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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란 님의 서재입니다.

사업중독자의 회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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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란
작품등록일 :
2016.11.01 19:26
최근연재일 :
2017.04.07 20:52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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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38
글자수 :
243,041

작성
16.11.22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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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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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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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균열

DUMMY

눈을 뜨자, 곧 왼팔이 욱신거리기 시작했다. 겉만 멀쩡하지, 속의 신경과 근육은 모두 녹은 거나 다름없는 상태였다. 나는 바로 재생 스킬을 걸었다. 바로 회복 되면 좋겠지만, 나는 아직 숙련도가 낮아 시간이 한참 걸린다.


‘전쟁터에 재생 능력자가 있으면 정말 편했지.’


상급 재생 능력자가 있으면, 의료병 자체가 필요 없을 정도였다.


‘대신 아파도 바로 치료 받고 또 전장에서 개같이 구르고.. 큭큭큭’


뭔가 한심해서 웃음이 난다. 개같은 인생이다. 그런데 난 왜 이렇게 살려고 아등바등 하는 걸까?


어제 하루만 해도 몇 번의 죽을 고비를 넘겼는지 모른다.


‘파리 같은 신세군.’


그래도 파리의 끈기를 한 번 보여주겠다.


나는 침대에 누워 팔에 재생 스킬을 걸었다. 이면세계에 비해 운용가능 한 마나가 20% 밖에 안 되니, 시간도 더욱 오래 걸리는 것 같다.


‘모처럼 휴식이구나.’


회귀 한 지 반년 가까이 지났는데, 그 동안 거의 쉬질 못했다. 회복하는데 1주일 가량 걸릴 것 같다. 이쯤에서 한 번 푹 쉬어두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고정된 스케쥴은 윤형이의 과외 밖에 없었다. 이 과외를 취소하니, 정말 할 일이 하나도 없었다. 노랑머리에게서 얻은 항마목걸이를 패러럴 마켓에 올리고 나니, 뭔가 정말 한가해졌다.


쉬는 기간 동안 여행을 좀 다녔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제주도를 다녀왔다. 제주도는 5년 후 올레길이 발견되면서 땅값이 수십 배로 폭등한다. 자유무역지구가 된 이후, 중국인 투자가 본격화되면 일부 관광지는 강남 수준으로 뛰기도 한다.


지금 제주도는 국내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나 역시 제주도가 본격적으로 개발 된 이후에나 다녔기 때문에 원래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보지 못했었다. 그래서 그런지, 이번에 방문 했을 때 정말 빨리 와 보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땅이 20년이 지나면 한국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중소도시 같은 느낌으로 변한다.


제주도 투자는 올레길 개발이 시작되기 직전에 할 것이다. 그 전에 사전 조사를 충분히 해두어야겠지만 말이다.


여행 마지막 날, 1주일 정도 시간을 보낸 호텔에서 짐을 챙겨 집으로 돌아갈 채비를 마쳤다. 호텔 방문을 열고 나가려는 찰나


‘아얏!’


뭔가 찌릿한 느낌이 뒤통수를 때렸다.


‘자주 이러네. 이면세계 후유증인가?’


몇일 전부터 느닷없이 뒤통수에 찌릿찌릿한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는데,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동시에 마나가 울렁이는 기분도 들었다.


‘이번 부상은 정말 가지 가지 하는군.’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탔다.


쾌적한 호텔에 있다가, 좁은 원룸에 들어오니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하구나. 몇 일 지났다고..’


그래도 이 원룸은 워낙 방음도 안 되고, 좁아서 이제 슬슬 집을 옮겨야 할 때가 되긴 했다. 당장 무기만 해도, 몇 개가 들어오면 보관 할 장소가 없으니 말이다.


여러 상념에 빠져 있을 때, 고은이에게 연락이 왔다. 요즘 연락하고 지내는 사람은 거의 고은이 밖에 없다.


“뭐해?”

“쉬고 있어.”

“요즘 맨날 쉬네. 어디 아파?”

“아니. 그런 건 아니고.”

“그럼 이번 주말에 나랑 영화나 볼래?”

혼자 오래 여행을 다녔더니, 사람이 좀 그리워진 찰나였다. 나는 별 생각 없이 고은이의 요청에 응했다.


고은이가 고른 영화는 <아멜리에>였다. 본 적이 없는 영화다. 여자주인공이 아주 사랑스럽게 나와서, 당시 대학을 다닐 때 여자들이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고은이는 내가 왼 팔을 다쳤다는 사실을 모른다. 괜히 알면, 걱정을 할까봐 일부러 말을 안 한 것이다.


우리는 약속 시간 한 시간 전에 만났다. 함께 저녁을 먹고 들어가기로 한 것이다.


“너무 많이 먹지 마. 그럼 팝콘 맛없어.”


