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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존수 님의 서재입니다.

개천에서 난 히어로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오존수
작품등록일 :
2018.08.30 19:41
최근연재일 :
2020.11.07 01:53
연재수 :
25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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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2,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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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15
글자수 :
1,341,764

작성
20.06.19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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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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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사기 (8)

DUMMY

"서연이 친구분들이죠? 이상혁입니다."


"아, 네에~"


이상혁의 자기소개에 배시시 웃으며 대답한 친구들은 앞다투어 자리를 권하며 친절을 베풀었다. 그리고 잠시간의 시간 후에 나온 말은 엉뚱했다.


"저기, 아직 여자친구가 없으시다고 들었는데, 혹시 저는 어떠세요?"


"저도 아직 남자친구 없어요."


신서연은 친구들의 말에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고, 이상혁은 난감한 듯 웃음을 흘릴 뿐이었다.


"하하.. "


잠시 생각을 고른 이상혁은 조심스럽게 거절했다.


"두 분의 마음은 매우 감사한데, 저는 이미 받아오는 관심 만으로도 벅찰 지경이라 감당할 수가 없군요. 죄송합니다."


그러자 친구들은 처음의 적극성과는 달리 쉽게 포기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구나~."


"알겠어요~."


그리고 어이없어하는 신서연과 이상혁을 향해 본격적으로 말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요지는 신서연과 왜 사귀지 않느냐였다. 그 와중에 이상혁에 대한 비난은 없었다. 실물을 영접해보니 모든 것이 이해되었기 때문이었다. 이상혁은 두 사람의 질문을 적당히 받아주었고, 신서연은 미안해하고 있었다.


그 때 이상혁의 전화벨이 울렸고, 그는 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전화를 받았다.


"네, 누님."


- 상혁아, 나 좀 도와줘.


이상혁은 남상미의 목소리에서 전해져오는 떨림을 감지하고, 카페를 벗어나서 전화를 받았다.


"무슨 일인데요?"


남상미는 자신이 습격당했고, 지금 동료 수사관 한 명이 목숨이 위험한 상태로 병원 응급실로 실려와 수술을 받고있다는 말을 했다.


"어디서 어떻게 당했는데요?"


이상혁은 최대한 단서를 얻기위해 이런저런 질문을 했고, 그 말미에 남상미를 안심시키려고 했다.


"걱정마세요. 제가 알아볼게요. 서울에도 우리 정보조직이 진출했으니까 어떤 놈들 짓인지 금방 알 수 있을 거에요."


- 그래, 고마워. 검찰 조직을 믿을 수 없다는 게 너무나도 크게 다가오네.


"그러게요. 사조직도 아니니 누님이 어떻게 할 방법이 없죠.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 알았어. 그래도 나도 나름대로 확인해볼게. 그리고 이 일을 사주한 자들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겠어.


"어우~ 무서워라. 저도 조심해야겠네요."


남상미는 이상혁의 너스레에 심각한 표정을 풀고 잠시 웃었다.


- 킥~ 네가 나를? 무슨 헛소리야. 아무튼 부탁해.


"넵~"


이상혁은 남상미와의 통화를 끝내고 김광수에게 전화해 남상미를 습격한 자들에 대해 알아볼 것을 지시했다.


그리고 다시 카페로 돌아가 자리를 마무리했다.




**




이상혁은 걱정하는 신서연에게 괜찮다고 하고, 신서연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실내 테니스를 즐기고 잠시 의자에 앉아 쉬던 이상혁은 짐짓 놀랍다는 듯 말했다.


"우리 서연이 대단한걸? 나는 네가 그렇게 운동을 잘 할 줄은 몰랐어. 아차 하면 내가 질 뻔했어. 생긴건 운동 하나도 안 할 것처럼 생겨서는 어떻게 그렇게 잘 뛰어다녀?"


그러자 신서연은 피식 웃으며 답했다.


"특수부대 출신 이상혁에게 이기겠어? 말이 되는 소릴 해야지. 그래도 내가 한 운동 하기는 해. 헤헤~"


이상혁은 땀을 흘리며 밝게 웃는 신서연의 모습에 가슴이 덜컥 흔들리는 것을 느끼고 얼굴이 빨개지며 딴청을 피웠다. 그리고 신서연은 그 모습에 배시시 웃으며 이상혁에게 몸을 기울이고 말했다.


"뭐야. 나한테 드디어 반한거야~?"


"아니, 뭐, .."


잠시 동안 말을 잇지 못하던 이상혁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


"야, 땀내나. 얼른 씻고 나가자. 배도 고프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던 신서연은 피식 웃으며 말없이 따라 나섰다.






