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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란 님의 서재입니다.

사업중독자의 회귀록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허란
작품등록일 :
2016.11.01 19:26
최근연재일 :
2017.04.07 20:52
연재수 :
62 회
조회수 :
199,371
추천수 :
3,138
글자수 :
243,041

작성
16.11.26 04:44
조회
3,413
추천
50
글자
10쪽

레기온 둥지 레이드 (2)

DUMMY

"그렇구나.. 그래서 선생님이 좋았던 거였어.."


윤형이가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무슨 뜻인지 알 것 같다. 윤형이는 집중을 못하는 아이였다. 지금 생각하면, 정신이 다른 곳에 팔려 있었던 것 같다. 아마 이면세계였던 것일거다. 그가 집중할 때 보여준 섬뜩함은 각성자의 것이었던 것 같다.


같은 각성자인 내게서 어떤 안정감을 느꼈던 것 같다. 그 안정감의 정체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그런데 윤형이가 걸어나오자, 사람들이 당혹스러운 눈빛을 보낸다. 이 녀석 은근 유명한 놈인가 보다.


"흥.. 영광이네.. 후보가 한 팀이라니.."


30대로 보이는 여성의 말이다. 윤형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내게 다가왔다.


"선생님이 각성자인 줄 몰랐어요."

"나도 그래."

"헤. 여기서는 내가 선배일거에요. 우리 잘 해봐요."


자신감 넘치는 표정과 말투다. 윤형이가 선배일 리는 없지만.. (나는 20년을 각성자로 살았다.) 그래도 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은 예사롭지 않았다.


"그래. 잘 부탁한다."

"우리 같이 살아서 나가요."


윤형이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가 대화를 나누고 있는 사이, 2명의 각성자들이 추가로 합류했다. 이번에 등장한 놈들은.. 아무리 봐도 조폭이다. 머리를 빡빡 밀고, 배는 툭 튀어나왔으며, 반팔 티셔츠를 입었는데 팔뚝에 용꼬리로 보이는 문신이 내려와있다. 두 놈이 똑같다. 녀석들은 히히덕 거린다.


"와! 아우! 우리 또 한 배를 탔네!"

"하모요! 행님. 바늘 가는데 실이 우찌 따라안가게씀니까~"


키 작은 배불뚝이와 키큰 멀대. 가지가지 한다. 만담 커플갔다. 키큰 멀대는 키 작은 배불뚝이에게, 연신 행님 행님 거리며 세상 좋은 웃음을 짓는다. 그런 조폭들을 다른 각성자들은 약간의 비웃음을 담긴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아. 행님. 근데 이 싸람들 표정이 좀 우끼네예. 내가 예민한건가?"

"아. 아우님. 어차피 우리 다 한 배를 탄 사람들이야. 신경쓰지 말게."

"하. 알게씀미다. 행님. 우리 분위기 좋게 잘 함 해보입시더."


놈들이 되지도 않는 허세를 부릴 때, 검은 표범이 다시 입을 열었다.


"다 왔군."


우리 모두의 시선은 검은 표범에게 집중되었다.


"여왕 레기온의 마정석을 가져와라. 시간은 상관없다."


레기온? 순간 나는 내가 뭔가를 잘못 들은게 아닌가 싶었다.


"하이고야... 저 버틀러 아재요. 보소. 맨날 이리 아무런 힌트도 없이 던지기만 하면 우얍니까? 레기온이 뭔지 좀 자세히 이야기 좀 해주소!"


그의 말에 검은 흑표범 버틀러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는다.


"우와~ 사람말을 그냥 씹어뿌네.. 우야몬 좋노.."


녀석의 표정이 좀 일그러진다. 아무도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멀대를 신경쓰지 않는데, 유독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성이 신경질적이다.


"아. 쫌 닥치고 있어요."


버틀러는 할 말을 마쳤다는 듯, 훌쩍 뛰어 자리를 피했다.


'이.. 놈들과 레기온 사냥이라니.. 가능할까?'


레기온은 군락지를 이루는 몬스터다. 레기온의 군락지는 수십 KM에 이르는데, 이 땅에는 오직 레기온 이외의 생명체는 살아갈 수 없다. 심지어 다른 괴수들도 레기온의 군락지에서는 찾아 볼 수가 없다.


'레기온의 군락지는 A + 괴수로 분류되었는데..'


수십만의 레기온들이 우르르 몰려다니며 인간을 습격하는 모습은, 진심 징그러웠다. 레기온은 4가지 종류로 나뉘는데, 그 중 워커라 불리는 놈들은 생긴건 쥐 처럼 생겼는데 덩치는 돼지 만했다. 이 놈들이 인간의 도시를 습격 할 때, 우르르 몰려오는 모습 만으로 사람들은 구토를 참기 어려웠을 정도다.


"자자~ 시간은 상관 없다잖아요! 우리 모여서 이야기나 좀 나눕시다."


