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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길 님의 서재입니다.

리벨리온: 광휘의 소드마스터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완결

이종길
작품등록일 :
2023.08.16 16:33
최근연재일 :
2024.04.16 20:26
연재수 :
125 회
조회수 :
36,859
추천수 :
500
글자수 :
678,034

작성
23.10.23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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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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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48화

DUMMY

48화




13중대원들의 팔과 목아 바닥에 나뒹군다.

순식간에 그들을 제압한 레이의 온 몸이 피로 붉게 물들었다.


“후우. 후우······.”



레이는 심호흡을 하며 검을 고쳐 잡았다.

아직.

진짜 적이 남아 있었다.


‘마나가 증폭된다라······약의 힘인가?’


강력해지는 단테스의 마나를 느끼던 레이의 눈이 가늘어졌다.


‘고맙군.’


홀가분한 상황에서 자신의 힘을 제대로 사용해볼 강자와 대면한다.

기대감이 피어오르는 그때.


바닥에서 새하얀 연기가 피어올랐고.


‘응?’


동시에 레이가 흠칫 몸을 떨었다.

13중대원들이 죽은 피가 산회되더니 기묘한 연기를 뿜어냈고.

그 연기를 마신 레이의 몸이 굳었다.


레이는 알지 못했지만.

13중대원은 각종 마(魔)약을 통해 강대해진 자들이었고.

그들은 숨이 끊어진 순간에도, 적들을 제압하기 위한 병기로 개조되었던 것이다.


“크으윽!”


그들의 피를 마신 레이의 몸이 일순간 굳어버렸다.

거기다.

레이의 상황을 이미 눈치챈 단테스가 그를 향해 전력으로 창을 집어 던졌다.


슈아아악-.


새하얀 오러를 머금은 창이 어둠을 가르며 날아왔고.


본능적으로 위험을 느낀 레이가 움직이려고 했지만, 다리가 말을 듣지 않았다.


‘크윽!’



이를 앙다문 레이가 필사적으로 아랑파천을 치켜들었다.

정체불명의 혈독(血毒) 때문에 온몸이 마비되어 아랑파천에 맺힌 오러 블레이드가 사라지긴 했지만.


으드득-!


필사적으로 이를 악문 레이가 검면으로 창을 막아냈고.


콰지직-!


창과 아랑파천이 격돌하며 굉음을 뿜어낸다.


주르르륵-!!!!!!!!


창에 실린 파워를 이겨내지 못하고 1미터는 넘게 밀려난 레이가 멈춰 섰다.


‘하아. 하아. 마나를 못 쓰면 이렇게 몸이 나약해지는 건가?’


힐트를 쥔 양팔이 부러질 것 같다.


‘아직 멀었어.’


하이엘프 마을에서 기연을 얻긴 했지만.

육체가 소드마스터에 맞게 재구성되지는 못했다.

마나를 사용못해도 초인이 되어야 한다.


‘수련을 더 해야 돼.’


새로운 목표가 생겼지만.

지금은 살아남는 게 먼저다.


툭-.


아랑파천에 가로막혔던 창이 바닥에 떨어진 순간 시커먼 그림자가 레이를 덮쳐왔다.

단테스였다.


"대단하군. 하지만 여기까지다."


워 울프와 인간의 혼혈아인 단테스의 또 다른 무기인 강철같은 오른손 손톱이 레이를 향해 떨어져 내렸다.

그러나 이제 레이에게는 아랑파천을 들어 올릴 힘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젠장.‘


망연자실한 얼굴로 서 있는 레이를 내려다보는 단테스의 입가에 회심의 미소가 맺혔다.

그러나 그의 미소는 오래가지 않았다.

갑자기 레이의 앞에 나타난 인영이 검으로 자신의 손톱을 막은 것이다.


단테스의 공격을 막은 금발의 거한이 말했다.


"워 울프인가?"


거한의 눈빛에서 살기와 위압감을 느낀 단테스가 황급히 물러섰다.

검을 휘두르지도, 자신에게 다가오지도 않았다.

하지만 날카로운 눈빛만으로 이미 목 언저리가 서늘해진 기분이었다.


"누, 누구냐, 넌? 이 녀석의 동료냐?"


레이 역시 단테스와는 또 다른 의미로 놀라고 있었다.

전혀 의외의 인물이 자신을 구해줬던 것이다.


"아, 안톤?!" "오랜만이군. 그런데 겨우 이런 녀석한테 당하고 있는 거냐? 소드마스터 망신은 다 시키는 구나.“


안톤은 한눈에 단테스의 실력을 파악할 수 있었다.

제법 강하기는 하나 자신의 상대로는 한참 역부족이었다.

