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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존수 님의 서재입니다.

개천에서 난 히어로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오존수
작품등록일 :
2018.08.30 19:41
최근연재일 :
2020.11.07 01:53
연재수 :
255 회
조회수 :
692,082
추천수 :
9,415
글자수 :
1,341,764

작성
20.06.06 08:27
조회
734
추천
14
글자
11쪽

사기 (7)

DUMMY

수사관이 남상미의 손목을 낚아채며 외쳤다.


"뛰세요!!"


수사관은 판자로 대충 만들어져 한쪽이 기울어진 벽면을 발로 차며 안으로 들어갔고, 남상미도 그 뒤를 따라 들어갔다.


"제길!"


사내들은 완벽하게 퇴로를 봉쇄했다고 방심하다가 허를 찔리고 짜증을 내며 뒤를 쫓기 시작했다.


남상미는 달려가며 손에 잡히는 판자조각을 뒤로 집어던졌고, 제일 먼저 둘을 따라서 벽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던 사내의 머리를 강타했다.


"어이쿠~"


사내는 달려가려다 말고 자리에 머리를 감싸안으며 멈춰섰고, 비명소리에 뒤돌아본 수사관이 남상미에게 엄지를 들어주었다. 그 후로도 남상미는 계속해서 손에 잡히는 것들을 집어던지거나 물건을 무너뜨려 사내들을 방해하려 했고, 수사관은 앞을 가로막는 것을 치우며 전진했다.


수사관은 앞을 가로막는 담벼락 앞에 주변의 화분을 가져다 놓고 올라간 후 아래로 손을 뻗었다. 남상미는 한 손은 수사관의 손을 잡고 한 손은 담벼락을 잡으며 올라선 후 담벼락을 타고 달렸다. 담벼락이 그다지 넓지 않았기에 위험할 수 있었지만, 남상미도 보통은 넘었기에 무리없이 달릴 수 있었다. 뒤이어 복면 사내들도 담벼락을 타고 따라오기 시작했고, 수사관은 주변을 훑어본 후 담벼락 아래로 뛰어내렸다. 그리고 뒤로 돌아 남상미를 향해 양 팔을 벌렸고, 그것을 본 남상미는 지체하지 않고 수사관을 향해 담벼락에서 몸을 날렸다. 수사관은 남상미를 받아내는 충격을 해소하지 못해 땅으로 쓰러졌고, 그 충격을 해소하기 위해 같이 바닥을 굴렀다. 그 뒤를 바짝 따라붙은 복면사내들이 둘을 발견했을 때는 온몸에 먼지가 묻은 채로 막 일어난 상태였다. 둘은 복면사내들이 자신들을 본 것을 알고 다시 뛰기 시작했다.


둘은 정면의 건물에 사다리가 기대어 세워진 것을 발견했고, 수사관은 즉시 그 사다리를 건물 지붕에 가져다 대고 빠르게 올라갔다. 그리고 뒤따라 올라오는 남상미의 손을 잡고 끌어올렸다. 하지만 남상미의 몸은 아주 잠깐 빠르게 올라가다가 덜컥 멈추어섰다. 복면사내가 남상미의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었다. 남상미의 몸은 수사관의 손과 복면사내의 손 사이에서 팽팽하게 당겨졌고, 그녀는 고통스러워하며 복면사내에게 잡힌 발목을 마구 흔들었다. 하지만 복면사내의 손은 쉽사리 떨쳐지지 않았다.


잠시동안 더 발을 흔들던 남상미는 다른 사내들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 이대로면 나머지 발목도 잡히고 결국 저들의 수중에 떨어질 것을 직감했다. 그녀는 무언가 결심한 듯 눈빛이 날카로와지면서 수사관과 눈을 맞춘 후 사다리를 밟고 힘을 쓰던 발을 사다리에서 떼어냈다.


"끕.."


수사관은 갑작스럽게 가중되는 무게에 신음성을 내며 한 손을 더 보태어 양 손으로 남상미를 잡았고, 덕분에 지탱하기 어려워진 몸이 지붕에 털푸덕 엎어지며 밖으로 끌려나갔다.


- 끼이익~


얇은 지붕이 수사관의 몸무게에 위태로운 소리를 냈고, 수사관의 몸은 다행히 완전히 지붕을 벗어나지는 않았다.


한 편, 남상미는 사다리를 지탱하던 다리가 자유로워지자 그대로 자신의 다른 발목을 잡고있는 사내의 안면을 가격했다.


- 퍽~


"엌."


복면사내는 신음을 흘리며 남상미의 발목을 놓쳤고, 그녀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재빠르게 사다리를 타고 올라갔다.


