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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란 님의 서재입니다.

사업중독자의 회귀록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허란
작품등록일 :
2016.11.01 19:26
최근연재일 :
2017.04.07 20:52
연재수 :
6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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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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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38
글자수 :
243,041

작성
16.11.26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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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글자
12쪽

레기온 둥지 레이드 (3)

DUMMY

"자. 돌아가면서 자기 소개부터 하죠!"


윤형이가 말한다. 이 녀석, 역시 생각보다 리더십도 있다. 과외를 할 때와 전혀 다른 캐릭터라서 좀 당황스럽다.


30대 여성이 말한다.


"내 이름은 박아연. 능력은 냉기를 다루고, B 중급 정도 될거에요."

"난 초아. 능력은 정신지배. 나이는 이제 15살! 어리다고 우습게 보지마요!"


15살이면 딱 중2구나. 이 정도 나이라는 것도 놀랍다. 그냥 보기에 초등학생으로 보이는데.


"저는 정윤형이에요. 제가 가진 능력은 폭발이에요. 이제 막 A급에 진입했습니다."

"흥~ 그게 다가 아닐텐데.."


박아연이 운형에게 따지듯 말한다.


"정말이에요. 지금은 폭발 능력 하나 밖에 못씁니다."


윤형의 말에 박아연이 혀끝을 차며, 그 다음 말을 이어가진 못했다.


'저 녀석에게 무슨 일이 있는거지?'


그 다음으로 윤형이 옆에 있는 내 차례가 되었다.


"제 이름은 유다정. 강화신체가 스킬입니다. 몸 전체를 강화하면, 탱커로 쓸만하고 부분을 강화하면 공격력도 쓸만 합니다. 주로 쓰는 무기는 창이구요."


나는 일부러 재생 능력은 말하지 않았다. 뭐랄까. 한수를 숨겨놔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창을 휘둘렀다. 그러자, 눈 앞에 있던 큰 바위가 스륵 잘려나갔다. 그런 나를 보며, 박아연이 한 마디 툭 뱉는다.


"평범하네. 어떻게 살아남았지?"


전반적으로 박아연은 까칠한 성격이다.


'팀플 하기에 피곤한 성격이군.'


그리고 마지막으로 멀대 조폭.


"하이고. 다들 대단하신 분들이시네예, 지는 아무것도 없는 걸뱅이라예. 스킬은 '재생'을 쓰기 때문에, 여 계신 분들 다치시면 제가 치료는 해드릴 수 있슴미더."


그래서 이름은 뭔데. 임마.


"아. 제 이름은 이강수라예, 잘 부탁드림미다."


이제 모든 사람의 소개가 끝났다. 윤형이의 주도로 작전 회의가 시작되었다.


"레기온이 어떤 몬스터인지 아는 분 계세요?"


다들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좋아요. 그럼 일단 이렇게 하죠. 이번 미션은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으니, 일단 여기서 식량을 좀 모아 가게요. 식량 조와 정찰조를 나눠요. 식량조는 사냥을 하고, 정찰조는 레기온이라는 녀석들에 대한 정보를 모으자구요."


이 말에 초아가 손을 번쩍 든다.


"난 정찰을 할 거야! 정찰이 훨씬 재미있을 것 같아!"

"저도 정찰 해야지예! 행님들 정찰하다 다치면, 누가 보살펴 주겠는교."


두 사람이 정찰을 하겠다고 나서자, 박아연이 냉랭히 말했다.


"아. 솔직히 이거, 다들 정찰 하려 하는 게 당연한 게 아니겠어? 어떤 정보가 있을 줄 알고, 겁 없이 뒤치닥 거리나 하고 있겠어."


박아연의 말이 맞다. 정찰조가 정보를 잘 보고한다고 해도, 보고를 통해 전달되는 정보는 누락 되는 것이 많을 수 밖에 없다. 그런데 혹시나 정찰 간 사람들이 다른 마음을 먹고 의도적으로 정보를 누락시킨다면, 나중에 예기치 못한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윤형이가 좀 난감한 표정을 짓자, 내가 손을 들었다.


