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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길 님의 서재입니다.

리벨리온: 광휘의 소드마스터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완결

이종길
작품등록일 :
2023.08.16 16:33
최근연재일 :
2024.04.16 20:26
연재수 :
1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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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
글자수 :
678,034

작성
23.10.28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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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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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52화

DUMMY

52화


"네, 네놈은 누구냐?"


병사들이 소리치며 병장기를 치켜들었지만.

레이는 대답 대신 그들의 사이로 파고 들더니-.


슈가가각-!


아랑파천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오러가 서려있진 않았지만.

사선과 곡선으로 검광이 뿌려졌고.


서겅-! 서겅-! 서거거거겅-!


파육음과 함께.


“끄아악!”

“아악!”


병사들의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렇게 레이가 병사들을 도륙하는 모습에 자극을 받았는지 안톤도 목소리를 높였다.



"혼자서 설치도록 놔둘 수는 없지. 하앗!"


검을 빼든 안톤도 렌시아군을 향해 달려갔다.


"이쪽에도 적이 있다!"


책임자로 보이는 중년의 기사가 안톤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그러나 가볍게 몸을 흔들며 공격을 피한 안톤의 검이 그의 허리를 베어버렸다.


"크악!"


상반신이 분리된 기사가 고래고래 비명을 질러 대다 절명했다.

그러자.

피를 뒤집어쓴 안톤의 눈빛이 더욱 붉게 일렁였다.


"후후후. 이놈들······재밌게 놀아보자꾸나.“


안톤이 어금니를 드러내며 웃어댔다.

얼굴은 인간의 모습이었지만.

몬스터 못지 않은 강렬한 살기를 내뿜는 그의 모습에 병사들이 뒤로 물러섰고.


“재밌게 놀자니깐?”


물러서는 병사들을 향해 안톤의 검이 춤을 추기 시작했다.


"크아악!"

"으억!"





레이와 안톤이 그렇게 렌시아군의 숫자들을 줄여 나가고 있었지만.

소란을 들은 지원군들이 몰려왔고.

싸움, 아니 학살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당연히 레이와 안톤이 유리했지만.


더 이상 시간을 끌어선 위험하다.


저벅-!


레이와 안톤 둘을 지켜보고 있던 세리엘이 골목을 나서자 마커스가 허리춤에서 검을 빼 들었다.

기세등등하게 골목을 나서려는 그를 보며 세리엘이 황당하다는 얼굴로 물었다.


"검을 빼 들고 뭐 하려고?"

"예? 당연히 저도 싸워야······."

"그럼 윌터 님과 쟤는?"


세리엘이 턱짓으로 싸움을 지켜보고 있는 윌터와 겁에 질린 얼굴로 떨고 있는 유렌을 가리켰다.


“애들이나 봐.”


그녀를 따라 둘을 본 마커스가 풀 죽은 얼굴로 허리춤의 검집에 다시 검을 집어넣었다.


"다녀오세요."


마커스의 대답을 들은 세리엘이 렌시아군에게 몸을 날렸다.

그녀가 가세하자 칠십 명이 넘는 렌시아군의 진영이 급속도로 무너지기 시작했다.

두 자루의 검이 섬광을 뿌릴 때마다 목과 가슴을 부여잡은 병사들이 하나둘씩 쓰러졌다.

간신히 무기를 휘두르는 병사들도 있었지만, 그녀의 몸놀림과 검속을 따라잡을 순 없었다.


결국 10여 분만에 칠십여 명의 병사들 중 대다수가 바닥에 쓰러져 나뒹굴었다. 그러나 아직 싸움은 끝난 것이 아니었다.


"여기다. 적이 있다!"

"모두 죽여 버려!"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수십 명의 지원군이 레이와 세리엘, 안톤을 막아섰다.

그들을 본 레이가 한숨을 내쉬었다.

계속해서 쓸데 없는 살육을 하는 건 내키지 않았다.

하지만.

슈인과 마주치기 전에 이들을 모조리 죽이고 도주해야 한다.


‘유렌과 윌터를 보호하는 게 먼저니까.’


사실.

지금이라도 슈인과 대면하고 싶었지만, 개인의 복수보다 대의가 먼저다.


“모두 물러서.”


결심을 굳힌 레이가 눈짓을 하자 안톤과 세리엘이 양 옆으로 갈라졌고.


화르르륵-!


기다렸다는 듯이 아랑파천의 검신에서 오러가 피어오르더니-!

레이가 병사들을 향해 강하게 검날을 내찔렀고.



츄악-! 츄아악-! 츄아아아악-!


허공에서 생선된 수십 개의 ‘일루전 소드’가 병사들을 향해 쏟아진다.

완전히 소드마스터 세컨드로서의 힘을 되찾아서일까.

레이의 일루전 소드는 한층 더 강해져 있었다.

