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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길 님의 서재입니다.

리벨리온: 광휘의 소드마스터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완결

이종길
작품등록일 :
2023.08.16 16:33
최근연재일 :
2024.04.16 20:26
연재수 :
1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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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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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
글자수 :
678,034

작성
23.09.28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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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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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2쪽

36화

DUMMY

36화




“대가리를 깨는 건 좋네만. 그러면 북쪽 지구부터 지켜주게.”


파드리안의 말에 레이가 미간을 모았다.


“북쪽 지구는 어딥니까?”

“마을의 아이들과 여자들이 있는 곳이야. 정문 쪽은 내가 처리할 테니, 베르하르트와 가서 여자와 아이들부터 구출해주게.”


파드리안의 부탁에 레이의 눈동자가 살짝 떨렸다.

약자를 생각하는 촌장, 파드리안의 마음이 괜스레 뭉클했던 것이다.


“그쪽 좀비들의 대가리부터 깨드리죠.”

“그럼 따라와.”


레이와 촌장이 대화를 나누는 사이.

윌터, 세리엘, 마커스에게 걸린 슬리핑 마법을 해제한 베르하르트가 창고를 나섰다.


“이 친구들은 어떡합니까?”


레이가 아직도 잠들어 있는 일행들을 보며 파드리안에게 물었다.


“곧 정신을 차릴 걸세.”


파드리안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일행들이 눈을 떴다.

그러나.

제대로 비몽사몽 흐릿한 눈빛의 일행들을 보던 레이가 한숨을 내쉬었다.

이들이 완전히 깨어나길 기다리다간 하이엘프들이 죽으리라.

돕기로 마음 먹었으면 믿고 도와야 한다.


“동료들을 부탁합니다.”

“베르하르트가 자네에게 검을 줄 걸세.”


“그럼. 좀비들을 쓸어버리고 도와드리러 가겠습니다.”


파드리안에게 대답을 한 레이의 신형이 출입문 밖으로 쏘아져 나갔다.



***



레이가 하이엘프들을 돕기로 마음 먹은 그때.

정신을 잃은 유렌을 하이엘프 소년이 내려다보고 있었다.


'여자야. 그것도 여자 인간!!‘


페이오스는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140년을 살아오는 동안 자신은 단 한 번도 여자 인간을 본 적이 없었다.

물론 마을에도 여자 하이엘프는 있다. 하지만 오랜 삶에 지쳐 표정을 잃어버린 그녀들과는 달리 이 소녀의 얼굴에는 생동감이 서려 있었다.

거기다 예쁘기까지 하다.

신기하다.

너무 신기한데······.


‘인간이 맞나?’


묘한 위화감이 든다.

인간치고는 뭔가 강한 기운이 느껴는······.


“잉?”


그녀를 내려다보던 페이오스의 눈이 커졌다. 번쩍 눈을 뜬 유렌과 시선이 마주쳤던 것이다.


"꺄악!"


따악-!

비명을 지르며 몸을 일으키는 유렌과 페이오스의 이마가 정면으로 부딪쳤다.


"이야!"


화들짝 놀라며 일어선 페이오스가 잔뜩 인상을 쓰며 손으로 이마를 비벼댔다.

머리가 부서지는 것 같다.

이정도로 단단한 머리를 가진 자는 절대 인간일 리가 없다.


“으으으. 으으으.”


두려움에 떨고 있는 페이오스를 향해.


"다, 당신 누구예요?“


놀란 유렌이 소리쳤다.


"저, 그게··· 제가 그쪽을 구해줬거든요? 그러니까 이를테면 생명의 은인이······."

"꺄아악!“

그러나 유렌의 입에서는 대답 대신 비명이 터져 나왔다.


“비명은 내가 질러야 되는데???”


그녀의 비명에 페이오스가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실컷 구해줬더니 괴물을 본 것처럼 찢어지는 비명을 지르는 유렌이 섭섭했던 것이다.

