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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란 님의 서재입니다.

사업중독자의 회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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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란
작품등록일 :
2016.11.01 19:26
최근연재일 :
2017.04.07 20:52
연재수 :
62 회
조회수 :
199,345
추천수 :
3,138
글자수 :
243,041

작성
16.11.03 23:40
조회
5,756
추천
82
글자
7쪽

이면세계로의 초대

DUMMY

늦은 밤. 눈을 떴다. 숲으로 보이는데, 뭔가 몽환적이다. 허공에 이상한 생물들이 둥실거리며 떠다녔다.


‘여.. 여긴?’


게이트 너머의 세계를 ‘이면세계’라 불렀다. 게이트가 열리면, 이면세계의 생명체가 지구로 넘어오는 것이다. 인간의 힘으로 이면세계로 들어가는 건 무리였다. 소수의 특별한 각성자들이 이면세계를 탐험한 적이 있었다. 그들의 서술에 의하면 이면세계에는 기이한 생명체들이 허공을 떠 잠을 잔다고 한다. 그러다가 게이트가 열리면 잠든 생명체들이 깨어나 게이트 밖으로 빨려나오고, 몬스터가 되어 인간을 학살한다는 것이다.


‘분명 이면 세계다.’


내가 왜 이 곳에 있는지, 이유를 알 기 어려웠다. 도대체 어떤 일이 생긴 것일까? 과거는? 나는 살아 있기는 한 걸까? 그때 어디선가 고양이 한 머리가 내게 다가왔다.


“그녀의 변덕에 선택된 인간인가? 운이 좋군.”


고양이가 말을 하다니. 꿈이라도 꾸고 있는 걸까?


“라메드 바베니크. 운이 좋게 너도 후보에 들었다.”

“뭐... 뭐?”

“10명의 선택받은 사람이 되기 위해 경쟁을 해야 해.”

“무.. 무슨 뜻이지?”

“자세한 건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될 거야. 지금 네가 시급하게 해야 할 일은...”


고양이는 꼬리로 툭~ 하고 잠들어 있는 너구리 같이 생긴 생물을 건드렸다. 생물은 땅으로 툭 떨어지면서, 형체가 우락부락하게 커지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거대한 도마뱀 같은 모습으로 변해, 포효를 했다. 사람 같은 두 팔에 지느러미가 붙어 있는데, 지느러미가 날개를 닮기도 했다.


‘티가렉스!’


과거에 본 적이 있다. 천천히 걸으며 입에서 불을 뿜는 티가렉스의 가죽은 인간이 가진 어떤 무기도 뚫지 못한다. 동작이 느려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진 못했지만, 티가렉스가 나타난 지역의 건물은 예외 없이 초토하되었다. 단, 각성자들이 등장한 이후 티가렉스는 사냥하기 쉬운 몬스터에 속했다. 워낙 동작이 느렸기 때문이다.


“오늘은 처음이니, 한 마리만 상대하지. 다른 녀석들도 시작했을 거다. 너도 빨리 시작해.”


말을 마친 고양이는 빠른 속도로 저 멀리 달아나버렸다.


“쿠와아앙~”


티가렉스가 포효하기 시작했다.


‘이길 수 있을까?’


나는 혼자서 티가렉스를 상대한 적이 없었다. 나는 방어에 특화된 능력을 갖고 있었다. 몬스터들의 공격에 타격을 받지 않는, 강화신체가 내 고유 역량. 그래서 전장에서는 늘 탱커 역할을 맡으며 돌격하는 게 내 일이었다.


‘나랑 참 안 어울리는 일이었지.’


통념적으로 탱커는 우락부락한 근육맨들이 어울릴 것 같다. 나는 죽기 전까지 한 번도 근육질이었던 적이 없다. 다만 내 강성 능력이 강화신체였기 때문에, 그렇게 무식하게 돌진하는 일만 20년을 한 것이다.


‘강화신체가 여전히 작동하고 있을까?’


나는 과거에 그랬듯, 내 몸에 흐르고 있는 기묘한 기운을 감지해보았다.


‘있긴 있구나. 그런데 약해. 터무니없이.’


약해졌다고 해서 넋 놓고 있을 수는 없다. 몸을 감싸고 있는 기운을 모아 신체를 강화시켰다. 강화신체를 사용할 때 나타는 특유의 푸른빛이 내 몸을 감쌌다.


‘저 놈은 D+ 등급인데, 강화신체도 제대로 먹히지 않는 지금 내가 이길 수 있을까?’


내가 고민 하는 사이, 티가렉스는 내게 특유의 화염 마법을 쐈다. 자칫 적중 당할 뻔 했다. 과거였다면, 한, 두 번 공격에는 큰 타격을 받지 않을 텐데 지금은 아니다. 한 번이라도 공격에 적중당하면, 목숨을 잃게 될 것이다.


아슬아슬하게 화염덩어리는 내 옆을 스쳐지나갔다. 보통 사람이라면 그것만으로도 온 몸이 불타는 화상을 입었을 것이다. 하지만 강화신체가 이 정도는 보호해주는 것 같았다. 옆구리가 약간 욱신거리긴 했지만, 별로 큰 타격은 아니었다.


티가렉스는 인간의 걸음걸이보다 훨씬 느렸다. 나는 일단 녀석과 거리를 뒀다. 머릿속으로 5년 쯤 전, 나이 어린 여성 각성자 서아린이 내게 잔소리를 했던 말들이 생각났다.


