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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존수 님의 서재입니다.

개천에서 난 히어로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오존수
작품등록일 :
2018.08.30 19:41
최근연재일 :
2020.11.07 01:53
연재수 :
25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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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2,0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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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15
글자수 :
1,341,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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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25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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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변혁 (3)

DUMMY

영상에는 진짜로 진동식과 진세황의 대화가 담겨있었다. 날짜를 보니 비서실장이 실토하기 직전이었다.


남상미는 사람들의 이런 행동에 진저리가 나는 듯 인상을 찌푸리며 한 손으로 자신의 핸드폰을 이철진에게 건넸다. 이철진은 전영미와 함께 핸드폰 속의 영상을 보고는 밝은 얼굴로 한 줄 감상평을 내어놓았다.


"햐~ 요즘 카메라 기술이 워낙 발전하긴 했네요~. 이건 누가 봐도 부인하지 못할 정도로 깔끔하게 얼굴이 나와있네요~."


"와~. 세상에~. 인터넷도 난리 났네요~."


남상미는 둘의 말에 찌푸렸던 얼굴을 펴며 벌떡 일어났다.


"바로 가시죠. 압수수색 영장 지급으로 신청 부탁드립니다."


그러자 막 돌아서려던 전영미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설마, 영장이 거절되지는 않겠죠?"


남상미는 전영미의 말에 어깨를 으쓱하며 답했다.


"그건 두고 봐야지요. 정신이 제대로 박힌 판사가 걸려주면 바로 나올테고, 아니면 힘들게 하겠지요."


그리고는 핸드폰을 들어 이상혁에게 전화를 걸었다.


- 네, 누님~


남상미는 반갑게 전화를 받는 이상혁에게 다짜고짜 물었다.


"너지?"


- 예? 뭐가요?


이상혁은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르겠다는 듯 반응했고, 남상미는 그 반응에 얼굴을 구기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하하하~ 무슨 말씀이신지 알아요~. 장난이에요, 장난~. 인상 펴세요. 이쁜 얼굴에 주름잡혀~.


그러자 남상미는 찡그린 얼굴을 펴며 말했다.


"뭐야. 너 나 보고있냐? 혹시 여기에도 카메라 설치했어?"


- 에이~ 누님도~. 제가 아무곳이나 카메라를 설치 하겠어요? 더구나 제가 사랑하는 누님의 사무실에?


남상미는 이상혁의 말에 슬며시 웃음이 나오려는 것을 참으며 짐짓 차갑게 말했다.


"흥, 됐고. 그래서 그거 너 맞지?"


- 글쎄요~. 누님이 그렇다면 그런거겠죠?


이상혁은 의뭉스럽게 대답하며 얼마전 진세황의 집에 다시 들어갔을 때를 회상했다.


=== 회상씬 ===


'오호라~ 지난번에 나한테 털리고는 나름대로 보안장치를 상당히 강화했네. 그래봐야 소용없지만.'


이상혁은 마법과 검사의 신체능력을 동원해 보안장치에 걸리지 않게 집 안으로 들어갔고, 집안 곳곳에 카메라를 설치했다. 혹시라도 얼굴이 잘 나오지 않을 것을 염려해 아예 모든 장소의 사방 벽에 설치했다.


'좋아.'


이상혁은 스스로의 성과에 만족스러움을 느끼고는 몸을 훌쩍 날려 진세황의 집을 떠났다.


=== 회상씬 끝 ===


"... 알았어, 고맙다."


남상미는 이상혁의 대답에 잠시 할 말을 고르다가 마지막 인사를 하고 끊었다. 그리고 영장이 발부되기를 기다려 바로 현장으로 달려갔다. 다행히도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판사였는지 영장은 바로 내주었었다.




**




압수수색은 세 갈래로 동시에 진행되었다. 남상미가 직접 진두지휘하는 진세황의 저택과 진동식의 저택 그리고 진세황의 회장실 및 비서실이었다.


- 웅성웅성~


남상미가 들이닥쳤을 때에는 한창 자료를 저택 밖으로 꺼내려고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던 때였다.


'누가 또 압수수색 사실을 흘렸군.'


속으로 살짝 짜증을 낸 남상미는 영장을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한 손으로 들고 큰 소리로 외쳤다.


"모두 동작 멈추십시요! 검찰입니다. 지금부터 자료를 들고 움직이시는 분은 모두 압수수색을 방해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연행하겠습니다."


그러자 막 정신없이 자료를 꺼내던 사람들이 고장난듯 덜컥 멈췄다.