한편으로는······.


'내가 그렇게 무서워 보이나?‘


머리를 긁적이던 페이오스의 몸이 갑자기 허공으로 떠올랐다.

동시에.


"으어어······.“


누군가의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으어?”


신음소리를 따라하던 페이오스가 고개를 돌렸고.

그 역시 질겁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목덜미를 잡은 손이 썩어 문드러져 있었던 것이다.


"으아악!"



부패한 피부 사이로 해골이 드러난 괴인이 그를 잡아먹을 것처럼 입을 벌리는 게 아닌가.


'조, 좀비?!'


괴인의 몰골로 보아 이야기로만 듣던 좀비가 틀림없었다.

이런 것이 갑자기 왜 샤루너드 숲에 나타났단 말인가?

하지만 페이오스는 의문을 가질 틈도 없었다.

좀비가 그의 목을 졸랐기 때문이었다.


"커, 커컥!"


숨이 막히는 듯 헐떡거리는 그의 얼굴을 향해 좀비의 입이 다가왔다.

좀비가 그의 얼굴을 물어뜯으려는 순간.


콰직-!


쿵 소리가 나며 좀비가 앞으로 고꾸라졌다.

유렌이 그대로 몸으로 좀비를 들이박은 것이다.


바닥에 쓰러지며 페이오스를 잡고 있던 좀비의 팔이 부서졌다.


콰드드득-!!


식겁한 페이오스가 벌떡 일어나더니 자신의 목을 잡고 있던 좀비의 오른팔을 떼어냈다.


"으윽! 더러워!“


몸서리를 치는 페이오스.

그런데.

벌떡 일어선 좀비가 다시 그를 덮치는 게 아닌가.


"끄어어-."



그러나 페이오스의 얼굴에는 조금 전처럼 불안한 기색을 찾아볼 수 없었다.

자신에게는 아직 꺼내지 않은 훌륭한 무기가 남아 있다.

"샐러맨더."


화르륵-!


불꽃과 함께 나타난 샐러맨더가 좀비의 앞을 가로막았다.


화르르륵-!


뜨거운 불꽃의 개가 입을 쩍 벌렸고.


화아아아아-!!! 르르르르르-!!

그의 입에서 뿜어진 화염 줄기가 좀비를 그대로 직격했다.


"끄어!"


화염에 휘감긴 좀비가 허물어진다.

잠시 후.


화르르륵-!!


불꽃 속에서도 한참 동안 버둥거리던 좀비의 몸이 재가 되어 바스러졌다.

그제야.


쿵-.


긴장이 풀린 페이오스가 바닥에 엉덩방아를 찧었다.

실전경험이 전무했던 그이기에 갑작스런 좀비의 공격이 놀라웠던 것이다.

그래도 조금만 쉬면 정신을 차릴 수 있으리라.

하지만.

페이오스가 두 눈을 부릅떴다.

마을 방향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아마도.


거기다.


화르륵-! 화르르륵-!


샐러맨더의 몸에서 불꽃이 넘실거린다.

불길한 기감을 느낀 샐러맨더가 그에게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아주 위험한 일이 생겼다고 말이다.


“그래. 놈들이 마을까지 간 모양이야.”


페이오스가 이를 악물었다.

녀석들이 마을까지 공격을 했다면, 대대적인 전투가 벌어지리라.

자신도 가서 좀비 한 마리라도 잡아야 한다.

문제는···유렌이었다.


‘놔두고 가야 하나?’


마을 사람들은 인간에게 적대적이다.

그렇지만.


끄아아악! 끄아아악!


수풀에서 계속 좀비들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여기 놔뒀다간 좀비들에게 잡아먹히리라.

그럴바에는 일단 마을로 데리고 가는게 나을 것이다.


덥썩-!


페이오스가 유렌의 손을 잡았다.


“잡지마요! 오빠가 아무 남자랑 손 잡으면 안 된다고 했다구요!!”


