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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 님의 서재입니다.

별 볼일 있는 무신환생기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현정
작품등록일 :
2023.01.05 15:14
최근연재일 :
2023.04.13 07:00
연재수 :
15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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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8,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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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81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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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4.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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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별사 10

DUMMY

142. 강호별사 10



장가계의 모든 절경을 나흘에 걸쳐 즐긴 일행은 동북쪽으로 500리 떨어진 이릉(夷陵)을 향해 출발했다. 아직은 주변에 산이 많이 보이지만, 고산지대를 벗어나면서 점점 평야가 넓어지고, 관도도 넓어진다.


관도가 넓다는 것은 이동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의미이다. 자연이 주인인 지역을 벗어나, 사람이 주인인 지역으로 들어가고 있다.


"마치 지난 며칠간 꿈을 꾼 것 같아요? 평생을 못 잊을 추억을 만들었어요." 제갈소현이 말한다.


"소현아. 나도 마찬가지란다. 특히 남천일주에서의 일출은 죽는 순간까지 잊지 못할 것 같아."


"오라버니. 세상이 전부 장가계처럼 평화로왔으면 좋겠어요. 물론 인간의 타고난 이기심 때문에 불가능하겠지만 말이예요."


장가계를 벗어나 이릉에 가는 여정의 중간 쯤이다. 관도에 작은 규모의 상행과 표행을 간혹 마주쳤는데, 산을 넘기 전 산허리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다.


양하진 일행이 막 지나치려 하는데, 상단의 무리로 보이는 사람들이 일행을 향해 외친다.


"잠시 멈추시오. 지금 저 산을 넘으면 안된다오. 저 산 고개에서 지금 산적들이 지나가는 행렬을 모두 붙잡고 돈을 빼앗고, 젊은 여인들을 산채로 납치하고 있다고 합니다."


선두에서 이끌던 양하진이 말을 멈추자 일행이 모두 멈췄다.


"뭐라구요. 산적들이 아예 고개를 막았다고요?" 팽주호가 기가 막히다는 표정으로 상단의 인물에게 묻는다.


"예. 그렇다고 합니다. 지금 저 위에서는 난리가 났다고 합니다. 저기 길가에 앉아서 울고 있는 사람은 산적들에게 돈도 뜯기고, 딸도 납치 당했다고 합니다."


"아니. 그러면 관가에 신고하지 뭐하고 있는 거요?"


"관병들도 겁을 먹어서 저 고개를 오르려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팽주호가 남궁진룡과 양하진을 바라보며 어떻게 하면 좋겠냐는 듯 묻는 눈치다. 그 때 표행을 이끌던 표두가 일행에게 다가왔다.


표두가 멀리에서 보기에도 양하진 일행이 타고 있는 말들이 보기 드문 준마이고, 일행들이 모두 무사 복장을 하고 있기에 어쩌면 산을 안전하게 넘을 수 있는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다.


"나는 낙양표국의 표두인 조항이라고 합니다." 조표두는 가까이 와서 일행들의 얼굴을 훓어보다 양하진의 푸른 눈과 얼굴을 보더니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혹시 벽안옥면 양하진대협... 아니십니까?"


"예. 맞습니다. 제가 양하진입니다."


순간 조표두의 표정이 밝게 변하면서, 다시 한 번 일행을 빠르게 훓어본다.


"그러면 무림육군자님들...이시겠군요? 몰라뵈서 죄송합니다. 모용노선배님. 팽장로님. 남궁소가주님. 팽소가주님과 부인님들이시군요?"


갑자기 지극히 공손한 자세로 일행에게 일일이 인사를 한다.


"도대체 어찌된 일인가?" 팽월섭장로가 잔뜩 분노한 표정으로 묻는다.


"예. 팽장로님. 여기 산적이 원래 이렇지 않았는데, 최근에 새로운 산적 두목이 나타난 뒤 갑자기 바뀌었다고 합니다."


"도대체 그놈이 누군가?"


"예. 악심수라(惡心修羅) 마삼이라는 놈입니다. 원래는 장사의 흑도로 악명이 높았던 놈인데 갑자기 여기 나타나서 전에 있던 두목을 죽이고 현재 산적 두목을 하고 있습니다."


팽월섭장로가 양하진을 바라보며 말한다.


"양소문주. 이 정도 악종이면 훈계해서 될 일이 아닌 것 같은데..."


"...예. 팽장로님. 저도 비슷한 생각입니다. 말을 들어보니 개전의 여지가 없는 진짜 악인(惡人) 같습니다. 아무래도 정리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진아.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것도 중요한데, 여러 생명을 위협하는 한 생명이라면 그 한 생명이 사라지는 것이 세상에 이로운 것이야."


