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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란 님의 서재입니다.

사업중독자의 회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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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란
작품등록일 :
2016.11.01 19:26
최근연재일 :
2017.04.07 20:52
연재수 :
6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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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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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38
글자수 :
243,041

작성
16.11.14 23:01
조회
4,261
추천
71
글자
8쪽

사업아이템을 찾아라

DUMMY

과외를 맡은 아이들의 시험기간이 되었다. 내가 맡은 5명 중 4명의 성적이 올랐다. 그 중 가장 큰 폭으로 오른 아이는 중학교 2학년으로 무려 40점이나 뛰었다. 형석이 형의 소개를 받은 고액 과외를 하는 녀석이다.


“잘 했어~”


나는 녀석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덕분에 고액과외 학부모 커뮤니티에서 내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몇 차례 소개 끝에, 고 3 수험생 과외 자리 하나를 맡게 되었는데 주 3회를 가르치고 월 150만원을 받게 되었다.


'과외는 순항이구나.'


이대로 나간다면 조만간 목표 했던 종자돈을 만드는 게 가능할 것 같다. 그리고 몇 명 더 과외 소개를 받았기에, 나의 1주일은 과외로 꽉 채워지게 되었다.


방학이 되었을 때, 내가 한 달에 버는 돈은 총 450만원 가까이 되었다. 대기업 신입사원 연봉을 뺨치는 돈이다. 명문대 대학생이 열심히 하면 그래도 과외로 돈을 버는 게 가능했던 시절이다. 나는 몸이 부서져라 일을 했다.


사업을 할 때는, 수 백, 수천 번도 넘게 쓴 게 사업계획서다. 비록 한 20년 동안 그쪽 머리가 굳긴 했지만, 내 젊어진 뇌세포들은 손쉽게 옛 기억을 되찾았다. 경영교과서 몇 개를 뒤지는 것 만으로도, 예전의 기량을 되찾는데 문제가 없었다.


나는 시간에 여유가 있을 때 마다. 컴퓨터를 켜 놓고 인터넷에서 정보를 수집했다. 내 머릿 속에는 수 많은 사업아이템이 뱅뱅뱅 멤돌았다.


'2002년 월드컵 특수, 2004~5년 부동산 폭등, 삼성전자의 약진, 스마트폰, 앱 사업, 구글과 인공지능, 토목, 문화콘텐츠, 뉴타운, 관광사업 등등등...'


시대는 이제 막 IT 사업이 부흥하는 시기. 네XX와 다X이 아직 최고의 포탈 자리를 놓고 자웅을 겨루던 시기다. IT 사업 쪽으로도 아직 개발되지 않은 아이템이 많다.


'싸이월드도 아직 나오지 않은 시대구나'


싸이월드가 만들어지기 전에 미니홈피 개념의 서비스를 제공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트위터나 페이스북 모델을 만들어도 괜찮을 것 같았다.


'그래도 가장 안정적인 것은 부동산이구나.'


이 나라의 부동산은 2005년을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상승한다. 상승폭이 기존과 비교를 불가할 정도로 수직 상승하는데, 나는 이때 너무 어린 대학생이라 아무것도 몰라 이익을 남기지 못했다.


'아직 서울 아파트 한 채가 2~3억 정도에 거래되는 구나. 몇 년이 지나면 10배 이상 폭등하는데..'


가장 쉬운 것이 가장 최고의 방법이다. 일단은 다른 사업아이템을 어렵게 구상하는 것 보다, 부동산에 투자를 할 수 있는 씨앗자금을 만드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인 것 같다.


‘자본이 있어야 해.’


나는 다시 한 번 각오를 굳게 다졌다.


‘가만. 그러고보니 그 양아치 새끼가 마정석을 채집해갔는데, 혹시 마정석이 거래되는 루트라도 있나?’


인터넷으로 마정석이란 단어를 뒤져봤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관련된 정보를 찾을 수 없었다.


회귀 하기 전,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은 바로 몬스터를 죽이고 채집하는 마정석이었다. C급 몬스터의 마정석이 같은 무게의 플루토늄과 비슷한 에너지를 만들어냈고, B급 이상 몬스터 들의 마정석은 활용가치가 무궁무진했다. 각성자들의 이능으로 작동하는 마정석은 원자력과 달리, 핵폐기물이나 방사능을 만들지 않는 아주 깨끗한 에너지원이었다. 그래서 인류의 미래는 마정석에 달려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마정석은 귀한 보물로 취급 받았다.


‘뭐가 뭔지 모르겠군.’


일단 마정석에 대한 정보를 찾는 것은 포기 했다. 하지만 혹시나 쓸모가 있을지 모르니, 다음에 이면세계로 들어가게 되면 마정석을 꼭 챙겨와야겠다고 생각했다.


‘파사의 마정석이 좀 아깝네.’


파사의 마정석은 회귀 전에도 상당히 비싼 값에 거래되곤 했다. 그걸 그냥 놓친 것이 못내 아쉬웠다. 하지만 돌이킬 수 없는 일에 미련을 두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일단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과외에 집중하기로 했다.


과외는 순조로웠다. 고 3 수험생인 정윤형이란 아이가 좀 까다로웠는데, 기초가 아예 없는 녀석의 성적을 올리는 건 작은 도전이었다. 이런 친구는 당장 높은 성적을 올리려 하면 안 된다.


‘이 녀석은 어차피 내년에 재수를 한다.’


그러니까 내년까지 안정적으로 월 150만원을 내게 바치는 돈줄이라는 것이다.


‘절대 욕심을 내면 안 돼. 느리더라도 확실히 성적을 올려둬야 지.’