사태파악을 전혀 하지 못한 유렌이 앙칼지게 소리를 치며 페이오스의 손을 뿌리쳤다.

그녀가 자신의 의도를 오해하고 있다는 걸 깨달은 페이오스가 간곡한 어조로 다시 소리쳤다.


"여기 있으면 위험해요. 같이 마을로 가요."

마을에서도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돌아가는게 이 소녀가 혼자서 숲속에 있는 것보다는 안전하리라.


"하, 하지만··· 알겠어요."


잠시 고민을 하던 유렌이 대답했다.

방금 전의 괴물들이 돌아다니는 숲보다는 이 소년을 따라가는 게 낫다.


시선을 교환한 그녀와 페이오스가 마을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슈아악-!


파드리안이 오러가 서린 지팡이를 휘두를 때마다 그의 주위로 토막 난 좀비들의 팔과 다리가 쌓여갔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의 움직임은 점점 느려지고 있었다. 공격을 해오고 있는 줌비의 수가 너무 많았던 것이다.

파이어 볼과 매직 미사일 좀비들을 직격했고, 소환된 정령들 역시 좀비에게 공격을 퍼부어댔다.


하지만 파드리안, 그리고 다른 하이엘프들이 아무리 공격을 해대도 좀비들을 모두 죽일 수가 없었다.

마법사든 검사나, 정령사 모두 사용할 수 있는 마나에는 한계가 있는 법.

마나를 모두 소진한 하이엘프들이 좀비들에 의해 하나둘씩 쓰러져갔다.


격전이 이어지자 파드리안 역시 지쳐가기 시작했다.


'허억, 허억. 여기서, 끝이란 말인가?'


아니, 그럴 수는 없다.

입술을 깨문 파드리안이 좀비들을 향해 오러가 서린 지팡이를 더욱 맹렬하게 휘둘렀다.


푸욱-!



좀비들을 공격하던 파드리안의 오른쪽 어깨에서 섬뜩한 파육음이 울렸다.

어디선가 날아온 매직 미사일이 그의 어깨를 꿰뚫은 것이었다.


"크헉!"


오른쪽 어깨를 부여잡고 비틀거리는 파드리안의 뒤에서 흑마를 탄 검은 로브가 나타났다.


"파이어 볼."


그가 지팡이를 들어 올리며 낮게 중얼거리자 시뻘건 화염의 구가 파드리안을 덮쳐왔다.

이미 큰 충격을 입은 파드리안으로 서는 파이어 볼을 피할 기력이 남아 있지 않다. 파이어 볼이 그를 덮치려는 순간 갑자기 나타난 신형이 그를 안고 바닥을 나뒹굴었다.


콰아앙-!


파이어 볼에 직격당한 바닥에서 엄청난 폭음이 울려 퍼지며 좀비들의 육편이 사방으로 튀어 올랐다.


그 육편과 희뿌연 연기 속에서.

정신을 차린 파드리안이 자신을 구해준 이를 확인했다.


"베르하르트, 고맙구나."


자신을 구해준 베르하르트를 의지한 채 파드리안이 말했다.

노구를 이끌고 무리하게 마나를 사용한 탓일까? 그에게는 더 이상 서 있을 기력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일으켜 세워주겠나?”

“이제부터는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조심스레 파드리안을 부축한 베르하르트가 말했다.


“북쪽 지구의 애들과 여자들은?”

“모두 안전한 곳에 대피 시켰습니다. 좀비들도 쓸어버렸구요. 레이, 그 친구가 곧 좀비들을 모조리 청소하고 합류할 겁니다.”


대답을 하던 베르하르트는 살짝 몸을 떨었다.

단 일검에, 다섯 마리의 좀비들을 도륙하던 레이의 검세가 너무나도 충격적이었던 것이다.


‘확실히 소드마스터는 강하구나. 난 아직 멀었어.’


자신과 레이의 실력차를 확인한 후.

