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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란 님의 서재입니다.

사업중독자의 회귀록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허란
작품등록일 :
2016.11.01 19:26
최근연재일 :
2017.04.07 20:52
연재수 :
6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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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93
추천수 :
3,138
글자수 :
243,041

작성
16.11.25 14:33
조회
3,558
추천
58
글자
8쪽

기획회의

DUMMY

김진도를 만나고, 부글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나는 조용한 까페에 앉아 차를 마시며 생각에 잠겼다. 대학교 근처이기 때문에 책으로 인테리어 된 북까페가 많은 편이었다. 나는 그 중에서도 '세미나룸'이 있는 북까페를 찾았다. 쓴 커피를 마시며, 책을 잡자 기분이 좀 편안해지는 것 같았다.


한참 책을 읽고 있는데, 주연 선배가 형규 선배와 함께 찾아왔다.


"얼~ 다정군! 오랫만이야!"


형규 선배가 내 손을 잡고 악수를 한다. 형규 선배는 전형적인 엘리트다. 공부를 해야 할 때는 열심히 공부를 하고, 운동을 할 때도 빠지지 않는다. 술자리에서 분위기 메이커까지는 안되더라도, 분위기를 헤치지 않으며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사람이다. 해야 할 일이 있으면 뭐 하나 부족함 없이 해내는 사람.


우리는 거두절미하고 일 이야기를 시작했다. 주연선배가 말문을 열었다.


"말해봐. 어떻게 된 거야?"

"전화로 말씀드렸듯이 사업비가 생겼어요."

"너희 부모님이 주신거야?"

"네. 그거랑 제가 모은 돈이 좀 있어요."

"사업비 모은다고 네가 그렇게 미친 듯이 과외를 했던 거야?"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형규 선배가 직접적인 질문을 던진다.


"사업자금이 얼만데?"

"1억이 확보되어 있습니다."

"꽤 많네?"


나는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형규 선배의 머리 돌아가는 소리가 들린다.


"주연아. 요즘 20평 까페 권리금이 얼마나 하지?"

"글쎄? 한 2~3000 정도 하지 않아?"

"그럼 권리금 3000잡고, 인테리어 평당 200잡고, 보증금은 한 2000으로 잡아야겠네?"

"그렇죠. 1000만원은 운영비로 남겨둬야 하니."


역시 똑똑한 사람들이다. 사업비 견적이 바로 나온다. 형규형이 내 눈을 똑바로 마주치며 말한다.


"사업이라는 거 정말 쉽지 않은데, 왜 이렇게 어린 나이에 집착하는 거야?"


이 사람들에게 진실을 말 할 수는 없다. 지어낸 말을 해야 한다. 회귀 전, 내가 사업가로 지낼 때 청소년 사업가가 내게 했던 말을 떠올렸다.


"저는 어렸을 때 부터 무조건 사업을 하고 싶었어요. 학창시절 부터 하려 했는데, 부모님이 결사코 반대하셔서 일단 대학은 가기로 합의를 한 거였거든요. 제가 수능에 성공하고, 학생 신분으로 1000만원을 저축하면 부모님이 사업비를 대주시기로 한 거에요. 그리고 저는 이제 본격적으로 해보려 하는 겁니다."


나는 형규선배의 눈빛을 똑바로 마주보며 또박 또박 말했다. 엘리트라곤 하나, 아직 20대 중반의 사회 경험 없는 학생. 이 코흘리게를 설득하지 못할 정도로 지난 생을 막 산 건 아니다. 생각보다 단호한 내 태도에 형규형은 납득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내가 도와 줄 수 있는 게 있나?"

"네. 장사가 아니라 사업으로 하고 싶어요."

"그게 무슨 차이지?"


주연 선배가 껴든다.


"그러니까, 프렌차이즈 같은 걸 하고 싶다는 거야?"


나는 그 말에 미소를 지었다. 형규선배가 정색을 표한다.


"일단 장사를 성공해야 프렌차이즈든 뭐든 할 수 있는 거야."

"그래. 처음부터 너무 욕심 내면 안되. 목표는 가능한 달성 가능한 작은 것에서 시작하는 거라구."


그들의 말이 옳다. 만약 내가 사업 경험이 전무하다면 그렇다. 하지만 나는 과거 꽤 규모 있는 프렌차이즈를 성공시킨 경험이 있다. 처음이 아니니 목표도 달라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로 지금 그들을 설득할 수는 없으니, 말을 좀 바꾸는 수 밖에 없다.


"프렌차이즈를 하겠다는 건 아니구요. 단 주먹구구로 하는 게 너무 싫어요. 사업계획서를 제대로 쓰고, 계획적으로 체계적으로 하고 싶다는 이야기에요."


내 말에 형규 선배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건 맞지. 예측가능하게 만들고 싶다는 거구나."

"네. 그런 거 같아요."

"그래. 그럼 우리가 사업계획서를 도와 주면 되나?"

