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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존수 님의 서재입니다.

개천에서 난 히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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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존수
작품등록일 :
2018.08.30 19:41
최근연재일 :
2020.11.07 01:53
연재수 :
25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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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1,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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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26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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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서울

DUMMY

지난번 남상미 습격사건으로 인해 급하게 용신회를 무너뜨리고 구역을 접수했던 상혁은 그대로 서울침공을 시작하여 서울의 대형조직 세 개중 하나를 먹어치우고 주변을 정리하며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이 흘러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와~ 역시 누님. 저번에 보니까 완전 불도저처럼 밀어붙이시던데요?"


이상혁은 강남의 한 호프집에서 감탄사를 연발하고 있었고, 남상미는 새침한 표정으로 귀엽게 잘난척을 했다.


"엣헴~. 내가 좀 하지? 흐흐~"


그러자 그 모습을 지켜보던 김주원이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헛, 흠. 그래도 좀 조심하는게 좋을 것 같아. 적이 너무 많아질 것 같은데.."


"괜찮아~ 괜찮아. 이 남자 참~ 걱정 많네~."


남상미가 김주원의 어깨를 두드리며 터프하게 말하자 김주원은 붉어진 얼굴을 감추지 못한채 어물거렸다.


"아니 난, 지난번 사건같은게 또 벌어질까봐 그러지.."


이상혁은 그런 둘의 모습에 참지못하고 빵 터져버렸다.


"푸핫~. 아니 김형사님. 곰처럼 생겨가지고는 이렇게 귀엽기 있기에요?"


김주원은 이상혁의 말에 버럭 화를내며 반발했다.


"뭐야, 이놈아? 어른한테 귀엽다고 하면 되냐? 말버릇이 그게 뭐야?"


그러자 남상미가 팔을 김주원의 목에 걸고 그 머리를 가슴 쪽으로 끌어당기며 토닥거렸다.


"우쭈쭈~ 그랬쩌여~? 화내지 말아여~."


그리곤 이상혁을 바라보고 씨익 웃으며 말했다.


"귀엽긴 하지?"


"킥킥.."


이상혁은 그런 남상미를 향해 말없이 웃음으로 대답해주었고, 김주원은 얼굴이 벌개진채 순한 강아지가 되어 있었다.


- 오늘부터 한 달 간의 대통령 선거 기간이 시작되었습니다. 대권 재도전을 선언한 임의용 대통령은 수도권을 시작으로 선거 유세를 시작했고, 야당 대권주자도 부산을 시작으로 선거 유세를 시작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인터넷, 언론 보도등이 전과 다르게 깨끗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 화제입니다. 물론 서로를 비방하는 양상이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예년에 비하면 근거없는 거짓보도로 시청자를 현혹하는 일은 자중하는 모습입니다.


현 대한민국의 대통령 선거는 4년 중임제를 채택하고 있었고, 그로인해 군부독재 이후에 이어져 내려오던 정권을 바꾸는데 50년이나 걸렸다. 언론탄압과 부정선거 등을 통해 연임을 해왔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시민의식이 점점 깨어나면서 점점 민주화되었고, 부정선거가 이루어질 수 없는 토대가 만들어졌으며, 그 결과가 현 대통령인 임의용 대통령이었다. 하지만 그 사이 언론계에서는 민주화에 큰 역할을 했던 기자들은 변질되거나 뒷방으로 물러나야 했으며, 탄압은 커녕 방임 수준으로 고삐가 풀린 상태였다. 기득권 세력들이 겉으로 보이는 권력을 국민들에게 내어주는 대신 언론 등 실질적으로 대중을 지배하기 위한 힘에 막대한 재화를 쏟아부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정권은 바뀌었으나 여전히 건재한 기득권 세력과 언론이 결탁되어 있던 상태였고, 따라서 임의용 대통령은 헌정사상 첫 야권출신 대통령으로 야심차게 대한민국의 개혁을 추진했으나 결정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여야 국회의원들이 합심해서 반대하는 바람에 제대로 된 개혁을 하지는 못하고 있었다. 현 여당 국회의원들도 기득권 세력이기 때문이었다. 덕분에 임의용 대통령에게 큰 기대를 걸었던 국민들이 많이 실망했고, 임기가 얼마 남지않은 임의용은 점점 힘을 잃어가는 상황이었다. 그런 와중에 최근 이상혁과 남상미의 활약 덕분에 개혁다운 개혁을 실행에 옮겼고, 지금은 당당하게 대선에 재도전을 하게 된 것이다.


