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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란 님의 서재입니다.

사업중독자의 회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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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란
작품등록일 :
2016.11.01 19:26
최근연재일 :
2017.04.07 20:52
연재수 :
6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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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43
추천수 :
3,138
글자수 :
243,041

작성
16.11.11 23:58
조회
4,293
추천
66
글자
7쪽

양동작전(Feint Operation) (2)

DUMMY

이죽거리며 내게 다가오는 녀석의 키는 180cm 정도 되어 보였다. 운동을 하는 듯, 몸이 상당히 좋았다. 하지만 저 얼굴과 저 옷 스타일. 2000년대 초반 유행했던 전형적인 강북 양아치다. 무스와 스프레이로 바짝 세운 짧은 머리, 귀걸이를 하고 있고 바짝 붙은 스키니 진에, 뾰족한 구두.


그러니까, 탤런트 류승범이 양아치 연기를 할 때 딱 저 모양이다. 얼굴에 저렇게나 적나라하게 정체성을 박아놓다니.


“뭐야. 애새끼였잖아.”


내 얼굴을 확인하더니, 비열한 표정으로 바뀐다.


“미친 듯이 싸우길래, 나잇살 좀 있는 줄 알았더니.”


녀석이 내게 다가와 활로 내 턱을 올렸다. 녀석의 건방진 태도에 신경질이 났지만, 지금은 좀 위험한 상황이다. 힘이 하나도 없었고, 마비독 기운 때문에 움직이기도 힘들었다.


“흠... 눈빛이 건방지네..”


징그럽게 변하는 눈빛.


“퍼억~”


녀석의 발이 내 얼굴을 강하게 가격했다. 갤루곤을 잡을 정도로 강한 각성자다. 이능을 싣진 않았지만, 충분히 강한 공격이었고 내 얼굴은 90도로 꺾여 땅바닥에 쳐박히든 쓰러졌다.


"그러니까. 형님이 목숨을 살려 줬으면, 감사인사도 하고. 비굴한 표정도 짓고. 그러면 얼마나 좋아.“


녀석은 갤루곤과 콰짓의 실체로 다가갔다. 녀석의 몸에 꽂힌 화살을 뽑아, 등에 걸린 화살통에 다시 넣곤 주머니에서 칼을 꺼내 녀석들의 심장을 찔렀다.


“네 목숨은 내가 살려줬으니, 마정석은 내가 갖겠다. 불만 없지?”


마정석이라니. 이 녀석들에게도 마정석이 있었나? 몰랐던 일이다. 그런데 마정석을 채집하면, 그걸로 또 무얼 하나?


"형이 나이크 클럽에서 놀다가 끌려와서 싸움을 못한 거야. 이해하지? 형 신발 봐바. 이게 싸울 만한 복장인가."


거짓말이다. 각성자라면 저 정도 복장은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는다.


“룰루~ 사냥은 언제나 기분 좋은 일이라니까..”


나는 몸에 마나를 다시 끌어올려 보았다. 이 양아치 새끼는 채집이 끝나면 아무래도 내게 해꼬지를 할 것 같다. 하지만 역시 모이지 않는다. 아까 갤루곤에게 날린 마지막 일격이 한계였다.


마정석 채집을 마친 녀석이 내게 다가왔다. 저벅 저벅 다가오는 소리가 섬뜩하다. 각성자들이 내는 특유의 살기다.


“자.. 이제 이 녀석을 어떻게 처리 할까나..”


혼몸에 산만하게 흩어진 마나를 한 번 더 모아내면, 아마 내 장기가 모두 찢어져버릴 것이다. 그런 위험을 각오하고서라도, 녀석의 예측 할 수 없는 행동에 대비해야 한다.


내게 가까이 다가온 녀석의 눈빛에 광기가 서려 있었다.


“하.. 이 새끼, 눈빛 살아 있는 것 보게.”


녀석이 내 뺨을 때렸다.


“야. 눈 안 깔아?”


녀석의 손이 내 뺨을 계속해서 때린다. 죽일 생각으로 하는 공격은 아니다. 그런데 몸이 정상이 아니었기에, 이런 공격에도 충격이 쌓여갔다.


‘미치겠군. 양아치에게 걸렸어.’


뺨이 찢어지고 피가 튀기 시작했다.


“하아.. 이 새끼, 살려두면 뒤통수 칠 것 같은데...”


녀석이 칼을 꺼내, 내 목에 가져댔다. 날카로운 칼끝이 목을 가볍게 찔러, 따끔한 통증이 느껴졌다.


“하아.. 그냥 저 괴물들한테 죽은 걸로 하자.”


칼이 서서히 목을 짓누른다. 피가 주르륵 흐르는 게 느껴진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마지막 공격을 위해 마나의 흐름을 심장으로 모았다. 자칫 심장이 터져버릴지도 모르나, 이대로 개죽음 당하는 것 보단 낫다.


내가 최후의 일격을 날리려는 바로 그때 어디선가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미션은 끝났다. 살인은 안 돼.”


고양이다. 고양이가 나타나자, 녀석이 황급히 내 몸에서 떨어졌다.


“뭐야. 장난 친거야."


고양이는 말 없이 녀석을 노려봤다. 녀석의 표정이 굳는다.


"왜 이렇게 긴장하고 그래. 하하. 장난이라고."


광기어리던 녀석의 표정이 비굴하게 변한다. 무언가 상당히 두려워하는 게 느껴진다. 고양이는 녀석을 한 번 스윽~ 훑어보더니 나를 보며 말했다.