배불뚝이 조폭이 나서서 말한다. 그의 말에 30대 여성이 짜증을 버럭 낸다.


"아. 쫌 나대지 말고 조용히 좀 해요."


배불뚝이 조폭이, 그 말을 듣고 그 동안 나름 온화하게 유지했던 표정을 확 일글어뜨린다.


"아.. 나.. 여기선 승질 좀 죽이며 살려 했는데.. 아줌씨가 협조를 안해주네.."

"하. 지금 당신들이 제일 신경 거슬리는 건 알아요?"


여성은 물러서지 않는다. 조폭의 눈썹이 일그러진다.


"아.. 동생아. 내가 지금 어찌해야 쓰까."

"행님요. 이 싸람들이, 지금 행님이 을마나 젠틀한지 모른다 아임미까."

"그쟈.. 여서 본때를 한 번 보여줘야겠쟈?"

"하모요. 지금입니다."


키큰 멀대가 키작은 뚱뚱이에게 엄지를 착~ 하고 들어보인다. 배불뚝이는 윤형이를 한 번 바라봤다. 윤형이는 별 관심 없다는 듯 고개를 돌린다.


"흐음.. 내가 이러는 건 여기 모임에 질서를 지키기 위함이요. 다들 그건 알아야쓰겄소."


그러면서, 배불뚝이 조폭이 한 팔을 허공에 휘익 저었다. 그러자, 전기가 파지직 일어나더니 그 전기 공격에 닿은 땅이 깊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깊게 파였다.


'저 녀석도 B급은 되는구나..'


배불뚝이 조폭이 씨익 웃는다. 그러자 30대로 보이는 여성이 어이가 없다는 듯, 일어서서 배불뚝이 조폭 앞에 선다.


"내가 너 같은 새끼들을 진짜 싫어하거든.."

"흐메.. 그래야.. 어디 팔려간 적 있나보네.."

"이 새끼가.."


30대 여성이 마나의 기운을 끌어올리자, 주변이 급격하게 얼어붙어버렸다.


'이런...'


내 주위도 급격하게 얼어붙기 시작했기 때문에 자칫 나 마저 얼어버릴지 모른다. 나는 마나를 끌어올려, 나를 향해 거세게 다가온 차가운 기운을 튕겨냈다. 다른 사람들도 나 처럼, 급작스러운 냉기를 피했지만 키큰 멀대 조폭 만은 이 공격을 피하지 못해 꽝꽝 얼어붙어 버렸다.


'저.. 저녀석 뭐야..'


저 멀대는 어떻게 지금까지 살아남았지? 지금 공격은 B정도 되 보이는 공격인데, 최소한 이 자리에 있는 사람이라면 이정도 공격을 원거리에서 맞았을 때 방어는 가능해야 했다.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멀대 조폭이 순간 기이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여성의 공격을 받은 배불뚝이 남성은 그 자리에서 꽝꽝 얼어붙어버렸다. 가까운 곳에서 냉기를 직격 당했기 때문에 얼어붙은 것이다.


"미친 새끼가 죽을라고.."


30대 여성이 중얼거리며 자리로 돌아오려 하는데, 배불뚝이 조폭이 얼어붙은 자리에서 빠지지직~ 얼음이 갈라지는 소리가 들렸다.


"뭐야?"


공격을 한 여성이 돌아보자, 배불뚝이 남자는 이미 얼음 공격에서 벗어나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의 손에서 파지지직~ 거리는 전기 스파크가 일어나고 있다.


'이번엔 선수를 빼앗겼군.'


30대로 보이는 여성의 얼굴이 일글어지며, 급하게 마나를 끌어올렸지만 배불뚝이 조폭의 동작이 조금 더 빨랐다. 그가 한 손을 힘것 내뻗자, 여성이 힘을 쓸 새 없이 공격에 적중했고 온 몸에 경련을 일으키면서 바닥에서 뒹굴었다. 조폭은 씨익 웃으며, 그녀에게 한 걸음씩 걸어갔는데... 그때 갑자기 조폭의 걸음이 인형춤을 추듯 들쑥날쑥 하더니 갑자기 넋이 나간 표정으로 걸음을 멈췄다.


그러자, 갑자기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소녀가 깔깔 거리면서 웃기 시작했다.


"진짜, 등신들이라니까. 킥킥킥~"


그러면서 소녀가 한 손을 올리자, 배불뚝이 조폭이 같이 한 손을 올렸다. 소녀가 한 발을 올리니, 배불뚝이 조폭 또한 다른 한 발을 올렸다. 소녀가 손짓을 하자, 배불뚝이 조폭이 전력질주를 해, 얼어붙은 멀대 조폭을 걷어 찼다. 멀대 조폭의 얼어붙은 몸이 빠직 깨지면서, 녀석의 한 팔이 날아갔다.


'정신지배구나..'


