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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 님의 서재입니다.

별 볼일 있는 무신환생기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현정
작품등록일 :
2023.01.05 15:14
최근연재일 :
2023.04.13 07: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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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4.03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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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별사 1

DUMMY

133. 강호별사 1



아미파와 오독문 간의 분쟁을 무사히 마친 양하진 일행은 여유로운 마음으로 정주까지 이동하는데, 새로운 경로를 통해서 가기로 결정했다.


언제 다시 이곳에 올 지 모르는 세 여인과 탕윤 가족의 즐거운 여행을 위해서 강호유람을 시작했다. 방향은 중경(重慶)을 향해서 서쪽으로 출발했다.


중경은 시대에 따라 형주, 익주, 파주, 초주, 유주, 공주 등으로 불리었다. 대략 230년 전 남송의 황태자였던 조돈이 황태녀의 대국왕에 봉해진 후 한 달 만에 광종으로 즉위하였기에, '경사가 두 번 겹쳤다(雙重喜慶)'는 뜻에서 중경(重慶)이라고 불리는 대도시다.


일행은 아미산에서 중경까지 1000리의 거리를 관도를 따라서 이동했다. 계절은 이미 봄의 한 가운데를 통과하고 있다.


관도 양옆드로는 아름드리 수목들이 끝없이 펼쳐져 있고, 주변의 산은 푸른 신록과 꽃들이 만발하고 있으며, 들판은 온갖 종류의 곡물이 파릇파릇한 싹을 키우기 시작한다.


아침에는 쌀쌀하고 안개가 자욱하지만 해만 떠오르면 햇빛에 씻겨나간 듯 안개가 사라지고 온몸을 따뜻하게 만들어준다. 일행은 아미산을 출발한 지 나흘만에 중경에서 200리 떨어진 도착했다.


"앞에 있는 사거리에서 왼쪽으로 40리 정도를 가면 보정산의 대족석각(大足石刻)이 있을 거예요. 잠시 들러서 유불선(儒佛仙) 삼교합일(三敎合一)의 현장을 보시지요?" 제갈소현이 제안을 한다.


"오. 그런 곳도 있었소? 제수씨는 중원 모든 지역을 달통한 것 같소?" 팽주호가 칭찬한다.


"사실을 말하자면 달통한 것이 아니라, 중원 지리를 암기한 것에 불과합니다." 제갈소현이 답했다.


일행은 관도에서 좌측으로 말을 돌려 한 식경을 달려갔다. 보정산과 북산에 석굴만 70개가 넘고, 석각만 60000개가 넘는 엄청날 광경이 일행을 압도했다.


"내가 지금까지 본 조각 중에서 가장 정교한 조각들이 이곳에 있구만..." 70 평생의 절반 이상을 강호유람으로 보낸 모용청도 그 규모와 정교함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저 육도윤회도(六道輪廻圖)를 보니 나도 남은 시간이나마 선한 사람으로 살아야 겠구만..." 적나라하게 조각된 육도윤회도를 심각하게 바라보던 팽원섭장로가 말했다.


"할아버지는 평생 선하게 살아오셨잖아요?" 팽주호가 팽장로를 위로한다.


"소가주. 결코 그렇지 아니하다. 나도 평생 살아오면서 후회한 일이 참 많았단다. 앞으로라도 후회할 일 하지 말아야지...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육도윤회(六道輪廻)란 생명이 있는 것은 여섯 가지 세상에 번갈아 태어나고 죽어 간다는 것이다.


첫째는 지옥도(地獄道)로서 가장 고통이 심한 세상이다. 둘째는 아귀도(餓鬼道)로 굶주림으로 살아간다. 셋째는 축생도(畜生道)로 네 발 짐승은 물론 새·물고기·뱀·벌레로 태어나 살아간다.


넷째는 아수라도(阿修羅道)로 노여움이 가득찬 세상이며 타인의 잘못을 따지고 들추는 사람이 태어나 똑같이 고통받는 세상이다. 다섯째는 인도(人道)이며, 여섯째는 하늘 나라의 천도(天道)이다.


인간은 현세에서 저지른 업에 죽은 뒤에 여섯 세계 중 한 곳에서 내세를 누리며, 그 내세에서 저지른 업에 따라 내내세에 태어나는 윤회를 계속한다. 이 윤회는 자업자득의 윤회이다.


착한 일은 내세에서 착한 대가를 받고, 악한 일은 내세에서 악한 대가를 받는다는 선인선과악인악과(善因善果惡因惡果)인 것이다.


"저기 있는 저것은 무엇이에요? 제갈동생?" 중원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구요란이 자신이 태어나서 자란 마교처럼 살벌한 느낌을 주는 조각을 보며 묻는다.


"란언니. 저것은 십악죄보도(十惡罪報圖)입니다. 십악이란 살생(殺生), 투도(偸盜), 사음(邪婬), 망어(妄語), 악구(惡口), 양설(兩舌), 기어(綺語), 탐욕(貪欲), 진에(瞋恚), 사견(邪見)을 뜻합니다."


잠시 한숨을 돌린 제갈소현을 보면서 구요란이 되묻는다.