“저런 머저리 동료를 데리고 어려웠을 텐데 해냈군."


고양이의 말에 녀석의 표정이 한 순간 험악하게 변했다.


“아. 이번에도 해냈으니까, 빨리 게이트나 열어.”


고양이는 녀석의 말을 무시하곤 내게 다가왔다. 그 순간, 고양이의 몸에서 푸른빛이 일어나더니, 내게 흘러오기 시작했다.


‘상처가 치유된다.’


마비독을 포함해서 몸에 난 상처와 누적되어 쌓인 충격들이 사라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내 상처가 낫기 시작하자, 활을 쏘는 녀석의 표정이 다시 변하기 시작한다. 힘이 다시 돌아온다. 내 기운이 돌아오자, 녀석의 표정이 난처하게 변한다.


“아. 시발. 빨리 게이트나 열라고.”


아까 고양이가 저 녀석이 나의 동료라고 했다. 예상했던대로 이번 미션은 팀미션이었다. 녀석은 뒤에서 내가 적들을 상대하는 걸 구경하다가, 마지막 순간에 나타난 거고.


‘시발. 저 양아치 새끼가..’


게이트를 열자, 녀석은 도망치듯 게이트를 빠져나갔다. 나는 녀석을 향해 중얼거렸다.


“꼭 다시 보자.”


나 역시 게이트를 빠져나갔다. 나가는 순간, 고양이가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조만간 기회가 있을 거다.”


------------------------------


게이트를 빠져나오니, 몸은 전과 다름없이 상쾌했다. 하지만 활을 쏘는 그 놈의 얼굴이 생각나면서, 기분이 더러워졌다.


‘기분 전환이나 해야겠다.’


이럴 때는 단 음식을 먹으면 한 결 낫다. 나는 학교 앞에 있는 유명한 전통찻집을 찾아갔다. 맛있는 치즈 케익으로 워낙 유명해, 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도 사업 목적으로 사람을 만날 때 종종 찾던 곳이었다. 물론 학교를 다닐 때는 여자 동기들을 따라 몇 번 갔을 뿐, 관심이 전혀 없지만, 나이가 들면서 차와 함께 달달한 것을 먹는 취미가 생겼다.


오늘부터 아이들이 시험을 치지만, 준비는 충분히 했다. 5명 중 한 명을 제외하곤 모두 성적이 오를 것 같다.


‘과외는 순조롭구나.’


그 동안 열심히 달렸으니, 오늘 오전은 좀 쉬고 싶다. 쌉쌀한 보이차 한 모금을 넘기곤, 달콤한 치크케익을 스푼으로 떠먹었다. 치즈가 무척 단단한 편이었는데, 한 입 베어물면 상상도 못할 풍부한 맛이 입 안에 가득 퍼졌다.


‘전통찻집에서 치즈케익이라니.. 역시 언밸런스해.’


모처럼 책을 펼쳤다. 이 시절 나는 소설을 참 좋아했었다. 고등학교를 마치고 문학을 전공하려 했는데, 아버지에게 맞아 쫓겨 날 뻔 했고 그래서 경영학과를 선택했었다. 어차피 2개 전공을 할 수 있으니, 문학이든 경영이든 뭐든 전공해도 상관이 없다는 걸 대학에 와서 알았고, 얼마나 안도했는지 모른다.


이제와서 다시 공부를 할 생각은 없지만, 그래도 가금씩 소설을 읽는 건 기분 좋은 일이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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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기획회의 (2) +2 16.11.25 3,396 51 8쪽
24 기획회의 +4 16.11.25 3,558 58 8쪽
23 첫 번째 사업은 커피 프렌차이즈 +4 16.11.24 3,828 55 9쪽
22 제너럴 악타비스 +3 16.11.24 3,887 61 8쪽
21 그놈. 양아치. +2 16.11.23 3,850 57 7쪽
20 균열 +3 16.11.22 3,922 62 8쪽
19 노랑머리 (2) +2 16.11.21 4,002 64 9쪽
18 노랑머리 +4 16.11.19 4,031 65 8쪽
17 숨겨둔 한 수 +7 16.11.18 4,033 63 7쪽
16 녀석과 싸운 후 일상이 달라졌다. +2 16.11.17 4,047 67 7쪽
15 패러럴 웹 (Parallel web) +4 16.11.16 4,045 71 10쪽
14 번외 - 꿈에 +4 16.11.16 4,066 57 3쪽
13 야! 버틀러! 저건 사람이잖아. +5 16.11.15 4,340 71 11쪽
12 사업아이템을 찾아라 +2 16.11.14 4,261 71 8쪽
11 고은이라는 아이 +4 16.11.12 4,361 70 8쪽
» 양동작전(Feint Operation) (2) +4 16.11.11 4,294 66 7쪽
9 양동작전(Feint Operation) +3 16.11.10 4,366 67 7쪽
8 진격의 탱커 +4 16.11.09 4,463 75 8쪽
7 바테즈 무리들 +2 16.11.08 4,536 71 8쪽
6 괴수 파사와 싸우다 (2) +3 16.11.07 4,594 76 7쪽
5 괴수 파사와 싸우다. +3 16.11.05 4,835 73 8쪽
4 이면세계와 현실의 이중생활 +2 16.11.04 5,109 74 8쪽
3 이면세계로의 초대 +2 16.11.03 5,756 82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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