파드리안을 돕기 위해 달려왔고.

다행히 그는 위기에 빠진 파드리안을 구할 수 있었다.

레이가 온다면 놈들도 모조리 쓸어버리겠지만.

마냥 그들을 기다릴 수 없었다.


"이제부터는 제게 맡겨주십시오. 저자는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촌장이 고개를 끄덕이자 베르하르트가 허리춤에서 레이피어를 뽑아 들었다.


슈악-.


순식간에 검은 로브를 향해 도약한 베르하르트의 레이피어가 섬광을 뿜어냈다.

하지만 그의 공격은 모두 검은 로브의 실드를 맞고 튕겨져 나왔다.


투쾅-! 투콰콰콰쾅-!!!


공격이 너무나 손쉽게 무위로 돌아가자 베르하르트의 얼굴이 저절로 일그러졌다.


'젠장.'


착-!


다시 바닥에 착지하며 검을 고쳐잡는 베르하르트를 보며 검은 로브가 입을 열었다.


"오랜만이군, 베르하르트."


그의 입에서 자신의 이름이 나오자 베르하르트의 눈이 커졌다.


“인간이 어떻게 내 이름을 알고 있는 거지?”

“내가······인간이라고? 누가 그랬지?”


그가 의아해하고 있는 사이 검은 로브가 자신의 후드를 젖혔다.

달빛 속에 드러난 검은 로브의 얼굴을 본 베르하르트와 파드리안은 일순 숨을 멈췄다.

인간처럼 짧은 귀를 제외하고는

엘프와 똑같은 외모를 가지고 있는 하프 엘프, 그들의 기억이 옳다면 50여 년 전 사라진 아이가 분명했다.


“비, 빈센트?”

“날 기억해주고 있다니. 고맙군.”


말고삐를 움켜쥔 빈센트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긍지 높은 하이엘프가 인간에게 겁탈을 당하고, 그 아이를 낳았다는 이유만으로 자신과 어머니를 쫓아낸 이들의 얼굴을 보니 스멀스멀 분노가 차올랐다.

과거를 떠올리자 분노 때문인지 저절로 얼굴이 일그러진다.

그러자.

베르하르트가 참담한 얼굴로 질문을 했다.


“복수 때문에 인간의 개가 된 것이냐?”


그의 물음에 빈센트가 실소를 흘렸다.


“개?” 큭큭. 나를 이렇게 만든 것이 너희들이라는 것을 잊었느냐?“

“하지만······.”


베르하르트가 입을 열려는 찰나.



지난 이야기는 필요 없겠지. 파이어 볼!"


빈센트가 지팡이를 치켜들자 생성된 10여 발의 화염의 구가 베르하르트와 파드리안을 향해 날아갔다.


콰가가가가가-!!


“······!!!”

“······!!!”


파이어 볼에 뒤덮이는 그들을 보던 빈센트가 진한 미소를 지었다.

드디어 그토록 염원하던 복수를 이루게 된 것이다.

그러나.

곧 그의 입에 맺혀 있던 미소가 사라졌다.


갑자기 사내가 파드리안과 베르하르트의 앞에 서더니-!

건틀렛을 낀 팔을 엑스자로 교차했고.

놀랍게도.


콰르르르르르륵-!!!!!


사내의 건틀렛 속으로 파이어 볼들이 모두 빨려 들어간 것이었다.


'마, 마법을 흡수해?'


빈센트의 일그러진 얼굴을 보며 파드리안과 촌장의 앞에 서있던 레이가 히죽거렸다.


"아직 놀라긴 이르지."


그가 다시 양 손을 내뻗자-.


콰가가가가각-!


다시 생성된 열 개의 파이어 볼이 빈센트를 향해 쏟아졌다.



쿠콰카카카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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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55화 23.11.01 167 4 12쪽
54 54화 23.10.31 152 4 12쪽
53 53화 23.10.31 170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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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50화 23.10.27 197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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