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이종길 님의 서재입니다.

리벨리온: 광휘의 소드마스터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완결

이종길
작품등록일 :
2023.08.16 16:33
최근연재일 :
2024.04.16 20:26
연재수 :
125 회
조회수 :
36,845
추천수 :
500
글자수 :
678,034

작성
23.11.08 19:29
조회
128
추천
4
글자
11쪽

62화

DUMMY

62화





그의 말에 1층의 주점 안에 있던 사람들의 눈이 모두 커졌다.

납득을 못할 소리였던 것이다.

특히.

다혈질인 안톤이 먼저 목소리를 높였다.



“쳐 죽여도 모자를 놈들을 풀어주자고? 도대체 무슨 개소리야?


세리엘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그래요.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에요?“


그러자.

두 사람의 반응을 지켜보던 레이가 끌끌 혀를 찼다.


”풀어주면 다시 둥지로 돌아갈 거 아냐. 입씨름할 필요 없이 놈들 뒤만 밟으면 된다고.“


레이의 설명을 듣자 그제야 납득한 동료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저 빌어먹을 짐승들은 레이의 말처럼 다시 둥지로 돌아갈 터.

그 때.

놈들을 미행해 본거지를 치면 된다.


”머리를 좀 썼군.“


안톤이 칭찬을 했고.


”흠흠. 해보죠.“


태세를 전환한 세리엘이 호응했다.

그와 동시에.



짝짝짝-.


갑자기 박수소리가 들려왔다.


"좋은 작전인데? 후후후."


레이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박수 소리가 들린 계단으로 향했다.

계단에는 미소를 머금은 밀레나가 양손을 허리에 얹은 채 서 있었다.


"언제부터 거기 있었던 거죠?"


밀레나의 등장에 세리엘이 당황스러워하며 경계심을 내비쳤다.

그녀의 기척을 전혀 느끼지 못했던 것이다.


”하······.“


안톤도 밀레나를 향해 눈을 부라렸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마검사라니.

어찌경계를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하지만 밀레나를 본 레이의 반응은 둘과 조금 달랐다.

정체야 어쨌든 유렌을 구해준 은인이다.


"제 동생을 구해주신 것, 감사드립니다. 인사가 늦었네요."


정중히 허리를 숙이며 인사를 하는 레이의 모습에 밀레나가 만족한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거렸다.


"인사치레는 됐어. 나한테는 파리 잡는 것보다 쉬운 일이니까. 그래도 어쨌든 고맙다 이거지?“


밀레나의 말에 레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그녀의 입가에 맺힌 미소가 더욱 진해졌다.


"그럼 나도 너희들 작전에 참가시켜줘.“

”······!!!“


그녀의 제안에 레이 일행들은 귀를 의심했다.

자신들은 지금 발디안의 악마들의 산채를 습격하러 갈 것이다.

그런 곳을 따라오려는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그러나 다른 일행들처럼 고민하던 레이는 이내 표정을 고쳤다.


"저희들과 같이 가려 하는 이유가 있으시겠죠?"

"물론."


밀레나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자신은 스승님이 내려주신 임무를 위해서 산적이 있는 산채를 찾으려는 것이다.

이들처럼 알량한 동정심 따위는 애초부터 가지고 있지 않았다.

약자는 강자에게 착취당하다가 죽는 것이 당연한 법이니까.

하지만 밀레나는 자신의 속내를 감춘 채 예의 상냥한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


"하지만 내가 너희들에게 도움이 될 거라는 건 확실하잖아. 이래 보여도 나 3 클래스 마법사거든."


3클래스란 그녀의 말에 레이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의 눈이 놀라움을 커졌다.

3클래스라면 페르단 대륙의 3국 중 어느 영지든지 정식 소속 마법사로 들어갈 수 있는 실력이다.


'좋아. 승산이 늘어났어.'


그녀의 말을 들은 레이의 입가에 살짝 미소가 맺혔다.

3클래스의 마법사가 가세한다면 전력에 도움이 될 것이 확실했다.

자신만 가도 산적들은 모두 털어버릴 수 있겠지만.

놈들에게는 분명, 숨겨진 무기가 있다.

그러니.

전력이 늘어나는 건 당연히 반겨야할 상황이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이쪽이야말로."


밀레나가 다시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자 레이가 결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자, 이제 서두르죠.“


자신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캐서린에게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

더 이상 지체할 수는 없었다.

레이가 주점의 문을 나서자 밀레나가 비음이 섞인 웃음소리를 내며 뒤를 따랐다.


"좋아. 가자구. 오호호."


잠시 그녀의 뒷모습을 보던 안톤과 세리엘도 주점의 문을 나섰다.

여전히 밀레나의 정체가 미심쩍었지만, 같이 움직이기로 한 이상 일단 의심은 접어둬야 한다. 그들이 사라지자 수잔은 눈을 꼭 감고 두 손을 모아 쥐었다.