"내가 사냥을 하지."


솔직히 레기온에 대해 정찰을 통해 얻는 정보는 내게 크게 필요 없었다. 정보가 필요 없다기 보다는 저들을 이끌고 정찰을 하면, 레기온에 대해 내가 하나하나 세세하게 가르쳐야 한다. 그럴 바에야, 식량을 대략 구해두고 나 혼자 사냥을 떠나는 게 훨씬 낫다.


"어. 선생님. 괜찮겠어요?"

"그래. 네가 잘 알려주면 되지."

"그래도 선생님이랑 같이 가고 싶었는데.."


윤형이가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정찰을 마치고, 최대한 자세히 설명드릴게요."

"그래. 부탁할게."


네 사람과 초아의 인형이 된 배불뚝이 조폭은 함께 정찰을 떠났다. 나는 그 사이 주위를 살펴보았다. 이면세계는 굉장히 초현실주적인 세계고, 사방에 큰 비누방울이 떠 있어 그 안에 괴수들이 잠들어 있다. 하지만 이런 세계임에도, 4계절이 있으며 동물과 식물이 자라 생태계가 형성되어 있는 곳이었다.


"일단 뭐를 잡아볼까.."


나는 기척을 죽이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역시 제일 편한 건 짐승들이 아닐까 싶다.


'짐슬들이 살 만한 곳은,,, 역시 산과 강이 있는 곳이겠지?'


나는 마나를 집중 해 다리로 내려 보냈다. 그러자 내 몸이 허공에 두둥실 뜨는 느낌을 받았다.


'훨씬 빨라졌구나..'


회귀를 하기 전, 유명한 각성자 중에 빠른 몸돌림과 강한 육체능력으로 유명세를 떨친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그 사람들이 나 처럼 강화 신체를 가진 사람들이었을 가능성이 높겠구나.'


이제 바테즈 때들 정도는 도망 칠 필요도 없이 이 자리에서 몰살 시키는 게 가능할 것 같다.


'그럼 한 번 이동해볼까?'


나는 강화신체를 사용한 다리로 힘껏 달렸다. 내 움직임이 자동차 보다 더 빨라 진 것 같다.


'어어어~'


갑자기 너무 빨라진 육체에 적응을 잘 안되, 몇 번이나 넘어졌다.


'전투를 하기 전에, 이 몸에 적응 부터 해야겠군.'


내가 움직이는 속도는 자동차보다 빨랐다. 이런 몸에 적응하기 가장 좋은 방식은 역시나 산악에서 프리러닝을 해보는 것이다. 프랑스에서 개발된, 산악 보행인 파쿠르가 재격이다.


'사냥을 맡길 잘 했구나.'


어느정도 달리자, 달리는 것 자체에 적응되어 빠르게 산에 다가갈 수 있었다. 주위를 둘러보았는데, 역시 계곡이 있는 곳이 보인다.


목표지점을 정해서, 빠르게 달렸다. 산에는 바위나 나무, 습지 등 다양한 자연물들이 빠르게 뛰는 것을 방해한다. 파쿠르는 이런 비고정적인 자연물들 상에서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는 방식을 훈련하는 것인데, 회귀 전 각성자들도 파쿠르 훈련을 꽤 열심히 받았다. 특히 나 같은 탱커들에게 따른 진격은 생명과도 같았기 때문에 각성자용 파쿠르는 필수 훈련 목록에 들어갔었다.


산에 올랐을 때, 내가 제일 처음 집중 한 것은 짐승의 흔적을 찾는 것이었다. 잔 나무가지 사이로 짐승들이 다니는 길이 보였다. 길이 보이면 그 다음 보이는 건 발자국이다.


'흠.. 이건 맷돼지 같은데..'


발자국 크기가 아이들 손바닥 만해, 굉장히 큰 짐승으로 보였다. 맷돼지가 아닐가 싶다.


'좋아. 추적하자.'


