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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존수 님의 서재입니다.

개천에서 난 히어로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오존수
작품등록일 :
2018.08.30 19:41
최근연재일 :
2020.11.07 01:53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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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341,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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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23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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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변혁 (9)

DUMMY

- 윤소희: 역시 성일이라는 그룹이 대한민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긴 한가 봅니다. 저는 기업을 인수했을 뿐인데 이렇게 인터뷰 요청이 올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 김화진: 사실상 대한민국은 성일 공화국이라고 불리울 정도였는데, 그런 거대 기업을 한 순간에 집어삼키셨으니 당연한 일입니다. 앞으로 대표님의 일거수 일투족에 대해 언론들이 관심을 가질 것입니다.


- 윤소희: 호호~ 그런가요? 저야 뭐 좋죠. 이렇게 방송에 초대도 해주시니.


- 김화진: 대표님은 아무래도 방송이 체질이신가봐요.


윤소희는 MBS의 단독 인터뷰에 출연하여 김화진 기자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고, 마지막으로 마무리 멘트를 요청받았다.


- 윤소희: 포부요? 음~. 기업의 총수가 포부라고 할게 있나요? 돈 열심히 벌어야죠.


- 김화진: 하하~ 아무리 그래도 방송인데 포장을 좀 해서 말씀해주시면 안 될까요?


- 윤소희: 그런가요? 그러면 이렇게 말씀드릴게요. 저는 앞으로 성일과 하나된 SH그룹을 국민에게 사랑받는 기업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크기만 거대한 기업이 아닌 진심으로 사랑받는 그런 기업 말이에요.


- 김화진: 오~ 예상보다 좋은 답변이신데요? 그렇다면 그것을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혹시 있을까요?


- 윤소희: 일단 내수 역차별부터 없애야죠. 지금까지는 오직 이윤 하나만을 보고 내수 제품의 가격정책을 불리하게 책정하여 국민들이 해외에 판매된 성일 제품을 역수입하는 현상이 벌어졌었죠. 이건 국민들에게 물건을 판매하여 성장한 기업이 할 짓은 아니라고 봅니다. 분명히 성일의 시초는 내수용 제품 생산이었고, 그것으로 돈을 벌고 기술을 축적해 지금의 세계적인 기술력을 가진 기업이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는 그에 대한 보답을 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국민들이 우리 기업을 마음속부터 아끼고 사랑해줄 것이 아닌가요?


- 김화진: 와~ 세상에나. 저는 처음에 돈을 열심히 벌겠다는 말씀을 하실때만 하더라도 이런 대답이 나올줄은 몰랐네요. 이것은 기존부터 마음속에 품고 계시던 생각인가요?


- 윤소희: 물론입니다. 저는 국민들의 힘으로 커온 기업들이 국민을 져버리는 행태가 매우 잘못되었다고 생각해왔습니다. 이제 그것을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졌으니 바꿔야죠.


- 김화진: 하~. 모쪼록 대표님의 훌륭한 생각을 계속해서 실천하시길 바라겠습니다.


그렇게 윤소희의 인터뷰는 끝이 났고, 대한민국의 여론은 또다시 들끓었다.


- 아~ 요새 왜 이렇게 사이다가 많아? 저 말이 맞지. 세상 어디에 자기나라 기업의 물건을 역수입하는 곳이 있어?


- 인정.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전부 내수품이 훨씬 비싸서 역수입을 하고 있으니 이게 정상이냐?


압도적인 다수가 윤소희의 결정에 찬사를 보내며 긍정의 신호를 보냈고, 덕분에 언론들은 결정적인 기사거리가 없는 상태에서 함부로 윤소희를 깎아내리는 내용을 보도할 수가 없어 침묵해야만 했다.




**




하지만 그런 윤소희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이 당연지사. 성일전자 휴대폰 사업부 연구개발본부 1부장은 윤소희의 인터뷰가 나오는 TV 화면을 보며 인상을 찡그리곤 리모컨을 신경질적으로 눌러서 껐다.


"뭣 모르는 어린 것이 돈 좀 가졌다고 세상 모르고 날뛰는구나. 회사가 이윤을 남기는게 가장 중요하지 무슨 국민의 사랑? 그딴거 신경 안 써도 어차피 우리 물건 쓰게 되어있어."