"예... 모용할아버지... 그냥 두어서는 안될 자 같습니다. 그럼 올라가시지요."


이미 표행은 표두를 통해서 양하진 일행의 정체를 눈치챘다. 상단 사람들이 표사들에게 양하진 일행의 정체를 묻고는 얼굴이 눈에 띄게 밝아졌다.



*****



양하진 일행이 앞에 나서서 산길을 올라가자, 그 뒤로 표행과 상행, 그리고 딸을 빼앗기고 울던 사내까지 따라 붙었다.


양하진은 뒤에서 걸어오는 사람까지 감안해서 천천히 산으로 올라갔다. 대략 한 시진을 올라가자 앞에 산마루가 보이고, 십 수명의 장한들이 양하진 일행과 표행, 그리고 상단이 고개를 향해 올라오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야..겁 먹고 안 올라오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들 자발적으로 올라오네..."


"부두목님.. 두목님께 신호 보낼까요?"


"응. 너무 인원이 많다. 혹시 모르니까 산채에 신호를 보내라... 응. 아니다. 벌써 두목님이 보고 산채에서 내려오고 있네."


높이 산 속에 있는 산채에서도 양하진 일행과 그 뒤를 따르는 긴 행렬을 보고 산적 무리들이 뛰어서 내려오고 있다.


"자. 모두 나가서 길을 막아라."


산적들이 옆에 준비해 둔 통나무를 들어 좁은 언덕을 완전히 막았다. 그리고 통나무 뒤에서 10여 명의 산적들이 무기를 꺼내들고 위협한다.


잠시 후 산적 두목이 이끄는 산적떼까지 합세해서 모두 30여 명의 산적들이 길을 막는다.


"모두 멈춰라. 여기는 그냥 통과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모두 세금을 내야만 통과한다. 그리고, ..." 부두목의 입이 저절로 벌어졌다. 멀리에서는 보이지 않아 짐작도 못했는데, 가까이 와서 마차의 창밖으로 내다 보는 여인들의 얼굴이 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차에 타고 있는 계집들은 모두 내려라. 우리가 이곳에서 평생을 행복하게 만들어 줄 테니까."


이제 천하절색의 미녀들을 안은 지 보름도 지나지 않은 팽주호가 분노했다.


"뭐라고. 계집이라고.... 너 이놈 일단 혀부터 잘라주마." 팽주호의 노성이 산을 쩌렁쩌렁 울리고 메아리가 울리니 비로소 부두목이 일행의 앞에서 말을 몰고 있는 사내들에게 눈이 갔다.


"네놈들은 어디에서 뭐하는 놈들이냐?"


탕윤은 양하진의 분노를 이미 읽었다. 부두목이 말하는 사이 오독문 비장의 독술, 무흔독연(無痕毒煙)을 두목과 부두목을 포함한 산적들에게 펼쳤다.


갑자기 머리가 어지러워진 부두목이 외친다.


"이 비겁한 놈들. 독을 쓰다니."


얼굴 곳곳에서 악인의 냄새를 폴폴 풍기는 악심수라는 부두목이 휘청일 때, 몸속에 이질적인 기운이 스며든 것을 느꼈다.


"혹시 당문이오?" 악심수라 마삼은 양하진의 일행을 빠르게 훓다가 양하진의 푸른 눈과 보기드물게 잘 생긴 얼굴을 확인했다.


"아...아니면, 벽안옥면... 무림육군자 분들이사오?"


"맞소. 내가 양하진이오."


"아니 명문..정파라고 외치는 곳에서 독도 씁니까?"


"이 놈. 두목 놈아... 잘 들어라. 독도 좋은 일에 쓰면 양약보다 낫다."


양하진의 두 팔이 교차한 순간, 양하진의 손에서 귀곡성을 울리면서 비월이 날았다. 비월은 부두목의 몸을 뚫고 나갔고, 두목에게 도달하는 순간 두목이 검을 들어 간신히 비월을 쳐낸다.


"허. 그놈 제법일세. 하진이의 암기를 막아?"


양하진은 비월을 팔에 챙기고 나서 하늘을 도약하여 두목에게 향했다. 두목은 처음에는 본능적으로 양하진을 피하려 했다. 그런데 독에 중독돼 몸의 운신이 어려워지자 어쩔 수 없이 검을 들어 양하진의 검을 막아갔다.