자판기에서 시원한 음료를 뽑아 근처 공원으로 향한 두 사람. 이상혁은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그런데 여기는 왜? 밥 안 먹어?"


그러자 신서연은 볼이 발그레해지며 수줍어했다.


"여기서 먹자. 진짜 별 건 아닌데, 도시락 싸왔어."


생각지도 못한 말에 깜짝 놀란 이상혁은 반문했다.


"도시락?"


"응. 너랑 같이 공원에서 밥을 먹어보고 싶어서 아침부터 준비한거야."


"오오~"


장난스럽게 받아치던 이상혁은 막상 자그마한 돗자리를 깔고 도시락 뚜껑을 열어 정갈하게 자리잡고 있는 김밥을 보는 순간 자연스럽게 감탄사가 나왔다.


"우와~ 세상에. 이거 네가 다 한거야?"


"응. 먹어봐."


신기한 느낌에 김밥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던 이상혁은 손을 뻗어 하나를 집어 입에 넣었다. 입에 들어온 김밥은 고소하면서도 내용물이 알알이 씹히는 탱글탱글한 식감에 다시금 감탄을 했고, 그것은 언제 사라졌는지 모르게 순식간에 목구멍으로 넘어갔다.


"햐~ 정말 맛있다~. 너한테 이런 재주가 있는 줄은 상상도 못 했네?"


"원래 내가 쫌 반전 매력이 있어, 헤헤~."


이상혁은 순진한 표정으로 웃고있는 신서연의 매력에 끌려 자기도 모르게 한 손을 그녀의 머리에 올려 쓰다듬어 주며 말했다.


"어구~ 잘 했어요, 우리 서연이~"


신서연도 이상혁의 행동에 살짝 움찔 했지만 곧 순응하며 어린아이처럼 좋아했다.


이후로도 둘은 하루를 알차게 즐기며 시간을 보냈다.




**




"..."


남상미는 초점이 잡혀있지 않은 흐리멍텅한 눈으로 책상위에 머리를 올려두고 양 팔은 책상 아래로 늘어뜨린 기묘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남상미를 보호하던 수사관은 응급실에 실려간지 며칠 지나지 않아 사망에 이르렀고, 남상미는 그 일 때문에 이렇게 풀이죽어 있는 상태였다.


"이제 그만 힘 내세요. 그거 검사님 잘못 아닙니다."


보다못한 이철진이 한 마디 하자 실무관 전영미도 거들었다.


"맞아요. 검사님 잘못도 아닌데 자책하지 마세요."


하지만 남상미는 이들의 말에 미동도 하지 않았고, 그 모습에 한숨을 푹 쉰 이철진이 말했다.


"남검사님 방식으로 생각하자면 저도 죄인입니다. 항상 남검사님을 옆에서 보좌하던 제가 하필 그 날 빠지는 바람에 그 녀석이 대신 간 거니까요. 그럼 제가 그 녀석을 죽인 거네요?"


그러자 남상미가 모처럼 초점잡힌 눈을 하고 고개를 들어 말했다.


"그게 왜 계장님 잘못인가요? 그렇게 될 줄 알고 보낸 것은 아니잖아요?"


그리고 남상미의 말에 이철진이 약간 흥분한 모습으로 받아쳤다.


"그러니까 말이에요. 그게 왜 검사님 잘못인가요. 막말로 검사님이 밀어서 떨어트린 것도 아니잖아요."


남상미는 이철진의 말에 아무 대답도 하지않고 굳어버렸고, 둘의 분위기를 살피던 전영미가 웃으며 말했다.


"에헤이~ 두 분 그만 하세요~. 오늘 점심은 제가 쏠 테니까 밥 먹으러 가요. 파스타 맛있게 하는 곳 알아놨어요."


그러자 이철진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영미야, 나는 파스타 그런 꼬부랑거리는거 말고 김치찌개같은게 좋아."


전영미는 이철진의 말에 코웃음치며 답했다.


"오늘은 남검사님 챙기는 날이니까 토 달지 마시고 그냥 따라오세요."


이철진은 전영미의 저돌적인 모습에 과장된 제스쳐를 취하며 말했다.


"알았어, 알았어. 쏘리. 난 그냥 입 닥치고 따라갈게."


그리고 그런 그들의 모습을 보던 남상미도 힘없이 웃으며 답했다.


"그래요. 나가요."


둘은 여전히 힘이 없는 남상미의 모습에 어깨를 으쓱하고는 더욱 더 과장된 모습으로 시끌벅적한 상황을 연출하며 식당으로 출발했다.