1부장은 그 이후로도 10분이 넘도록 윤소희 욕을 한 이후 팀장회의를 진행했다. 그리고 회의 말미에 의미심장한 말을 덧붙였다.


"나는 저런 대가리에 피도 안 마른 어린애가 우리 성일을 온전히 통제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안 해. 아마도 얼마 지나지 않아서 능력 부족을 절감하고 주저앉아서 목놓아 울겠지. 그래서 말인데, 자네들도 저 위에서 내려오는 지시에 목매달지 말고 그냥 하던대로 해. 쓸데없는 지시가 내려오면 적당히 하는 척만 하면서 뭉개고. 그러면 놀라가지고 경영에서 손을 뗄 수도 있으니까."


1부장의 말에 3팀장이 조심스레 물었다.


"그렇게 해도 되겠습니까? 그거 어떻게 보면 항명인데.."


그러자 1부장은 자신있게 말했다.


"걱정마. 지금 나 혼자 이러는 거 아냐. 회사 내에 뜻을 같이하는 동료들이 무척 많아. 그래서 내가 이렇게 확신을 가지고 얘기하는 거야. 아마도 저 어린 것이 성일을 먹었다고 좋아하는 날도 며칠 안 될거야. 감당할 능력이 되지 않는 물건은 소유할 수 없는 법이지."


그러나 1부장의 말에도 불구하고 팀장들은 불안한 눈빛을 교환할 뿐 안심하는 눈치는 아니었다. 이런 일은 성일 그룹 곳곳에서 벌어졌고, 중간 관리자들의 이러한 지시에 대해 일부는 따르고 일부는 따르는 척을 하는 등 그룹 전체에 혼란이 일어나고 있었다.





**




"그룹 전체에서 들고 일어났다며?"


이상혁이 히죽거리며 묻자 윤소희가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너는 뭐가 그렇게 재미있냐? 남은 귀찮아 죽겠는데."


"오~ 그래도 어렵지는 않은가보네? 귀찮다고 표현하는 것 보니까."


"예상은 했으니까. 애초에 내가 CEO로 시작한 SH도 어린 여자라고 은근히 깔보고 무시하는 것들 엄청 많았어. 그럴 때마다 내가 어떻게 했게?"


"어떻게 했는데?"


"고위급은 전부 자르고, 함부로 자를 수 없는 하위직은 전부 좌천 또는 업무배제."


"히야~ 멋진데? 그래서 누가 이런 일을 주동했는지 찾았어?"


이상혁의 질문에 옆에있던 김광수가 대신 대답했다.


"찾았지요. 보강된 정보력으로 그런 것도 찾지 못하면 정보부장 자리 내려놓아야지요."


"푸흐~ 그렇네. 그래서 결론은?"


"남아있는 사내 이사진들 중에 반감을 가진 자들이 주축이 되어 벌인 일이에요. 그 배후에는 진세황이 있고요. 지금은 부장급 까지는 대부분 파악한 상태에요. 팀장급은 조금 더 시간이 걸리구요."


"오호라~"


"그런데 아무래도 팀장급까지 내려가면, 위에서 시키니까 따른 자들이 더 많아요."


"그래? 그렇더라도 일단 배신자들은 전부 쳐내야 하지 않아?"


이상혁의 질문에 김광수가 난색을 표하며 말했다.


"그렇게 했다가는 그룹 전체가 돌아가지 않아요. 부장급들을 쳐내는 것만 해도 그룹이 휘청거릴 텐데요."


그리고 윤소희가 김광수의 말을 거들었다.


"그래. 어차피 부장급들만 쳐내도 충분히 경고가 될 테니, 대부분의 팀장급은 더 이상 반기를 들 생각도 하지 못 할거야. 그래도 까부는 놈들이 있으면 그 때 경고의 의미로 그들만 잡으면 되고."


"오케이~ 알았어. 소희 네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우리 밥이나 먹으러 나가자."


셋은 그렇게 대화를 멈추고 식사를 하기위해 사무실을 나섰다.