그런데 지쳤다 한들 자신을 이겼던 레이가 고전을 하고 있는 모습을 이해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오히려 그의 갑작스런 등장에 놀란 것은 레이였다.


"여긴 어떻게······온 거지?"

"나한테는 우연, 너한테는 행운. 어쨌든 저 놈부터 처리하고 이야기하자고."

대답을 한 안톤의 표정이 서서히 험악해지며 오른쪽 눈동자가 붉게 변했다.

몸속에 있는 마기를 끌어 모은 것이다.

그의 몸에서 마기가 증폭된 것을 느낀 단테스가 어금니를 드러냈다.


“네 놈도 마의 피가 흐르는구나.”

“강아지보다 더 진한 게 흐르긴 하지.”

“강아지?”

“그래. 덤벼라. 강아지. 애완동물 학대가 어떤 건지 제대로 보여주마. 크크크.”


안톤이 단테스를 향해 뛰어들려는 찰나.


저벅-!


레이가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내 숙제는 내가 할게.”

"네가 상대하겠다고?"


안톤이 신기하다는 얼굴로 레이를 쳐다봤다. 영문을 모르겠지만 레이의 몸에서는 마나가 느껴지지 않았다.

아마 저 기괴한 혈독에 중독됐기 때문이리라.

자신은 마기가 있기에 혈독에 대한 내성이 있지만.

순수한 인간인 레이는 지금 마나를 사용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자신이 워 울프에게 맞서겠다는 건가? 


"지금의 넌 마나를 사용할 수 없는 평범한 인간이다.“

“마나를 사용할 때도 평범한 인간이었어.”


여유롭게 응수한 레이가 아랑파천을 고쳐 잡았다.

어느 정도 약기운이 풀렸는지, 마나는 사용할 수 없지만 움직일 순 있다.

그렇다면.


‘검술로만 저 놈을 이긴다면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어.’


레이는 자신의 실력을 쌓기 위해, 단테스와 목숨을 건 결전을 벌일 생각이었다.

마나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말이다.


안톤은 당연히 그의 의도를 알진 못했지만.


“저런 놈한테 지면 진짜 죽여 버린다."


나름대로 걱정이 담긴 그의 말을 들은 레이가 피식 웃었다.


'내가 그렇게 약해 보인단 말인가?'


마나를 사용할 수 없다고 한들 자신은 그리 약한 존재가 아니다. 아직 강하게 단련된 육체와 검술이 남아 있다.

'그래. 그동안 너무 마나에만 의존해왔어.'


당연한 일이긴 하지만 지금껏 싸울 때마다 검술 보다 마나에 의존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마나를 사용하지 않은 맨몸으로 이렇게 필사적으로 싸워본 적이 언제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훌륭한 수련이 되겠어.'


레이는 감정이 전혀 실려 있지 않는 고요한 표정으로 단테스를 바라봤다.


"날 이기면 보내주겠다."

"무슨 소리지?"


자신을 놀리는 건가? 레이의 제안에 단테스는 황당하기 그지없었다.

그러나 레이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거짓말도, 도발도 아니다. 그러니 살고 싶으면 날 이겨라."


어이없는 얼굴로 레이를 내려다보던 단테스의 시선이 안톤에게로 향했다.

안톤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허리춤의 검집에 검을 꽂은 채 자신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단테스가 무엇을 걱정하고 있는지 깨달은 레이가 그를 보고 소리쳤다.


"안톤, 이 녀석이 날 이기면 그냥 보내줘요. 어쨌든 약속은 약속이니까."

"알았다."


안톤의 대꾸에 레이가 어깨를 으쓱거렸다.


"이제 됐지?"

"이, 이 녀석들이 정말······."


단테스는 짙은 모욕감에 몸을 떨었다.

마치 자신을 장난감처럼 대하는 것이 아닌가.

13중대의 백인장인 자신을 말이다.


"으아아!"


괴성을 지르며 단테스가 레이를 향해 손톱을 휘둘렀다.


예리한 단검처럼 날카로운 손톱이 사방에서 레이를 덮쳐왔다. 그러나 그의 두 다리는 굳은 듯이 멈춰 서 있었다.


'크크크. 고기 조각으로 만들어주마.'


단테스의 입매가 치켜 올라갔다. 자신의 일격은 제대로 마나도 사용할 수 없는 인간이 피할 수 있을 정도로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러나 단테스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가고 말았다.


츄아아아아악-!!!!!!!!!!!


그의 손톱이 텅 빈 허공을 할퀴고 지나간 것이다.

끝까지 그의 공격을 지켜보던 레이가, 허리를 살짝 틀며 일격을 피했고.