'주신 프레야시여. 제발, 제발··· 캐서린을 지켜주세요.‘


모아 쥔 두 손이 떨리고 감은 눈에 눈물이 맺힌다.

하지만 수잔은 기도를 멈추지 않았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주신에게 기도를 하는 것밖에 없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


물이 가득 든 양동이를 든 채 카른 여관의 왼편에 있는 창고로 들어간 레이가 히죽 웃었다.


'어떤 놈이 똘똘하려나?'


이리저리 산적들을 살피던 레이가 정신을 차리려는지 꿈틀거리고 있는 산적 하나에게로 걸어갔다.


'당첨.'


히죽 웃은 레이가 산적의 얼굴에 양동이에 든 물을 끼얹었다.


촤악-!


"크윽! 누구야?!"


물세례에 화들짝 놀란 산적이 눈을 떴다.

그를 내려다보던 레이가 양동이를 바닥에 놓으며 말했다.


"호오. 깨어났나?"

"너, 넌?"


고개를 든 산적이 히죽거리고 있는 레이를 보며 기겁을 했다.

두 눈을 부릅뜬 그를 내려다보며 레이가 말했다.


"마침 잘됐어. 물어볼 게 있었는데 말이야."

"무, 물어볼 거?"

"그래. 너희 산채의 위치 말이야. 우리가 직접 갈 생각이거든."


그의 말에 산적이 웃음을 터뜨렸다.


"죽고 싶어서 환장을 했군."

"누가 죽고 싶어서 환장을 했는지··· 볼까?"


표정을 굳힌 레이가 오른발로 산적의 가슴을 짓이겼다.


"크으윽!"


빠득-!!!!!!!!

갈비뼈가 부러진 모양인지 엄청난 통증을 이기지 못한 산적이 몸부림을 쳤다.

한참동안 그의 가슴을 짓누르던 오른발을 뗀 레이가 다시 말했다.


"자, 차근차근 이야기를 나눠보자구. 밤은 기니까. 으흐흐."


음흉한 웃음을 흘리는 그를 본 산적의 등에는 식은땀이 맺혔다.

하지만 아무리 겁이 난다 한들 함부로 산채의 위치를 말할 수는 없었다.

말을 했다간, 배신자의 낙인을 찍힌 채 처참하게 죽을 것이다.

차라리 입을 다물고 레이한테 죽는 게 조금이라도 편할 터.



”······.“

"오호. 끝까지 말을 못 하시겠다? 어쩔 수 없군."


쩝, 입맛을 다신 레이가 등의 검집에 꽂힌 아랑파천의 힐트를 잡았을 때 안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레이! 빨리 와봐!"


안톤의 목소리를 들은 레이가 아랑파천의 힐트를 잡고 있던 손을 놓았다.

아쉽다는 얼굴로 어깨를 으쓱거린 레이가 창고의 문으로 걸어갔다.


"으흐흐. 조금만 기다리고 있어."


끼익, 창고의 문을 연 레이가 밖으로 나갔다.

그가 사라지자 겁에 떨고 있던 산적의 눈이 반짝거렸다.


”······!!“


레이가 잊어버렸는지 창고의 문이 반쯤 열려 있었던 것이다.


'기, 기회다!'


지금이라면 탈출할 수 있다.

올리버 두목에게 자신들이 당했다는 사실을 알려야 한다.

두목이 동료들과 철가면을 이끌고 내려온다면 저런 녀석들 정도는 단번에 처치할 수 있으리라.

힘겹게 벽에 몸을 의지한 채로 일어선 산적이 비틀거리며 창고를 나섰다.


'어, 없군. 좋아.'


조심스레 거리를 둘러보던 산적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레이의 모습이 보이지 않은 것이다.

내심 가슴을 쓸어내린 산적이 어디인가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

,

,


그의 등이 희미해졌을 때, 창고의 바로 뒤편에서 레이 일행이 모습을 드러냈다.


"멍청한 안내견이지만 집은 제대로 찾아가겠지?"


거리를 뛰어가고 있는 산적을 보며 레이가 쓴웃음을 지었다.

그의 옆에서 산적을 보고 있던 세리엘이 황당하다는 얼굴로 중얼거렸다.


"아무리 멍청하다고 해도 의심조차 하지 않다니··· 어이가 없군요."


창고의 문을 열어놓은 건 레이의 계산된 행동이었다.


"이러다 우리 안내견을 놓치겠는걸. 서두르자. 빨리 움직여."


살짝 미소를 지은 레이가 산적이 사라진 방향으로 달려갔다.

그러자 레이를 놓칠세라 안톤과 세리엘, 밀레나도 그를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


올리버의 통나무집 주변에는 로브를 입은 십여 명의 거한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굳은 얼굴로 산적들을 노려보고 있는 그들을 보며 테이블에 앉은 올리버가 자신의 앞에 있는 중년인에게 말했다.