**




성일전자 휴대폰 사업부 연구개발본부 1부장은 콧노래를 부르며 화장실을 나섰다. 성일그룹이 통째로 SH에 넘어갔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만 해도 속이 부글부글 끓고 소화가 잘 되지 않던 그였다. 하지만 요즘 일부 충성스러운 이사들의 뜻에 따라 새로 바뀐 총수의 그룹 장악을 방해하고 그에 따라 혼란이 일어나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자 10년묵은 체증이 내려가듯이 속이 편안해졌고 하루하루가 즐거운 그였다.


그렇게 발걸음도 가볍게 사무실로 돌아가며 마주치는 직원들에게 반갑게 웃어주던 그는 문득 싸한 느낌을 받았다.


- 수근수근


- 웅성웅성


자신의 말 한 마디에 껌벅 죽던 그들의 반응이 영 시원찮았고, 심지어 자신이 지나친 후에 작은 목소리로 속닥거리는 소리까지 들리는 것이었다. 1부장은 그런 그들의 낯선 반응에 어찌해야 할지 잠시 고민하다가 일단 물어보기로 결정하고 그들에게 다가가며 으르렁거렸다.


"이봐! 자네들! 뭐 때문에 그렇게 뒤에서 수근거리는건가? 내 기분이 매우 별로니 빨리 말해봐!"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겐 강했던 그가 늘 하던 습성대로 으름장을 놓으며 다가가자 수근거리던 직원들은 1부장을 흘끔 보고는 대답없이 몸을 돌려 각자의 길을 가버렸다.


"뭐, 뭐야! 내 말을 무시하는 거야 지금?!"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는 상황에 잠시 멍해있던 1부장은 곧 정신을 차리고 화를 냈으나 가던길을 멈추고 돌아서서 대답해주는 이는 없었다. 그는 잠시동안 어이없어 하다가 곧 씩씩거리며 근처 사무실로 들어가 소리쳤다.


"뭐야! 무슨 일인데 다들 나를 흘끔거리며 속닥거려!? 내 얼굴에 뭐라도 묻었어!?"


하지만 평소에 악명이 높았던 그를 생각하면 상상도 못할 일이지만 사무실의 직원들이 모두 짜기라도 한 듯이 입을 열지 않았고, 이에 머리끝까지 열이 오른 그가 근처에 있던 신입사원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물었다. 본능적으로 연차가 있는 직원은 끝까지 버틸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너! 대답해봐! 무슨 일이야?!"


그러자 신입사원은 어쩔줄 몰라하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인사명령이 났습니다."


"인사명령?"


"네. 상당수의 이사님들과 상무님들 부장님들까지 보직해임 인사명령이 났습니다."


1부장은 신입사원의 말에 뒤통수를 망치로 세게 두들겨 맞은 느낌이 들었다. 지금의 상황과 말을 종합해보면 자신이 보직해임 되었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었다. 그는 그 생각이 드는 순간 황급히 몸을 돌려 부장실로 뒤뚱거리며 달려갔고, 자신의 컴퓨터를 켜 인사명령 공문을 확인했다. 그리고 그 곳에는 어떻게 알아냈는지 이번에 윤소희에게 반기를 든 간부진들의 이름이 정당한 사유없이 업무지시 불이행에 의한 보직해임 명령서에 모두 들어있는 것을 보고는 다리에 힘이 빠져 자리에 주저앉아 입을 벌리고 멍을 타기 시작했다.


윤소희는 이 일에 연루된 모든 간부들의 보직 해임을 명했고, 즉시 해임이 가능한 이사들의 경우 아예 해임을 시켜버렸다. 그리고 즉시 해임이 불가능한 간부들의 경우 대대적인 감사를 통해 증거를 찾아내라 지시했고, 명확한 정황이 나오는 자들은 그것을 근거로 해임 절차를 밟도록 했다. 그리고 비어있는 자리는 한 달여의 시간을 두고 직원들 중 인재를 뽑아 올리기로 했다. 물론 이사진에는 SH의 사람들을 몇 명 데려다 끼워넣기도 했다.


이번 일로 인해 성일그룹 내부는 기존 지배체제의 잔재들이 일소되었고, 윤소희에게 전권이 넘어갔음을 실감했으며, 반기를 들면 가차없이 쳐내진다는 흉흉한 소문이 돌았다. 이렇게 윤소희는 성일그룹 전체를 완전히 장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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