'피, 피했어?'


한 걸음 물러선 레이가 경악하고 있는 단테스를 지그시 응시했다.

그러자.

그의 눈빛에 모멸감을 읽은 단테스가 격분해 소리를 질렀다.


"주, 죽어라아아앗!"


동시에.


슈아악-.

허공을 갈기갈기 찢으며 단테스의 손톱이 레이의 가슴팍을 노렸다.


레이는 그 순간.

극도로 정신을 집중했다.

파공성도 들리지 않는다.

그저.


두근두근-! 두근두근-!!!


자신의 심장박동이 격렬하게 뛰는 소리만 들린다.


시간 너머에서.

모든 게 멈춰버린 무아의 구역에서.


‘나는 살아 있어.’


그리고.

그가 살아있음을 증명하기 위해.


스르륵-!!


아랑파천을 들어 올렸고.


츄아아아아아악-!!!


아랑파천이 사선으로 그어지며 강렬한 검광을 뿌렸다.


시간.

어둠.

그리고 생과 사.

아랑파천이 그 모든 것을 베었고.


붉은 무언가가 단테스의 얼굴로 튀어 올랐다.


‘아니?!’


그러나 단테스는 전혀 기뻐할 수가 없었다.

레이의 피가 아니라 자신의 피였던 것이다.


그의 손톱보다 먼저 레이의 아랑파천이 단테스의 왼쪽 옆구리에서부터 오른쪽 어깨까지를 사선으로 그어 내렸던 것이다.


푸아아악-!!!!!!!!!!!!!


아랑파천이 멈춘 순간, 단테스의 육중한 몸이 허물어졌다.


"하아, 하아."


레이가 거친 숨을 내쉬었다.

전력을 다해 집중했고.

그 덕택에 사선의 경계를 넘었다.

마나나 소드마스터 세컨드의 힘을 사용하지 않고.

순순한 검술만으로 단테스를 제압한 것이다.

‘두 번은 불가능해.’


다시 단테스와 같은 강자와 맞붙는다면 지금 같이 ‘우연한’ 승리는 장담할 수 없다.


‘마나를 사용하지 않고, 더 단련하자.’


다시 한 번.

결심을 굳힌 레이가 아랑파천에 묻은 피를 털어내곤.


저벅저벅-!!


자신을 뚫어져라 바라보는 안톤에게 향했다.




조금 지친 듯 비틀거리며 걸어오는 레이를 보며 안톤은 하마터면 자신도 모르게 감탄성을 지를 뻔했다.


'저 녀석, 정말 대단한데?'


단 한 번의 움직임만으로 상대를 베어낸 것이다.

그것도 일체 마나를 사용하지 않고.

아무리 고수라고 한들 나약한 인간의 근육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일정 이상의 움직임은 근육이 과부하를 견디지 못하고 찢어지거나 .

그 한계를 뛰어넘게 하는 것이 바로 마나였다. 그러나 방금 레이는 자신의 눈앞에서 마나를 사용하지도 않은 채 그 한계를 뛰어넘었다.


'보, 보이지도 않았어.'


단테스를 향한 방금 전 일격은 말 그대로 섬광, 아니 검신이 사라진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근육의 힘만으로는 도저히 낼 수 없는 스피드였다.


그러나 그는 애써 놀라움을 감췄다. 자존심 문제도 있었지만, 지금은 연신 감탄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일단 헉슬란 성으로 돌아가야 한다.


안톤이 자신이 타고 온 갈색 말에 올라타며 레이를 쳐다봤다.


"나도 묻고 싶은 게 많다. 하지만 일단은 헉슬란 성으로 돌아가자. 네 녀석 동료도 기다리고 있으니."


등의 검집에 아랑파천을 집어넣은 레이의 눈이 커졌다.

"제 동료들을 만난 겁니까?"


주인을 잃은 13중대원의 말에 올라탄 레이가 대답했다.

그의 말투는 이미 완벽한 존대로 바뀌어 있었다. 안톤은 위기에서 자신을 구해준 은인이자 같이 싸움을 한 동료다.

기본적인 예의는 지키고 싶었던 것이다.


갑작스럽게 달라진 그의 말투에 기분이 좋아졌는지 입가에 살짝 웃음기를 띤 안톤이 턱을 긁적거렸다.


"우연이긴 하지만, 내가 헉슬란 성에서 일하고 있거든." "헉슬란 성에서요?"


안톤은 어느 국가의 용병 길드에도 소속되어 있지 않은 자유의 몸이었기에 르타곤 제국에서 일하고 있는 것도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었다.

"응. 백인장이야. 운이 좋았지. 후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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