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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존수 님의 서재입니다.

개천에서 난 히어로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오존수
작품등록일 :
2018.08.30 19:41
최근연재일 :
2020.11.07 01:53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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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341,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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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24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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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사기(4)

DUMMY

- 너 밖에서 뭐하고 다니는 거야?! 당장 내 방으로 와!


남상미가 김지호의 사무실에 들어가자 그는 자리에서 일어서며 화를 냈다.


"너 뭐하는 자식이야!"


"네?"


남상미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반응하자 김지호는 더욱 화를 냈다.


"그 100억 사기건, 내가 그만두라고 했어 안 했어?"


"하셨죠."


남상미는 자신이 수사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어디에서 새어 나갔을까를 생각하며 덤덤하게 대답했다. 워낙 많은 사람들을 들쑤시고 다녔으니 김지호의 귀에 들어가지 않을 거라는 생각은 포기하기는 했었다.


"그런데 왜 김성배 의원까지 들쑤셔!! 내가 의원실에서 항의 전화나 받고 그래야 해?!"


"..."


남상미는 김지호의 말에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지만 일단 침묵으로 일관했다. 어쨌든 자신은 정당한 사유없이 상관의 지시를 어긴 상태였다.


그리고 김지호는 남상미의 앞에 서서 손가락질까지 하며 말했다.


"너, 잘 들어. 한 번만 더 사고치면 가만 안 둘거야. 지금까지는 내 밑에 있다고 네가 사고치고 다니는거 다 수습 해줬지만, 또 이러면 앞으론 국물도 없어. 알아!?"


"네."


남상미의 앞에서 한참을 씩씩거리던 김지호는 등을 보이며 돌아서서 말했다.


"나가봐."


남상미는 그 말에 김지호의 사무실을 빠져나오며 생각했다. 자신은 현재 김지호를 믿지 않고 있었다. 그동안 김지호화 동고동락한 기간이 있기에 굳게 믿었고 계속해서 믿고 있다고 생각했었지만, 지난번의 선인그룹 정선우 사건때 생긴 한 줄기 의심이 지금에 와서는 송수일의 움직임과 김지호의 반응을 보며 마음 한 구석에 확고하게 자리잡았음을 이제 깨달아버린 것이다.


'젠장.'


남상미는 씁쓸함을 느끼며 전화기를 들어 번호를 눌렀다.


- 예, 누님.


남상미는 전화기에서 들려오는 이상혁의 목소리에 풀죽은 목소리로 말했다.


"바빠? 술 한잔 하자."


그녀는 마음이 상해서 정신없는 와중에도 본능적으로 서울중앙지검 밖에서 상의할 사람을 찾고 있었다. 당분간은 지검 안의 누구도 믿을 수 없을 것 같았다.


- 왜 이렇게 힘이 없어요? 어디로 갈까요?


남상미는 이상혁의 위로하는 말에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




강남역 3번출구에서 대로를 따라 500m전방의 골목을 따라 안으로 들어가 몇 번인가 골목을 끼고 돌다보면 나오는 오래된 술집이 있다. 남상미는 그 술집의 문을 열고 들어서며 가게 안을 두리번거렸고, 그녀를 알아보고 손을 흔드는 이상혁을 찾아냈다. 그리고 반가워하며 마주 손을 흔들려 하다가 옆에 앉아있는 김주원을 발견했다.


남상미는 흔들려던 손을 엉거주춤 내리며 떫떠름한 표정으로 그들의 맞은편에 앉으며 김주원에게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그리고 그 모습을 본 김주원은 뭐가 불만인지 뚱한 표정이다.


"안녕 못합니다."


남상미는 의문사를 얼굴에 띄우며 물었다.


"왜 그러세요? 제가 뭐 잘못한 거 있나요?"


"아뇨, 남검사님은 잘못한 거 없으시죠. 그저 저를 보고 마음에 들지 않아하셨을 뿐."


남상미는 그제야 의문이 풀린 듯 웃으며 말했다.


"아~ 그래서 기분이 안 좋으셨구나~ 그런데 어떡해요? 저는 우리 귀여운 상혁이와의 1:1 데이트를 망친 김형사님이 별로인데."


"허~ 남검사님 나이를 생각하셔야죠. 상대 나이가 어려도 너무 어린거 아니에요?"


"호호~ 그게 무슨 상관이에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답니다~."


"하하~ 내 기가 차서 원."


"왜요? 뭐 불만 있어요?"


이상혁은 만나자마자 불꽃이 튀기는 둘을 보며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저기, 두 분, 이쯤 하시고 술이나 한 잔 하시죠? 좋은 먹이를 두고 싸우는 건 전혀 생산적이지 않아요."


하지만 둘은 약속이나 한 듯 동시에 말했다.


"넌 가만있어!"


