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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존수 님의 서재입니다.

개천에서 난 히어로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오존수
작품등록일 :
2018.08.30 19:41
최근연재일 :
2020.11.07 01:53
연재수 :
25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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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2,086
추천수 :
9,415
글자수 :
1,341,764

작성
20.06.02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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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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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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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사기 (6)

DUMMY

- 현재 검찰은 국민연금관리공단의 전성훈씨를 소환 조사하고 있으며, 결과가 나오는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보입니다.


뉴스를 보던 남상미는 의자를 치며 일어서서 말했다.


"지금이에요. 여기서 더 기다리면 아예 국민적 관심에서 멀어지니 지금 해야해요."


그러고는 MBS의 김화진 기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김주원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다음날 남상미의 제보가 MBS의 뉴스 메인을 장식했다.


- MBS 단독 취재결과 100억대 사기사건의 공범이 추가로 밝혀졌습니다. 그 주인공은 야당 중진의원인 김성배의원입니다. 김성배 의원은 비자금 조성을 목적으로 이 사건을 올액티브의 신철민 대표이사와 공동 기획했으며, ...


하지만 MBS의 보도를 받아쓰는 언론사는 별로 없었고, 대다수는 기존의 보도를 옹호하는 태도를 취했다.


- 검찰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조사 과정에서 김성배 의원에 대한 내용은 일절 없었으며 근거없는 보도를 하는 언론사에게는 법적 대응을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많은 언론사들이 이 논조를 따르며 MBS의 보도를 비판하자, 여론도 서서히 MBS에게서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MBS는 아예 남상미와의 단독 인터뷰를 보도해버렸다.


- 다른 언론이 어떤 검찰 관계자의 말을 듣고 보도하시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지금껏 이 사건을 맡아왔던 담당자이고, 신철민 대표이사를 잡아온 사람입니다. 김성배 의원은 이 일을 기획한 주동자입니다.


그리고 신철민과 전성훈의 조사 녹취록을 내보냈다.


=== 회상씬 ===


"누님, 홀가분하시겠어요?"


신철민을 잡은 날 호텔에서 이상혁이 남상미에게 한 말이었다.


"덕분에 잡았어. 고마워."


"그런데 왜 그렇게 얼굴빛이 안 좋아요?"


"음.."


이상혁의 말에 잠시 고민하던 남상미는 신철민이 묶여있는 방으로 들어가 취조를 시작했다.


"얘기좀 하자."


테이블에 녹음기를 내려놓고 대화를 시도하는 남상미의 말에 신철민은 콧방귀를 뀌었다.


"흥. 내가 왜? 법대로 하자고 법대로."


하지만 신철민의 그런 여유는 이상혁이 방 안으로 들어오자 바로 사라졌고, 공포감만이 자리했다.


"저, 저, 괴물은 왜 또 들어와?"


신철민은 강제로 꺾였던, 지금은 붕대로 칭칭 감겨있는 손가락을 흘긋 바라보며 겁먹은 목소리로 물었고, 그런 그를 흘긋 바라본 남상미는 은근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그저 당신과 대화를 하고싶을 뿐인데, 어때? 대화에 방해되면 저 녀석은 나가 있으라고 할까?"


그러자 신철민은 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리는 상태로 고개를 위아래로 크게 흔들었고, 그런 그를 지그시 바라보던 남상미는 이상혁에게 눈짓을 보냈다.


잠시 후 이상혁이 방을 나가자 남상미는 신철민을 바라보며 말했다.


"자 이제 다시 대화를 시작할까?"


남상미의 말에 신철민은 풀죽은 모습으로 말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잘 생각해봐. 한국에 돌아가면, 내가 장담하는데, 네가 아무리 사실을 말해도 검찰에서는 들어주지 않을거야. 오히려 자신들이 생각한 시나리오에 네 증언을 끼워 맞추려고 하겠지. 지금의 검찰은 김성배 의원을 보호해주려고 혈안이 되어있어. 그들이 너 따위를 신경이나 써줄 것 같아?"


"..."


남상미는 말없이 듣고있는 신철민에게 한 마디를 더 던졌다.