"그래도 조금은 정화가 되긴 한 모양이네."


남상미가 뉴스 보도에 대한 짧고 시니컬한 감상평을 내뱉자 이상혁이 일부러 활기차게 말했다.


"에이~ 저 정도면 대단한거죠~. 대통령이 뭔 짓을 해도 못 하던 개혁을 누님 덕분에 했잖아요~!"


그리고 김주원도 말을 보탰다.


"그래. 내 생각에도 우리 남검사가 큰 역할을 했지."


하지만 남상미는 씁쓸한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뿐이었다.


"아냐. 그래봐야 저들의 욕망을 수면 아래로 가라앉혔을 뿐이야. 저들은 지금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면서 숨죽이고 있는 상태지. 언론이고 재계고 완전히 발본색원 하지 않는다면 언제고 다시 고개를 쳐들 놈들이야."


남상미의 말에 이상혁은 맥주잔을 들며 힘차게 말했다.


"또 그런 일이 생기면 다시 밟아주면 되죠~. 누님도 있고, 저도 있고, 김형사님도 있잖아요. 걱정 마세요. 몇 번을 기어 나오더라도 계속 밟아줄 테니까."


남상미는 피식 웃고는 이상혁의 잔에 자신의 잔을 부딪히며 힘을 내어 말했다.


"그래. 네 말이 맞다. 그런 놈들은 나타날 때마다 꾹꾹 눌러주면 돼."


셋은 기분좋게 웃으며 맥주를 목으로 넘겼고, 한동안 담소를 나누었다.





**





서울의 푸른하늘파는 지성회와 더불어 서울의 3대조직 중 하나였고, 나머지 하나가 이상혁에게 무너졌다는 사실에 무척 긴장하고 있는 상태였다.


"다른 소식 들어온건 없나?"


푸른하늘파의 보스 마봉순은 자리에 앉은채 답답해하며 물었다. 마봉순은 대형조직 보스답게 싸움 실력은 있으나, 겁과 의심이 많아 항상 인의 장벽을 두르고 사는 스타일이었다. 따라서 조직의 2인자라 칭할만한 사람을 아예 키우지 않았고, 혹시라도 생길라 치면 미리미리 싹을 자르는 편이었다. 이런 사실을 잘 아는 조직원들은 마봉순을 대할때면 항상 책잡히지 않으려 노력했고, 보신주의가 만연해 있었다. 하지만 이런 현상은 조직의 발전을 저해했으며, 지성회가 무섭게 치고 올라올때도 그랬지만 SH가 깜짝 등장한 지금 상황에서도 서로 눈치만 볼 뿐 절대로 새로운 시도를 하려하지 않았다.


"에이~ 쓸모없는 것들. 니들이 그러고도 조직의 간부냐? 생각을 해라 생각을!"


마봉순은 눈치만 보며 아무런 의견을 내지 않고있는 간부들을 보며 답답해 역정을 냈으나, 이런 분위기의 원인이 자신이라는 것은 여전히 모르고 있었다.


간부들은 마봉순의 화가 점점 오르다가 발작이라도 할 듯 하자 약속이라도 한 듯 한 사람을 바라보며 눈치를 주었다. 튀는 것은 곧 죽음이라는 생각을 가진 간부들이 생각해낸 묘안이, 회의장에 들어서기 전에 미리 의견을 조율하고 가위바위보로 그 의견을 전달할 희생자를 고르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모두의 눈총을 받은 간부는 사색이 된 채 눈을 질끈 감았다가 뜨곤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저.."


마봉순은 막 발작하려다가 한 명이 말을 꺼내자 그를 강렬하게 노려보며 물었다.


"뭐! 너는 의견이 있는거냐!?"


"에.. 하나 있기는 합니다만.."


"뭔데?! 빨리 얘기해봐!!"


"이번에 새로 들어온 조직 S라는 것이 전국적인 조직망을 가진 엄청나게 거대한 놈들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마봉순의 표정은 여전히 못마땅했지만 조금 전에 비해 살짝 누그러진 모습이었고, 그에 용기를 얻은 다른 간부들이 너도나도 입을 열었다.


"적의 적은 아군입니다."


"지성회도 우리처럼 걱정이 많을 것입니다."


"지성회와 손을 잡는것이 어떨까요?"


마봉순은 갑자기 우글우글 입을 여는 간부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 슥 둘러보다가 말했다.


"그래? 그거 효과가 있을까?"


"그럼요~ 아무래도 혼자보다는 둘이 낫지요."


"암요~. 어차피 혼자는 못 막습니다~."


