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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존수 님의 서재입니다.

개천에서 난 히어로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오존수
작품등록일 :
2018.08.30 19:41
최근연재일 :
2020.11.07 01:53
연재수 :
255 회
조회수 :
692,085
추천수 :
9,415
글자수 :
1,341,764

작성
20.05.28 22:44
조회
674
추천
14
글자
12쪽

사기 (5)

DUMMY

남상미와 이상혁, SH 정보팀이 한 쪽 벽에 붙어서 지켜보는 가운데 현지 경찰이 신철민이 숨어 지내는 집의 초인종을 눌렀다.


잠시 후 별장에서 일하는 것으로 보이는 현지인이 나와서 경찰과 이야기를 나누었고, 현지인은 요란하게 손짓을 하며 대화하다가 안쪽을 가리켰다. 잠시 후 경찰은 현지인을 따라 안으로 들어갔고, 그 모습을 본 이상혁과 남상미 등은 열린 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갔다.


집 안에서는 현지인이 신철민을 부르는 듯 큰 소리로 외치고 있었고, 그 옆에 경찰이 긴장감 없는 모습으로 서서 지켜보고 있었다. 이상혁이 국정원 직원에게 눈짓하자, 국정원 직원은 경찰에게 다가가 무언가 얘기하였고, 곧 뒤돌아서 이상혁을 향해 엄지와 검지를 동그랗게 말아 OK 사인을 보냈다. 그러자 이상혁은 정보팀에게 손짓을 하여 집 안을 뒤져보도록 했고, 그 자신도 남상미와 함께 집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이상혁은 문 앞에 서서 안쪽의 기척을 살핀 뒤 조심스럽게 문 손잡이를 잡은 다음 빠르게 문을 열며 방안을 살폈다. 방 안에는 아무도 없었고, 이상혁의 눈은 침대, 서랍장, 창문, 옷장 등을 빠르게 훑고 지나갔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침대로 다가가 침대보를 살짝 잡은 뒤 남상미와 눈을 마주쳤다. 남상미는 이상혁에게 고개를 끄덕여주었고, 그는 잡고있던 침대보를 강하게 위로 젖히며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침대 밑에서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고, 자세를 낮추어 살펴본 침대 아래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방 안을 전부 확인한 둘은 살짝 맥이 빠진 느낌으로 긴장이 풀린채 옆 방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다시금 긴장된 표정으로 문 손잡이를 잡은 후 벌컥 열어젖히며 안으로 들어갔다. 고개를 홱 돌리며 방 안을 둘러본 이상혁의 눈에 뜨인 것은 활짝 열려있는 창문이었다. 그가 창문 앞으로 뛰어가 밖을 내다보자, 저 멀리 신철민으로 추정되는 사내가 도망가는 것이 보였다. 그는 남상미가 뭐라 말할 새도 없이 곧바로 한 손을 짚고 창문을 뛰어넘어 신철민을 쫓아갔다.


"저기.."


남상미는 무언가 말하려다 말고 방 문으로 달려가 큰 소리로 외쳤다.


"신철민이 도망가고 있어요!!"


그러자 집안이 소란스러워졌고, 이내 현관문이 열리고 사람들이 문 밖으로 달려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이상혁은 막 정원을 벗어나 숲으로 들어가는 신철민을 보며 놓칠까봐 저어되 속도를 높였다. 사실 더욱 빨리 따라가고 싶었지만 보는 눈이 많아서 자제하고 있었다. 지금 이미 일반인이 낼 수 있는 한계속도였다. 그렇게 숲으로 들어온 그는 신철민의 흔적을 찾았고, 살짝 찍혀있는 발자국이라던가 부러진 나뭇가지 등을 확인하고 몸을 날렸다. 주변인으로부터 시야가 가려진 지금의 그는 본연의 속도를 낼 수 있었고, 그가 한 발을 내딛을 때마다 주변 배경이 휙휙 뒤로 밀려났다. 그는 그렇게 빠르게 움직이면서도 뛰어난 동체시력 덕분에 신철민의 흔적을 놓치지 않을 수 있었고, 곧 신철민을 눈에 담을 수 있었다.


"힉~"


뒤통수가 간질거렸던 신철민은 자신도 모르게 뒤를 돌아봤다가 엄청난 속도로 자신과의 거리를 좁혀오는 이상혁을 확인하고 기겁을 했다. 신철민이 보기에 이상혁의 속도는 결코 사람의 그것이 아니었고, 자신이 절대로 도망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당황한 그의 스텝이 꼬이며 바닥에 넘어졌고, 무방비상태로 흙바닥을 구르며 옷이 지저분해지고 얼굴을 긁혔다.