"너 이대로 돌아가면 독박이야. 그리고 모든 책임을 안고 감옥에서 푹 썩겠지. 그러길 원하지 않으면 내가 들어줄 때 사실대로 얘기해. 그러면 내가 책임지고 정상적인 처벌만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줄게."


그 후 흘러나온 말은 남상미의 추정에 확신을 더해주었다. 신철민은 김성배가 어떻게 공모했는지, 전성훈이 어떻게 공모했는지를 다 털어놓았다. 김성배는 비자금을 조성할 파트너를 찾고 있었고, 신철민이 아이디어를 냈다. 그리고 그 한 축을 담당할 전성훈을 영입해 큰 그림 자체를 셋이 같이 꾸몄다. 신철민의 이야기를 듣고있던 남상미는 그제야 김성배가 왜 그리 이 사건을 적극적으로 방어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알게 되었다.





신철민의 진술을 확보한 남상미는 귀국하고 신철민을 지검에 인계하자마자 전성훈을 찾아갔다. 그리고 신철민에게 했던 것과 비슷한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 아마도 곧 시작할 검찰 조사에서 전성훈은 긴급구속이 될 확률이 높고, 그러고 나면 정상적인 조사를 받을 기회는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안 그래도 김성배의원 비서의 태도에 불안감을 느끼던 전성훈은 두 말 없이 남상미에게 술술 털어놓았고, 그녀는 큰 어려움 없이 핵심 용의자 두 명의 진술을 확보했다.


=== 회상씬 끝 ===


MBS는 신철민과 전성훈의 진술 녹취록을 틀어주었고, 사건의 전말에 대해 요약을 해 주었다. 그 후 남상미의 인터뷰를 추가로 내보냈다.


- 지금 검찰에서는 저를 따돌리고 사건의 중심축인 김성배 의원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해 움직이고 있으며, 여기에 많은 언론이 동조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충격적인 보도내용에 소극적이었던 언론들까지 적극적인 태도로 변하였고, 몇몇 극우 언론을 빼고는 이 사건을 집중조명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MBS는 아예 집중취재를 통해 탐사보도를 내보내기에 이르렀다.


비자금을 마련할 방법을 찾고있던 김성배 의원은 신철민과 그 방법을 상의했고, 이들은 우연한 기회에 국민연금관리공단에 집중하게 되었다. 다루는 자금의 단위가 워낙 크기 때문에 떨어지는 콩고물만 해도 엄청나기에 감시의 눈빛도 항상 번뜩이는 곳이 국민연금관리공단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방법은 항상 있기 마련이다. 인력에 비해 다루어야 하는 돈이 워낙 크고, 투자의 세계에서 확실이란 것은 존재하지 않다보니 실수는 항상 있는 법이다. 여기에 착안한 이들은 전성훈을 끌어들였고, 의도적인 실수를 만들어내기로 했다. 그리고 그것을 이용해 국민연금관리공단의 신뢰도를 올액티브에 덧씌워서 투자금을 끌어들이는 것이 작전의 요지였다. 여기에 김성배 의원이 전성훈의 실수에 대한 과도한 참견을 막아줌으로써 일을 마무리하고 콩고물을 나누어 먹으려 했다. 그런데 마무리 단계에서 신철민이 욕심을 냈고, 잠적한 것이었다.


남상미가 이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하려고 했으나 현재 사건이 다른 검사에게 배당되어 권한이 없다는 말까지 덧붙이는 바람에 여론이 들끓어올랐고, 여당에서 맹 비난을 했으며 정부까지 나서서 검찰에 책임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 와~ 씨. 대다나다.


- 힘이 있으면 무죄가 맞구나.


- 검찰은 남상미 검사에게 사건을 돌려주고 엄중한 수사를 진행하라!


여론이 매우 나빠지자 대검에서 직접 지시하여 이 사건이 다시 남상미에게 배당되었고, 그녀는 권한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통화기록, CCTV 확인, 만남의 장소 수사 등을 해서 김성배가 신철민과 전성훈을 만났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그리고 거기에서 나온 모의 내용과 실제 일어난 일들이 딱 들어맞는다는 것을 입증한다. 그 후 이러한 증거들을 근거로 김성배를 압수수색 하고, 거기서 튀어나온 수많은 증거에 의해 결국 국회의 동의를 받아 구속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언론에 의해 상세하게 보도되었고 남상미는 다시금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었다.


