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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 님의 서재입니다.

별 볼일 있는 무신환생기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현정
작품등록일 :
2023.01.05 15:14
최근연재일 :
2023.04.13 07:00
연재수 :
15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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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8,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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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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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4.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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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별사 6

DUMMY

138. 강호별사 6



저녁이 다가오기 전 양하진 일행과 정무관주 부녀는 중경 서북방 외곽에 위치한 커다란 장원으로 향했다. 진중방의 장원은 중경에서도 위세가 당당한 규모를 자랑한다.


장원의 담장은 2장 가까운 높이로 밖에서는 안이 전혀 보이지 않는 구조이다. 정문은 마차 2개가 통과할 만큼 넓고, 위에는 진중방(震重幇)이라고 쓰여 있는 한 장이 넘는 현판이 박혀 있다.


일행이 진중방 앞으로 다가서자 이미 정문 밖에는 방주로 보이는 인물과 어제 맞은 볼이 여전히 부풀어 있는 둘째와 그 옆에는 그보다는 나이가 더 들어보이는 청년이 서 있다.


방주와 자제들 옆에는 집법당주인 황당주와 외당주인 백당주, 그외에도 간부로 보이는 이들이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귀빈을 맞는 모습이다.


진중방주인 무쌍금사(無雙金獅) 강일도는 50 중반의 인물이다. 근엄한 몸짓과 대조적으로 비굴한 표정과 자세로 임하고 있다. 둘째 아들놈 때문에 정파의 거물들인 무림육군자에게 제대로 찍혔는데, 자신마저 찍힌다면 어쩌면 진중방을 해체해야 할 지도 모른다.


"어서 오십시오. 무림육군자님들.. 정무관주님, 그리고 정소저.. 안으로 들어가시죠?" 강일도는 평생을 두고 거의 입밖에 내 본 적이 없는 지극히 부드러운 어투로 귀빈들을 맞이한다. 심지어는 두 아들과 진중방 간부들까지도 듣는 순간 깜짝 놀라는 말투였다.


"....음.. 무쌍금사 강방주라고? 반갑다고 할 수도 없고, 반갑지 않다고 할 수도 없고. 하여간 처음 보네. 나는 모용천이라고 하네."


"아이고, 천하를 진동하는 요동검신 모용천노선배님을 뵙습니다. 금생의 영광입니다." 강일도 방주가 허리를 굽힐 때마다 두 아들과 간부들도 동시에 허리를 직각으로 굽힌다.


"나는 팽월섭이라고 하네.."


"영광입니다. 조그만 방을 겨우 이끄는 강모가 감히 팽가의 장로님을 뵙습니다."


"정무문의 양하진입니다. 그리고 아내인 제갈소현입니다."


"두 분의 기적같은 전과와 위명만 듣고도 진정 흠모했습니다. 이렇게 직접 뵙게 되다니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것입니다. 어서 안으로 드십시오."


"팽주호입니다. 이쪽은 제 아내 구요란입니다."


"팽소가주님. 그리고 부인님. 정소저를 받아들이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정말 잘 선택하셨습니다. 정소저는 중양에서 제일 가는 며느리감이라는 이야기가 나온 지도 한참 됐습니다. 축하드립니다."


팽주호와 구요란은 강방주의 어이 없는 말에 실소를 하며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남궁진룡입니다. 제 아내인 진수연입니다."


"남궁가의 신룡이신 소가주님을 뵙습니다. 두 분 너무 잘 어울리십니다. 정말 천생연분인 것 같습니다. 반갑습니다. 안으로 드시지요."


"나는 탕윤이오. 이쪽은 가족들이오."


"아이고. 오독문 외당주님께서 정무문으로 가신다는 전언을 들었습니다. 물론 오독문도 훌륭하지만 정무문은 천하를 울리는 정도 대문파인데, 정말 축하드립니다. 부인님과 자제분들께도 축하드립니다. 정말 잘 됐습니다."


"허허. 그것까지 알아냈소. 대단하오. 강방주. 그런데, 어제 내가 귀방주 자제와 방도들을 좀 훈계했다오."


"탕대협님. 버르장머리 없는 아들놈과 세상 무서운 줄 모르는 방도들 훈계해 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다음에도 언제든지 우리 애들이 버릇 없이 굴면 마음껏 훈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들어가십시오."


어제 중경객잔에서 둘째 아들이 얻어맞은 사건이 터지고 나서 방주는 일박이일 동안 모든 소식통을 총동원해서 양하진일행을 파악하려 노력했다. 그 노력이 지금 진가를 발휘하는 중이다.


