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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 님의 서재입니다.

별 볼일 있는 무신환생기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현정
작품등록일 :
2023.01.05 15:14
최근연재일 :
2023.04.13 07:00
연재수 :
15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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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8,0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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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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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4.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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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별사 8

DUMMY

140. 강호별사 8



공(龔)씨가 많이 살아서 마을 이름이 공탄(龔灘)은 오강과 아봉강의 사이에 뾰족하게 솟아 있는 협곡 지역이다.


양하진 일행은 다음날 무릉에서 200리 떨어진 공탄에 오후 늦게 들어섰다.


빠른 물살의 오강이 흐르는 데 양옆의 협곡은 운무가 끊임없이 흐르고 있었다. 말과 마차를 타고 들어가는 일행에게 강물이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


일행이 마을에 들어서자 마을 사람들이 양하진 일행을 바라본다. 평소에 보기 힘든 말과 마차로 이루어진 행렬이니 눈이 가는 것은 당연하다.


마을의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이곳의 경치를 보기 위해 찾는 사람들을 위한 객잔이 있었다. 객잔 앞 좁은 길에 마차와 말들을 세우고 객잔으로 들어갔다.


"오라버니. 여기에서는 무엇을 하시려고요?"


"오랜만에 배를 빌려 타야 겠지. 배를 먼저 타서 협곡을 구경한 후에, 저녁을 먹는 것이 좋겠지.."


"좋아요. 배를 탄 지 벌써 제법 지났어요. 지난 번 낙산대불을 볼 때 탔잖아요."


"아이들도 좋아하겠지. 객잔에 말과 마차를 부탁하고 배를 빌려야 겠다."


양하진은 공탄객잔이라고 쓰여진 객잔문을 열고 들어가서 점소이에게 은전 한닢을 쥐어주고 말과 마차를 부탁했다.


일행은 모두 나룻터로 내려갔다. 일행이 모두 탈 정도의 크기의 배도 한 척이 있기에 곧바로 올라탔다.


사공이 삿대를 저어 물살을 가르고 나가자, 아이들과 여인들이 탄성을 지른다. 배가 빠르게 격류를 타면서 미끄러진다.


"허. 사공의 삿대 운용이 고수네요?" 구요란이 사공의 솜씨에 감탄한다.


"그러네. 란매. 예사 솜씨가 아니군."


아이들과 여인들이 뱃머리 쪽으로 이동해서 강과 양 쪽에 솟아있는 협곡의 장관을 감상한다.


서쪽으로 운무가 걷히면서 멀리 쌍무지개가 뜬다.


"예들아. 저길 봐. 무려 쌍무지개야. 얼마 만에 보는 쌍무지개냐." 구요란이 탕윤의 아이들에게 말한다.


"우리는 고향에서 자주 봤는데요?" 남아가 말한다.


"나는 고향에서 거의 본 적이 없는데..." 구요란이 놀라서 답한다.


"언니. 이 아이들은 습윤한 지역 출신인데, 언니는 건조한 지역 출신이잖아요? 이 아이들은 자주 봤겠죠." 제갈소현이 보충설명을 해준다.


"아. 그런 이유가 있구나. 나도 지리서 공부를 해야 겠네."


"란매. 팽가에 가면 책은 얼마든지 볼 수 있어. 팽가에 서고는 책은 엄청나게 많은데, 보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란매가 서고에서 살다시피 해도 되."


"오라버니. 나도 책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그런데, 지리서는 공부해야 겠어요. 그래야 어디를 놀라가자고 조를 수 있잖아요."


"그건 저도 찬성이예요. 언니. 같이 공부해요." 정선하도 구요란이랑 취향이 맞는다.



*****



무려 한 시진 가까이 뱃놀이를 마친 일행은 객잔으로 돌아왔다. 배에서 균형을 잡느라 힘을 줬더니 배들이 많이 고파졌다.