‘다정 할배! 몸에 마나를 뿌리는 것처럼, 손에 쥔 물건에 마나를 밀어 넣으면 된다니까?’

‘허허. 아린아. 나는 이제 나이도 많이 들어서 새로운 기술을 익힐 필요가 없어.’

‘할배가 강해지면 우리가 다 편해지잖아요.’

‘이 녀석. 늙은이 일 시키려고 그러는 구나.’

‘아악! 그게 아니고, 할배 쫌요.’


서아린은 그렇게 투덜거리면서도 나를 참 좋아했다. 나를 보면 어릴 때 게이트 몬스터에게 잃은 아빠가 생각난다나. 그런 서아린이 2년 전, 몬스터와 전투에서 목숨을 잃었다. 형체조차 알 수 없을 정도로 육체가 짓이겨져 버렸다. 그녀의 사망 소식에 나는 각성 한 이후 처음으로 오열을 했던 기억이 난다.


‘이렇게 물건에 기운을 밀어 넣는 거라고 했지?’


오랜 시간 동안 티가렉스를 도망쳐 다닐 수는 있다. 하지만 도망치는 건 절대 답이 아닌 것 같다. 나를 과거로 보낸 존재가, 나를 다시 이 이면세계로 부른 것 같다. 한 가지 확실 한 건, 여기서 빠져나가려면 저 티가렉스를 이겨야 한다는 것이다.


‘해보자.’


젊어진 육체 때문인지, 전에 없던 도전의식이 솟구쳤다. 나는 땅에 떨어진 돌을 주웠다. 내 몸 구석구석을 강화 시켰던 것처럼, 돌에도 마나를 밀어 넣었다.


‘아마 될 것이다. 내 몸 뿐 아니라, 내가 입은 옷도 함께 강화가 되니. 이 돌도 분명 강화 시킬 수 있을거야.’


내가 쥔 돌 전체에 은은한 푸른빛이 맴돌았다.


‘성공이다.’


나는 돌을 티가렉스에게 던졌다. 하지만 돌에 담긴 마나는 티가렉스에게 도착하기 전에 빠져나가버려, 소용이 없어 보였다.


‘이런. 내 몸에 접촉해 있어야 하나?’


티가렉스는 다시 내게 거세게 달려왔다. 하지만 느리다. 녀석에게 위험한 공격은, 제법 빠르게 뱉어내는 화염구 공격 밖에 없다. 워낙 동작이 느리기 때문에, 나 같이 오랜 세월 숙련된 각성자에겐 그렇게 위험한 존재는 아니었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니, 마른 나무막대들이 보였다. 나는 50cm 정도 되는 나무 막대를 들어, 기운을 밀어 넣어봤다. 돌멩이에 시도를 해봐서 그런지, 나무 막대에 기운을 불어 넣는 건 훨씬 쉬웠다.


‘된다.’


한 손으로 힘을 줘서 나뭇가지 끝을 부러뜨리려 했다. 하지만 푸른 기운으로 보호를 받는 나뭇가지는 강한 힘에도 꺾이지 않았다.


‘좀 더 긴 놈으로 창을 만들어야겠다..’


나무가 제법 울창한 공간이었기 때문에, 나뭇가지를 구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난 내 키만한 나뭇가지를 주워 마나를 불어 넣었다.


‘길어서 그런지 쉽진 않구나.’


좀 오래 집중을 하자, 장대 전체에 은은한 빛이 맴돌았다. 나는 장대의 끝으로, 내 앞에 서 있는 나무를 강하게 찔러보았다. 기둥의 둘레가 내 허벅지 굵기보다 굵은 나무였다.


“빠직~"


나무는 경쾌한 타격음을 내곤, 옆으로 힘없이 쓰러져 버렸다. 이 정도면 할 만 할 것 같다. 한 번 해보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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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기획회의 +4 16.11.25 3,558 58 8쪽
23 첫 번째 사업은 커피 프렌차이즈 +4 16.11.24 3,828 55 9쪽
22 제너럴 악타비스 +3 16.11.24 3,887 61 8쪽
21 그놈. 양아치. +2 16.11.23 3,850 57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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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노랑머리 (2) +2 16.11.21 4,002 64 9쪽
18 노랑머리 +4 16.11.19 4,031 6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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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녀석과 싸운 후 일상이 달라졌다. +2 16.11.17 4,047 67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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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사업아이템을 찾아라 +2 16.11.14 4,261 71 8쪽
11 고은이라는 아이 +4 16.11.12 4,361 70 8쪽
10 양동작전(Feint Operation) (2) +4 16.11.11 4,294 66 7쪽
9 양동작전(Feint Operation) +3 16.11.10 4,366 67 7쪽
8 진격의 탱커 +4 16.11.09 4,463 75 8쪽
7 바테즈 무리들 +2 16.11.08 4,536 71 8쪽
6 괴수 파사와 싸우다 (2) +3 16.11.07 4,594 76 7쪽
5 괴수 파사와 싸우다. +3 16.11.05 4,835 73 8쪽
4 이면세계와 현실의 이중생활 +2 16.11.04 5,109 74 8쪽
» 이면세계로의 초대 +2 16.11.03 5,757 82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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