말 그대로 그 하나하나가 폭발력을 가진 오러 블레이드의 ‘검날’이었고.

그런 소드마스터의 오의를 막아낼 렌시아군의 병사는 없었다.


푸학-! 푸하악-! 푸하아아아악-!!!!!!!!!!!!!


***




헉슬란 성의 동부초소 앞에서는 13중대와 르타곤군의 생존자들과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미 전의를 상실한 르타곤군은 13중대의 상대가 될 수 없었다.


푸아악-!

그중에서 가장 맹위를 떨치고 있는 건 쿠르드였다.

그의 그레이트 엑스에 두 동강이 난 르타곤 군의 시체가 사방에 나뒹굴고 있었다.


"끄아악!"


쿠르드의 일격에 허리가 끊어진 병사가 내장을 쏟으며 쓰러졌다.

르타곤 군의 뇌수와 선혈을 뒤집어쓴 쿠르드의 모습은 한 마리의 사나운 맹수처럼 보였다.


“후욱-! 후욱!”


뜨거운 콧김을 내뿜으며 씩씩거리고 있던 그의 옆으로 처참한 몰골의 13중대원 하나가 뛰어왔다.


"무슨 일이냐? 그 꼬락서니는 뭐야? 헉슬란 성 녀석들에게 당한 것이냐?"


쿠르드가 묻자 급히 고개를 젓던 13중대원이 소리쳤다.


"대, 대장, 그놈입니다. 그놈이에요."

"그놈이라니?"


쿠르드가 재차 묻자 숨을 고른 13중대원이 말했다.


"하아, 하아. 블릭이 말한 그놈 말입니다. 검은 머리에 중검을 한······."


부하의 보고를 들은 쿠르드의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단테스를 죽인 그 녀석이 나타났단 말이냐? 어디에, 어디에 있느냐?"

"동문, 녀석들은 동문으로 가고 있습니다."


부하의 보고는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단테스와 13중대원들을 쓰러뜨린 검은 머리와 그 동료들이 막아서는 렌시아군을 모두 쓰러뜨리며 동문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동문으로 간다? 식량 창고에 있는 마차를 노리는 거로군.'


흠뻑 젖은 피를 털어낸 그레이트 엑스를 등에 찬 쿠르드가 말 위에 올라탔다.


"대, 대장?!"


그의 갑작스런 행동에 당황한 부하들이 주위로 몰려들었다.

말에 탄 쿠르드가 부하들을 내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3조부터 6조는 날 따른다. 우리들이 없어도 너희들만으로도 남은 녀석을 충분히 제압할 수 있을 것이다."


명령을 내린 쿠르드가 말을 출발시켰다. 그러자 그의 명령에 따라 말에 올라탄 사십여 명의 13중대원들이 쿠르드를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


이십 명의 병사들과 함께 동문의 식량 창고를 지키고 있던 기사의 입에서 기함이 터져 나왔다.


슈각-.


"어, 어디서 이런 녀석들이 나타난 거야?"


갑자기 나타나 병사들을 제압하는 레이와 안톤, 세리엘을 보며 기사는 말문이 막혔다.

불과 1, 2분 만에 그들의 검에 쓰러진 병사가 열 명이 넘었다.

나머지 병사들도 전의를 상실한 듯 뒤로 주춤주춤 물러설 뿐이었다.


"레, 렌시아의 병사들이 그 무슨 추태냐. 공격해라. 녀석들을 베란 말이다!"


병사들의 뒤에 있던 기사가 독려했지만 이미 기세에서 압도당한 그들은 병장기를 내던지고 줄행랑을 쳤다.


"이, 이 자식들이 지금 어디 가는 거야? 이리 안 와!"


기사가 고함을 쳤지만, 병사들은 뿔뿔이 흩어진 뒤였다.


'젠장. 어쩔 수 없군. 내가······.'


한 놈이라도 죽이고 말 테다.

죽음 앞에서도 주저하지 않는 투지와 용맹을 가진 이가 렌시아의 기사다.

그러나 허리춤에서 검을 빼든 기사는 방금 전의 기세는 온데간데없이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자신의 목을 겨누고 있는 레이의 아랑파천에 오러가 맺혀 있었던 것이다.


"오, 오러······."

"개죽음당하기 싫지? 그러면 꺼져."


툭-.


검을 떨어뜨린 기사가 다른 병사들처럼 줄행랑을 쳤다.

그가 사라지자마자 레이가 식량 창고의 문을 열었다.


끼이익-.


안톤의 말대로 식량 창고의 앞쪽에는 식량을 꺼내려고 했던 모양인지 수송용 짐마차가 하나 있었다. 조금 작기는 했지만 여섯 명은 충분히 탈 수 있는 크기였다.

병사들을 처리하고 숨을 고르고 있는 안톤과 세리엘을 향해 레이가 손을 들었다.


"여기 마차가 있어. 모두 이리로······."