고은이의 극장 매너는 꼭 팝콘과 함께 영화를 보는 거였다. 그래서 배가 가능한 많이 부르지 않은 매뉴를 찾았다. 선택된 것은 초밥집. 회전초밥으로 가볍게 식사를 하고, 극장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뒤통수가 뭔가 따끔한 기분이 들었다.


‘뭐지?’


누군가 나를 노려보는 느낌이랄까. 고개를 휙 돌려봤는데, 아무런 이상은 없었다.


‘잘못 느낀건가?’


고은이가 내 어깨를 친다.


“왜 그래? 다정아?”

“아. 아무것도 아냐.”

“늦겠다. 빨리 들어가자.”


고은이는 자기 머리보다 큰 캬라멜 팝콘을 들고 극장 안으로 총총 걸어들어갔다. 괜시리 콧노래를 부르는 듯, 기분 좋아보였다.


‘아얏~’


그 순간, 내 등뒤로 다시 한 번 따끔한 느낌이 들었다. 몇 일 전부터 계속 내가 느껴온 통증.


‘뭔가 이상하다.’


난 뒤를 다시 한 번 휙 돌아봤다.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나를 노려보는 듯한 느낌은 강하게 계속 들었다.


“치직.. 치직.. 치지직~”


옛 TV가 안테나 접속 불량에 걸린 듯한 소리가 나더니, 극장 근처에 마나의 흐름이 뒤틀렸다.


“치치치치치지지지직~~~”


이럴수가.. 안정적으로 흐르던 대기 중 마나의 기운이 찢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이질적인 마나의 흐름이 느껴졌다.


‘이면세계...’


게이트가 생겨나는 건 앞으로 20년이 지나고 나서다. 그런데 왜 지금 이렇게.. 나는 당혹스러웠다.


‘내가 부상 때문에 느낀 통증이 아니었단 말인가..’


게이트가 열리면 이 인근은 쑥대밭이 되고, 수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할 게 뻔하다.


‘일단 도망쳐야해.’


갑자기 마음이 급해졌다. 비겁해 보이지만, 게이트가 열린다면 내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나는 마나를 끌어올려, 영화관 복도의 천정을 부쉈다.


“콰르르르륵~”


이후 있는 힘껏 소리를 질렀다.


“사고다! 사고가 났다! 도망쳐!!”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극장에서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비상벨이 울리고, 건물 전체가 난리가 났다. 20층 높이의 높은 빌딩에 각종 가게와 사무실이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우르르 건물을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혼란스러웠다.


많은 사람들이 한 번에 빠져나오기에, 분명 부상자도 생길 것이고 몬스터에 희생 당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다정아. 어딨어? 다정아~ 흑흑~”


갑작스러운 상황에 고은이는 극장에서 빠져나가지도 못하고 나를 찾고 있었다.


“고은아.”

“야. 어디갔었어! 건물이 무너지고 있나봐!”

“빠져나가자.”


나는 고은이의 팔을 잡았다. 그리곤, 그녀의 몸에 약간의 마나를 밀어 넣었다. 그러자 고은이가 의식을 잃고 스르륵 쓰러져버렸다.


‘의식을 잃고 있는 게 훨씬 낫겠지.’


나는 고은이를 어깨에 메고, 창 밖으로 뛰어내리려 했다.


“캬아아악~”


복도 끝에서 몬스터의 괴성이 들렸다.


‘늦겠다.’


오른팔로 고은이를 안고, 창 밖으로 뛰어내리려는 찰라, 등 뒤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떤 멍청한 새끼가, 이 꼴을 만든거야?”


뭐? 그 사이, 공간이 치이익~ 찢어지면서 그 안에서 몬스터가 튀어나왔다.


‘위험하다. 일단 피하자.’


나는 5층 그대로 5층 높이의 건물에서 뛰어내렸다. 그 순간, 내가 뛰어내린 곳에서 섬광이 번쩍였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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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기획회의 +4 16.11.25 3,561 58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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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녀석과 싸운 후 일상이 달라졌다. +2 16.11.17 4,049 67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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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번외 - 꿈에 +4 16.11.16 4,068 57 3쪽
13 야! 버틀러! 저건 사람이잖아. +5 16.11.15 4,343 7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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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고은이라는 아이 +4 16.11.12 4,363 70 8쪽
10 양동작전(Feint Operation) (2) +4 16.11.11 4,295 66 7쪽
9 양동작전(Feint Operation) +3 16.11.10 4,367 67 7쪽
8 진격의 탱커 +4 16.11.09 4,464 75 8쪽
7 바테즈 무리들 +2 16.11.08 4,538 71 8쪽
6 괴수 파사와 싸우다 (2) +3 16.11.07 4,597 76 7쪽
5 괴수 파사와 싸우다. +3 16.11.05 4,837 73 8쪽
4 이면세계와 현실의 이중생활 +2 16.11.04 5,112 74 8쪽
3 이면세계로의 초대 +2 16.11.03 5,760 82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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