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허란 님의 서재입니다.

사업중독자의 회귀록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허란
작품등록일 :
2016.11.01 19:26
최근연재일 :
2017.04.07 20:52
연재수 :
62 회
조회수 :
199,380
추천수 :
3,138
글자수 :
243,041

작성
16.11.07 20:02
조회
4,594
추천
76
글자
7쪽

괴수 파사와 싸우다 (2)

DUMMY

상처입은 파사의 맹렬한 공격에 밀려, 일단은 도망 칠 수밖에 없었다. 갈대숲을 전속력으로 질주했다. 파사의 속도도 만만치 않았다. 30분 정도를 달리자 숨이 턱 밑에까지 차올랐다. 주위 환경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어깨까지 자란 갈대가 사라지고, 짧은 풀이 자라고 있는 초원이 나타났다.


독에 당한 곳에 통증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곧 피부가 독아버릴 것이다. 내게도 시간이 없다.


‘나무. 나무라도 있어야 하는데..’


아무리 둘러봐도 나무는 없었다. 하지만 여기저기에 뭔가 누더기 같은 것 들이 보였다.


‘저건 뭐지?’


무기로 쓸 만 한 게 있는지 확인해보려고 누너기들을 향해 달려가는데, 그 순간 파사가 달리는 속도를 높여 나를 순식간에 따라잡았다.


“캬앗~!”


파사는 거대한 입을 쫙 벌려 나를 다시 한 번 공격했다. 옆 구르기를 해서 간신히 파사의 공격을 피했다. 그러자 파사가 갑자기 하늘을 향해 독액을 뿜어대기 시작했다. 성체는 100미터 가량의 지역을 독으로 덮어버릴 수 있다. 하지만 이 녀석의 공격범위는 4~5미터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정도도 땅에 쓰러진 나를 공격하기에 충분했다.


나는 독무를 맞으면서도 몸을 데굴데굴 굴려 누더기를 향해 움직였다. 파사는 다시 한 번 내게 공격을 가하기 위해 빠른 속도로 다가왔다. 이번엔 정말 위기다.


“캬오오오옷~”


파사는 거대하게 울부짖으며, 땅에 쓰러진 나를 향해 입을 쩌억 벌렸다. 비록 한 쪽 눈을 잃긴 했지만, 승자의 여유 만만한 표정을 짓는 듯 했다. 목 부위의 근육이 수축되며, 스프링이 튕기듯 나를 향해 다가오는 파사의 공격.


하지만 그 순간 나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받아랏!”


내 손에는 녹슨 검이 들려 있었고, 그 검은 파사의 턱 아래에서 찔러 혀까지 꿰뚫어 버렸다. 파사의 피가 내 정수리에 왈칵 쏟아졌다. 몸 전체가 피투성이가 되었지만 난 승리의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손에 힘을 줘서, 검을 파사의 입 밖으로 베어 내 버렸다. 위험한 괴수의 턱이 반으로 갈라져 버렸고, 심각한 데미지를 입은 녀석은 고통으로 땅을 뒹굴었다. 나는 다시 한 번 검을 휘두르려 했는데, 이번 공격으로 녹슨 검이 두 동강 나버려 칼끝이 보이지 않았다.


파사에게서 거리를 뒀다. 이번 공격은 파사에게도 큰 타격을 주었는지, 파사는 피를 철철 흘리며 고통에 몸부림을 쳤다. 거대한 몸통이 땅을 쿵쿵 치는 소리는 축제에서 수십 명이 치는 북소리 보다 훨씬 컸다.


나는 주위의 누더기들을 살펴보았다.


‘역시 시체들이었어. 나처럼 시험을 받던 이들인가?’


시체는 하나 둘이 아니었다. 최소 수 백구의 시체가 이 초원에 나뒹굴고 있는 듯 했다. 그리고 각 시체들은 하나씩 무기를 갖고 있었다.


‘다 녹슬었군.’


시체가 부패한 모습을 보면,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몇 구의 시체를 살피며, 내가 쓸 만한 무기가 있는지 찾아보았다. 다들 녹슬고 부식 상태가 심해, 한 번 공격을 하면 아까처럼 부서져 버릴 것 같았다.


‘일단은 파사를 잡아야 하니까.’


그 중에서도 괜찮아 보이는 검을 하나 골라, 파사에게 다가갔다. 놈은 피를 너무 많이 흘려 그런지, 힘이 빠져 겨우 숨만 쉬고 있는 것 같았다.


‘너도 고통스러운 것 같으니, 빨리 끝내자.’


나는 파사의 등 위로 올라가, 목 부위에 걸터앉았다. 그리곤 푸르게 빛나는 검으로 파사의 뒷목 부분을 푸욱 찔러 넣었다. 검은 녀석의 육중한 가죽을 뚫고 들어갔다. 갈라진 가죽 틈을 두 팔로 힘껏 벌리자, 그 안에서 흰 뼈 같은 것이 보였다.


‘이것이 척추다.’


난 다시 한 번 검으로 뼈를 찔렀다. 뼈는 가죽보다 훨씬 질겨 잘 잘려나가지 않았다. 심호흡을 한 후 다시 한 번 전력을 다해 검을 휘두르자, 그제야 척추가 끊겼고 파사의 숨통도 함께 끊겼다.


‘후우.. 또 한 마리 잡았다.’


이번엔 꽤 어려운 전투였다. 파사의 등에서 뛰어내렸다. 이 거대한 녀석을 나 혼자 힘으로 잡았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내가 ‘몸빵’이 아닌 ‘전투’를 해내다니, 이 것 또한 잘 믿기지 않았다.