"아. 십악을 저지르면 자신도 세상에서 보복을 당한다는 뜻이겠구나?"


"네. 맞아요. 언니."


일행은 감탄사를 연발하면서 70여 개의 모든 석굴을 찾아봤다.


"아. 다음 생에서도 누이들하고 소현이랑 행복하게 살려면 앞으로 더욱 더 남을 위해서 선하게 살아야 겠네." 양하진이 제갈소현을 바라보며 말한다.


모용천은 무공과 술 이외에는 평생 별 다른 욕심없이 독신으로 살아왔지만, 자기 옆에서 은근히 삼처를 자랑하는 양하진이 밉상이다.


"아. 이 욕심 많은 녀석아. 내세에서도 절색미녀들과 같이 살려고? 내세에서는 네놈이 독신으로 살고, 내가 여러 처자와 결혼해서 살아야 공평한 세상이지?"


"모용할아버지. 질투하지 마십시오. 모용할아버지는 모용할아버지 대로 선한 일 많이 하셔서 꼭 결혼하시구요.. 저도 앞으로 선한 일 많이 해서 내세에서도 누이들, 소현이 하고 같이 살것입니다."


일행들과 같이 대족석각을 둘러보던 탕윤도 양하진과 제갈소현을 보며 말한다.


"저는 지금이라도 오독문에서 나와 정무문 제남지부로 들어가서 정말 다행입니다. 오독문에 계속 있었으면, 어쩌면 내세에 지옥도나 축생도에 갈 뻔 하지 않았습니까?"


"그러게요. 정말 다행입니다. 정무문 제남지부에서 선한 역할을 많이 시키겠습니다. 탕대협." 제갈소현이 웃는 얼굴로 답한다.



*****



무려 한 시진을 넘겨 대족석각에서 보낸 일행은 중경으로 떠났다.


"오늘 중경에서 저녁식사는 무엇이 좋냐? 소현아." 모용천이 제갈소현에게 묻는다. 이제는 일행은 무엇이든 제갈소현에게 물어보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음... 이 지역에서 유명한 음식은 중경화과(重慶火鍋)하고 산나분(酸辣粉)이라는 매운 국수, 랄자계(辣子雞)라는 매운 고추로 볶은 닭볶음입니다. 어차피 사천음식이라 맵고 맛이 좋을 것입니다."


"중경화과라 다른 사천 지역하고 무엇이 다르지?" 모용천이 되묻는다.


"제가 알고 있기로는 구궁격(九宫格)이라고 9개의 칸에 쇠고기, 돼지고기, 오리 고기등 다양한 식재료를 각각 넣어 끓여 먹는 전골입니다."


"아. 아홉 칸에 아홉 가지 재료라, 벌써 군침이 당기는 구나."


옆에서 말을 타고 가며 노소의 대화를 듣던 구요란의 궁금증이 입밖으로 나왔다.


"진언니. 제가세갈 사람들은 모두 소현동생처럼 세상 모든 일이 다 머릿속에 있나요?"


"그럴 리가 있겠어요? 소현동생이 제갈세가에서도 워낙 특출나니까 그렇겠지..."


"그렇죠? 모든 제갈세가 사람들이 소현동생 같으면, 저같은 사람은 세상 살 맛이 떨어지지요..."


"아니. 란매. 그것이 무슨 말이오? 나는 란매 때문에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행복한데..." 팽주호가 풀이 죽은 표정으로 끼어든다.


"오라버니. 아니예요. 저도 오라버니 때문에 행복하답니다. 단지, 소현동생이 너무 하늘 밖에 있는 것 같아서..."


"란매. 나도 마찬가지라오. 양아우 저 친구도 나에게는 천외천이라오. 그래도 나는 란매 하나면 행복하다오..."


"고맙습니다. 오라버니. 올라가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도 말랬는데, 제가 실수했어요.."


그렇게 대화를 나누면서 두 시진을 달려가니 장엄한 저녁 노을이 등뒤로 비칠 때 멀리 도회지의 모습이 나타났다.


도회지 안으로 들어가자 커다란 이층 객잔이 연달아 나타나는데, 중경객잔((重慶客棧)이라는 현판이 보이자 말을 멈췄다.


"중경에 도착하니 마침 중경객잔이 우리를 반기네요. 오늘은 여기에서 쉬도록 하시지요?"


"하진아. 배고프다. 빨리 들어가자." 모용천이 재촉한다.


일행은 말과 마차를 객잔에 맡기고 1층 음식점으로 들어갔다.


10여 명의 무사 일행이 객잔으로 들어오니, 식사를 하던 사람들이 모두 고개를 돌려 일행을 바라본다.


'저기 소협 셋 중에 하나가 벽안이네. 벽안옥면 아니야?' 옆 사람에게 작은 소리로 묻는다.


'여인들 보게. 하나 같이 절색이네. 그럼 벽안옥면 맞겠지.'


'그럼 저 노인 둘이 무림육군자 중 모용천대협하고 팽월섭대협 아니야?'


'당연히 그렇겠지. 내 평생 저런 절정고수들을 이렇게 많이 보는 것이 처음이네. 운수대통 하겠구만...'