잠시 후 겨우 구르는 것을 멈춘 신철민은 신음성을 흘리며 이상혁을 돌아보고 앉았고, 2m앞에 멈춰선 이상혁은 여유있는 웃음을 지으며 쳐다보고 있었다.


"큭.."


신철민은 당혹스러운 목소리를 내며 가슴팍에 손을 넣어 권총을 꺼냈다. 그리고


"죽어랏!"


이라고 외치며 이상혁을 향해 총을 겨누었다. 그러나 그가 총을 겨누자마자 이상혁이 시야에서 사라졌고, 그가 황당해하며 눈을 끔벅거리는데 옆에서 나타난 이상혁이 한 손으로 총을 잡았다.


"이익."


그제야 상황을 파악한 신철민이 이상혁을 향해 총구를 돌리려 했지만, 아무리 용을 써도 이상혁이 잡고있는 권총은 요지부동이었다. 그리고 얼굴이 시뻘개질 정도로 애를 쓰고있는 신철민을 지켜보며 잠시 시간을 주던 이상혁은 한숨을 내쉬며 권총을 잡고있는 손에 힘을 주었다.


"으악~!"


권총이 180도 돌며 방아쇠에 걸려있던 신철민의 검지 손가락도 같이 돌았고, 그는 손가락이 역으로 꺾이는 고통에 고통의 소리를 질러야 했다. 그리고 잔머리만 굴리는 사람답게 더 이상 반격할 의지도 없이 괴로워하며 울부짖을 뿐이었다.


결국 신철민 체포작전은 그렇게 마무리되었다.




**




- 스위스 현지 경찰과의 공조를 통해 100억대 사기 횡령 혐의로 수배된 올액티브의 신철민 대표이사를 검거한 남상미 검사는 현재 귀국 절차를 밟고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횡령 자금의 계좌번호 확보가 관건이기는 하지만, 덕분에 미궁에 빠질 뻔했던 100억을 대부분 환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MBS 김화진 기자였습니다.


MBS에서는 남상미의 검거 사실을 대대적으로 홍보해주었고, 여론은 믿을 수 없는 소식에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 와~ 페이퍼컴퍼니로 꼬리자르고 도망친 사건을 해결하다니. 우리나라 검찰 맞아?


- 더구나 해외도주 사건이야. 검찰이 국정원도 아니고 저걸 무슨 수로 잡았대?


- 저건 국정원도 못 잡아. 어디있는지 찾지를 못할 텐데.


- ㅎㄷㄷ 하구만. 앞으로 크게 해먹고 해외로 날아버리면 된다는 상식은 버려!


- 이건 아무리봐도 검찰의 능력이라기 보다 남상미 검사의 능력이다.


- 인정.


그러나 한 편으로는 이런 소식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저건 무슨 상황인가."


TV 화면에서 흘러나오는 뉴스를 황당한 눈으로 쳐다보던 김성배가 옆에 대기하던 비서에게 물었다.


"그, 그게.. 확인해보겠습니다."


"얼른 알아봐!"


"예!"


비서도 무척이나 당황한 듯 말꼬리를 흐렸고, 김성배 자신도 생전 처음 겪는 일에 당황한지라 그저 비서를 다그칠 뿐이었다. 김성배의 상식으로는 해외로 빼돌린 자금을 되찾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기에 자신을 배신하고 도망친 신철민이 괘씸하기는 했지만, 그 이상의 피해는 없을 것이라 안심하고 있던 것이었다. 그런데 신철민이 잡혀온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자신도 위험해지는 것이다.






국민연금관리공단의 전성훈도 이 뉴스를 보고 불안에 떠는 사람 중 한 명이었다. 이렇게 되면 돈을 못 받고 끝나는 수준이 아니라 자신이 감옥에 갈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었다.


"으으으.."


그는 불안에 휩싸여 참지 못하고 김성배 의원의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


- 이 시국에 저한테 전화를 하면 어떻게 합니까! 서로 위험해지니까 앞으로 전화하지 마세요!


하지만 돌아온 것은 김성배 의원과 전성훈과의 관계를 부정해야만 하는 비서의 매정한 질타 뿐이었다.






그리고 그 시각 남상미는 김지호의 전화를 받고 있었다.


- 어떻게 된 거냐?


김지호의 낮은 물음에 남상미는 송구하다는 듯 대답했다.


"미리 말씀 못 드려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확신이 없었기 때문에 보고를 드릴 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수사를 중단하라는 차장님의 말씀을 어기는 것도 되고요."


