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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 님의 서재입니다.

별 볼일 있는 무신환생기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현정
작품등록일 :
2023.01.05 15:14
최근연재일 :
2023.04.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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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30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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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파와 오독문 5

DUMMY

127. 아미파와 오독문 5



다음날 당가에서 독에 대한 일반적인 해독제가 도착했다. 사천표국이 아미의 위기에 도움이 되고자 당가가 제공한 해독제를 마차 2대에 가득 싣고 아미산 아래에 당도했다.


"당가 비응당 3조장 당진웅입니다. 해독제는 크게 분류하자면 검은색이 먹는 해독제, 황색이 바르는 해독제입니다." 사천표국과 동행한 당가무인의 조장이 혜심에게 설명한다.


"당조장님. 정말 감사합니다. 본 파에 큰 힘이 될 거예요." 혜심이 진심으로 감사를 표한다.


반 시진 후 아미산에서 50명의 여승이 내려와 해독제를 등에 지고 산으로 올라간다. 얼굴에는 안도감이 뚜렷이 드러난다.


오독문이 최후통첩을 했을 때 얼마나 불안했으랴. 평소 접하는 독이라고 해봐야 산에서 간혹 마주치는 3척 짜리 독사가 전부이고, 그런 독사라도 질겁하는 여승들이었으리라.


아마 오독문도 여승으로 이루어진 아미파가 독에 대한 두려움이 남달리 강하리라 예상하고 질렀는데, 문제는 현재 강호에서 가장 뜨거운 인물인 양하진과 함께 남궁세가와 팽가의 소가주가 아미를 도와주러 오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지른 것은 무를 쓰는 없다. 무림문파로서의 자존심이 뒤로 물러서는 해결책을 용납하지 못한다.


대저 잘 나가는 문파도 언제나 삐끗할 수는 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무력이나 명성이나 회복 불가능한 정도의 타격을 입는 것이다. 대개 그런 타격의 시작은 작은 자존심이나 경쟁심 때문이다.


처음 걸음을 시작했을 때는 물러서기도 쉽다. 그런데 한 번 달리기 시작해서 속도가 붙은 상황에서는 물러서기는 커녕 멈추기도 어렵다. 오독문도 아미파도 둘 다 아무 상처를 입지 않고 수습하기에는 너무 멀리 달려왔다.


강호에서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니고 거대문파나 방파로 성장한 세력은 그런 위기에서 발 빠르게 대처하고, 현명하게 물러서는 지혜를 가진 곳이다.



*****



아미산에서 남쪽으로 1500리 떨어진 운남(雲南) 북동쪽 소통 근방의 골짜기에 자리잡은 오독문(五毒門)의 내전 회의실에 사람들이 모여있다.


"문주님. 외당주에게서 전갈이 왔습니다. 무림육군자라는 놈들이 아예 아미파 아래 객잔에 눌러 앉았다고 합니다." 오독문 내당주인 비공흑혈(飛蚣黑血) 냉훈이 말한다.


"내당주. 도대체 무림육군자 중 어떤 놈들이 눌러 앉은 것이오?" 두꺼비처럼 생긴 오독문 총호법 독섬옹(毒蟾翁) 호평이 묻는다.


"예. 총호법님. 무림육군자 중 정무문 소문주인 벽안옥면 양하진, 남궁진룡 남궁세가 소가주, 팽주호 팽가 소가주가 각각 부인들과 묵고 있답니다."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정보를 담당하는 짐조당(鴆鳥堂) 당주 독제갈(毒諸葛) 현비종이 끼어든다.


"냉내당주. 그 부인들 중 벽안옥면 양하진의 부인은 무시못할 여자요. 제갈세가의 지낭으로 불리는 제갈소현이 아니오?" 독제갈은 제갈세가의 인재들을 흠모하여, 별호도 스스로 독제갈이라고 지은 인물이다.


"맞소이다. 현당주. 현재 제갈소현도 벽안옥면과 함께 있소."


장내에서 오독문의 간부들이 웅성거린다.


"조용! 조용히 좀 하시오!" 오독문 문주인 독염라(毒閻羅) 나태호가 짜증스럽다는 듯 일갈을 한다. "뒤에서 소근대지 말고 할 말이 있으면 당당하게 말하시오!"


여러 간부들이 아미에 대한 위협을 넘어서서 일전을 향한 일촉즉발의 사태를 우려한다.


