간 쯤 올랐을 때, 탕윤의 기운이 떨어진 것을 눈치챈 양하진이 부드러운 장력을 위로 보내 탕윤을 밀어준다.


탕윤은 자신의 등과 엉덩이, 심지어는 다리와 발까지 밀어올리는 양하진의 내력과 부드러운 운용에 할 말을 잃었다.


- 이것이 초절정 고수구나. 어쩌면 초절정에서도 가장 꼭대기에 서 있는 지도 모르겠다. 양소문주는 인간을 뛰어넘어서 신의 경지에 도달했구나.


제갈소현은 양하진의 등에 업힌 채 남천일주를 오르면서, 여유 있게 주변 풍광을 살펴본다.


"백문이 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이예요? 오라버니. 내 평생 본 가장 아름다운 풍경이네요."


"힘들다. 말 걸지 말거라. 소현아."


채 한식경이 되기도 전에 일행 전원은 남천일주의 봉우리에서 황석채를 비롯한 장가계의 전경을 감상한다. 모두 말을 잊었다. 잠시도 다른 생각없이 지금 보는 장관을 머릿속에 새겨 넣는다.


잠시 후 동쪽 하늘이 밝아오기 시작하더니, 저 멀리 땅 위로 빨간 불덩이가 솟아오른다. 처음에는 조그만 빛무리 였는데 순식간에 동그란 해로 변한다.


양하진은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더 이상의 환생은 없을 것이라 여기고, 영겁의 세월로 보면 찰나에 불과한 이 생에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어 노력하리라 다짐했다.


"와... 너무 멋있어요!" 아이들도 난생 처음보는 자연의 신비에 매료됐다.


"응.. 오라버니... 여기 죽기 전에 한 번만 더 오고 싶어요..." 구요란이 말을 하자, 다른 여인들도 고개를 끄덕인다.


"지금 약속 잡지 않으면 영원히 못와요. 언니!" 제갈소현이 현실을 직시했다.


"오라버니. 딱 10년 후에 이곳에 다시 오겠다고 약속해줘요." 구요란이 팽주호에게 강력히 요구한다.


팽주호가 좌중의 눈치를 슬며시 보더니 구요란의 집요한 눈동자에 무너졌다.


"알겠소. 란매. 하매... 내 꼭 10년 후 오늘 이곳에 그대들을 데리고 오겠소. 나도 부탁하오. 아이들 둘씩만 낳아주시오."


진수연이 남궁진룡의 옆구리를 찌른다.


"오라버니는 어떻게 하실 건가요?"


"나도 연매를 데리고 10년 후 오늘 이곳에 오겠소. 약속하오."


제갈소현이 양하진을 바라본다.


"음... 어차피 누이들도 한 번 이곳을 데리고 와야 되겠다. 그때 소현이도 다시 오면 되지. ... 우리는 3년 안에 오자."


"하진아. 너까지 그 이야기를 하니 아이들 표정 좀 봐라..."


양하진이 탕윤의 아이들 표정을 보니, 자신들은 두 번 다시 못오리라는 것을 직감한 듯 울상이다.


"소현아. 안되겠다. 우리 정무문의 간부들은 10년에 한 번은 장가계에 가족과 함께 와서 경공수련하는 시간을 가져야 하겠구나..."


그제서야, 두 아이의 표정이 밝아졌고, 아이들의 표정을 확인한 탕윤의 부인이 빙긋이 웃었다.



*****



이후 벽안옥면이 장가계 남천일주에 3장 간격의 발디딤대를 만들었다는 사실이 5대세가의 소식통들을 통해서 강호에 알려졌다.


5대세가의 청년고수들은 강호에 출도할 때 반드시 장가계 황석채의 남천일주를 경공으로 오르는 등룡 의식을 치렀다고 한다.


한편 많은 무림인들이 벽안옥면의 뒤를 따라 남천일주를 경공으로 오르는 것을 절정 고수에 진입하는 표식으로 여기면서, 수 많은 무림인들이 도전하고 대부분 좌절하는 역사를 반복하기도 했다.


오르다 실패하면 크게 부상당할 위험이 있기에 청년무사들이 강호출도를 할 때마다 각 문파 원로들은 호승심으로 가득찬 청년무사들에게 함부로 장가계 황석채에 가지말라는 주의를 줬다.


양하진 일행은 반시진을 남천일주에 머물다 내려와 황석채의 명물들인 규문초개(閨門初開), 반벽강산(半壁江山), 천서옥갑(千書寳匣), 정해신침(定海神針), 웅사회수(雄獅回首),흑종뇌(黑樅腦), 원앙천(鴛鴦泉), 천교유돈(千橋遺墩) 등을 일이이 둘러 봤다.


황석채를 전체적으로 둘러보는 것만으로 하루를 보냈고, 중간에 양하진이 노숙 요리 장인의 솜씨를 발휘해서 모두의 주린 배를 만족시켰다.