호모 사피엔스가 다른 동물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은 지구력에 특화 된 짐승이라는 것이다. 인간은 느리지만, 몇날 몇일 동안 짐승의 흔적을 쫓아 그들을 사냥 할 수 있다. 빠르게 움직이지만, 그 속도를 오래 지속하지 못하는 짐승들이 인간에게 정복당한 이유다.


더군다나, 나는 지금 치타 보다도 빠른 속도로 움직일 수 있다. 내게 흔적을 남긴 짐승은 조만간 꼬리를 잡히게 될 것이다.. 라고 했지만, 아직 적응되지 않은 신체 때문에 몇 번이나 산 아래로 굴러떨어졌다. 강화신체가 아니었다면, 위험한 순간도 꽤 있었다.


'이거 쉽지 않구나.'


산을 타는 건 내게, 신체를 적응하는데 최고의 훈련이었다. 여기에 짐승을 사냥까지 한다면, 1석 2조가 아닐 수 없다. 그렇게 한 시간 가량을 이동했을 때, 산 중턱에 나 있는 꽤 큰 호수가에서 덩치 큰 멧돼지가 물을 마시고 있는 장면을 발견 할 수 있었다.


'멧돼지를 닯았는데, 맷돼지는 아닌 짐승이라니..'


덩치나 몸체는 맷돼지 같았지만, 큰 순록의 뿔을 갖고 있는 기괴한 생명체였다. 주둥이도 맷돼지 처럼 돼지코가 툭 튀어나온 게 아니라. 말 처럼 배끈하게 생겨서 낯선 생김새였다.


나는 녀석을 잡기 위해 창을 들어, 마나의 힘으로 그어버리려 했는데.. 그때 괴수의 비명 같은 것이 들리며 물 속에서 거대한 무엇인가가 튀어나와 녀석의 얼굴을 물어버렸다.


'아.. 악어냐..'


악어와 비슷한 어떤 생물이겠지.


'내 식량을 내놔라!'


녀석의 머리를 물고 다시 호수로 들어가려는 악어를 향해 나는 힘껏 창을 휘둘렀다.


창은 처음에 날카로운 파공음을 냈는데, 잠시 후 호수가 두 동강 난 것 처럼 갈라지더니 그 사이로 물이 떨어졌다. 물이 싹둑 잘라진 것 처럼 베이다니.. 그러다가 잠시 후 호수는 원상복귀 되었고, 맷돼지를 물고 있는 악어의 머리는 두 동강이 나서 그 주위의 물을 붉게 물들였다,


'호수를 두 동강 내다니..'


알고는 있었지만, 실제 내가 이 힘을 갖게 되니 소름이 돋았다.


'일단 회귀하자.'


나는 죽은 두 마리의 짐승들에게 다가갔다. 목이 잘린 악어만이 아니라, 멧돼지를 닮은 짐승 역시 악어에게 목을 물린 순간 숨이 끊어진 것 같았다.


나는 집채 만한 짐승 두 마리를 끌고, 돌아왔다. 산을 다니면서, 이제 몸에 제법 적응이 된 것 같다. 내가 복귀하자, 정찰을 나간 사람들이 돌아와 있었다. 산에서 뒹구느라, 시간이 제법 소요 되었기 때문이었다.


"꺄아~ 집나간 오빠다. 맛있는 거 엄청 많이 가져 오나봐!!"


초아가 나를 제일 먼저 발견하고 반긴다. 그런데 그녀 주위에 뭔가 수상한 동물들이 우글거린다.


"히히~ 정찰 갔다 오면서, 눈에 보이는 놈들을 다 잡았더니 꽤 되네.."


두 마리의 세가 초아의 머리 위를 날고 있었고, 표범으로 보이는 짐승 한 마리가 옆에서 나를 보며 으르렁 거리고 있었다. 땅에는 뱀이 몇 마리가 섬뜩한 소리를 내며 기어다니고 있었다.


"어.. 선생님 왔어요? 잔뜩 잡아오셨네!!"


윤형이가 나를 반겼다. 먹을 게 나오니, 계속 까칠 했던 박아연도 표정이 한 결 나아진 모양이다.


키큰 멀대가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낸다.