그리고 서로를 쳐다보고 으르렁거리며 술대결을 펼치기 시작했다.


'하, 이게 아닌데..'


이상혁은 남상미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까 싶어 김주원을 불러왔던 자신을 탓하며 쓴웃음을 짓고 있었다.


한 잔, 두 잔 술이 들어갈수록 둘의 얼굴은 벌개지기 시작했고, 둘은 술을 마시면서도 쉬지않고 으르렁거렸다. 그리고 어느 정도 취한 뒤에 결국 사고가 터지고 말았다.


"해도해도 너무 하잖아? 나이가 계란 한판이 넘는 양반이 우리 상혁이같은 어린 놈이랑 놀려고 하다니, 말이 돼?"


"제 나이가 어디가 어때서요? 저도 어디가서 미모로 꿀리지 않는다구요! 미녀 스타검사 모르세요?!"


"하하~ 노처녀가 못 하는 말이 없으시네."


"뭐라구요? 노처녀?! 말 다 했어요?!"


"아니, 상혁이는 앞날이 창창한 잘생긴 어린 놈인데 자기하고는 급이 안 맞잖아?"


"이익.."


남상미는 김주원의 말에 분한듯 씩씩거리다가 말했다.


"왜 자꾸 반말이에요! 그리고 그쪽은 애딸린 유부남이잖아요! 노처녀가 뭐 어때서요!"


이상혁은 과열된 둘의 분위기를 보며 언제 끼어들어야 하나 하고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대로 두면 둘의 사이가 크게 틀어질 것 처럼 보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김주원이 입을 열면서 갑자기 분위기가 돌변했다.


"흥~ 내가 이혼한지가 언제인데 유부남이랍니까? 돌싱입니다, 돌싱."


"에~? 언제 이혼 하셨어요?"


김주원은 남상미의 놀라는 반응에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좀 됐어요. 쥐꼬리만한 월급에 허구헌날 야근에 잠복이니 마누라가 질려서 못 살겠답니다. 그래서 보내줬어요."


열혈 형사였던 김주원은 승진도 많이 떨어졌고,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날을 밖에서 보냈었다. 그리고 남상미는 그 자신이 일에 미쳐 살았기 때문에 김주원의 상황이 이해가 갔고 안타까웠다.


"그러셨구나.."


"뭐, 그래도 딸래미는 가끔 볼 수 있으니까 괜찮아요. 얼굴보기 힘들었다 보니 딱히 아빠로 정이 붙은 것 같지는 않지만 말이죠."


"아, 죄송해요. 제가 쓸데없는 얘기를 꺼냈네요."


"아뇨. 별 일 아니에요. 내가 못나서 일어난 일인걸."


그 말을 마치고 김주원은 술잔을 들어 입에 털어넣었고, 남상미도 말없이 술을 홀짝였다. 그리고 이상혁은 언제 싸웠냐는 듯 바뀐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하고 둘의 눈치만 볼 뿐이었다. 결국 그는 일 얘기는 다음날 하기로 하고 둘만 남긴채 자리를 벗어났다.






그리고 다음날 둘을 다시 만난 이상혁은 어제와 같은 옷을 입고 다정하게 붙어 앉아있는 둘을 보며 어이없어했다.


"두 분 어떻게 된 거죠?"


이상혁의 말에 남상미는 볼을 발그레하게 붉힐 뿐이었고, 김주원은 헛기침을 몇 번 하고 말했다.


"험험. 어제 밤새 얘기를 하다보니 우리가 좀 잘 맞더라고. 그냥 그렇게 됐다."


"하.. 어제는 그렇게 죽일듯이 싸우더니."


"아니, 뭐, 원래 남녀사이는 싸우면서 성장하는 거야."


"에이~. 어쨌든 축하드려요."


이상혁은 둘의 반응을 보며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축하를 해주었다. 그리고 셋은 잠시동안 담소를 나누다가 남상미가 당면한 문제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누님이 그 올액티브의 투자금 계좌만 알아내서 저한테 주세요. 제가 추적을 해 볼게요."


"오? 그런 것도 돼?"


"확실한건 해 봐야지 알죠. 그래도 우리 정보팀이 능력이 좀 되니까 성과는 있을 거예요."


"야~ 진짜 우리 상혁이, 볼수록 놀라워~."


남상미와 김주원은 감탄을 했고, 이상혁은 어깨만 으쓱였다.




**




시간이 흘러 이상혁과 남상미가 만난지도 어느덧 2주일이 지났다.


남상미는 나름대로 신철민을 찾아낼 방법을 알아보고 있었으나 딱히 묘수는 없었고, 그러던 중 기다리던 연락이 왔다.


"어, 상혁아! 뭐 좀 알아냈어?"