"오늘은 객잔에 돌아가서 쉽시다. 내일은 원가계를 둘러봅시다." 양하진이 말들이 노닐고 있는 산 등성이로 이끌며 말한다.


"와. 내일도 기대됩니다. 내가 팽오라버니를 따라 중원에 오기를 너무 잘했어..." 구요란이 아주 만족한 표정이다.


"란매. 란매는 내가 좋은 거요? 아니면 중원 유람이 좋은 거요?"


"아이유. 오라버니. 설마 삐진 것은 아니죠? 당연히 오라버니가 더 좋죠. 그러니까 오라버니와 유람을 하는 중원유람이 좋은 것이죠?"


그제서야 팽주호의 샐쭉했던 표정이 밝아졌다.


"저도 오라버니 따라와서 정말 다행이예요. 평생 중경에서 살 줄 알았는데..내가 장가계를 다 오고, 남천일주에서 일출을 볼 줄이야..." 정선하도 행복이 넘치는 표정이다.


"나는 강호유람이 강호 무림인들 찾아다니면서 비무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관광이 비무보다 훨씬 재미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소...사실은 나도 안계를 넓힌 좋은 기회라오..."


"배 고프니 빨리 객잔에 돌아가서 저녁을 마음껏 먹어야죠. 내일 또 힘들테니까."


"설마 양아우 내일도 바위산 봉우리 올라갈 거야?" 팽주호가 질렸다는 듯이 말한다.


양하진이 제갈소현을 바라보며 답을 묻는다.


"원가계에서는 두 개 바위가 이어진 100 장 길이의 천하제일교(天下第一橋), 너무 아름다워서 정신을 잃는다는 미혼대(迷魂臺), 그리고 양가계와 황룡동(黃龍洞)을 갈 예정입니다."


해가 뜨기도 전인 새벽에 출발했다가 해가 지는 저녁에야 객잔에 도착했다.


일행은 공통적으로 몸은 피곤했지만, 정신적으로는 하나같이 충일(充溢)해 졌다. 장가계의 산과 바위, 물과 공기의 기운을 받은 것이다.


"이거 피곤해 죽겠는데, 마치 내공이 조금 늘어난 느낌인데...운공조식도 안했는데..." 팽주호가 말한다.


"너도 그래. 나도 그래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제수씨. 이게 무슨 연유요?" 남궁진룡이 제갈소현에게 묻는다.


제갈소현이 곰곰히 생각하더닌 입을 열었다.


"사실은 저도 그런 느낌이 들어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두 분 소가주님도 같은 느낌을 느꼈다니 틀림없이 이유가 있겠죠. 미루어 짐작컨데, 이곳 장가계의 자연에 퍼져 있는 자연지기(自然之氣)가 하루 종일 함께한 우리에게 자연스럽게 스며든 것 같습니다."


잠시 말을 멈춘 제갈소현이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해석을 이어서 들려준다.


"특히 우리가 이곳에 있는 계절은 만물이 소생하고 새 생명이 움트는 계절입니다. 그래서 다른 계절에 비해 훨씬 자연지기가 강하고, 순수할 것일진대 그것이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이런 현상은 책에서 읽은 적이 있었는데... 잠시만요."


다시 잠시 생각을 한 후 제갈소현은 다시 입을 열었다.


"유독 자연지기가 강한 곳에서는 내공의 성취가 훨씬 높아진다는 내용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아마 이곳 장가계의 전부 아니면 일부가 그런 곳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여기서 오래 머물러야 되는 것 아니야?" 구요란이 제갈소현에게 되묻는다.


"란언니. 여기 계신 분들이 무공수련을 하는 청년무사가 아니라서요. 모두 문파나 세가에서 중책을 맡고 계신 분들이라 아쉽지만 그럴 여유가 없답니다. 그리고, 어디에서도 노력을 통해서 성취가 높은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구요란의 표정이 살짝 시무룩해지더니, 금새 밝아진다.


"맞아. 소현동생. 평생 처음 보니 너무 감격해서 그랬지. 나도 여기에서 눌러 살라면 답답해서 못 살거야. 여기는 장신구 파는 곳도, 온갖 진수성찬을 파는 객잔도 없는 시골이잖아. 빨리 팽가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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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 천룡신검 5 +10 23.04.11 569 19 12쪽
146 천룡신검 4 +8 23.04.11 628 22 12쪽
145 천룡신검 3 +8 23.04.10 634 21 11쪽
144 천룡신검 2 +10 23.04.09 686 21 12쪽
143 천룡신검 1 +6 23.04.08 666 2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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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호별사 9 +8 23.04.07 642 21 12쪽
140 강호별사 8 +8 23.04.07 689 1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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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 강호별사 4 +10 23.04.05 779 20 12쪽
135 강호별사 3 +8 23.04.04 753 2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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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 아미파와 오독문 8 +8 23.04.01 842 2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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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아미파와 오독문 6 +10 23.03.31 852 2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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