- 말은 잘 하는구나.


"상당한 근거가 있는 제보가 들어온 것을 무시할 수가 없었습니다. 만약 가짜라면 제 휴가 날리면 그만이잖아요? 그런데 현장에서 확인해보니 사실이라서 잡았습니다."


- ... 이미 벌어진 일 칭찬이나 해줘야 하겠네. 잘 했다. 덕분에 우리 검찰의 홍보도 되어서 홍보담당관이 매우 좋아하더라. 괜시리 거기서 시간끌다가 변수가 생기면 곤란하니 얼른 지검으로 들어와라.


"네,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은 남상미는 미소를 지으며 침대에 몸을 파묻었다.




**




남상미는 인천 공항에서 언론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들어왔고, 이미 여러번 당해본 일인만큼 침착하게 대응하고 지검으로 돌아왔다.


지검 건물 안까지 따라 들어오려는 기자들을 경비원이 막아섰고, 인천공항에서부터 신철민을 호송해온 경찰들이 그를 검찰 수사관들에게 넘겼다.


잠시 후 김지호의 방에 모여앉은 남상미와 김지호, 그리고 송수일.


"이건 무슨 의미입니까?"


남상미는 송수일이 같이 자리한 것에 대한 의미를 물었고, 김지호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남부장 무척이나 큰 일을 해냈어. 자네의 공은 누구나 다 알 정도로 커. 그러니 이젠 나머지는 송부장에게 맡기고 좀 쉬어. 그동안 고생했잖아."


남상미는 김지호의 말에 어이없어하며 목소리가 뾰족하게 올라갔다.


"네에?! 그게 무슨 말씀이에요? 제 사건이니 제가 마무리 해야죠!"


"그래, 그래. 알아. 이건 자네 사건 맞아. 자네가 다 해결한거야. 그건 누구도 부정하지 않아. 인사고과에 확실히 반영해줄게. 그냥 뒤치닥거리만 송부장에게 넘기라고. 배려를 해주는 건데 왜 그래?"


남상미는 김지호가 너스레를 떨며 흥분을 가라앉히라는 뜻을 보였지만, 오히려 더욱 흥분하며 소리쳤다.


"세상에 그런게 어디 있습니까? 배려 필요 없으니까 제가 마무리하게 해 주세요!"


하지만 김지호는 오히려 능글능글하게 받아칠 뿐이었다.


"하~ 이 친구. 해외까지 가서 너무 고생을 하는 바람에 판단력이 많이 흐려졌구만. 지저분한 일만 다른 사람이 대신 해 준다는데 뭘 그리 흥분해? 아무래도 이럴 때는 상사로서 결단을 내리는 것이 맞겠군. 직속 상관으로서 사건배당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니 이 이야기는 여기에서 끝내지. 그리고 자네한테는 1주일간 포상휴가를 줄 테니 어디 여행이라도 다녀와. 그리고 새로운 마음으로 또 한 건 물어와서 우리 지검을 빛내주라구."


"..."


남상미는 분노를 곱씹으며 김지호를 노려보다 일어났다. 그리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김지호의 방을 나갔다.


"흠. 이제 송부장 자네만 믿네. 잘 처리해주게. 어르신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야."


김성배 의원을 지칭하는 어르신이라는 은어에 송수일은 굳은 결의를 보이며 답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깔끔하게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




-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신철민 대표이사는 국민연금관리공단의 국내 투자담당 직원인 전모씨와 공모하여 투자자들을 속이고 투자금을 모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들은 국민연금관리공단의 신뢰도를 적극 활용해 투자자들을 현혹하였고, 이에 넘어간 투자자들이 거액을 투자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모은 투자금을 빼돌린 후 신철민 대표이사와 전모씨가 7대 3으로 나누어 가지기로 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신철민이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온지 며칠만에 언론에서는 연일 100억 사기사건의 전모를 떠들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신철민과 전성훈을 욕했다.


그리고 이런 상황을 보며 이상혁과 남상미 그리고 김주원은 어이없어 하고 있었다.


"하.. 정말 저것들은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양 보도해버리네."


"누가 기레기 아니랄까봐 아예 소설을 쓰네요."


"지금 터뜨릴까?"


김주원의 말에 남상미가 대답했다.


"아니요. 지금 터뜨리면 묻혀요. 이 상황이 잠잠해지기 시작할 때 던져야 해요. 조금만 기다려요."


"흠.."


김주원은 남상미의 말에 인상을 찡그리며 소파에 몸을 묻었다. 그에게 있어 언론 플레이는 짜증나는 일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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