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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란 님의 서재입니다.

사업중독자의 회귀록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허란
작품등록일 :
2016.11.01 19:26
최근연재일 :
2017.04.07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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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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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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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38
글자수 :
243,041

작성
16.11.24 23:05
조회
3,828
추천
55
글자
9쪽

첫 번째 사업은 커피 프렌차이즈

DUMMY

고은이의 고백을 받았다. 참 풋풋했지만, 그 만큼 당당한 여성이었다. 하지만 내겐 너무 사치스러운 감정이다. 나와 함께 있다간, 그녀가 언제 각성자들의 싸움에 희생당할지 모른다. 그녀에게는 그녀의 삶이 있다.


기분이 몇 일 간 우울했다. 3일 째 되던 날, 아무래도 집에 계속 있으면 우울함의 우물에 빠져버릴 것 같아서 교외지역으로 나갔다. 다행히 노랑머리와의 대결에서 이기고 얻은 방어 아티팩트가 패러럴 마켓에서 1억원에 팔렸다. 이제 내 통장에는 1.5억원이 저장되어 있다. 사업을 하기에 좋은 자금이다.


나는 사업을 2가지 방향으로 계획했다. 하나는 부동산에 대한 투자다. 제주도에 대한 투자는 아직 위험하다. 제주도는 5년이나 지나야 땅값이 급등하기 때문에 지금은 그냥 돈을 묻어두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지금 내가 투자 해야 할 곳은 경기도 이천이다. 이 곳은 지금도 전원주택 인구로 땅 값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지만, 최근 귀농인구가 생기기 시작했다. 이제부터 1~2년 사이에 땅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게 될 것이다.


한 축으로는 부동산에 꾸준히 투자를 하면서, 다른 한 편으로는 즉시 현금을 벌어들일 수 있는 사업이 필요했다.


'작은 돈으로 하는 사업으론 프랜차이즈 만한 게 없지..'


회귀를 하기 전, 프랜차이즈 사업을 한 적이 있었다. 퓨전음식을 파는 음식점이었는데, 대학로에서 시작해 서울 경기 지역에 50여개를 만들어 본 경험이 있었다.


꽤 승승장구 하는 사업이었는데, 중간에 접은 이유는 프렌차이즈에 대한 정부의 규제 때문이었다. 워낙 사기를 많이 치는 프랜차이즈 사업체들이 많이 늘어나다보니 정부에서 가맹점주 매출 보장 책임을 프랜차이즈 사업체에게 떠넘겼는데, 이게 많은 프랜차이즈 사업가들에게 치명적이었다.


'망할 놈의 정부 놈들. 그런다고 사업체가 살아나나..'


작은 법 개정이 사업자들에게는 큰 영향을 미친다.


나 같은 경우는 의도적으로 저가 프랜차이즈를 지향하고 있었고, 규모를 갖출 때 까지는 가맹비 등을 거의 무료 수준으로 하고 있었기 때문에 갑작스런 프랜차이즈 법 개정은 내겐 치명적이었다.


결국 리스크가 감당이 안되, 사업을 접었는데 손익분기점을 간신히 넘길 정도로 남겼던 기억이 있었다.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천국이지.'


1.5억을 둘로 쪼갰다. 5천만원은 땅에 투자 하는 걸로, 그리고 1억은 가게 오픈에, 5천은 땅에 투자하는 걸로 결정을 했다.


프렌차이즈를 결심했으니, 그 다음은 구체적인 종목을 찾아야 한다. 나는 까페를 생각하고 있었다.


'음식점은 모방이 너무 쉽고, 경쟁이 너무 치열해. 하지만 까페는 아직 프렌차이즈가 많지 않거든.'


이제 시간이 지나면 모든 번화가 뿐 아니라 주택가 골목골목 마다 프렌차이즈가 들어가게 되지만, 그건 향후 5년 정도 지나서부터 본격화 되는 일이다. 2000년대 후반 부터, 까페베네라는 브랜드가 세계 최고의 커피 브랜드 스타벅스를 압도하면서 국내 프렌차이즈가 위세를 떨치게 되는데 2002년인 현재에는 어떤 국내 브랜드도 아직 프렌차이즈 형체를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었다.