- 하하~ 이렇게 누님이 절 반기시는 모습은 간만이네요~


"아이~ 그러지 말고~ 나 몸달어~"


- 흐흐~ 알았어요. 지금 제가 보낸 영상 한 번 틀어보세요.


"영상?"


남상미는 이상혁의 말에 통화를 스피커폰으로 바꾸고 이상혁이 보낸 영상을 확인했다. 마트 안으로 보이는 영상 속에서 한 남자가 카트에 물건을 싣고 지나가는 CCTV 영상이었다.


"어?"


남상미가 놀라서 감탄사를 발하자 이상혁이 말했다.


- 그거 신철민 맞죠? 어렵게 찾았어요.


"와~ 세상에. 어떻게 찾았어?"


- 영업 비밀이에요.


이상혁은 SH 정보팀을 풀가동하여 신철민을 찾았고, 정보팀은 올액티브의 자금 계좌부터 시작해서 그 자금이 흘러들어간 페이퍼컴퍼니의 자금 계좌를 거쳐 신철민의 위장신분 계좌까지, 연결되는 은행들을 줄줄이 해킹했다. 이를 위해 비공인 천재 해커인 김수경과 조민석까지 동원되었었다. 결국 그들은 ATM, 공과금 납부까지 모든 것이 네트워크로 연결된 현 시대를 잘 활용하여 그 자금의 사용처를 찾아내었고, 결국 신철민의 영상과 그 숙소 주소를 얻어내기에 이르렀다.


- 그리고 신철민 그 자식 경치좋은 시골에서 한가롭게 지내고 있더라구요. 덕분에 CCTV도 적어서 찾는데 애 좀 먹었어요.


"... 어쨌든 대단하네."


- 흐흐. 암튼 휴가 한 번 가시죠?


"휴가?"


- 신철민 안 잡을 거예요?


"아, 잡아야지."


- 어차피 지검에서 수사 허가도 못 받을 거 아니에요? 그럼 휴가로 가야죠.


"그렇네."


남상미는 이상혁의 말에 비용이 얼마나 들던 휴가를 내고 다녀올 생각을 했다. 이번 일에 복잡해진 심경을 정리하기 위해서라도 이번 일은 끝을 내야만 할 것 같았다. 남상미의 스위스행은 이렇게 결정되었다.




**




"나 그런데 이렇게 받기만 해도 되는거야?"


신철민이 지내고 있는 곳으로 이동하는 차 안에서 남상미가 계면쩍어하며 말을 꺼냈다. 출발 전에 약간의 실랑이가 있었지만, 결국 SH시큐리티에서 남상미가 사용하는 모든 경비를 지급하기로 했다.


"하하, 괜찮아요. 이거 다 회사 돈이에요. 그리고 누님이 놀러가라고 대주는 것도 아니고 나랏일 잘 하시라고 대주는 거잖아요. 원래는 나라에서 지원해줘야 하는 거니까 죄책감 가지실 필요는 전혀 없어요."


"하지만, 너네 주식회잖아. 이렇게 막 마음대로 써도 돼?"


"상장을 하지 않은 주식회사라 괜찮아요. 결국 주주들끼리만 문제삼지 않으면 끝이에요. 그럴려고 상장 안 하는 거구요. 아시다시피 우린 비밀스러운 일이 많잖아요?"


"하긴.."


남상미가 이상혁의 말에 수긍하는데 차가 멈췄다. 남상미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현지 경찰로 보이는 사람들이 다가오자 의문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현지 경찰은 일행을 이 곳까지 안내한 사내와 몇 마디 말을 나누고 돌아갔고, 그 후 안내인은 이상혁에게 다가와 말했다.


"저 친구가 이번 작전 책임자입니다. 예정대로 준비가 다 되었답니다."


"감사합니다."


이상혁이 감사 인사를 하고 안내인이 물러서자 얼굴에 온통 물음표를 띄우고 있던 남상미는 궁금한 점을 물었다.


"그런데 대체 어떻게 현지 경찰까지 동원한거야? 저 안내인은 뭐하는 사람이고?"


이상혁은 남상미의 물음에 실실거리며 답했다.


"저 분, 국정원 사람이에요."


이상혁은 지난번에 알게된 심시준에게 도움을 청했고, 심시준은 윗선에 보고하여 스위스 현지 경찰의 협조를 받아놓은 상태였다. 국정원 국내2부 조폭팀의 입장에서 이상혁은 그 존재만으로도 여러가지로 쓸모가 있었기에 어느 정도 요구는 들어주려고 하는 편이었다.


"하~ 정말 기가차서 더 이상 물어볼 엄두도 안 난다."


남상미는 이상혁의 말에 황당해하며 웃어 넘겼고, 곧 체포 작전이 시작되었다.


작가의말

2주 만입니다. 회사가 바빴습니다. 먹고사는 문제이니 널리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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