자꾸 죽은 서아린이 생각났다. 그녀가 죽은 전투에 내가 참여했다고 하더라도, 그녀를 살릴 길은 없었을 것이다. 아니, 나 역시 그 싸움에서 몸빵을 하다가 죽었겠지. 하지만 조카가 딸 같이 느껴졌던 그녀를 먼저 보낸 사실에 대해 죄책감 같은 것이 있었다.


‘이번 생에는 지켜낼 수 있을까.’


다시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딴 생각을 할 여유 따윈 없다.


'일단 생존하자.‘


다시 한 번 마음을 굳게 먹었다.


파사가 죽자 다시 게이트가 열렸다. 하지만 게이트를 바로 빠져나가는 것이 불안했다. 무기 때문이다. 이번 파사와의 전투에서 무기를 찾지 못했다면, 나 역시 여기 널려 있는 시체 중 하나가 되었을 것이다.


‘여기 시체들을 뒤져보면 쓸 만 한 것이 있을지도 몰라.’


나는 여기저기 널려 있는 시체들을 살펴봤다. 넒은 평원에 4~500구 정도의 시체가 쌓여 있는 듯 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각성된 걸까?’


일부 시체들은 오래되어 뼈만 앙상하게 남은 것도 있었고, 일부 시체들은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사람의 형체를 지니고 있는 것도 있었다.


‘당신들도 어딘가에서 치열하게 살았겠지.’


나는 성호를 그으며 이 사람들의 명복을 빌었다. 많은 시체를 뒤지니 쓸만 한 무기도 약간 보였다. 추리고 추려내니 10여개 정도의 무기가 쓸 만 해 보였다.


다섯 자루의 검과 3자루의 창, 그리고 2개의 방패가 있었다.


‘내 능력이 강화 신체니까 방패는 필요가 없다.’


결국 쓸 만한 것이 창과 검으로 추려지는데, 일단 무기들을 하나씩 들어보았다. 자세히 살펴보니 창 하나에서 미묘하게 붉은 기운이 흘러나오는 것이 느껴졌다.


‘이 기운은 뭐지?’


나는 창을 들어 마나를 밀어 넣어보았다. 그러자, 나의 마나와 창의 미묘한 기운이 융합되면서 힘이 강하게 증폭되는 기분이 들었다.


‘이 녀석은 다르다.’


다른 무기들에도 마나를 실어보았다. 나의 강한 기운이 들어가자, 무기들에서 푸른빛이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기운이 강해질수록 무기에 조금씩 균열이 가는 게 느껴졌다. 그 중 약한 녀석들은 내 기운을 견디지 못하고 부러져 버렸다.


‘전에는 나무봉도 내 마나를 견뎠는데... 전투를 거치며 힘이 강해진 것 같구나.’


온 몸에 마나를 끌어올려 강화신체를 만들어보았다.


‘이정도면 예전과 같는 수준인데?’


무기들에게 다시 마나를 불어넣었다. 치지직 갈라지며, 점점 볼품없이 변했다.


은은한 붉은 빛을 띄는 창 만이, 내 마나를 견뎠다. 가져가야 할 무기가 정해진 것이다. 다음에는 훨씬 편하게 싸울 수 있기를 기대하며, 게이트를 빠져나왔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사업중독자의 회귀록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2 레기온 둥지 레이드 (7) +2 16.11.30 2,804 42 19쪽
31 레기온 둥지 레이드 (6) +2 16.11.29 2,899 46 13쪽
30 레기온 둥지 레이드 (5) +3 16.11.29 3,067 46 12쪽
29 레기온 둥지 레이드 (4) +1 16.11.28 3,074 42 11쪽
28 레기온 둥지 레이드 (3) +3 16.11.26 3,309 49 12쪽
27 레기온 둥지 레이드 (2) +1 16.11.26 3,414 50 10쪽
26 레기온 둥지 레이드 (1) +1 16.11.25 3,442 57 7쪽
25 기획회의 (2) +2 16.11.25 3,396 51 8쪽
24 기획회의 +4 16.11.25 3,558 58 8쪽
23 첫 번째 사업은 커피 프렌차이즈 +4 16.11.24 3,829 55 9쪽
22 제너럴 악타비스 +3 16.11.24 3,888 61 8쪽
21 그놈. 양아치. +2 16.11.23 3,850 57 7쪽
20 균열 +3 16.11.22 3,922 62 8쪽
19 노랑머리 (2) +2 16.11.21 4,002 64 9쪽
18 노랑머리 +4 16.11.19 4,032 65 8쪽
17 숨겨둔 한 수 +7 16.11.18 4,034 63 7쪽
16 녀석과 싸운 후 일상이 달라졌다. +2 16.11.17 4,048 67 7쪽
15 패러럴 웹 (Parallel web) +4 16.11.16 4,046 71 10쪽
14 번외 - 꿈에 +4 16.11.16 4,067 57 3쪽
13 야! 버틀러! 저건 사람이잖아. +5 16.11.15 4,341 71 11쪽
12 사업아이템을 찾아라 +2 16.11.14 4,262 71 8쪽
11 고은이라는 아이 +4 16.11.12 4,362 70 8쪽
10 양동작전(Feint Operation) (2) +4 16.11.11 4,294 66 7쪽
9 양동작전(Feint Operation) +3 16.11.10 4,366 67 7쪽
8 진격의 탱커 +4 16.11.09 4,463 75 8쪽
7 바테즈 무리들 +2 16.11.08 4,536 71 8쪽
» 괴수 파사와 싸우다 (2) +3 16.11.07 4,595 76 7쪽
5 괴수 파사와 싸우다. +3 16.11.05 4,836 73 8쪽
4 이면세계와 현실의 이중생활 +2 16.11.04 5,110 74 8쪽
3 이면세계로의 초대 +2 16.11.03 5,757 82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