수사관은 남상미가 지붕위로 올라오자마자 사다리를 밀어 넘어뜨렸고, 둘은 다시금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복면사내들은 짜증을 내며 바닥에 쓰러진 사다리를 가져다 지붕에 대었다.


얇은 지붕은 두 사람이 발을 디딜 때마다 비명을 질렀고, 이 상황을 무시하고 달리던 둘은 결국 큰 사고를 당하고 말았다. 앞서 달려가던 수사관이 디딘 부분이 많이 낡았는지 갑자기 푹 꺼졌고, 발을 디딜 곳이 사라진 수사관은 크게 휘청거리며 밑으로 떨어졌다.


"으악~!"


수사관이 당한 사고에 깜짝 놀란 남상미가 멈춰서서 그곳을 쳐다보니, 수사관이 떨어진 곳이 하필이면 가파른 외벽 부분이라 아무런 보호도 받지 못한채 이곳 저곳에 부딪히며 저 밑으로 빠르게 굴러 떨어졌다. 그리고 복면사내들도 그 장면을 목격하고는 멈춰서서 자기들끼리 두런두런 거렸다.


"어떡하죠, 형님?"


"저거 죽을 수도 있겠는데요?"


남상미가 기죽어서 조용히 지낼 수 있도록 확실하게 겁을 주라고 했지 사람을 죽이라는 명을 받은 것은 아니었다. 따라서 원래는 남상미를 붙잡아두고 남자들의 폭력에 시달리는 트라우마를 제대로 심어주는 선에서 끝내려고 했었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져버렸다. 사람이 죽을 수도 있는 것이었다. 더구나 그 대상이 대한민국 검찰의 수사관이기에 뒷일이 걱정되기 시작한 복면사내들이었다.


"음.."


복면사내들을 지휘하던 행동대장격의 사내는 살짝 고심하다가 남상미에게 말했다.


"이봐, 검사나리."


남상미는 복면사내의 말에 수사관을 보던 시선을 사내에게 돌렸고, 그는 말을 이어갔다.


"뜻밖의 사고가 생겼으니 오늘은 일단 물러나지. 하지만 앞으로 조심하라고. 세상사 그렇게 만만한 것이 아니야. 좋은게 좋은거라고 둥글게 좀 살아, 높으신 분들 심기 건드리지 말고. 다음엔 네가 저렇게 될 수도 있어."


그리고는 부하들을 이끌고 돌아갔다.


남상미는 그들이 물러나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그제서야 정신차린듯 전화기를 꺼내들고 급하게 119에 전화해 엠뷸런스를 불렀다. 그리고 수사관에게 다가가기 위해 위험한 지붕을 조심스럽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




청담동의 한 카페. 땅값 비싼 곳에서 장사하는 카페답게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은은한 조명이 어우러져 여심을 흔들어놓는 곳이었다.


그리고 이 곳에 주변인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사람이 있었다. 긴 생머리에 하얀 피부 갸름한 얼굴, 전형적인 차도녀의 모습을 하고있는 신서연이었다. 카페 안의 손님들, 특히 남자들은 그녀를 상당히 의식하고 있었고, 너무 티나게 힐끔거리다가 연인에게 혼나는 남자도 있었다. 그 정도로 그녀는 존재만으로도 빛나고 있었다.


신서연은 친구들과 함께 차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원래 조용한 성격이기에 주로 친구들이 말하고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는 등의 리액션을 해주고 있었으며, 그 모습이 차도녀로 보이는 것에 일조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대화를 들어보면 차가운 성격이 아니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다.


"아유~ 내가 너 정도면 남자를 골라서 만나겠다. 너는 무슨 생각으로 한 남자만 바라보고 있는거니? 하루이틀도 아니고 정말 열녀 나셨네~"


"그러게 말이야~. 주변을 한 번 둘러봐봐. 전부 너만 쳐다보고 있는데, 그런 우월한 피지컬을 가지고 왜 그렇게 오매불망 기다리는 거야?"


신서연은 친구들의 말에 픽 웃으며 조용히 답했다.


"어우~ 호들갑 떨지마, 얘들아~. 내가 뭐라고. 난 그저 내 소신대로 행동할 뿐이야. 그 남자도 아직 혼자니까 기다리는 거고."


친구들은 신서연의 말에 이마에 손을 짚으며 골치아프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 너 정말 그거 병이다~. 예전에는 너의 그 소신있는 행동에 반했었는데, 이런 것까지 소신을 적용시키니 이젠 반댈세."


"그러게. 그게 무슨 소신이니? 그건 그냥 답답한 거야."