간부들의 말에 잠시 생각하던 마봉순은 곧 결정을 내렸고, 한 번 해보라는 말을 마친채 자리를 떴다. 그리고 오늘도 무사히 지나갔다는 생각에 간부들은 가슴을 쓸어내리며 회의실을 빠져나갔다.





**





원 안에 삼각형, 그 안에 원 무늬 문양. 이상혁이 지금껏 의문을 가져왔지만 그 정체를 찾지못한 문양이 벽 전체를 차지하고 있는 방. 서울 3대조직 중 하나인 지성회의 수장인 지승준이 사용하는 방이었다.


책상에 앉은 지승준은 엄지와 검지 손가락으로 미간을 꾹꾹 눌러 두통을 이겨내려 했다. 전국 대도시에 준비했던 자신의 안배가 모두 무너져내린 이후 생긴 두통은 시도때도 없이 찾아와 자신을 괴롭히고는 했다.


산을 박차고 내려와 서울에서 기반을 다지길 30년. 몇 년만 더 있었으면 그 과실을 수확했을텐데 그 직전에 완전히 망친 것이었다. 그것도 생각지도 못한 신생 조직에 의해서 말이다. 그들은 자신처럼 은밀하게 준비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드러내었고 누군가가 견제를 생각하기 전에 바로 쳐들어갔다. 현실적으로 전국적인 조직망을 갖춘 것은 지성회밖에 없었으니 다른 곳은 견제할 방법도 없었지만 말이다. 그들은 한 도시에서 시작해서 다른 도시로 직접 옮겨다니며 세를 넓혔고,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자신이 준비하던 조직들을 모두 박살냈다. 안타깝게도 지성회의 지역 기반조직은 아직 준비가 덜 되었기에 조직 S를 막을 수 없었고, 서울의 정예를 움직이기에는 다른 조직들을 견제해야 하기에 불가능했었다.


"나도 나이가 든 것인가.."


그런 일을 겪은 지승준은 요즘들어 자꾸만 마음이 약해지는 것을 느끼며 한숨을 쉬었다. 답답하게 자신을 옥죄는 산에서 벗어나 하고싶은 일만 하며 살겠다고 내려와서 서울 바닥을 헤매일때 만났던 자신의 아내가 어젯밤 꿈에 나왔었다. 아내는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듯 보였으나 처연한 표정으로 지승준을 쳐다보기만 하다가 아릿한 미소를 머금은채 사라졌더랬다. 요즘들어 아내 꿈을 꾸는 빈도가 높아지다 보니 아내를 생각하며 멍하니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아졌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으슥한 뒷골목에서 양아치들에게 둘러싸여 괴롭힘을 당하던 그녀를 도와주고, 그녀에게 한 눈에 반해 말을 잃고 그녀를 쳐다보던 기억.


"뭐야. 너 바보 아냐? 킥킥~"


자신이 사회에 대한 상식이 너무 없는 것을 보고 키득거리던 그녀의 모습. 그녀는 산에서 태어나서 세상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자신을 거두어줘 5년여를 같이 살았었다.


"이 자식이!!"


가난하다고 업신여기며 그녀를 함부로 대하는 모습에 욱하는 그의 손을 꼬옥 보듬어 잡고 고개를 흔들던 그녀. 고아였던 그녀는 돌출행동을 자주 하던 자신을 다독여주며 하나하나 챙겨주어 사람구실을 하게 만들어줬었다.


"미안해. 하지만 이대로는 못 살겠어. 딱 5년만 기다려. 내가 성공해서 너를 꼭 데리러 올게."


하지만 그는 그대로 가진건 없지만 둘이 의지하여 소박하게 사랑하며 살자는 그녀를 뒤로한채 힘을 가지겠다며 집을 뛰쳐나왔다.

그리고 조직을 만들고 성장시켰다. 5년 후 서울에서 어느 정도 조직의 기반이 잡히자 다시 그녀를 찾았지만 둘의 추억이 담긴 조그마한 집에는 낯선 사람만 있었고, 이후 그녀를 다시 만나지는 못했다. 이후 그는 그녀를 잊기위해 계속해서 조직을 성장시키는 것에만 몰두해 오늘날에 이르렀다.


- 똑똑똑~


"누구냐?"


지승준은 노크소리에 방문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물었고, 곧 문이 열리며 조직원이 들어왔다.


"푸른하늘파에서 사람이 왔습니다, 형님."


지승준의 눈길이 조직원의 뒤에 따라 들어오는 사내에게 꽂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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