소녀의 능력은 정신지배. 30대 여성과 배불뚝이 전투를 하며 생긴 빈틈을 노려, 배불뚝이 조폭의 정신을 장악한 것이다.


"아!! 또 성공이다!!'


소녀는 인형을 다루듯, 배불뚝이 조폭을 이리저리 움직였다.


"전기공격은 이렇게 하나?"


소녀가 손을 휘두르자, 배불뚝이 조폭의 손에서 파지직~ 소리를 내며 전기 공격이 앞에 있는 바위에 작렬했다.


"아하하~ 이거 진짜 괜찮은데?"


어린 소녀가 새로 얻은 장난감과 놀고 있을 때, 윤형이가 바닥에서 경련을 일으키며 뒹굴고 있는 30대 여성에게 다가갔다. 윤형이가 목에 있는 목걸이를 여성에게 가져가자, 그녀 주위에서 일고 있던 스파크가 잠잠해졌다.


잠시 누워있던 여성이 일어나, 윤형이에게 인사를 한다.


"고마워."

"뭘요. 이번 레이드를 함께 해야 해는데요. 괜찮아요?"

"응. 괜찮은 것 같아.."


30대 여성의 얼굴이 약간 붉그스름하게 변한다. 그 사이 정신지배를 하는 초딩 소녀가 폭주를 하는 것 같다.


"아하하~ 이거 완전 죽이는데?"


배불뚝이 조폭을 움직이며, 주위를 난장판으로 만들고 있는 소녀에게 윤형이 외쳤다.


"그만해! 레이드 안할거야?"


윤형의 말에 소녀가 움찔한다.


"넌 뭔데 나한테 명령이야!!"


그러더니 시작된 두 사람의 눈싸움. 하지만 소녀가 곧 꼬리를 내린다.


"아!! 이 오빠 재수없어! 알았어! 안하면 될 거아냐!!"


소녀는 곧 얌전해졌다.


'윤형이는 최소 A급 각성자겠구나..'


가까운 곳에서 느껴지는 윤형이의 마나는 압도적이었다. 이곳에 모인 사람들 중에서는 가장 높다는 걸, 다들 직관적으로 알 수 있었다.


"선생님! 선생님도 이리 와서 같이 전략을 한 번 짜봐요."


윤형이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에게 다가갔다. 그러자, 옆에서 기묘한 인기척이 느껴졌다. 아까 얼어붙어 팔이 잘려나간 조폭이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나와 함께 윤형이에게 걸어간다.


'뭐.. 뭐야 이놈..'


내가 녀석을 바라보자. 녀석은 씨익 웃으며 능청을 피운다.


"아따. 아재요. 사람들 격하지예. 나 같은 소시민들은 우째야는교.."


녀석의 잘려나간 팔은 이미 붙어 있었다. 이놈.. 재생 스킬을 쓰는 놈이다.. 좀 황당해 하는 나를 향해 슬쩍 윙크를 하고, 앞으로 달려나가는 놈을 보며. 세상에 참 별 놈 다 있다는 생각이 다시 한 번 들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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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기획회의 (2) +2 16.11.25 3,396 51 8쪽
24 기획회의 +4 16.11.25 3,558 58 8쪽
23 첫 번째 사업은 커피 프렌차이즈 +4 16.11.24 3,829 55 9쪽
22 제너럴 악타비스 +3 16.11.24 3,887 61 8쪽
21 그놈. 양아치. +2 16.11.23 3,850 57 7쪽
20 균열 +3 16.11.22 3,922 62 8쪽
19 노랑머리 (2) +2 16.11.21 4,002 64 9쪽
18 노랑머리 +4 16.11.19 4,032 65 8쪽
17 숨겨둔 한 수 +7 16.11.18 4,034 63 7쪽
16 녀석과 싸운 후 일상이 달라졌다. +2 16.11.17 4,048 67 7쪽
15 패러럴 웹 (Parallel web) +4 16.11.16 4,045 71 10쪽
14 번외 - 꿈에 +4 16.11.16 4,067 57 3쪽
13 야! 버틀러! 저건 사람이잖아. +5 16.11.15 4,341 71 11쪽
12 사업아이템을 찾아라 +2 16.11.14 4,262 71 8쪽
11 고은이라는 아이 +4 16.11.12 4,361 70 8쪽
10 양동작전(Feint Operation) (2) +4 16.11.11 4,294 66 7쪽
9 양동작전(Feint Operation) +3 16.11.10 4,366 67 7쪽
8 진격의 탱커 +4 16.11.09 4,463 75 8쪽
7 바테즈 무리들 +2 16.11.08 4,536 71 8쪽
6 괴수 파사와 싸우다 (2) +3 16.11.07 4,594 76 7쪽
5 괴수 파사와 싸우다. +3 16.11.05 4,835 73 8쪽
4 이면세계와 현실의 이중생활 +2 16.11.04 5,110 74 8쪽
3 이면세계로의 초대 +2 16.11.03 5,757 82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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