벌써 열흘 가까이 같이 지낸 모용천, 팽월섭과 정호웅무관주는 많이 친해져서 언제나 같이 식사하면서 술을 마시고 대화를 한다.


"그런데, 팽장로님. 제가 팽가에 가면 무슨 일을 할 수 있죠?"


"정무관주는 소가주의 장인인데 아마 가주가 그냥 편하게 쉬라고 할 것 같소."


"저는 아직 젊은데 그냥 노는 것은 제가 견디지 못하겠습니다."


"그렇다면, 어린 아이들에게 기본 무술을 가르치는 것은 어떻소? 어차피 무술의 기본기는 팽가도 다 거기에서 거기니까? 아마 정무관주가 우리 팽가의 기본 무서를 읽으면 그냥 이해할 것이오."


"그것도 괜찮습니다. 어디에 가도 밥값은 해야지 마음이 편합니다."


"내가 가주에게 정무관주의 의향을 전달하겠소."


"고맙습니다. 팽장로님."


저녁 식사를 하면서 객잔 창밖의 협곡과 오강의 경치를 보며 죽엽청을 마시니 한 없이 들어간다.


"모용할아버지. 술 좀 적당히 드세요. 식비보다 술값이 배는 나와요." 제갈소현이 한 마디 한다.


"에잉. 이 놈아. 제남지부가 버는 돈에 비하면 내 술값은 개미 눈물 정도 밖에 안될텐데... 정 그러면 내가 싸구려 황주라도 먹겠다."


"모용할아버지. 그런 뜻이 아니잖아요? 나중에 제가 아기를 낳고 그 아기를 가르치려면 건강하셔야 하는데, 허구헌 날 술을 마시니 걱정되서 그러죠."


"걱정 말아라. 니 애가 커서 혼인할 때까지는 멀쩡하게 살 테니까."


"그러면 밤새 계속 드시게요?"


"니들 먼저 올라가라. 우리는 여기에서 술을 마시면서 회포를 마음껏 풀어야 하겠다."


결국 모용천과 팽월섭, 정호웅 세 사람을 남기고 나머지는 모두 별채로 들어갔다.




*****



침상에서 양하진의 품에 안긴 제갈소현이 입을 연다.


"오라버니. 요즘 저는 꿈 속에 사는 것 같아요. 너무 행복해요. 다음에는 어디로 가실려고요?"


"소현이는 어느 곳 가보고 싶어? 어쩌면 이곳은 두 번 다시 못올 수도 있으니까 가고 싶고 보고 싶은 곳을 둘러보고 가야지."


"음... 장가계(張家界)를 가보고 싶어요. 사람이 태어나서 장가계에 가보지 않았다면 백살이 되었다 할지라도 어찌 늙었다고 할 수 있는가(人生不到張家界, 百歲豈能稱老翁)라는 곳이잖아요."


"그렇지. 지금까지도 무릉도원 같은 곳에 가봤지만, 장가계야 말로 진정한 무릉도원(武陵桃源)이지." 양하진이 눈을 감고 전생에 가봤던 장가계를 회상한다.


"아니. 오라버니. 마치 가 본 것처럼 말을 하네요?"


"아니야. 나도 너처럼 상상만 해본 것이야. 그런데, 운무 위로 뾰족하게 솟아난 산봉우리 꼭대기에 올라가면 정말 신선이 된 기분을 느낄 수 있긴 하겠네."


"그럼 장가계를 거쳐서 가세요. 다들 너무 좋아할 것 같아요."


"그러자구나, 평생 한 번 장가계 보는 것이 소원인 사람도 많을텐데, 그것은 됐고 이만 안기거라. 창밖의 경치가 어두워서 더 이상 안보이니 소현이나 봐야겠다."


"오라버니....날이 갈수록 점점 더 호색한이 되는 것 같아 걱정이예요?"


"나는 소현이와 누이들한테만 호색한이니까 걱정 말거라.."


