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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람 님의 서재입니다.

마왕이 힘을 숨김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노이람
작품등록일 :
2019.04.10 21:53
최근연재일 :
2019.04.30 12:30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6,478
추천수 :
102
글자수 :
134,464

작성
19.04.12 08:15
조회
246
추천
3
글자
7쪽

마왕의 축복을 받은 기사 (1)

DUMMY

헤이우드로 가지 않을 뭔가 좋은 방법이 없을까.

어둠이 깔린 골목을 걸으며 루드는 생각에 잠겼다.


‘흠······.’


생각을 정리한 루드는 마력을 개방했다.

도구 창조.

엔테와 크리스가 모르게 간단한 마법 도구를 몇 가지 만들어냈다.

하려고만 하면 몇 천개라도 만들어낼 수 있는 하급 도구.

그리고는 마치 지금 막 무언가 떠오르기라도 했다는 듯 운을 띄웠다.


“크리스님, 잠시 괜찮을까요.”

“무슨 일이시죠?”


루드 크리스에게 다가가 마법도구를 내밀었다.


“혹시 이걸 좀 써주시겠습니까.”


루드가 내민 것은 룬문자가 새겨진 은빛의 팔찌, 그리고 자그마한 보석이 박힌 반지였다.


“이건?”

“마법 도구입니다. 이쪽의 팔찌는 사용자의 잠재력을 끌어올려주고, 반지는 사용자를 보호하는 힘이 있습니다. 이것으로 엔테님을 지켜주셨으면 합니다.”


크리스는 깜짝 놀라며 손사래를 쳤다.


“아, 아닙니다! 그런 귀한 건 루드님이 쓰셔야죠.”

“저는 마법사라서 그런지 잘 맞지를 않더군요.”

“······.”


이것은 엔테님을 위한 일이다······.

그제야 납득한 크리스는 고개를 한 번 끄덕이고 마법도구를 받았다.


“그럼 잘 쓰겠습니다.”


루드는 그것을 보면서 다시 잠시 생각에 잠겼다.

저것만으로 될까?

개미끼리의 싸움은 역시 감이 오지 않았다. 혹시라도 이 인간 기사의 실력보다 추적자의 실력이 훨씬 우수하면 귀찮아질 수도 있었다.

가능한 본인은 나서지 않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루드는 크리스를 한 번 더 지원하기로 했다.


“그리고 검에 마법을 조금 걸어드리겠습니다. 더욱 단단하고 날카롭게 될 겁니다.”

“아, 감사합니다!”


크리스가 검을 내밀자 루드는 강화주문을 걸려다가 멈칫했다.

그가 흔히 쓰던 강화주문을 걸 뻔한 것이다.

그런 걸 걸었다간 검이 돌연 마검으로 변해버려 생명력을 모두 갈취해버릴 것이다.


‘개미가 쓸 물건이 아니게 된다.’


그 위력만으로도 수천의 오합지졸 병사를 쓸어버릴 괴물 같은 게 탄생하겠지만, 사용자도 걱정이었다. 단순히 정신력만으로 버티기엔 터무니없는 마기(魔氣)를 뿜어내는 탓이다.

그리고 ‘이름 없는 왕을 섬기는 저주 받은 기사의 마검’ 같은 이름이 붙어서 봉인되어버릴지도.

물론 지금 그가 하려는 의도와는 전혀 맞지 않았다. 그렇게 할 거면 그냥 본인의 힘으로 다 쓸어버리는 게 편하다.

지금은 크리스가 조금 우세하게 이기는 것으로 충분했다.


‘더 낮은 주문이 필요하다.’


한참을 고민하다가 루드는 그가 아는 것들 중 가장 약한 무기 강화주문을 걸었다. 대체 얼마 만에 써보는 거지 이런 하급 마법.

그리고 그 모습을 보며 크리스는 생각했다.


‘뭔가 대단한 마법을 사용하시는 걸까?’


그가 한참의 시간을 들이는 것을 보고 착각에 빠진 것이다.