"문주님. 아미파의 음정신목이나 음정선과가 없다한들 우리 오독문에 어떤 피해도 없습니다. 지금 정파의 강자들이 가세한 형국인데 여기서 외당주를 불러들이는 것을 고려하시면 좋겠습니다."


"맞습니다. 문주님. 현재 벽안옥면의 위세는 강호를 진동합니다. 그리고 그 실력은 이미 강호 곳곳에서 검증되었고, 나이는 어리다해도 그 영향력은 벌써 대문파의 수장 이상입니다. 게다가 다른 세 곳 세가의 주요 인물들이 가세했습니다. 지금이라도 물러나야 합니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무림육군자가 아미파의 영역에 들어온 순간, 화해해야 했습니다. 지금도 늦지는 않았습니다. 아직 실질적인 충돌이 벌어지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외당주를 귀환시키는 것이 현명합니다.'


어느 문파든지 온건파가 있으면 강경파도 있는 법이다. 강경파의 눈으로 보면 온건파의 언행은 무림문파를 표방하는 오독문의 입장에서는 비굴하기 짝이 없는 행태이다.


게다가 도와주러 왔다는 무림육군자도 모두 애송이만 있다. 자신의 강호 경험을 돌이켜보면 자신이 그 나이 또래에 얼마나 어리석고 나약한 존재였는 지도 기억한다. 무림의 소문이란 것은 허풍이고 과장인 것을 평생을 겪어왔다.


"아니. 여러분. 여러분이 대오독문의 간부들 맞소? 어찌 오독문의 간부들이 이렇게 겁이 많고 나약해 가지고서 되겠소?" 씩씩거리며 말하는 자도 있다.


"끽해야 스물 전후의 아이들 몇 명한테 오독문의 중책을 맡으신 분들이 이렇게 설설 기다니 정말 실망이오."


"그놈들이 독을 이겨내는 무공이나, 아니면 우리보다 독을 더 잘 다루는 독인이라도 된답니까? 그놈들도 칠보단혼독(七步斷魂毒) 한 방울이면 절명합니다. 아미는 몰라도 그놈들은 끝장내야 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온건파의 목소리는 부드럽고 조곤조곤한 반면, 강경파의 목소리는 강하고 대청을 쩌렁쩌렁 울리게 마련이다. 그래서 두 세력의 말싸움이 벌어지면 강경파가 일방적으로 득세하는 것이 또한 세상의 이치다.


"그만! 내가 정리하겠소.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으면 무림육군자를 쓰러트리면, 아미파는 어쩔 수 없이 우리에게 하다못해 음정선과라도 내어줄 것 같소."


잠시 말을 멈춘 오독문주 독염라 나태호가 말을 잇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죽이면 안되오. 그들이 문제가 아니라 그들이 속한 세력이 문제요. 정무문, 남궁세가, 팽가, 제갈세가를 원수로 삼을 수는 없소. 그들을 죽지 않을 만큼 중독시키면 아미도 굴복할 거요. 그 후 해독시켜 주면 될 것이오."


"좋은 결정이십니다. 문주님. 무림육군자와 아미파를 대상으로 대 오독문의 힘도 보여주고, 중독시킨 후 깨끗이 해독시키는 독술을 보여준다면 강호에서도 오독문을 경시하지 않고 두려워할 것입니다."


"문주님의 명에 따르겠습니다."


강경파들이 오독문주의 결정에 칭송과 동시에 힘을 보탠다.


"그러면, 외당주로는 아무래도 부족할 테니 내 의견에 적극적으로 찬성한 총호법께서 간부진 몇 명을 선발하고 무사 100명만 데리고 떠나도록 하시오."


온건파들의 얼굴이 눈에 띄게 어두워졌으나, 문주가 내린 결정을 뒤집을 수는 없는 일이다. 조심스레 긴 한숨만 내쉴 뿐이다.



*****



오늘도 아미파에서는 오독문 무사들의 전면적인 기습이나 암습, 또는 독이나 독물을 활용한 공격에 대비해서 아침부터 조를 짜고 훈련에 한창이다.


보현전 내실에 장문인, 혜심사태, 그리고 양하진 일행이 차를 마시면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오독문에서 기어이 일을 벌일 작정인 모양입니다. 총호법이 이끄는 100여 명의 무사가 떠났다는 소식이 들어왔습니다." 혜심사태가 입을 열었다.