그 때 누가 보아도 명품으로 쫙 빼입고 외모도 준수한 남자가 이들을 향해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봐봐. 저 남자도 분명 너한테 말 걸려고 오는 걸거야."


"그러게. 이번에는 거절하지 마라. 알았지?"


친구들은 신서연에게 열심히 자신들의 바램을 불어넣었고, 그녀는 그림같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아니야. 나 오늘 약속 있다니까?"


그러자 친구들은 속이 터진다는 듯 가슴을 주먹으로 치며 낮은 목소리로 으르렁거렸다.


"아우~ 답답해! 걔는 그냥 친구라며! 너도 연애 좀 해야지! 그냥 오늘은 번호만 줘! 알았어?!"


그리고 친구들이 신서연의 대답을 들을 새도 없이 남자가 그녀들의 대화 범위안에 들어왔고, 동시에 대화를 딱 멈췄다.


"안녕하세요?"


그녀들이 남자를 올려다보자, 그는 신서연을 똑바로 쳐다보며 싱긋 미소짓고 가벼운 인사를 건넸다. 누가 보아도 여자들이 반할 수 밖에 없는 태도였다.


"네, 안녕하세요."


하지만 신서연은 남자에게 특별한 관심을 주지않고 가볍게 답했고, 이 역시 남자에게 그녀가 차도녀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반응이었다.


'역시 만만치 않군.'


남자는 속으로 심기일전하고 헛기침을 한 번 한 후 자신이 낼 수 있는 최대한의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그 쪽에게 관심이 있어서 그러는데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번호좀 얻을 수 있을까요?"


그러나 친구들이 예상했듯이 신서연은 가볍게 거절했다.


"죄송합니다. 저는 남자가 있어요."


"그러지 마시고, ... 예?"


신서연에게 말을 걸었던 남자는 단순한 거절의 말 정도로 듣고 설득을 이어가다가 "남자가 있어요"의 의미가 머릿속에 인식되는 순간 얼빠진 반응을 보였다. 그만큼 신서연의 태도가 담백했기에 잠시 착각했던 것이다. 어찌되었든 상황을 파악한 남자는 곱게 물러났고, 그가 돌아간 후 친구들은 저마다 불만을 쏟아냈다.


"내가 꼭 번호 주라고 했지!"


"맞아! 너 정말 너무하는 거 아니니? 저 정도면 여자들이 못 만나서 안달일텐데 대체 너의 '님'이 누구길래 다 차버리는 거야?"


친구들이 와글와글 떠도는 와중에도 조용히 미소로 대응하던 신서연은 핸드폰의 진동이 울리자 손으로 들어 귀에 가져다 댔다.


"어, 상혁아. 지금 친구들하고 카페에 있는데, 응, ..."


신서연이 통화를 시작하자 숨죽이고 그 내용을 들어보려는 행동을 보이던 친구들은 전화기 넘어의 목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자 짜증을 내며 말했다.


"여기 잠깐 오라구 해. 얼굴이나 보자."


"그래. 너 이것마저 안 해주면 우리의 인연은 여기까지다."


신서연은 친구들의 협박아닌 협박에 난처한 표정을 짓다가 결국 친구들의 뜻을 전했다.


"저기, 상혁아. 혹시 이 곳으로 잠시 와줄 수 있어?"


- 어? 왜?


"친구들이 네 얼굴 꼭 보고싶대서... 사실 나도 너 본지 오래되기도 했구..."


- ... 알았어.


신서연의 말에 잠시 고민하던 상혁은 곧 긍정적인 대답을 했다. 사실 이제는 지나가버린 연인을 추모하기는 하지만, 그 일 때문에 연애를 못 할 정도는 아니었다. 다만 지금까지 기다려준 신서연이나 지서희 둘 다 마음에 들기도 했고, 미안함도 있었기에 부탁을 잘 거절하지 못하곤 했다. 정확하게는 지서희는 개인적인 부탁을 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고, 신서연은 가끔가다가 조심스럽게 부탁을 했다.


그렇게 전화를 끊은 후 친구들은 이상혁에 대한 질문으로 시간을 보냈고, 어느정도 시간이 흐른 후 이상혁이 도착했다.


"어.."


이상혁을 만나면 신서연같은 일편단심 퀸카를 홀로 내버려두는 이유에 대해 따지듯 물어보려 했던 친구들은 막상 그를 앞에두고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그저 입을 벌리고 그를 쳐다볼 뿐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 작성자
    Lv.85 wo******..
    작성일
    20.07.19 12:50
    No. 1

    작가님 왜 추천수가작다했는지 알고보니 분량널리기 선수였다는데요 이런식으로 무한정뽑다보니까 추천수가 빵이네요 언제쯤 제대로 쓸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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