"네. 함께 이 프로젝트를 체계적으로 만들어주시면 좋겠어요."

"재미있겠는데?"


형규 선배의 눈에서 흥미롭다는 듯, 불꽃이 확 일어났다.


"주연이 너도 해보고 싶지?"

"흠.. 글쎄.. 난 사업계획보다는, 직접 까페를 운영해보고 싶은데?"


모든 프로젝트는 계획과 실행. 두 자기 분야로 나눠진다. 계획을 일반적으로 기업에서는 '기획'이라 부르고, 실행은 'Project manager'. 줄여서 PM이라 부른다. 그러니까 형규 선배는 기획에 관심이 많은 거고, 주연누나는 PM에 관심이 많은 거다.


"너 답구나."

"응. 안그래도 나 사업계획서만 쓰는 공모전이 너무 답답했거든. 프로젝트는 굴려봐야 제 맛인데."


두 사람이 호흡이 좋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서로 다른 재능을 갖고 있는 것이다.


"가만 오빠. 그러면 이제 다정이가 우리 사장님 되는 거야?"

"그렇지. 후배를 사장님으로 모셔보고. 우리도 참 대단하다."

"아아. 그런게 아니라, 제가 두 분을 모시고 일 해야죠. 배울 게 산더미 같을 것 같은데요."


나는 웃으며 손사레를 저었다. 형규 선배가 다시 핵심으로 치고 들어온다.


"그럼 우리 베네핏은 어떻게 되는거지?"

"다정아~ 생각 잘 해. 우리 공모전 헌터들이야. 공모전 보단 많이 줘야지.."


똑똑한 척 해도, 아직은 세상물정 모르는 어린 대학생들이다. 이 일을 하면서, 내가 이 두 사람을 가르쳐야 할게 산더미지만. 그래도 두 사람과 함께라면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업계획서 만드시는데 500만원을 드릴게요. 그리고 런칭 한 후에 6개월 동안 관리 해주시고, 매달 두 분께 각 200만원씩, 하는 걸로 할게요."


내 말에 두 사람은 깜짝 놀란다. 주연선배가 걱정어린 말투로 이야기한다.


"야. 사업계획서는 괜찮은데, 매달 200은 너한테 무리일거야. 직원도 따로 뽑아야 하는데."

"이정도는 괜찮아요. 대신 프로토타입을 제대로 만들어주세요."


내 말에 형규 선배가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다정아. 우리가 이 일을 하는 것도 좋지만, 네가 이렇게 큰 리스크를 지고 가는 건 원치 않아. 우리 두 사람 인건비로 월 400이 나가게 되면, 특히 초반에 운영비가 완전 말라버릴 수 있을 거야."


형규 선배가 한숨을 쉬며 말한다.


"이렇게 하자. 이익이 충분히 난다면, 월 200을 해도 괜찮아. 하지만 초반에는 자기 잡기 힘드니까, 사업에 들어가는 운영비를 먼저 제외하고. 남은 이익에서 나랑 주연이가 각 20%씩 가져가는 걸로. 이렇게 6개월 하면 어떻겠냐?"


좋은 제안이다. 나는 1호점에서는 딱히 내 이익을 남기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내가 살아만 있다면, 마정석을 계속 거래 하게 될텐데. 까페 하나 정도 운영할 때 생기는 적자는 충분히 감당이 가능하다.


솔직히 두 사람은 아직 대학생들이라서, 금전적인 지원을 해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나를 나이 어린 후배로 생각하며 배려를 하려 한다. 역시나 아직 학생이기에 가능한 인간미라 생각한다.


"좋아요. 그럼 그렇게 해요."

"좋아. 잘 부탁해 사장."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후아.. 연참대전이 이제 하루 남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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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기획회의 (2) +2 16.11.25 3,396 51 8쪽
» 기획회의 +4 16.11.25 3,559 58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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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제너럴 악타비스 +3 16.11.24 3,889 61 8쪽
21 그놈. 양아치. +2 16.11.23 3,851 57 7쪽
20 균열 +3 16.11.22 3,922 62 8쪽
19 노랑머리 (2) +2 16.11.21 4,003 64 9쪽
18 노랑머리 +4 16.11.19 4,032 6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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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고은이라는 아이 +4 16.11.12 4,362 70 8쪽
10 양동작전(Feint Operation) (2) +4 16.11.11 4,294 66 7쪽
9 양동작전(Feint Operation) +3 16.11.10 4,366 67 7쪽
8 진격의 탱커 +4 16.11.09 4,463 75 8쪽
7 바테즈 무리들 +2 16.11.08 4,536 71 8쪽
6 괴수 파사와 싸우다 (2) +3 16.11.07 4,595 76 7쪽
5 괴수 파사와 싸우다. +3 16.11.05 4,836 73 8쪽
4 이면세계와 현실의 이중생활 +2 16.11.04 5,110 74 8쪽
3 이면세계로의 초대 +2 16.11.03 5,757 82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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