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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란 님의 서재입니다.

사업중독자의 회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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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란
작품등록일 :
2016.11.01 19:26
최근연재일 :
2017.04.07 20:52
연재수 :
6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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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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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38
글자수 :
243,041

작성
16.11.24 21:55
조회
3,887
추천
61
글자
8쪽

제너럴 악타비스

DUMMY

"여어~ 오늘은 무슨 일이 있었던거요?"


정장을 입은 남자가 세 사람의 각성자에게 말했다.


"어떤 신입 각성자가 사고를 쳤나봅니다. 결계를 치는 중에 사람들이 난리가 났어요."

"허허~ 각성을 했으면, 빨리 등록을 해야지. 왜 이리 어물쩡 거리는 건지. 다들.."


혀를 끌끌 차는 남자를 보며, 내 마음이 서서히 굳어갔다. 왜냐하면 나는 정장을 입은 남자의 얼굴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악타비스 컴퍼니..'


악타비스는 글로벌 제약회사. 그러니까 정확하게 말하면, 내가 회귀를 하기 전 실험체로 끌려간 연구소가 악타비스의 연구소였다.


'저 놈들이 각성자와 관련이 있었나..'


정장을 입은 사내는, 악타비스 연구소에서 내 연구의 책임 연구자였다. 이름은 김철진이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김철진은 각성자들에게 녹색의 상자를 넘겼다. 각성자가 상자를 여니, 마정석이 들어있다.


"상부에서 소란이 생겼기 때문에 추가로 결개를 만들어달라는 요청이 있었소. 이건 추가로 필요한 마정석이요."

"쳇! 귀찮게."

"뭐, 일은 해야 하니. 수고들 하시오."


말을 마친 김철진은 벤츠로 보이는 승용차를 타고, 돌아갔다.


'쫓아야 한다.'


김철진이 떠나자 마자, 나는 바로 택시를 잡았다.


"앞에 가는 벤츠를 쫓아주세요."

"네? 저는 그런 거 안하는데요?"

"이거 받으세요."


나는 택시 기사에게 10만원짜리 수표를 하나 건냈다.


"쫓아가시면 하나 더 드릴게요."

"여부가 있겠습니까! 가지요!"


기사는 기분 좋은 콧소리를 내며, 힘차게 차를 몰아 벤츠의 뒤를 쫓았다. 벤츠는 광화문 방향으로 가더니, 세종로의 초고층 빌딩으로 들어갔다.


빌딩에는 '제너럴 악타비스'라는 로고가 크게 붙어 있었다.


'분명 연구소 이름은 악타비스였을텐데.. '제너럴'은 또 무슨 뜻이지?'


나는 더 이상 김철진의 뒤를 쫓을 수는 없었다. 건물은 직원 외의 사람은 들어 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각성 능력을 사용해서 들어가는 것도 무리라고 판단했다. 아까 각성자들을 다루는 모습을 보니, 분명 각성자에 대한 대비도 하고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나는 다시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인터넷으로 제너럴 악타비스를 검색해보았다. 아직 구글이 나오지 않은 시대. 해외 기사는 야후가 제일 정확도가 높았다.


제너럴 악타비스 관련 수 많은 기사가 주르륵 떴다. 이 회사는 미국의 가장 거대한 군수 산업 업체고, 최첨단 미사일 방어 체제 구축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지구에서 가장 강력한 레이더를 만드는 게 제너럴 악타비스의 사업이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균열을 감지하는 레이더를 만든다는 거구나.'


제너럴 악타비스와 바이오 산업 관련 자료를 찾아봤는데, 이쪽으로는 아무런 자료가 없었다.


'생화확 관련 사업은 몇년 후에 생기는 가 보구나. 이 놈들이 원래 군수산업이었다니.. 도대체 내가 받은 실험은 무슨 실험이었던 걸까.'


이번에는 패러럴 브라우저에 접속을 해보았다. 패러럴 브라우저의 정보는 정말 각성자들에게 실용적인 정보들 중심으로 구성되어, 이런 주변적인 정보가 별로 없었다. 다만 제너럴 악타비스에 대해서는 몇몇 기사 형태로 정리된 문서가 있었는데, 한국에서 발생하는 균열을 관리하는 글로벌 군수산업 업체로 소개 되어 있었다.


회귀 하기 전, 나의 원수는 악타비스라고 할 수 있다. 내 몸을 실험실의 생쥐처럼 다룬 인간들인데, 어떻게 복수하고 싶은 생각이 없을까. 나중에 각성능력이 더욱 강해지만, 악타비스에게 복수를 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이 우습게 느껴졌다.


'생각보다 거대한 놈들이구나.'


이 정도 군수산업이 관계 되어 있다면, 분명 정부를 비롯해 각성자 그룹이 사회 지배 체제에 촘촘히 뿌리를 내리고 있을 것이다.


머리가 복잡해진다. 나는 내가 미래에서 왔다는 장점으로, 사업에 성공해서 각성자가 범람하는 시기에 그들의 스킬을 돈으로 구입해 더욱 강해질 계획을 짜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알량한 계획이 통할 것 같이 만만해 보이지 않았다.


'아니야. 위축되지 말자. 분명 가능성 있는 계획이다.'


머리가 혼란스러웠지만, 애써 마음을 다잡기 위해 노력했다. 이미 새벽 2시가 넘은 늦은 마. 그때 고은이에게 전화가 왔다.


"아는 사람은 무사해? 넌 잘 들어갔어?"

"응. 넌 잘 들어갔지?"

"응. 너무 울어서 얼굴이 팬더가 되었더라. 너 봤지?"

"아니. 못봤어."