"아이고, 행님들. 제가 가다가 주웠는데예. 이게 암염입니다. 소금이라구요. 이런 게 없으면, 음식을 우이 먹겠습니까? 행님들 저 없었으면예.. 목 말라서 캭 죽어뿟을걸예.."


능청스러운 아저씨. 이강수. 나이도 제일 많아 보이는데 우리더러 연신 행님~ 행님~ 거리며 아양을 떤다. 뭔가 호들갑스럽지만 밉진 않았다. 잔재주들이 많아 쓸모가 있어 보이기도 하고 말이다.


내가 잡아온 짐승들의 내장을 정리하고, 가죽을 벗겼다. 장작을 잔뜩 쌓아놓은 곳에, 윤형이가 손짓을 하자 파지지직 거리며 작은 폭발이 일어나더니 이내 활활 타올랐다. 박아연은 나무 꼬챙이에 고기를 끼워, 불 위에 올렸다. 능숙한 솜씨였다.


'각성자들끼리 서바이벌 캠핑이라도 온 기분이군..'


겉은 바싹하고 속은 부드럽게 익은 고기를 먹으니, 처음에 경직되었던 분위기가 다소 부드러워졌다. 이 중에 정찰을 다녀 오지 않은 사람은 나 밖에 없으니, 윤형은 내 옆으로 다가와 내게 정찰 상황이 어땠는지 따로 설명을 해 주었다.


"하이고야! 이렇게 맛난 거 먹는데, 술이 없어 진짜 안타깝네예."


이제 이강수의 호들갑에도 웃음이 나온다. 식사를 마치고, 남은 고기는 훈재를 했다. 이강수가 꽤 능숙하게 고기에 소금을 뿌려가며 훈제 고기를 만들었다. 박아연은 악어의 가죽을 정리해, 큰 보자기 같은 걸 만들었다.


훈재를 마치자, 박아연은 고기를 그대로 얼려버려 악어가죽 보자기에 넣어버렸다.


"초아야! 이건 네 인형한테 들고 다니라 그래."

"알았어요. 언니!"


초아가 명령하자, 뚱보 조폭이 움직여 가죽 보자기를 받았다. 짐꾼으로 참 편리 할 것 같다.


"자. 그럼 이제 내일 계획을 이야기해요."


식사를 마치고 대강 상황이 정리되자, 윤형이가 말을 꺼냈다. 우리는 모두 윤형이에게 이목을 집중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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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레기온 둥지 레이드 (2) +1 16.11.26 3,416 5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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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기획회의 (2) +2 16.11.25 3,398 51 8쪽
24 기획회의 +4 16.11.25 3,561 58 8쪽
23 첫 번째 사업은 커피 프렌차이즈 +4 16.11.24 3,831 5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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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그놈. 양아치. +2 16.11.23 3,852 57 7쪽
20 균열 +3 16.11.22 3,924 62 8쪽
19 노랑머리 (2) +2 16.11.21 4,005 64 9쪽
18 노랑머리 +4 16.11.19 4,033 65 8쪽
17 숨겨둔 한 수 +7 16.11.18 4,035 63 7쪽
16 녀석과 싸운 후 일상이 달라졌다. +2 16.11.17 4,049 67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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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야! 버틀러! 저건 사람이잖아. +5 16.11.15 4,343 71 11쪽
12 사업아이템을 찾아라 +2 16.11.14 4,263 7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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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양동작전(Feint Operation) (2) +4 16.11.11 4,295 66 7쪽
9 양동작전(Feint Operation) +3 16.11.10 4,368 67 7쪽
8 진격의 탱커 +4 16.11.09 4,465 75 8쪽
7 바테즈 무리들 +2 16.11.08 4,539 71 8쪽
6 괴수 파사와 싸우다 (2) +3 16.11.07 4,597 76 7쪽
5 괴수 파사와 싸우다. +3 16.11.05 4,837 73 8쪽
4 이면세계와 현실의 이중생활 +2 16.11.04 5,112 74 8쪽
3 이면세계로의 초대 +2 16.11.03 5,761 82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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