'혼자서 할 수는 없다. 동료가 필요해.'


현실에서 마나를 사용 할 수 없는 줄 알았을 때는 혼자 바쁘게 지내면서 일을 하려 했지만, 현실에서 수련을 통해 강해 질 수 있다는 걸 안 이상. 사업에 올인 할 수는 없다. 사업은 어디까지나 부수적인 것이고, 수련에 힘을 쏟기 위해 집중해야 한다. 본말이 전도 되면 안된다.


나는 오랫만에 주연선배에게 전화를 걸었다. 회귀 후, 내게 과외를 소개해준 선배였다.


"얼~ 다정이. 오랫만이야. 무슨 일이지?"

"안녕하세요. 누나. 여쭤보고 싶은 게 있어서요."

"음.. 뭔데?"

"아. 다름 아니라, 제가 조만간 까페를 열게 될 같아요."

"까.. 까페? 네가?"

"네. 제 이름으로요. 사업 관련해서, 선배들께 여쭤보고 싶은 게 있어서 전화드렸어요."

"와! 대박! 너희 부모님이 차려주시는 거야? 아. 자세한 이야기는 만나서 하자."

"네. 누나. 언제 뵐까요?"

"내일 학교로 올 수 있어? 형균이 형도 같이 부를까?"

"아. 그럼 좋요!"

"그래. 그럼 내일 6시에, 동방에서 봐~"


누나는 급하게 전화를 끊었다. 나도 경영학과를 나와서 아는 이야기지만, 이 사람들은 하나 같이 일중독이거나 일중독이 되고 싶어 안달이 난 사람들이다.


경영학과 학생들의 일반적인 특징은, 학교에서 이론을 빠방하게 배우지만 실전에 적용해볼 경험이 부족해 욕구 불만 같은 것에 시달리는 것이 있다. 그래서 이들은 공모전 동아리나, 창업 동아리나, 광고 동아리 등. 실전에서 실험할 수 있는 서클을 만들어 욕구를 푼다.


주연 선배나 형균 선배 또한 이런 욕구 불만에 시달리는 사람들이었다. 공모전에 나가서 우승한 경험이 많은 실력있는 사람들이지만, 공모전은 실전이 아니다. 현장에서 오가는 격렬한 분위기는 공모전에서 절대 배울 수 없는 것이다. 나는 그들의 욕구 불만을 건드려, 내 사업에 합류 시킬 계획이다.


-------------


주연선배를 만나는 날이다. 저녁에 만날 약속을 잡았기 때문에 오전에는 수영 훈련을 받으로 수영장에 왔다. 해가 뜨기 전, 새벽 시간에 훈련을 받기 때문에 수영장이 한산하다.


수영을 할 때는, 기본 육체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마나는 조금도 사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처음에는 적응하는데 약간 힘이 들었지만, 이제는 너무 쉬워서 문제다. 국가 대표 수준의 훈련이 쉽다고 투덜거리는게 약간 위화감이 들긴 하지만, 조만간 조금 더 빡센 훈련 방법을 찾을 때가 된 것 같다.


"야. 너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까, 선수로 전향하라니?"


내게 코치를 하는 선배는 연일 내게 운동을 하라고 권한다. 수영이 아니라 무슨 운동이라도 괜찮다고. 하지만 나는 거절을 했다.


'내가 각성자라는 사실이 대대적으로 알려지면, 무슨 일을 당할 지 모르지.'


운동은 분명 각성자가 현실에서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분명하다. 하지만 운동 선수 중에 각성자를 찾기는 쉽지 않았는데, 다들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것 같았다.


'쓸데 없이 노출되면 위험해. 나는 그 사람을 모르는데, 그 사람은 나를 안다는 건..'


소름이 돋는다.


수영장을 왕복 10트랙을 전력으로 돈 후, 의자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뭔가 섬뜩한 기운이 스쳐지나갔다. 팔에 닭살이 돋았다.


‘누구?’


나를 스쳐 지나간 이들은 남자 1명과 여자 1명이었다. 남자는 구리빛의 탄탄한 근육질 몸매를 갖고 있었고, 2명의 여성은 늘씬하게 쭉 뻗은 서구형 미인인 듯 했다. 세 사람은 나와 직걱으로 위치 한 곳에 놓여 있는 의자에 앉았다.