"자자~ 모두 이쪽으로 오셔서 한 분씩 몸수색 받고 나가세요."


사람들은 남상미의 지시대로 순순히 몸수색을 받고 밖으로 빠져나갔고, 그 후 수사관들이 집을 뒤지기 시작했다.


"당신들, 이러고도 무사할 줄 알아?"


진세황의 비서실장이 남상미에게 으르렁거렸으나, 그녀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답했다.


"제가 이걸 하지 않으면 회장님께서 저를 가만 두신답디까? 영상에서도 나오던데요, 저를 재기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으윽."


비서실장은 남상미의 말에 더 할 말이 없는지 무서운 눈으로 노려보다가 뒤로 빠져서 지켜보기만 했고, 변호사로 보이는 사람이 나서서 말했다.


"영장에 기재되지 않은 물건은 가져가시면 안 됩니다. 제가 다 확인할겁니다."


그러자 남상미는 코웃음치며 수사관들에게 말했다.


"자~ 다들 들으셨죠? 영장에 기재된 물건은 하나도 남김없이 싹 긁어갑니다~. 그 외에 추가영장이 필요한 것은 빨리빨리 말씀하세요~. 지검에서 대기하는 사람들이 바로 영장 쳐줄 겁니다~."


수사관들은 남상미의 말에 키득거리며 대답했다.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진행된 압수수색은 추가영장까지 기다려서 저녁 늦게 끝났다.


"무슨 추가영장을 여기서 기다립니까! 다시 영장 받아서 오세요!"


성일의 변호사가 항의했지만, 남상미도 이미 벼랑끝에 몰린 심정이라 이판사판이었다.


"지금 수색이 진행중인거 안 보이십니까? 아직 수색 안 끝났어요!"


남상미가 가리키는 곳에 수사관 한 명이 무언가를 찾는 척 하고 있었고, 다른 수사관들은 모두 쉬고있는 모습이 누가봐도 이것은 눈가리고 아웅이었지만, 형식상으로는 압수수색이 끝나지 않았기에 변호사가 할 수 있는 것은 항의 말고는 없었다.


"다 끝난 것 맞잖아요! 저기 저 분들은 전부 쉬고 있잖아요!"


"아, 저 분들은 일을 너무 많이하다보니 피곤해서 잠시 쉬는 거예요. 곧 다시 시작할겁니다."


"벌써 한 시간째 쉬고 있는데 뭐가 잠시입니까?!"


"어, 그렇게나 지났나요? 우리 수사관들이 무척 많이 힘드셨나보네요."







그렇게 늦게까지 진행된 압수수색에 대해 언론에서 또다시 봇물처럼 기사를 쏟아냈고, 대부분의 언론이 검찰의 무리한 압수수색에 초점을 맞추어 논리를 전개했다. 그리고 이에대한 인터넷 여론도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 검찰이 저래도 되는거야? 저런 식으로 마구잡이로 털면 어떡해? 중간에 샌드위치까지 공수해서 먹었다면서?


- 맞아. 더구나 세 군데나 동시 압수수색이라니. 정말 무차별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하는구만. 권력 남용이야 이건.


- 어이없네. 지난번에 김00 털 때는 그렇게 해서라도 사법정의를 세워야 한다면서. 그래서 된장찌개까지 시켜먹으며 어린애 일기장까지 뺏어가놓구선.


- 그러게. 김00 때는 80군데 압수수색 했던건 기억도 안 나냐? 그저 성일 밑에서 떨어지는 콩고물만 받아먹는 녀석들 정신상태 하고는~. 노예근성 쩔어~.


댓글창에서는 갑론을박이 한창이었고, 더불어 여론도 혼돈의 도가니였다. 그리고 언론은 꿋꿋하게 성일의 손을 들어주고 있었다.


- 리포터: 법을 잘 아는 사람들이 법망을 미꾸라지처럼 피해가는 것을 법꾸라지라고 하지요. 법과 원칙을 수호해야 하는 검찰에서 보이는 이런 압수수색 행태. 반드시 고쳐져야 할 것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남상미는 MBS의 단독 인터뷰에 나와서 자신의 행동에 대해 비난하는 언론들을 작심하고 비판했다.


- 남상미: 제가 한 행동은 김00 에 대한 수사가 진행될 때에 비하면 1/10 도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때 언론들이 그 수사에 대해 얼마나 우호적이었는지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아니, 아예 검찰에서 하는 말을 그대로 받아썼었죠. 그랬던 여러분들이 이제는 저에게 법꾸라지라고 하시는군요. 왜 그때는 그런 비난을 못 했습니까? 예, 저 법꾸라지 맞습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 분들은 저보다 더한 법꾸라지입니다. 제발 동등한 잣대로 비난합시다.


