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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란 님의 서재입니다.

사업중독자의 회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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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란
작품등록일 :
2016.11.01 19:26
최근연재일 :
2017.04.07 20:52
연재수 :
6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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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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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38
글자수 :
243,041

작성
16.11.25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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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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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글자
7쪽

레기온 둥지 레이드 (1)

DUMMY

회의 실에 링으로 제본 된 두툼한 책 한권이 올려져 있다.


"어제 수연 언니에게 자료가 왔어요."

"와. 이걸 책으로 보내? 이메일이 아니라?"

"이건 이메일로 보내면 문제 생길 수 있다던데?"


형균 선배는 자료를 촤르륵 펼쳐본다.


"흠.. 와. 이거 내부 직원 교육자료구나. 상당히 잘 되어 있는데?"

"그죠? 저도 보고 놀랐어요."


나 역시 이 자료가 유명하다는 것 만 알고 있었지, 회귀 전에 본 적은 없었다. 프렌차이즈를 경험해본 입장에서 로진의 자료는 압도적으로 훌륭했다.


"이거 봐봐. 횡단보도에서 오른쪽 길이냐, 왼쪽 길이냐에 따라 A+목과 A-목이 구분되네."

"진짜? 와, 얘들 진짜 독하다."


내가 필요한 자료였다. 내가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을 때, 저 자료는 지나치게 비싸서 따로 구입 할 이유를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뭐든 시도하는 대학생이기 때문에, 정보나 자원에 접근하기가 약간 용이한 부분이 분명 있다.


"형균 선배. 시장조사는 언제 정도 시작 하실 수 있으시겠어요?"

"응. 서베이 전공자들은 2명 구해뒀고, 연구설계도 초안은 잡아뒀는데 이 자료 보니까 최소 30%는 바뀌겠다. 근데 자료의 퀄리티가 훨씬 좋아질 것 같아."

"그럼 대략 다음 주 부터는 조사 시작 할 수 있겠네요?"

"음. 내일까지 설계 수정하면, 주말부터 들어갈 것 같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전반적으로 분주해졌다. 형균이 형이 시장분석을 책임지고 있는 동안, 주연누나와 나는 까페의 컨셉에 대한 조사를 했다. 물론 대부분 조사는 주연누나가 했고, 누나는 보고서 형식으로 문서를 만들어와 나와 대화를 했다.


내가 컨셉으로 잡은 것은 오피스와 커피가 결합된 코피스라는 신조어를 낳은 사무실형 까페다.


"야. 이거 처음 들었을 때, 디게 새롭다고 느꼈는데.. 조사해볼 수록 괜찮네."

"네. 미국에서 스타벅스가 소비되는 방식이에요."

"그래. 한국에는 세미나룸으로 발전한 까페들이 있어."


주연선배가 이야기하는 까페는 들꽃 영토라고 해서, 신촌 대학가를 중심으로 한 세미나 까페였다.


"맞아요. 그런데 여기는 스타일이 너무 화려하잖아요. 이런 스타일은 잠시 유행 할 수는 있어도 쉽게 질려요."

"흠. 요즘 디게 유행하던데?"

"모던한 스타일이 더 오래 갈 거에요."

"알았어. 전반적인 디자인 컨셉은 모던하고 미니멀리즘으로 가고 싶다는 거지?"

"네. 맞아요."

"그래. 그렇게 잡아보자."


주연선배 역시 형균선배 못지 않은 워크홀릭이다.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주르륵 메모하더니, 노트북으로 정리해서 내게 보낸다.


"컨셉에 대한 조사는 충분히 된 것 같고, 이제 구체적으로 디자이너를 만나봐야 할 것 같아. 다음 주에 약속 시간 잡아주고."


형균이 형이 끼어든다.


"상권 분석 끝나면, 입지 후보 정할 건데 디자이너 정해지면 회의 나도 참석해야해."

"알았어 오빠. 같이 잡을게. 운영계획에도 오빠가 참여 할거야?"

"운영계획은 니가 하드캐리 하고, 나는 공유하는 정도만 하자. 여력 생기면 합류할게."

"오키도키~"


마스터 플랜이 충분히 나왔고, 세부적으로 준비해야 할 요소들을 두 사람이 알아서 착착 진행하고 있었다. 이제 내가 끼어들 요소가 많이 보이지 않았다.


"좋아요. 그럼 저는 이만 운동하러 가볼게요."

"그래. 다음 회의는 3일 뒤야. 그때 보자."

"네."


두 사람에게 일을 맡기고, 나는 회의실 밖으로 빠져나왔다.


나는 하루 4시간 일을 하고, 하루 6시간 운동을 하는 일정을 꾸준하게 유지했다. 요즘이 제일 분주한 시간이라, 4시간으로 부족한 감이 없진 않았지만 형균 선배와 주연 선배가 일을 잘 처리해준 덕분에 어떻게든 운동시간은 지킬 수 있었다.


'이제 조금만 참으면 된다.'


원래 사업은 돈 없이 시작 할 때 가장 바쁜 법이다. 커피 프렌차이즈의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일은 사실 2~3000만원으로도 시작 할 수 있는데, 그렇게 하면 내가 모든 시간을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내 입장에서는 선뜻 할 수 있는 선택이 아니었다.