나는 녀석에게 중학교 교육 과정부터 차분히 시켰다. 주 3일, 하루 2시간 집중과외는 생각보다 많은 일을 해낼 수 있다.


“수학은 하나로 연결된 거대한 체계 같은 거야. 중학 과정을 이해 못하면 고등학교 과정을 이해할 수 없지. 그렇다고 중학교 과정 중 모든 것을 다 공부 할 필요는 없어.”


나는 중학교 수학책의 목차를 A4용지에 정리해서 가져왔다. 그리곤 목차에 동그라미와 엑스를 그어가며 녀석에게 설명을 했다.


“기하학은 지금 네게 전혀 필요 없다. 모두 그어.”


녀석은 기하학 파트에 엑스표를 그었다.


“필요한 건, 수와 식. 방정식. 함수. 그리고 인수분해야.”


녀석은 다시 목차에 동그라미를 쳤다.


“이 과정들은 모두 고교과정과 이어진다. 그러니까, 넌 앞으로 중학교 과정을 1개월 만에 모두 습득하게 될 거다.”


녀석은 초롱초롱한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알겠어?”

“네. 선생님!”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선생님들이 은근히 자신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내겐 그런 태도가 안보여서 좋았다고 한다. 어떤 일이 있어도 자신의 성적을 올리겠다는 굳센 의지 같은 게 느껴졌다나. 짜식. 제대로 봤군.


내 목표대로 녀석은 1개월 만에 중학 과정을 모두 마스터 할 수 있었다. 방학이 끝나기 전에 고 1 과정을 들어가기 시작했다.


“아.. 선생님. 이제 뭔가 좀 알 것 같아요.”

“임마. 너 성적을 보고 말해.”

“헤헤. 그래도 전에는 다 찍었는데, 이젠 이 문제, 이 문제, 이 문제는 알고 푼 거에요.”

“아직 멀었어!”


윤형이는 공부에 재미를 붙여가고 있었고, 나는 그런 윤형이를 가르치는 데 재미를 붙여갔다.


윤형이는 좀 특이한 아이였다. 뭐랄까. 평소에는 좀 맹한 구석이 있는데, 뭔가 집중하기 시작하면 무서울 정도로 몰입을 하곤 했다.


"원래 머리는 좋은 아이에요. 공부하는 방법을 몰라서 그렇지."


학부모들의 뻔한 레파토리. 사실은 공부하는 방법을 빨리 알아차리는 게 머리가 좋은 것이란 건 잘 모른다. 고슴도치도 내 자식만은 귀한 법이니까. 그런데 윤형이는 좀 달랐다. 머리가 좋다기 보다는, 지금까지 내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집중력을 갖고 있었다.


'그 전 과외 선생들이 그만 둔 이유가 뭐였을까?'


윤형이는 빠른 속도로 진도를 나갔다. 내가 가르쳐 주는 지식을 스폰지 처럼 빨아들였다.


"아. 선생님이랑 과외를 하면 뭔가 신기해요."

"뭐가 신기한데?"

"그 전에 과외 선생님들은 정말 집중이 안되었거든요. 아니 과외 만이 아니라, 학교도. 학원도요."

"근데."

"근데 선생님이랑 같이 있으면 마음이 편안하고, 집중이 잘되네요. 왜 그렇지?"

"니가 사람을 잘 만난거지. 그러니까 나한테 절대 복종하도록!"

"옛! 썰!"


시덥지 않은 농담을 주고 받기도 했다. 녀석과의 과외는 꽤 재미있었다. 그렇게 나는 다소 무난한 시간들을 보내고 있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났을 무렵. 난 4번째로 이면세계에 초대 받았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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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레기온 둥지 레이드 (1) +1 16.11.25 3,441 57 7쪽
25 기획회의 (2) +2 16.11.25 3,396 51 8쪽
24 기획회의 +4 16.11.25 3,558 58 8쪽
23 첫 번째 사업은 커피 프렌차이즈 +4 16.11.24 3,828 55 9쪽
22 제너럴 악타비스 +3 16.11.24 3,887 61 8쪽
21 그놈. 양아치. +2 16.11.23 3,850 57 7쪽
20 균열 +3 16.11.22 3,922 62 8쪽
19 노랑머리 (2) +2 16.11.21 4,002 64 9쪽
18 노랑머리 +4 16.11.19 4,031 65 8쪽
17 숨겨둔 한 수 +7 16.11.18 4,034 63 7쪽
16 녀석과 싸운 후 일상이 달라졌다. +2 16.11.17 4,047 67 7쪽
15 패러럴 웹 (Parallel web) +4 16.11.16 4,045 71 10쪽
14 번외 - 꿈에 +4 16.11.16 4,066 57 3쪽
13 야! 버틀러! 저건 사람이잖아. +5 16.11.15 4,340 71 11쪽
» 사업아이템을 찾아라 +2 16.11.14 4,262 71 8쪽
11 고은이라는 아이 +4 16.11.12 4,361 70 8쪽
10 양동작전(Feint Operation) (2) +4 16.11.11 4,294 66 7쪽
9 양동작전(Feint Operation) +3 16.11.10 4,366 67 7쪽
8 진격의 탱커 +4 16.11.09 4,463 75 8쪽
7 바테즈 무리들 +2 16.11.08 4,536 71 8쪽
6 괴수 파사와 싸우다 (2) +3 16.11.07 4,594 76 7쪽
5 괴수 파사와 싸우다. +3 16.11.05 4,835 73 8쪽
4 이면세계와 현실의 이중생활 +2 16.11.04 5,109 74 8쪽
3 이면세계로의 초대 +2 16.11.03 5,757 82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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