일행들을 부르던 레이가 말을 멈췄다. 거대한 그림자 하나가 자신을 덮친 것이다.


슈아아악-!


"레이!"


"오, 오빠!"


안톤과 유렌이 소리를 지른 순간 거대한 그레이트 엑스가 레이를 향해 떨어졌다.


파캉-!


본능적으로 마나를 끌어 모은 레이가 아랑파천으로 그레이트 엑스를 막아냈다.


"뒤에서 기습이라니 ······덩치가 아깝군.“


여유롭게 일격을 막아내며 응수하는 레이.

반면.


“······.”


그에게 공격을 가한 거한은 트꺼운 콧김만 내뿜을 뿐이었다.


"검은 머리. 네놈인가?"


낮은 으르렁거림이 섞여 있는 거한의 목소리를 들은 레이가 그를 쳐다봤다.

2미터가 넘는 장신에 체인메일을 입은 거한, 쿠르드였다.


"이, 이번엔 또 오우거야?"


쿠르드를 노려본 레이가 입을 삐죽거렸다. 하지만 장난스런 어투와는 다르게 그의 얼굴은 긴장한 기색이 가득했다.


'힘도 장난이 아니고······오러라······이길 순 있겠지만 쉽진 않겠어.‘


쿠르드가 치켜든 그레이트 엑스에는 은은한 오러가 맺혀 있었다.

단순히 힘뿐인 상대가 아닌 것이다.

당연히 일전을 치른다면 이길 순 있다.

하지만.

그는 이미 지칠대로 지친 상태였다.


단테스와의 일전.

그리고 렌시아군의 병사들까지 쓰러뜨렸기에 꽤 마나를 소모한 상태였다.

또한.

그의 육체는 마나를 소드마스터 세컨드의 힘을 완벽히 소화할 수 있을만큼 단련되진 않았다

더 이상의 마나를 사용하면 몸이 망가질지도 모른다.


‘그건 나중에 생각하자. 지금은 이 놈을 이기더라도 탈출을 하는 게 문제인데······.’


레이가 생각을 거듭하는 그때.


"네가 죽였나? 단테스를, 내 부하들을?"


쿠르드가 격양된 목소리로 말했다.

레이를 바라보는 그의 얼굴에는 분노가 가득했다.

자신이 목숨처럼 아끼던 단테스와 자신의 부하들을 죽인 녀석이 여기 있다.

뜨거운 콧김을 내뿜으며 어금니를 드러낸 쿠르드가 레이를 덮쳐왔다.


콰가가각-!


아랑파천을 들어 그레이트 엑스를 막아낸 레이의 두 다리가 후들거렸다.

방금 전보다 몇 배는 더 강해진 공격이다.


쿠르드는 지금 전력을 다하고 있었다.

흑암마공. (黑巖魔功)

그 역시 어린 시절, 스승이 있었다.

동방의 대륙에서 흘러들어와 자신에게 무공을 가르쳐준 ‘스승’은 자신에게 아주 특별한 무공을 가르쳐주었다.


몸에서 흐르는 몬스터의 피를 공격력으로 치환하는 기술이었다.

동방은 기.

서방은 마나라고 부르는 힘으로 말이다.

흑암마공을 사용하면, 적어도 5분 동안은 소드마스터급의 힘을 가지게 된다.

대신.

그 후에는 사흘은 앓아 누워야 했기에 전장 혹은, 슈인과 같은 적을 상대로는 사용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헉슬란 성은 렌시아군이 점령한 상황이었고.

레이만 죽이면 자신이 지쳐 쓰러진다고 해도 도움을 줄 아군이 있다.

여러 가지 상황을 파악한 끝에 쿠르드는 흑암마공을 사용해 레이를 공격하는 중이었다.



퍼억-!


연이어 쿠르드가 발로 레이의 복부를 걷어찼다.

속절없이 일격을 당한 레이의 몸이 허공으로 떠올랐다.

그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쿠르드의 그레이트 엑스가 그의 가슴을 노리며 베어 들어왔다.


슈아아악-!


엄청난 굉음을 뿌리며 다가오는 그레이트 엑스를 아랑파천으로 막은 레이의 몸이 식량 창고 안으로 날아갔다.


쿠웅-!



바닥에 처박힌 레이가 고통스러운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으으윽.'


바닥에 쓰러진 레이가 벽을 짚고 일어섰다.


가슴팍은 조금 아프고.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이었지만 괜스레 웃음이 나온다.



“점점 재밌어지네. 여기까지 온 보람이 있어. 후후후.”


기쁜 일이었다.

점점 더 강한 적을 만나며, 그들과 일전을 치르며 성장한다.

그렇게 성장해서 강해진다면 슈인이나 아이젠의 목도 벨 수 있을 테니까.


“반푼이 오우거. 덤벼.”


미소와 함께.

아랑파천을 치켜든 레이가 쿠르드에게 달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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