"아이. 저 지금 피곤하단 말이예요."


"그냥 너는 내 품에서 가만히 있기만 하면 돼요. 내가 다 알아서 할테니."



*****



다른 방에서도 상황은 비슷하게 흘러간다.


"오라버니. 다음 번에는 어디를 경유한다고 해요?" 구요란이 묻는다.


"란매. 아직 양아우랑 이야기하지는 않았는데, 왜 어디 가고 싶은 곳이 있소?"


"선하동생이 말하는데 여기에서 경로를 잘 짜면 장가계를 거쳐갈 수 있다고 하네요."


"하매, 여기에서 장가계가 가까워?"


"오라버니. 가깝지는 않지만 정주로 가는 경로 중 하나입니다. 저도 장가계를 한 번 가보는 것이 평생 소원 중 하나입니다."


"음. 그렇다면 내일 남궁하고 양아우하고 함께 이야기해야 겠네. 장가계를 들르자고..."


"아. 그렇게 결정하면 저희야 좋지요."


"내가 꼭 장가계를 가도록 설득할테니, 우리 지금부터 열심히 사랑하자."


"아니. 오라버니. 우리 사랑하는 것이 장가계 가는 것하고 무슨 상관이라고..."


"란매. 하매. 나도 신이 나야 더 잘 설득하지 않겠어?"


팽주호는 처음으로 동시에 두 여인을 안는 과감한 욕심을 냈다.


*****


아이들까지 포함된 아침식사 자리에서 양하진이 먼저 운을 뗐다.


"아마 많은 분들이 장가계의 아름다운 경치를 갈구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미 경험한 분도 계시겠지만, 대부분이 한 번도 직접 경험한 적이 없습니다. 마침 이번 여행경로를 조금만 수정하면 장가계를 잠시 들를 수 있습니다. 혹시 반대하시는 분 계신가요?"


"하진아. 나도 삼십 년 전 쯤에 딱 한 번 가봤지만, 백 번을 간 사람일지라도 반대하지는 않을 어쩌면 세상 최고의 절경일 것이다. 누가 반대하겠냐?"


진수연이 과감히 손을 든다. 모두 깜짝 놀란 눈으로 진수연을 바라본다.


"저요. 저는 반대합니다. 양소문주님. 평생 처음이자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장가계를 가는데 잠시 들른다니요? 조금 여유 있게 머물면서 장가계의 구석구석을 다 보고 싶습니다."


여인들이 모두 나서 진수연 편을 들어준다.


"맞아요. 잠시 들르는 것은 너무 해요. 최소한 며칠은 머물면서 장가계의 운치를 여유 있게 즐기자구요." 구요란도 한 마디 거든다.


아이들은 장가계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모르지만 누나들이 모두 나서는 것을 보고 틀림없이 드문 구경거리라는 판단이 들었는지, 소리를 지르면서 여인들을 응원한다.


"양아우. 아무래도 잠시 들르는 것은 안되겠네. 며칠 머무르면서 장가계의 봄 정취를 최대한 즐기자구." 남궁진룡도 나선다.


구요란과 정선하의 눈치를 보던 팽주호도 입을 연다.


"맞아. 양아우. 일행들에게 평생 최고의 추억을 만들어 주자."


결국, 양하진이 두 손을 들었다.


"제가 말하면서 실수한 것 인정합니다. 여러분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을 제가 어찌 거부할 수 있겠습니까? 잠시 들르는 것이 아니라 만족할 때까지 며칠이라도 머물다가 다시 이동하는 것으로 하시죠?"


"허허. 저도 좋네요. 이거 정무문에 제대로 배속되기도 전에 너무 많이 누리는 것 같아서 부담됩니다." 탕윤도 부인도 싱글벙글 거린다.


"탕대협께서는 나중에 제남지부에 도착하면 정말 열심히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정호웅도 장가계에 가고 싶었나 보다.