- 김화진: 그렇다면 남 검사님의 말씀은 나만 잘못한게 아닌데 왜 나만 비난하냐는 말씀이십니까? 그건 성인으로 보일만한 올바른 태도가 아닌 듯 합니다만. 본인의 잘못에 대한 사과가 먼저 아닐까요?


김화진 리포터답게 무조건 남상미의 편을 들어주지 않고 날카롭게 질문을 던졌고, 남상미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 남상미: 물론 기자님 말씀이 맞습니다. 제 행동은 법은 피할 수 있지만 도덕적인 비난마저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제 행동에 마음이 상하신 국민들께는 무척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시점에 제가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법조계에는 이런 법꾸라지들이 무척이나 많으니 다시는 이런 행동을 하지 못하게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만약 제도 정비없이 저만을 비난하신다면 앞으로도 언론의 입맛에 맞을 경우에는 이런 일들이 조용하게 묻힐 것이고, 또 다른 피해자가 피눈물을 흘릴 것입니다. 언론 여러분은 더욱 더 크게 이 상황을 비난하셔서 제발 제도개선이 이루어지도록 도와주세요.


- 김화진: 어, 이건 새로운 내용의 말씀인데요. 제도개선을 위해 더 크게 비난해달라는 말씀인가요?


- 남상미: 물론입니다. 언론 사주분들이 저한테 이런 꼴을 당하기 싫으시면 제도개선을 위해 힘 써주시길 당부드립니다. 그렇지 않으면 저는 이 나라의 범죄를 뿌리뽑기 위해 언제든지 이런 행동을 또 할 것입니다.


- 김화진: 에~. 이런 식으로 말씀하실 줄은 예상하지 못했네요. 오늘 이 내용이 나가고 나면 어떤 파장이 생길지 걱정되지 않습니까?


- 남상미: 당연히 걱정 됩니다. 하지만 지금까지처럼 꿋꿋하게 버틸 생각입니다. 얼마전에도 목숨의 위협을 당하며 일을 해왔는데 이 정도의 비난은 얼마든지 감수할 예정입니다.


언론은 당연하게도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내용만 골라 편집해 내보냈고, 인터넷은 불에 기름을 부은 듯 활활 타올랐다.


- 정의로운 척은 혼자 다 하더니 법꾸라지잖아. 저게 남상미의 실체다.


- 남검사 좋게 봤는데 아니네.


- 노노. 상대는 비겁하게 굴어도 되고, 우리는 정정당당하게 매너를 지켜야 하나? 전쟁에서 상대의 뒤통수를 맞은 다음에 비겁하다고 부르짖으면 무슨 소용이냐?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지.


- 내가 법망을 피해서 너희들을 괴롭히는게 싫으면 제도 개선을 하게 힘을 실어줘라. 캬~ 덕분에 제도개선이 된다면 힘없는 국민들이 당할 피해가 줄어들겠구만~. 이거야 말로 남다르크구나~. 자신을 희생하는 저 숭고한 정신~.


- ㅋㅋㅋ. 난 재미만 있구만. 요새 돌아가는 상황 보면 꿀잼각이야~. 더 싸워라~ 난 구경하련다~.






전영미는 인터넷 댓글을 보다가 걱정스러운 말투로 입을 열었다.


"이거 너무 시끄러운데요. 이래도 될까요?"


하지만 남상미는 뭐가 문제냐는듯 되물었다.


"안 될 이유는 뭐지요? 어차피 한 번은 다루어야 했을 사안이에요. 검찰이 마음먹는 순간 그 대상은 파멸이니까요. 그런데 지금까지는 그 칼날이 기득권에게 향한 적이 한 번도 없으니까 검찰의 그런 행동이 계속해서 옹호되고 권력을 유지했던 거예요. 하지만 앞으로는 그렇게 되지 않도록 바꿔야죠."


"아유~. 저는 남검사님이 걱정되어서 그래요."


"괜찮아요. 너무 걱정하지 마요. 이 정도로 저를 무너뜨리지는 못해요. 그보다는 제가 성일을 무너뜨릴 거예요. 공격이 최선의 방어다 라는 말도 있잖아요?"


전영미는 여전히 걱정스러운 눈으로 남상미를 쳐다보았지만, 이철진은 이미 호랑이 등에 올라탄 형국이라는 것을 알기에 남상미를 도와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하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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