- 띠리리리리~


건물을 나와 식당을 향하던 찰나 남상미의 휴대폰이 울렸고, 발신자를 확인한 남상미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


"어, 상혁아."


- 누님, 찾았어요!


"뭐?"


이상혁의 말에 남상미의 눈빛이 또렷해졌다.


- 누님을 습격한 그 녀석들 찾았다구요. 서울에서 활동하는 중견조직인 용신회에요. 이 녀석들 지저분한 놈들이더군요.


"용신회라.."


남상미의 눈에 불꽃이 일기 시작했다.


- 그런데 이 자식들 알고보니 성일그룹 진동식이 뒤를 봐주는 놈들이더라구요.


"진동식? 그 진동규가 밀려나고 성일전자 미래전략기획부장 자리를 꿰어찬 그 놈?"


- 네.


"하.. 이놈의 나라는 어떻게 된게 공권력보다 기업이 더 활개를 쳐?"


- 그러게요. 그래서 저도 어차피 하려고 했던 서울 진출을 앞당기려구요. 일단 우리가 이 놈들을 건드리면, 서울의 모든 조직들은 우리가 서울 진출을 시작했다고 생각할 테니까요.


"후. 그래. 일단 내가 먼저 좀 알아볼테니 기다려."


- 네.


남상미는 이상혁과의 통화를 끝내고 활활 타오르는 눈으로 말했다.


"계장님. 용신회라는 곳에 대해 알아봐주세요. 그리고 성일의 진동식에 대해서두요."


이철진은 전의가 불타오르는 남상미의 태도에 약간 부담스러워하는 모습으로 대답했다.


"네, 네. 그러죠. 그래도 밥은 먹어야.."


"이 상황에 밥이 넘어가요? 동료를 죽인 놈들을 잡아 쳐넣어야 할 것 아니에요!"


이철진은 윽박지르듯이 말하는 남상미의 양 어깨를 손으로 지긋이 잡아 누르며 그녀와 눈을 맞추고 진지하게 말했다.


"진정해요. 우리가 밥 한 끼 먹는다고 그 놈들 어디 못 도망가요. 그리고 우리가 힘을 내야 저들을 잡아내죠. 더구나 성일이에요. 이건 크게 보고 가야해요. 섣불리 건드리면 우리가 당해요."


남상미는 이철진의 말에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듯 하다가 속으로 삼키고 한숨을 푹 내쉬었다.


"푸후~."


그리고 한결 차분해진 모습으로 말했다.


"네, 그러죠. 장기전이 될 수 있으니 체력을 비축하며 싸워야죠. 식사하러 가시죠."


하지만 남상미의 불안감은 그대로 현실이 되었다.





**




서울중앙지검장실.


"지검장님! 왜 안 된다는 겁니까!! 우리 동료가 죽었습니다!!"


남상미가 화를 내보았지만 염동성 지검장은 요지부동이었다.


"증거가 없잖아, 증거가. 상대는 성일이야. 걔들 잘못 건드리면 불법 사찰이라고 언론에서 난리가 날 거야. 그거 너 감당할 수 있어?"


"증거가 없으니까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수사를 하는 거잖아요!!"


"알지. 아는데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잖아. 너무도 당연한 일은 하는데도 언론은 우리가 큰 잘못을 저지르는 것처럼 포장해서 보도할거야. 그러면 여론이 그렇게 형성될거고. 그리고 그건 너 혼자 책임질 수 있는 일이 아니야."


"지검장님!!"


"그리고 이거 드러나봐야 검찰 망신이야. 우리 지검의 부장검사와 차장검사가 공룡기업과 내통하고 부하검사를 치라고 사주했다? 더구나 그 과정에서 수사관이 사망했다? 하~ 이건 정말 망신으로 끝날 일이 아니라구."


"으윽.."


남상미는 염동성의 말에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적의를 숨기지 못했다.


"그래서. 그 잘난 검찰의 명예 때문에 동료 수사관이 사망한 사건을 수사조차 못 한단 말입니까?"


"죽은 놈은 안타깝지만, 이건 잘못하면 검찰 전체가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야. 난 그런 꼴은 두고볼 수 없어."


남상미는 이글이글 타오르는 눈으로 염동성을 쳐다보다가 씹어뱉듯 말했다.


"검찰은 검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조직이 아닙니다.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조직입니다."


그리고 아무런 대답도 하지않는 염동성을 잠시 더 보다가 몸을 홱 돌려서 지검장실을 나갔다.


염동성은 그런 남상미의 뒷 모습을 씁쓸한 표정으로 지켜보다가 혼잣말을 했다.


"미안하지만, 세상은 힘 있는 자가 이끌어가는 거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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