"예. 정무관주님. 저는 정무문에 목숨을 걸었습니다. 정말 노력하겠습니다."


일행 대부분이 진정한 무릉도원이라는 소문만 듣던 장가계를 직접 방문하여 구경한다는 기쁨에 즐겁게 식사를 마쳤다. 특히 일행 중에는 워낙 뛰어난 고수가 많으니 일반인은 감히 오를 생각조차 못하는 장가계의 산봉우리 꼭대기에서 절경을 감상하는 꿈을 꾸는 중이다.


아침식사를 마친 후 일행은 공탄을 나섰다. 공탄도 틀림없는 절경일진대, 장가계를 생각하니 갑자기 시시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사람이란 본질적으로 간사한 존재일런지도 모른다. 그러니, 뒷간 갈 때와 올 때의 사람은 잠깐 사이에도 엄청나게 변하는 것이다.


일행은 한껏 기대를 품은 채 말과 마차에 올라 또다시 여행을 시작했다. 어쩌면 이번 여행 중 가장 설레는 시간일런지도 모른다. 무릇 사람이란 직접 겪는 것보다 오히려 겪는 것을 상상하면서 더 행복해 지기 때문이다.


공탄에서 장가계까지는 1000리가 넘는 장도이고, 관도도 오르막과 내리막이 이어지는 산길 위주이다. 일행은 조금도 지루해 하지 않고 매일 200리가 넘는 강행군을 지속했다. 일행이 공탄을 떠난 지 닷새 후 드디어 장가계로 진입하기 전 마지막 큰 마을인 상식(桑植)에 도착했다. 객잔에서 저녁식사를 하기 전에 모용천이 제갈소현에게 장가계에 대한 설명을 주문한다.


"예. 모용할아버지. 저는 비록 장가계를 가본 적은 없습니다. 제가 공부한 지리서에 수록된 내용을 중심으로 여러분들께 설명 드리겠습니다. 먼저, 장가계의 봉우리가 유명하지요. 가장 높은 봉우리들이 모여 있는 황석채(黃石寨), 양가계(楊家界), 원가계(猿家界), 천문산(天門山), 천자산(天子山) 등이 있습니다. "


사람들의 귀는 제갈소현의 입을 향해 한껏 집중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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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 천룡신검 6 +8 23.04.12 588 22 12쪽
147 천룡신검 5 +10 23.04.11 569 19 12쪽
146 천룡신검 4 +8 23.04.11 629 22 12쪽
145 천룡신검 3 +8 23.04.10 634 21 11쪽
144 천룡신검 2 +10 23.04.09 687 21 12쪽
143 천룡신검 1 +6 23.04.08 667 20 12쪽
142 강호별사 10 +8 23.04.08 681 19 11쪽
141 강호별사 9 +8 23.04.07 642 21 12쪽
» 강호별사 8 +8 23.04.07 690 19 11쪽
139 강호별사 7 +6 23.04.06 684 18 12쪽
138 강호별사 6 +8 23.04.06 762 20 12쪽
137 강호별사 5 +8 23.04.05 739 23 11쪽
136 강호별사 4 +10 23.04.05 779 20 12쪽
135 강호별사 3 +8 23.04.04 753 26 12쪽
134 강호별사 2 +10 23.04.04 822 25 13쪽
133 강호별사 1 +8 23.04.03 830 27 11쪽
132 아미파와 오독문 10 +8 23.04.02 904 23 11쪽
131 아미파와 오독문 9 +10 23.04.01 801 27 11쪽
130 아미파와 오독문 8 +8 23.04.01 843 27 11쪽
129 아미파와 오독문 7 +8 23.03.31 823 24 11쪽
128 아미파와 오독문 6 +10 23.03.31 852 23 12쪽
127 아미파와 오독문 5 +8 23.03.30 807 24 11쪽
126 아미파와 오독문 4 +6 23.03.30 835 24 11쪽
125 아미파와 오독문 3 +6 23.03.29 829 2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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