"강방주님. 어제 사건의 원인들이 왔다오."


"아이고. 정호웅무관주님. 무슨 섭섭한 말씀을 하십니까? 그리고 정소저 어서 오십시오. 두 분께서 팽가로 간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정말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팽소가주님 부인이 되신다고 했는데 중경을 떠나기 전에 언제든지 우리 진중방을 활용하십시오. 부탁드립니다."


강방주의 태세 전환에 가장 당황한 자는 둘째 아들이다. 어제만 해도 방에 끌고 와서 겁탈하려고 했던 사이인데, 단 하루 차이로 이제는 직각으로 허리를 꺾으면서 눈도 제대로 못마주치고 있는 신세가 되었다. 눈치를 보니, 아버지는 정무관주가 원한다면 간이라도 빼줄 기세이다.


물론, 소방주인 첫째나 당주들도 말이 안나올 만큼 당황했다. 중경 제일이라는 방파의 수장이 저렇게 저자세일 수 있다니, 양하진 일행과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상상도 못한 언행이다.



*****



진중방 내전에는 5장이 넘게 식탁이 차려져 있다. 무관 장원에서 오늘 아침 먹은 것만 해도 진수성찬이었는데, 여기는 아예 황궁의 저녁식사인 만선(晩膳)을 방불케 한다. 모용천과 팽월섭을 배려해서 온갖 종류의 술도 구비해 놓았다.


일행이 자리에 앉자 먼저 강일도방주가 일행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그 옆에 있는 두 아들과 간부들도 당황했지만 방주가 무릎을 꿇는데 어찌 자신들만 서 있을 수 있겠는가.


"무림육군자님들. 정호웅무관주님. 그리고 같이 오신 일행 분들께 어제 일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합니다. 여기 철이 없는 둘째가 용서하기 힘든 행동을 했지만 탕대협님의 가벼운 징계로 끝났습니다."


양하진 일행과 주변의 진중방 무사들, 그리고 일하는 하인들조차 모두 놀란 눈으로 강방주를 바라본다.


"저희 진중방도 정파의 일원입니다. 그런 정파 방파의 둘째 아들이 흑도처럼 행동했습니다. 제발 한 번만 용서해 주시면 두 번 다시 이런 일은 없을 것입니다. 제 목을 걸고 약속드립니다.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벌어지면, 제가 일을 벌인 놈을 죽이고 저도 자결하겠습니다."


"....."


"그리고, 제 아들 때문에 곤혹을 치루신 정무관주님과 정소저에게 사죄의 증표로 금자 1000냥을 드리겠습니다. 팽가로 가실 때 노자로 쓰시기 바랍니다. 또 무림육군자님들께도 역시 사죄의 증표로 1000냥을 드리겠습니다."


정호웅무관주와 정선하는 어제 저녁 이후로 갑자기 세상이 거꾸로 돌아가는 것 같아서 도저히 적응이 안된다.


"강방주님. 우리는 사과만 받으면 됩니다. 금자 같은 것은 필요 없습니다. 그리고 그 돈을 받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습니다." 정무관주가 단호하게 거절한다. "다만, 우리가 아니라도 중경에 사는 사람들은 대부분 진중방을 두려워합니다. 차라리 그 점을 고치시길 부탁합니다."


"정무관주님께서 지적하신 내용 당연합니다. 반드시 고치겠습니다. 저희들을 위한 조언 정말 감사합니다."


양하진도 강방주를 향해 입을 열었다.


"강방주님의 제의에 대해서는 마음만 받겠습니다. 그리고, 약속 꼭 지키시기 바랍니다. 한 가지 말씀드릴 것이 있는데, 저희 정무문에서 정무관주님 장원을 구입하기로 가계약을 맺었습니다."


"예...약속 꼭 지키겠습니다...양소문주님. 왜 정무문에서 무관 장원을 구입하시는지요?" 강방주는 진심으로 당황했다. 두 아들과 간부들도 고개를 숙인 채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장원 구입의 속뜻을 궁금해 한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닌데, 중경에 지부를 하나 설립할까 합니다."


"...예? 정무문 지부를요?"


"예. 정무문 중경지부 말입니다."


일순간 내전에는 한동안 정적이 흘렀다.