수영안경을 살짝 이마에 걸치고 앉아 있는 그 남자의 얼굴은 내가 살면서 평생 잊을 수 없는 얼굴이다.


김진도.


강남 땅부자의 아들. 금수저. 회귀 전, 대학에서 나와 약혼한 여자친구를 가로채곤 유린하여 버린 놈. 나중에 그게 단순히 내가 기분 나빠서 심심풀이로 한 짓이란 걸 알곤, 녀석을 진심으로 죽여버리고 싶었다. 그 일로 두 사람의 삶에는 씻을 수 없는 일이 생겼지만, 녀석은 그걸 즐기는 듯 했다.


외국 대학에 교환학생을 갔다더니, 돌아온 것 같다. 능글거리는 자식은 늘 곁에 모델 같은 여성들을 데리고 다녔다.


“학교 풀장, 너무 구린거 아냐?”


한 여성이 투덜거리자, 김진도는 피식 웃으며 답한다.


“어때. 오랜만에 오니까 좋은데?”

"왠일이야. 서민 코스프레 하니?"


김진도는 수영안경을 내리곤, 수영장 안으로 점프했다. 나는 녀석을 잠시 지긋이 응시했다. 복수를 좋아하는 성격은 아니지만, 김진도를 만나니 살의가 치솟았다.


각성자로 수 십년을 살다보면 자연스럽게 살인에 무뎌지게 된다. 나 역시 다시 살인을 시작했고, 처음에 김상철을 죽일 때는 처음 살인을 하듯 역겨운 기분이 들었지만 노랑머리를 죽였을 때는 바로 적응을 한 기분이었다.


김진도 저 녀석을 죽이면 어떤 기분이 들까?


하지만 지금은 녀석을 죽이면 안된다.


녀석에 대한 증오로 힘을 빼면, 지금 이 순간 내가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할 것이다. 나는 수영장 밖으로 빠져나왔다. 입술이 파르르 떨리는 기분이 들었지만, 일단은 꾹 참기로 했다.


녀석을 죽이는 건 쉽지만, 죽인 후 뒤처리를 하는 건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입술을 꾸욱 깨물었다.


'뭐 시간은 많으니. 천천히 해도 상관 없겠지.'


재미있는 일도 있을 것 같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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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기획회의 (2) +2 16.11.25 3,396 51 8쪽
24 기획회의 +4 16.11.25 3,558 58 8쪽
» 첫 번째 사업은 커피 프렌차이즈 +4 16.11.24 3,829 55 9쪽
22 제너럴 악타비스 +3 16.11.24 3,887 61 8쪽
21 그놈. 양아치. +2 16.11.23 3,850 57 7쪽
20 균열 +3 16.11.22 3,922 62 8쪽
19 노랑머리 (2) +2 16.11.21 4,002 64 9쪽
18 노랑머리 +4 16.11.19 4,032 65 8쪽
17 숨겨둔 한 수 +7 16.11.18 4,034 63 7쪽
16 녀석과 싸운 후 일상이 달라졌다. +2 16.11.17 4,048 67 7쪽
15 패러럴 웹 (Parallel web) +4 16.11.16 4,045 71 10쪽
14 번외 - 꿈에 +4 16.11.16 4,067 57 3쪽
13 야! 버틀러! 저건 사람이잖아. +5 16.11.15 4,341 71 11쪽
12 사업아이템을 찾아라 +2 16.11.14 4,262 71 8쪽
11 고은이라는 아이 +4 16.11.12 4,361 70 8쪽
10 양동작전(Feint Operation) (2) +4 16.11.11 4,294 66 7쪽
9 양동작전(Feint Operation) +3 16.11.10 4,366 67 7쪽
8 진격의 탱커 +4 16.11.09 4,463 75 8쪽
7 바테즈 무리들 +2 16.11.08 4,536 71 8쪽
6 괴수 파사와 싸우다 (2) +3 16.11.07 4,594 76 7쪽
5 괴수 파사와 싸우다. +3 16.11.05 4,835 73 8쪽
4 이면세계와 현실의 이중생활 +2 16.11.04 5,110 74 8쪽
3 이면세계로의 초대 +2 16.11.03 5,757 82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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