일행이 착석하고 한참 동안을 식당 안의 사람들이 양하진 일행을 훔쳐보며 수군댄다.


"점소이. 이 중경반점에서 자랑할 만한 요리는 다 내주시오. 일행이 대부분 대식가인데, 지금 배가 많이 고파서..."


"알겠습니다. 무사님. 요리가 한 10 종류 되는데, 다 내놓겠습니다."


"점소이. 술도 좋은 것만 종류별로 한 병씩 주게나. 물론 계산은 여기 이 젊은 친구가 할 걸세." 모용천은 요리를 다 시킨다는 말을 듣자마자 술이 생각났다.


"알겠습니다. 오량액, 금존청, 죽엽청, 모태주가 있습니다. 모두 한 병씩 내오겠습니다."



*****



사천요리의 진수. 입을 톡 쏘는 매운 맛이 거슬리지 않을 만큼 맛이 좋다. 일행은 온갖 종류의 요리와 술을 마시면서 한 시진을 넘게 식사를 즐기고 있다.


객잔의 문이 벌컥 열리더니 불콰하게 취한 청년무사와 호위로 보이는 무사들이 4명 들어온다. 모든 사람들이 그 무리를 바라보더니 봐서는 안될 것을 봤다는 듯 곧바로 고개를 돌린다.


청년은 한 번 좌중을 훓더니 다짜고짜 한 쪽 구석에 있는 중년 무사와 아름다운 젊은 여인을 향해 다가간다.


"정소저. 내가 그렇게 우습게 보이오. 나 이래봬되 중경 진중방((震重幇)의 둘째요. 물론 우리 형님만은 못하지만 무공도 어디가서 뒤쳐지지 않소. 왜 나를 피하는 것이오?" 청년무사가 얼굴을 붉힌 채 여인을 향해 따지고 있다.


여인은 당황한 듯 했으나, 침착하게 청년무사를 향해 답한다.


"강소협. 저는 진중방도 강소협도 무시한 적 없습니다. 제가 뭐라고 중경의 최대방파인 진중방과 방주님의 둘째 아드님이신 강소협을 무시합니까?"


"아니. 무시한 적 없다면서 왜 내가 초청하면 일언반구 없이 응하지 않는 것이오?"


"저는 조그만 무관의 딸에 불과합니다. 결코 진중방의 결혼 상대가 될 수 없습니다. 그뿐입니다."


"아니. 그렇다면, 내 첩으로 들어오면 되는 것 아니오?"


두 사람의 대화를 참을성 있게 듣고 있던 중년인의 눈썹이 치켜올라가더니, 둘 사이에 끼어든다.


"이보시게. 강소협. 말을 삼가하시게... 첩이라니. 내 비록 중경 외곽의 일개 무관주에 불과하지만 어찌 나를 이리 무시하는 말인가?"


"정대협... 정대협은 정소저 아비 아니오? 그렇다면, 정대협이 정소저를 설득해서 나에게 보내면 되지 않겠소?"


중년인은 화를 삭이면서 말을 잇는다.


"강소협. 오늘은 많이 취했네. 다음 기회에 이야기 하세. 식당의 너무 많은 분들이 불편해 하시잖나?"


"아니오. 정대협. 오늘 만큼은 안되겠소. 내가 정소저를 강제로 끌고가서라도 내 첩으로 만들겠소..."


가만히 듣고 있던 구요란이 진수연과 제갈소현에게 또다른 궁금증을 내민다.


"진언니. 소현동생? 저기 저 놈 하는 짓이 십악 중에 몇 가지나 해당되지요?"


그다지 크지도 작지도 않았지만, 말 자체가 품은 내용에 식당의 분위기가 한순간에 싸늘하게 식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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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 천룡신검 6 +8 23.04.12 587 22 12쪽
147 천룡신검 5 +10 23.04.11 569 19 12쪽
146 천룡신검 4 +8 23.04.11 628 22 12쪽
145 천룡신검 3 +8 23.04.10 633 21 11쪽
144 천룡신검 2 +10 23.04.09 686 21 12쪽
143 천룡신검 1 +6 23.04.08 666 20 12쪽
142 강호별사 10 +8 23.04.08 680 19 11쪽
141 강호별사 9 +8 23.04.07 641 21 12쪽
140 강호별사 8 +8 23.04.07 689 19 11쪽
139 강호별사 7 +6 23.04.06 683 1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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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 강호별사 5 +8 23.04.05 738 23 11쪽
136 강호별사 4 +10 23.04.05 778 20 12쪽
135 강호별사 3 +8 23.04.04 753 2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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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호별사 1 +8 23.04.03 830 27 11쪽
132 아미파와 오독문 10 +8 23.04.02 903 2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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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 아미파와 오독문 8 +8 23.04.01 842 2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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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아미파와 오독문 6 +10 23.03.31 851 23 12쪽
127 아미파와 오독문 5 +8 23.03.30 806 24 11쪽
126 아미파와 오독문 4 +6 23.03.30 834 24 11쪽
125 아미파와 오독문 3 +6 23.03.29 828 2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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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무림육군자 5 +5 23.03.28 924 3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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