- 세상에, 제1 야당의 3선의원을 구속시키다니. 놀랍다.


- 남상미 검사님 최고~!!


하지만 그 당사자인 남상미는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입사이래 믿고 따랐던 김지호를 잃었기 때문이었다. 그녀도 사람인지라 결국 수사를 방해한 김지호와 송수일까지 엮어넣지는 못했고, 이 사건은 이렇게 마무리가 되나 싶었다.





**




"아무래도 성일에서 손을 쓴 것이 사실인 듯 합니다."


이철진의 말에 남상미는 심각한 얼굴로 서류를 보고 있다가 결단을 내린 듯 말했다.


"이 건은 우리가 맡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기업이 사실은 이런 식으로 힘없는 중소기업을 무너뜨리고 빼앗아 버리는 기업이라는 것에 구토가 나오네요. 이번 기회에 이런 일은 그냥 넘어가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합니다."


"예, 알겠습니다."




**




"... 이런 이유로 ㅇㅇ 기업 부도 사건에 대해 조사하려고 합니다."


남상미의 보고에 김지호는 냉랭한 표정으로 말했다.


"해. 어차피 내 지시는 중요하지 않잖아."


"..."


김지호의 태도에 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며 견디던 남상미는 알겠다는 말을 하고 방을 나섰다.


그는 남상미가 방을 나서자 어디론가 전화를 걸어 몇 가지 주문을 했다.


"... 다시는 나대지 못하도록 확실하게 처리하세요."


그리고 전화를 끊은 후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미안하지만 이제부터는 내 목을 걸고 하는 전쟁이다. 너는 이미 선을 넘었어."





**




남상미는 이철진이 아닌 젊은 수사관과 함께 가파른 언덕을 오르고 있었다. 성일 그룹에 의해 부도를 내고 회사를 빼앗긴 중소기업의 사장이 숨어살고 있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가는 중이었다. 이철진은 다른 일을 맡아서 처리하고 있었기에 다른 수사관을 데리고 가는 중이었다.


"되게 오래된 동네네요."


"그러게. 세상 참 요지경이야. 그래도 한 기업을 소유했던 오너인데."


"혼자 가봐도 된다니까."


"에이~ 그러면 검사님의 가오가 안 살지요~ 더구나 이런 인적이 드문 동네에 여자 혼자 돌아다니면 위험해요~"


"큭~. 야, 내가 이래뵈도 대한민국 검사야. 누가 날 건드려?"


수사관의 나이가 워낙 어렸기에 남상미가 편하게 호칭하는 사이였고, 그만큼 티격태격하며 즐겁게 지내고 있었다.


그렇게 농담을 섞어가며 피로를 잠시 잊고 열심히 올라가던 둘의 발걸음이 동시에 멎었다. 앞에 복면으로 얼굴을 가린 사내 셋이 길을 가로막았기 때문이었다. 본능적으로 뒤를 살핀 둘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어느새 뒤쪽 역시 복면 사내들이 막아서고 있었다.


"검사님. 제 뒤에 바짝 붙어서세요."


긴장한 수사관이 남상미를 보호할 방법을 찾으며 말했지만, 각자 무기까지 들고있는 사내들을 상대로 전혀 안심이 되질 않았다.


"제길."


복면까지 하고 왔다는 말은 자신의 신분이 검사라는 말을 한들 듣지 않겠다는 것과 같은 뜻이었다. 남상미는 검사가 된 이후로 잊고 살았던 폭력으로부터의 공포가 새록새록 올라오며 입술을 깨물었다. 인적이 많은 곳에서야 후환 때문에 이런 짓을 하지 못하겠지만, 이곳은 달랐다. CCTV도 없고, 있다고 하더라도 온몸을 가렸기 때문에 아무 의미가 없었다.


그렇게 남상미가 불안에 떨며 해결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그 때 수사관이 남상미의 손목을 낚아채며 외쳤다.


"뛰세요!!"


수사관은 판자로 대충 만들어져 한쪽이 기울어진 벽면을 발로 차며 안으로 들어갔고, 남상미도 그 뒤를 따라 들어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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