어느정도 사업자금이 모이고 나서야,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된 것이다, 사업은 경험 할 수록 느끼는 거지만, 돈 있는 사람에게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복잡한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전에 길에서 고은이와 같이 호빵을 나눠먹었던 생각이 나서, 편의점에 들러 호빵 하나를 집었다.


'좀 보고 싶긴 하네..'


부드러운 호빵을 한 입 베어무니, 달콤한 팥 앙금이 세어나온다. 나는 고개를 절레 절레 저으며 집으로 돌아갔다.


----------


'아.. 이면세계..'


잠에서 깨어난 나는, 곧 동화 같은 주변 풍경에 놀라 벌떡 일어났다. 근 한 달만에 다시 불려온 이면세계다.


지난 번에 이면세계에 끌려왔을 때는 정말 최악이었다. 두 다리의 무릎은 나가 있었고, 무기도 없어 맨몸으로 육탄전을 해야 했다. 봉인된 괴수를 깨워 겨우 이기긴 했지만, 두 번 다시 할 만한 경험은 아니였다.


최근 수련을 시작하면서, 내가 얼마나 강해졌는지를 알아보고 싶었다. 현실에서 강해진 만큼 이면세계에서도 강해졌을까?


나는 마나를 끌어올려, 가장 익숙한 스킬인 강화신체를 시전했다. 심장에서 시작된 마나의 기운이 온 몸으로 상쾌하게 퍼져나간다


'효과가 있다.'


아니, 효과가 있는 정도가 아니다. 지금 내 몸에 흐르는 마나의 기운은 강화신체만으로 B급 각성자 중에서도 중간 이상은 되어보였다.


다행이다. 더욱 강해질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이번 생은 포기하지 않겠다.'


나는 온몸을 감싸는 푸른 기운을 다시 거뒀다. 아직 대결을 하기도 전에, 힘을 뺄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창을 들고 호흡을 가다듬고 있는데, 이제 흑표범이 된 버틀러가 나타났다.


"왔군..'


나는 녀석의 눈을 바라보았다. 녀석 또한 물끄러미 나를 바라본다.


"전보다 눈빛이 나아졌는걸?"


그때, 저 멀리서 누군가 이쪽을 향해 걸어온다.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성이다.


'이번 내 상대인가?'


나를 향해 저벅 저벅 걸어오는 여성을 보며, 나는 창을 움켜쥐었다. 여성 또한 나를 보며 나를 보며 움찔거렸다.


그때였다. 여성의 뒤에서 또 다른 그림자가 어른거렸다. 이번에는 이제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소녀다.


'이건 뭐지?'


소녀는 우리를 보며 말한다.


"어랏? 오늘은 사람이 적네?"


그 다음으로 키크고 이제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사람 한 명이 다가온다. 그 얼굴을 보자, 나는 심장이 턱 하고 가라앉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 또한 나를 보며, 당황한 듯 말한다.


"서,.. 선생님.."


윤형이다.


하느님.. 제발 오늘은 서로 죽이지 않게 해주소서..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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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레기온 둥지 레이드 (2) +1 16.11.26 3,413 50 10쪽
» 레기온 둥지 레이드 (1) +1 16.11.25 3,442 57 7쪽
25 기획회의 (2) +2 16.11.25 3,396 51 8쪽
24 기획회의 +4 16.11.25 3,558 58 8쪽
23 첫 번째 사업은 커피 프렌차이즈 +4 16.11.24 3,828 55 9쪽
22 제너럴 악타비스 +3 16.11.24 3,887 61 8쪽
21 그놈. 양아치. +2 16.11.23 3,850 57 7쪽
20 균열 +3 16.11.22 3,922 62 8쪽
19 노랑머리 (2) +2 16.11.21 4,002 64 9쪽
18 노랑머리 +4 16.11.19 4,031 65 8쪽
17 숨겨둔 한 수 +7 16.11.18 4,034 63 7쪽
16 녀석과 싸운 후 일상이 달라졌다. +2 16.11.17 4,047 67 7쪽
15 패러럴 웹 (Parallel web) +4 16.11.16 4,045 71 10쪽
14 번외 - 꿈에 +4 16.11.16 4,067 57 3쪽
13 야! 버틀러! 저건 사람이잖아. +5 16.11.15 4,340 71 11쪽
12 사업아이템을 찾아라 +2 16.11.14 4,262 71 8쪽
11 고은이라는 아이 +4 16.11.12 4,361 70 8쪽
10 양동작전(Feint Operation) (2) +4 16.11.11 4,294 66 7쪽
9 양동작전(Feint Operation) +3 16.11.10 4,366 67 7쪽
8 진격의 탱커 +4 16.11.09 4,463 75 8쪽
7 바테즈 무리들 +2 16.11.08 4,536 71 8쪽
6 괴수 파사와 싸우다 (2) +3 16.11.07 4,594 76 7쪽
5 괴수 파사와 싸우다. +3 16.11.05 4,835 73 8쪽
4 이면세계와 현실의 이중생활 +2 16.11.04 5,110 74 8쪽
3 이면세계로의 초대 +2 16.11.03 5,757 82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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