물론 실제로는 손가락을 튕기는 것조차 아까울 정도의 하급 마법이었지만. 적어도 마왕의 관점에서는 말이다.


“······.”


크리스의 검에 마법을 걸고 보니, 루드는 어째선지 등 뒤가 따끔거려왔다.

슬쩍 돌아보자 엔테가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노려보고 있었다.

무언가 하고 싶은 말이 있군.

엔테에게로 다가가자 그녀는 조용하게, 그러나 확실히 화를 품은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너 설마 크리스한테 이상한 걸 준 건 아니겠지!? 사용자를 타락시킨다거나, 생명력을 빼앗는다거나!”


밤과 어둠의 종족들이 연관된 물건치고 제대로 된 게 없다는 건 꽤 알려진 사실이다.

설령 그들에겐 아무렇지 않은 물건이라도 인간의 입장에선 나쁜 영향을 받기 쉬운 물건들이 대다수였던 것이다.

물론 이번에는 그런 정도가 아니라 정말로 흉악한 게 만들어질 뻔했지만.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된 건 아니지.’


잿빛의 왕 루드벨로트가 그런 실수를 저지를 리 없다고 자찬하며 루드는 딱 잘라 부정했다.


“설마. 같이 헤쳐 나가야할 동지에게 장난을 칠 이유는 없지.”

“······.”


엔테는 한참을 노려보다가 시선을 옆으로 돌렸다.


“좋아. 믿겠어.”


믿는 게 아니라 믿고 싶은 거겠지.

하지만 그녀가 우려하는 물건은 확실히 아니었다. 루드가 만들어낸 도구나 검에 걸었던 강화 주문은 인간 마법사들도 충분히 시도해볼만한 것이었다.


“자, 그럼 어서 이동하시죠.”


크리스가 길을 재촉했다. 하지만 실제 이동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말발굽 소리가 저만치에서 울리고 있었다.

벌써?

예상보다 훨씬 이른 시각이다. 빨리 도구를 만들어서 넘겨준 게 다행이었군.


“추적자가 오고 있는 모양입니다. 일단 지나갈 때까지 몸을 좀 숨기죠.”


아니. 그건 의미가 없다.


“일직선으로 오고 있군요. 아무래도 저희가 여기에 있다는 걸 알고 있는 듯합니다.”


루드의 예리한 감각이 그것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이어서 그는 생각했다.


‘놈들이 마법이라도 쓴 건가. 한 번에 찾아내다니.’


“아무래도 싸우는 편이 어떨까 싶군요.”

“큭, 하지만 상대의 숫자가······.”

“크리스님, 자신을 믿어주십시오.”

“······.”


크리스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이윽고 추적자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찾았다, 공녀님!”


거구의 기사, 핸슨이 이죽거렸다.

적의 숫자는 대략 십여 명. 하지만 루드는 비슷한 숫자가 아직도 움직이는 걸 눈치챘다.


‘포위를 하려는 모양이군.’


아마도 반대편으로 돌고 있으리라.


“핸슨! 엔테님의 손가락 하나 건드릴 수 없습니다.”


크리스가 앞에 나서 핸슨에게 검을 겨눴다.

여전히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굳은 결심이 엿보이는 얼굴이었다.


‘실제로는 아마도 겁쟁이겠지.’


하지만 진짜 용기에 대해 묻는다면 이런 녀석이라고 대답해줄 것이다.

루드는 설령 바보스러울지라도, 충성스럽고 신념 있는 자를 싫어하지 않았다. 그게 보통의 악마와는 반대되는 성향이라 할지라도.

아무래도 상관없는 하등한 종족이지만 이번만큼은 응원해주지. 혹시 잘못되더라도 목숨은 구해주마.

물론 그 편이 루드 본인에게도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는 탓이었지만.


“이게 누구야. 귀여운 크리스 경 아니신가. 헌데 가레스는 없는 건가?”


한껏 긴장한 채인 크리스와는 달리 핸슨은 여유만만의 모습이었다.

두 사람의 실력차는 이미 그 태도에서 가늠할 수 있었다. 몇 수는 떨어지는 것이다.