"아직도 절 못 믿으시는 겁니까?"

그의 말에 중년인의 입매가 피식 치켜져 올라갔다.


"한배를 탄 자네를 어찌 못 믿겠나. 저들은 단지 내 호위병으로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뿐일세. 너무 신경 쓰지 말게나."


중년인의 말에 올리버가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상대는 자신과 거래하고 있는 귀족일 뿐이다.

서로 신뢰나 믿음 같은 건 애초부터 가지고 있지 않았다.


"조만간 제가 뵈러 가려 했는데 이리 들려주시니 감사합니다만. 그런데 도대체 무슨 일로 직접 이 야밤에 오신 겁니까?"

"앞으로의 계획을 이야기하기 위해서일세. 자네도 내전과 전쟁이 모두 끝났다는 것은 알고 있겠지? 이제 자네들에게 황궁의 시선이 쏠리는 것은 시간문제일세."


내전과 전쟁이 끝난 이상, 황궁으로서는 골치 아픈 일들을 하나씩 처리해 나가야 한다.

그중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이 악명을 떨치고 있는 발디안의 악마들을 토벌하는 일이리라.


"예전부터 생각하고 있던 일입니다. 말씀해주신 발디안 산맥을 넘는 마케든 상단을 처리하고 난 다음에는 조용히 뜰 생각이었습니다."


언제까지 산적질이나 하며 썩고 싶지는 않았다.

올리버는 그동안 모은 돈으로 용병단이나 상단을 만들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가만히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중년인이 흡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렇다면 이야기가 빠르겠군. 자네들이 산적질을 그만둔다면 이제 그 철가면은 필요 없지 않겠나?"


올리버는 그제야 중년인의 속셈을 눈치챌 수 있었다.


'능구렁이 같은 영감. 녀석을 내놔라. 이거지?'


철가면이 있다면 영지의 전력에 큰 보탬이 될 것이 분명했다.

차후.

다른 산적들이나 몬스터들과의 싸움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으리라


'어떻게 한다?'


올리버는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산적질을 그만둔다면 철가면을 계속 데리고 있을 수 없었다.

영지나 도시에 터를 잡을 터.

그때도 계집들을 계속 납치한다면······.


‘분명 꼬리가 밟히겠지.’


앞으로 평화로운 삶을 살기 위해선 적당한 값을 받고 철가면을 처리해야 한다.

하지만 순순히 그를 내놓기는 싫었다.


‘흐음······.’


그렇게 올리버가 고민에 빠져 있을 때.


끼이익-!!


통나무집의 문이 열리며 수하 하나가 들어섰다.


”무슨 일이냐?“


갑작스럽게 등장한 수하를 보며 인상을 쓰는 올리버.

그런데 동석한 중년인의 눈치를 보던 수하가 얼른 올리버에게 귓속말로 보고를 시작했다.


”······!!“


보고를 모두 모두 들은 올리버는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갈딘과 부하들이 모두 당해? 도대체 녀석들이 얼마나 강하다는 거야?'


그의 이야기를 한참 듣던 올리버의 움켜쥔 주먹이 바르르 떨렸다. 부하들 따위의 목숨은 아깝지 않았다.

하지만 당분간 발디안 산맥의 악마들은 그 악명을 유지할 필요가 있었다.

즉.

그 빌어먹을 용병 일행들은 마을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아주 잔인하게 처죽여야겠군.’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리벨리온: 광휘의 소드마스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65 65화 23.11.12 129 4 11쪽
64 64화 23.11.10 130 4 12쪽
63 63화 23.11.09 137 5 12쪽
» 62화 23.11.08 129 4 11쪽
61 61화 23.11.07 135 4 11쪽
60 60화 23.11.06 148 4 11쪽
59 59화 23.11.05 158 4 12쪽
58 58화 23.11.04 163 4 12쪽
57 57화 23.11.03 185 4 12쪽
56 56화 23.11.01 165 4 13쪽
55 55화 23.11.01 167 4 12쪽
54 54화 23.10.31 152 4 12쪽
53 53화 23.10.31 170 4 11쪽
52 52화 23.10.28 167 4 12쪽
51 51화 23.10.27 175 4 12쪽
50 50화 23.10.27 197 4 12쪽
49 49화 23.10.24 181 4 12쪽
48 48화 23.10.23 190 4 11쪽
47 47화 23.10.19 196 4 12쪽
46 46화 23.10.18 198 4 12쪽
45 45화 23.10.17 208 4 12쪽
44 44화 23.10.16 216 4 14쪽
43 43화 23.10.13 217 4 12쪽
42 42화 23.10.11 223 4 12쪽
41 41화 23.10.06 241 4 12쪽
40 40화 23.10.04 258 4 11쪽
39 39화 23.10.03 255 4 12쪽
38 38화 23.10.02 250 4 12쪽
37 37화 23.09.29 267 4 12쪽
36 36화 23.09.28 268 4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