제갈소현이 좌중을 바라보다 말을 잇는다.


"충분히 예상한 일입니다. 정파에서조차 강경파와 온건파가 논쟁하면 강경파가 득세하기 일쑤입니다. 하물며 오독문에서는 어찌했겠습니까? 이제는 충돌은 기정사실입니다."


혜심사태가 제갈소현과 일행을 보더니 제갈소현에게 묻는다.


"제갈부인, 그들이 어떤 방식으로 공격해 올까요?"


좌중의 모든 사람이 제갈소현을 바라보자, 제갈소현이 곰곰이 고민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제 생각에는 오독문이 선택할 만한 방식이 두 가지 있습니다. 오독문 입장에서는 우리 일행이 아주 부담스러울 것입니다. 그래서 첫째는 여기 있는 세 분을 대상으로 작전을 할 것 같습니다."


"아. 그렇겠네요. 그런데 작전이라면 무슨 작전입니까?"


"오독문이 자랑하는 독이나 독물을 이용하여 어떤 방식으로든 중독시키려 할 것입니다. 어차피 무공으로는 안된다는 것을 그들도 뻔히 알테니까요."


"중독만 시키려고 작전을 하나요?"


"여기 있는 세 분은 배후세력 자체가 오독문이 감당할 수 없는 곳입니다. 정무문, 남궁세가, 팽가 이니까요? 감히 목숨을 노리는 무모한 짓을 하지는 않으리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아... 일단 중독시켜서 무력화하면, 해독을 빌미로 우리 아미에 음정선과를 요구한다는 것이군요?"


"맞습니다. 혜심사태님. 도와주러온 사람들을 중독시키면 아미파 입장에서는 오독문의 요구를 무시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좌중의 사람들이 제갈소현의 판단에 모두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면, 오독문이 선택할 다른 방식은 무엇입니까?"


"이곳으로 오는 수뇌부가 여기 계신 세 분을 잡고 시간을 끄는 동시에 나머지 100여 명의 오독문 무사들이 아미파를 기습하는 작전입니다."


".....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합니까?"


"지금까지 하고 있는 훈련을 철저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빨리 온다면 닷새 후면 도착하게 될텐데, 그 전에 팽소가주님과 우리 여자 셋은 미리 아미에 합류하여 같이 대비를 해야 합니다."


제갈소현의 이야기를 줄곧 듣고 있던 팽주호가 반발한다.


"아니. 제수씨. 왜 하필 납니까? 나도 남아서 싸우고 싶은데..."


"팽소가주님. 팽소가주님이야말로 가장 중차대한 임무를 맡는 것입니다. 아미파 전체와 우리 여자 세 명을 보호하는 임무이니까요. 그래서 앞으로 훈련할 때 팽소가주님과 우리 세 명을 합류한 상태에서 대비하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팽주호는 시무룩해졌지만 제갈소현의 이어지는 이야기를 듣고 수락할 수 밖에 없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오독문에서 출발한 간부 중에 책사가 있다면, 틀림없이 두번 째 방식을 선택할 것입니다."


혜심은 제갈소현의 말을 다 듣고, 팽주호를 향해 말한다.


"팽소가주님. 잘 부탁드립니다. 아미의 본산에 대한 위협을 지켜주신다면 그 은혜에 보답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혜심사태님. 양아우와 남궁가의 능력을 믿으니 걱정하지는 않습니다. 이곳 아미에서 오독문을 막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팽소가주님." 혜심이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한다.


제갈소현이 둘의 대화가 끝나자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럼 오늘부터는 100명에서 150명 사이의 오독문 무사가 언제든 기습한다는 가정을 하고서 훈련 계획을 짜겠습니다."


"예. 제갈부인께서 계획하신 대로 훈련하도록 준비하겠습니다." 혜심의 답이다.


일행은 자리에서 일어나 밖에 나가서 다시 한 번 금정봉과 전각들의 위치와 산세들을 확인하며 오독문이 기습할 만한 지점들을 일일이 확인한다.


양하진은 천안을 일으켜서 사면 팔방을 확인한다.


- 아마 기습을 한다면 가급적 예상치 못한 경로를 통해서 침입할 것이다. 바로 저런 곳. 절벽이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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