“여기는 제가 맡겠습니다! 루드님은 엔테님을 피신시켜 주십시오!”

“이대로 도망쳐봐야 결국 따라잡힙니다.”

“큭······. 그렇다면 제가 어떻게든 저들을 쓰러뜨려보겠습니다.”


크리스의 눈이 비장함으로 불타기 시작했다. 정말로 목숨을 버릴 각오를 한 모습이었다.

탐나는 멍청함이군.


“포기하기엔 아직 이릅니다. 제가 주문을 영창할 시간을 조금만 벌어주시면 어떻게든 해보겠습니다.”


물론 영창은 거짓말.

여차하면 바로 쏴버려도 그만이었다. 조금 힘을 많이 내보여야겠지만 무리한 척 연기라도 한 번 더 하면 어떻게든 되겠지.

일단은 지켜볼 생각이었던 것이다.


“알겠습니다! 최선을 다하죠!”


크리스가 힘차게 대답했다. 희망을 느낀 것 까진 아니어도 조금 용기는 얻은 모양이었다.

그럼 새로운 주역이 어느 정도의 연기를 소화하는지 한 번 볼까.


작가의말

실수로 전설급 마검을 만들 뻔했습니다.


그나저나 일반연재 룰 때문에 자유연재로 밖에 연재를 할 수가 없군요 흙흙...

안 그래도 후발주자인데 흙흙...

재밌게 보셨다면 주변에 추천도 좀 해주시고 그러는 훈훈한 풍경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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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잠시 헤어져 있어야할 때 +3 19.04.30 88 2 9쪽
31 소녀는 악마에게 기대어 선다 +4 19.04.29 93 4 11쪽
30 결국에는 원하는 대로 되었다 +2 19.04.26 98 3 11쪽
29 용기를 내는 방법 +2 19.04.25 102 2 10쪽
28 충성의 가치 (안 보고 넘어가셔도 되는 편입니다.) +2 19.04.25 90 3 10쪽
27 인간은 제법 악마와 닮았다 +4 19.04.24 110 2 11쪽
26 욕망의 존재만이 마왕이 될 수 있다 +2 19.04.23 158 3 9쪽
25 엔테가 해야할 일 (3) 19.04.22 126 2 10쪽
24 엔테가 해야할 일 (2) 19.04.22 113 3 8쪽
23 엔테가 해야할 일 (1) 19.04.21 136 2 10쪽
22 헤이우드 후작의 사정 (안 보고 넘어가셔도 되는 편입니다.) 19.04.21 148 4 8쪽
21 목 없는 마왕의 기사 (2) 19.04.20 154 3 8쪽
20 목 없는 마왕의 기사 (1) 19.04.19 330 4 10쪽
19 반역자에게 심판을 (4) 19.04.18 192 4 9쪽
18 반역자에게 심판을 (3) 19.04.18 191 3 9쪽
17 반역자에게 심판을 (2) 19.04.17 190 2 11쪽
16 반역자에게 심판을 (1) 19.04.17 170 3 9쪽
15 반역자의 준비 (안 보고 넘어가셔도 되는 편입니다.) 19.04.16 169 3 10쪽
14 욕망의 신하 19.04.16 257 3 9쪽
13 세토라 탈환 (4) 19.04.15 198 3 10쪽
12 세토라 탈환 (3) 19.04.15 171 3 10쪽
11 세토라 탈환 (2) 19.04.14 168 3 10쪽
10 세토라 탈환 (1) 19.04.14 195 2 10쪽
9 엔테의 결심 (2) 19.04.13 194 3 8쪽
8 엔테의 결심 (1) 19.04.13 192 3 7쪽
7 마왕의 축복을 받은 기사 (2) 19.04.12 241 3 9쪽
» 마왕의 축복을 받은 기사 (1) 19.04.12 246 3 7쪽
5 악마는 소녀를 구한다 (3) +2 19.04.11 272 4 10쪽
4 악마는 소녀를 구한다 (2) 19.04.11 329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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