"다행이다. 내일 뭐해?"

"아.. 특별히 할 일은 없는데.. 왜?"

"나 좀 볼까?"

"음.. 그래.. 알았어.."

"12시에 홍대에서 봐.."

"그래. 내일 보자.."


고은이의 마음이 요동치는 것 같다. 내게 자꾸 가까이 다가오려는 그녀의 마음을 알지만, 그녀는 나와 함께 지내면 안된다. 내가 살아가야 할 삶은 평범한 그녀가 감당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녀는 그녀의 삶을 살아야지.'


나는 고개를 저었다. 어쩐지 소주 한잔 마시고 싶은 밤이었다.


-------------------

고은이의 일기


다정이와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데, 영화 속 한 장면 처럼 건물이 흔들리며 무너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우르르 건물 밖으로 빠져나가는데, 나는 무서워서 주저 앉고 싶은 기분이었다. 그런데 다정이가 없었다. 나는 목이 쉬도록 다정이를 불렀던 것 같다.


내 목소리를 들었는지, 다정이가 황급히 내게 다가왔다. 그의 얼굴을 보자, 거짓말 처럼 안심이 되었다. 그에게 안겨서 빨리 나가자고 재촉했다. 그 다급한 순간에도 그의 옷에서 나는 화장품과 향수와 체향에 심장이 뛰었다. 너무 긴장을 했는지, 나는 의식을 잃었고. 다정이가 나를 안고 건물을 빠져나와 있었다.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다. 다시 그에게 안겨서 엉엉 울었다. 창피할 정도로 울었지만, 이런 일을 당했는데 뭐 어때. 건물을 빠져나온 것에 대한 안심보다, 다정이와 더욱 가까워 졌다는 사실이 기뻤다. 그래서 고개를 들어 그의 얼굴을 바라봤다. 하지만 그의 얼굴은 나를 보고 있지 않았다.


아까 그 위험한 건물로 다시 간다고 한다. 아는 사람을 봤다고. 나는 가지 말라고 그를 말렸다. 나를 두고 가지 말라고, 그 곳은 위험하다고. 왜 지금 다시 가려 하냐고. 다정이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걱정이 되서 안되겠으니 가봐야겠다고 말한다. 그가 너무 걱정이 되어 화가 났다. 어떻게 집에 돌아왔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서러움이 북받쳐 올라 집에 돌아와서 엉엉 울었다. 엄마가 무슨 일이냐고 걱정했지만, 이유를 말 할 수는 없었다.


늦은 밤이 되어 기분이 진정되자, 그가 걱정되어 견딜 수 없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다행히 그는 안전하게 집에 돌아와 있었다. 그러자 모든 기분이 풀리며, 그를 보고 싶은 마음이 불쑥 올라왔다. 차마 당장 보자는 말을 못하고, 다음 날 보자고 약속을 잡았다.


다음날 우리는 홍대에서 만나 함께 점심을 먹었다. 그는 내게 맛있는 스파게티를 사주었다. 나는 차분하게 어제 너를 걱정했노라 말했다. 화를 내서 미안했지만, 화를 내서라도 가지 않게 하고 싶었다고. 내 본심을 전했다. 집에서 너무 서러워서, 많이 울었다고. 그리고 나니 네가 보고 싶어 견딜 수 없어서 전화를 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너를 참 좋아한다고 고백을 했다.


난 참 차분하고 침착했다. 고백을 하는 순간, 고백을 하는 내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당당하고 아름답다고 자찬했다.


하지만 다정이는 내 고백을 거절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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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레기온 둥지 레이드 (2) +1 16.11.26 3,414 50 10쪽
26 레기온 둥지 레이드 (1) +1 16.11.25 3,442 57 7쪽
25 기획회의 (2) +2 16.11.25 3,396 51 8쪽
24 기획회의 +4 16.11.25 3,558 58 8쪽
23 첫 번째 사업은 커피 프렌차이즈 +4 16.11.24 3,829 55 9쪽
» 제너럴 악타비스 +3 16.11.24 3,888 61 8쪽
21 그놈. 양아치. +2 16.11.23 3,850 57 7쪽
20 균열 +3 16.11.22 3,922 62 8쪽
19 노랑머리 (2) +2 16.11.21 4,002 64 9쪽
18 노랑머리 +4 16.11.19 4,032 65 8쪽
17 숨겨둔 한 수 +7 16.11.18 4,034 63 7쪽
16 녀석과 싸운 후 일상이 달라졌다. +2 16.11.17 4,048 67 7쪽
15 패러럴 웹 (Parallel web) +4 16.11.16 4,046 71 10쪽
14 번외 - 꿈에 +4 16.11.16 4,067 57 3쪽
13 야! 버틀러! 저건 사람이잖아. +5 16.11.15 4,341 71 11쪽
12 사업아이템을 찾아라 +2 16.11.14 4,262 71 8쪽
11 고은이라는 아이 +4 16.11.12 4,361 70 8쪽
10 양동작전(Feint Operation) (2) +4 16.11.11 4,294 66 7쪽
9 양동작전(Feint Operation) +3 16.11.10 4,366 67 7쪽
8 진격의 탱커 +4 16.11.09 4,463 75 8쪽
7 바테즈 무리들 +2 16.11.08 4,536 71 8쪽
6 괴수 파사와 싸우다 (2) +3 16.11.07 4,594 76 7쪽
5 괴수 파사와 싸우다. +3 16.11.05 4,836 73 8쪽
4 이면세계와 현실의 이중생활 +2 16.11.04 5,110 74 8쪽
3 이면세계로의 초대 +2 16.11.03 5,757 82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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