"양소문주님. 정말 잘 생각하셨습니다. 중경은 예로부터 성도 다음으로 외적의 침입을 막던 중요한 위치입니다. 정무문이 이곳에 들어오면 사마외도나 흑도들이 감히 발을 못 붙일 것입니다. 중경의 방파 방주로서 감사드립니다."


역시 대도시 하나를 장악하는 방파의 수장은 결코 아무나 될 수 없다. 속이야 어떻든 내가 어쩔 수 없는 상대에게는 눈꼽만큼이라도 적의를 드러내면 안된다. 그 잠깐의 빈틈이 나를 죽이고 방파를 깨트린다.


"강방주님. 역시 대인이십니다. 방주님의 감사를 받은 만큼 중경지부는 꼭 설치해야 겠습니다."


"혹시라도 제가 도울 일이 있으면 연락주십시오. 발 벗고 나서서 도와드리겠습니다. 아. 귀빈 여러분. 요리가 따뜻할 때 드셔야 맛이 더 좋습니다. 자 다 같이 즐기십시오."


강일도방주의 수작을 보고 있던 모용천이 입을 열었다.


"이보게. 강방주. 자네들이 무릎꿇고 있는데, 편하게 음식이 들어가겠나? 다들 그만하고 자리에 앉아 같이 식사하세..."


"아이고. 감사합니다. 모용노선배님. 자. 다들 귀빈님들 앞에 앉아서 인사하고 식사를 하자." 강방주가 먼저 다리를 절면서 일어나니, 나머지도 다리를 절면서 일어난다.



*****



강방주는 둘째 아들을 아예 밖으로 내보냈다. 정무관주 부녀의 기분을 위한 배려였다.


"모용노선배님. 제 술 한 잔 받아주시겠습니까?" 강방주가 사정하는 듯한 표정으로 금존청을 들이민다.


"자네. 오늘 하는 것을 보면 아들하고 부하들 관리 잘 할 것 같은데, 왜 그렇게 인심을 잃었나?" 모용천이 직설적으로 묻는다.


".....노선배님. 제 아들이나 부하의 문제는 모두 제 탓이고 제 잘못입니다. 그들이 못된 아비와 못된 수장을 만나서 그렇습니다."


"자네는 전형적인 강약약강 유형의 인물인가?" 모용천이 되묻는다.


".....맞습니다. 인정합니다. 노선배님. 그런데 이 번에 너무 호되게 교훈을 받아서 앞으로 조심하려고 노력하겠습니다."


"그래도 자네는 어지간하면 비명횡사하거나 횡액을 당할 위인은 아니구만..."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노선배님. 팽장로님도 한 잔 받아주십시오?"


"허허. 자네 얼굴 정말 두껍구만?" 팽월섭장로도 진심으로 놀라면서 탄복했다.


"예. 아는 사람은 다 압니다. 제가 얼굴 두꺼운 것을... 그것 때문에 지금까지 살아남았습니다."


"거기에다 의(義)만 한 숟가락 보탰어도 이런 곤욕을 치르지 않았을 걸세."


"팽장로님의 충고 무겁게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어쨌든 일행은 한 시진을 넘게 진수성찬을 먹었는데도 새로운 요리가 계속 나온다.


양하진은 강방주의 지나친 겸양이 거북했다. 물론 어느 정도는 예상을 했다. 이미 무림육군자는 강호에 엄청난 위명을 떨치고 있으니까 오히려 고개를 숙이기 편했으리라. 누구도 인정하는 상대이니 말이다.


또한, 저리 알아서 숙이는데 어찌 강하게 징계를 요구할 수 있으랴. 좋게 이야기하면 지나치게 현명한 자이고, 나쁘게 이야기하면 매우 영악한 자이다.


"강방주님. 우리 일행은 이미 너무 많이 먹어서 더 먹기 힘듭니다. 요리는 그만 멈추시죠?"


"알겠습니다. 양소문주님. 요리는 여기까지만 내오게 하라. 내당주."


"그리고 강방주님이 현명한 사람인 것을 충분히 알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기대하겠습니다."


"양소문주님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정말 노력하겠습니다. 지켜 보십시오."


"방주님도 이미 아시겠지만, 저는 손을 안쓰면 모르겠는데, 일단 손을 쓰면 확실하게 씁니다."


"....예. 물론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양소문주님과 관련된 소문이 모두 사실이라는 것도 압니다."


"그러면, 앞으로는 아드님을 비롯한 방도들 관리를 잘 할 것을 믿고, 그냥 가겠습니다."


"아이고, 정말 감사합니다. 양소문주님. 이 은혜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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