결과는 두목의 온몸에 상처가 나고, 상처에서는 피가 끝없이 빠져나간다. 양하진은 검을 갈무리하고 손과 발을 사용해서 산적 두목을 사정 없이 두들겨 팬다.


쓰러진 산적 두목은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산적들은 자신들의 모든 것을 결정하고 지시하는 두목과 부두목이 아무런 저항도 못하고 당하는 것을 보면서 그대로 얼어버렸다.


이 번에도 탕윤이 나섰다. 탕윤은 산적들에게 날듯이 뛰어가면서 양손으로 독장을 펼쳤다.


산적들이 언제 어디에서 독공으로 공격을 당해봤으랴? 탕윤의 공격에 속소무책으로 쓰러진다.


"양소문주님. 산채로 가서 납치당한 사람들을 찾아봐야 겠습니다."


"탕대협. 그런 일은 혼자서 하지 말고 모두 함께 찾읍시다.."


독에 취했지만 살아남은 산적들을 굴비 꿰이듯 묶여 산채로 들어간다. 산채에서는 두목과 부두목이 한날 한시에 저 세상으로 떠날 줄이야 누구라서 상상하겠는가? 세상에 좋은 일을 한 것이다.


"오늘 너무 고마웠습니다. 탕대협님." 양하진이 인사를 한다.


"소문주님께서 손을 쓰기에는 너무 가치 없는 놈들이었습니다."


일행이 산채를 찾아갈 때, 졸지에 딸을 잃어버려 울고 있던 사내도 같이 산채를 찾아갔다.


팽주호가 대도를 꺼내 힘차게 허공을 그어내자, 통나무를 옄어 산채의 정문의 그대로 사라진다.


일행이 안으로 들어갔을 때, 대부분의 산적들은 이미 사면 팔방으로 도망친 후였다.



*****



굳이 도망치는 산적들을 쫒아가지 않은 이유는 원흉을 제거하는 순간, 그를 따르는 나머지는 오합지졸이 되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대놓고 납치를 한데다, 납치한 여인들이 적지는 않구나..."


낙양표국 사람들도 양하진일행을 돕겠다고 나섰다.


표사들이 납치된 여인들을 찾고, 두목 일행이 숨겨 놓았을 금은보화를 찾았다.


"무림육군자님들. 여기 금자하고 전표, 각종 금은보화가 있습니다."


"예. 표두님. 돈은 납치된 분들과 돈을 강탈 당한 분 위주로 분배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양소문주님. 최선을 다해 분배하겠습니다.


조항 표두는 돈을 적절히 나눠 납치된 사람들과 직접적인 금전 손해를 본 사람들에게 보상을 해준다.


산채의 정리가 끝나자 조표두는 산채에 불을 질러 남김 없이 태웠다.


"이래야 산적들이 겁을 먹어 두 번 다시는 이곳에서 산적질을 못할 것이네요. 정말 고맙습니다.."


"조표두님. 별말씀을 요. 도와주셔서 오히려 감사합니다."


조항표두는 세상을 울리는 강호의 신룡. 양하진을 처음 봤다. 강호의 소문상으로는 눈에 보이는 것이 없을 정도로 거만하고 오만하다고 했는데, 직접 겪어보니 오히려 겸손이 몸에 밴 청년이다.


- 나는 일생일대의 위기에서, 강호의 신룡에게 도움을 받았구나. 어떻게든 보답해야 한다.


- 정의는 대단한 것이 아니다. 내가 아는한 정의를 지키는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자.


그렇게 산채를 정리하고 산을 내려와서야 표행과 상단을 멀찍이 떼어놓고 이릉을 향해 다시 떠날 수 있었다.



*****



"유명해진다는 것은 책임질 것들이 많아진다는 것이네요?" 진수연이 남궁진룡에게 묻는다.


"당연히 이름값을 해야지. 그러하지 않으면, 강호상에서 좋지 않은 소문으로 평생 시달릴 것이야."


"와. 그러면 무림육군자는 나쁜 소문이 날 리가 없잖아요?"


"아니야. 연매. 유명해질수록 그 유명세를 이용하려는 사람들에게 휘둘릴 수 있고, 그러다 보면 원치 않는 구설수에 자동적으로 휘말릴 수 있어."


"아. 참 피곤한 삶이네요."


"나야. 별로 피곤할 것도 없어. 사실." 잠시 말을 멈춘 남궁진룡이 다시 입을 연다.


"양아우야 말로 대단한 것이지. 벽안옥면이니까 어느 곳을 가도 눈에 띄지, 하고 싶은 것 마음대로 못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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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 강호별사 4 +10 23.04.05 778 2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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