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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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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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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11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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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전쟁20

DUMMY

상륙 거점이 순조롭게 만들어진 후 멋들어지게 차려입은 근위 여단이 차례로 내리는 걸 본 김선예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물었다.


“근위 여단은 언제 챙기셨답니까?”


“조금씩 슬며시 옮겼지. 내가 가는데 근위 여단을 안 데려가면 여단장이 굉장히 섭섭해할 것 아닌가.”


근위 여단이야 특히나 더 지영에 대한 충성심이 깊었지만 원래 믿던 사람에게 뒤통수를 맞으면 더 아픈 법, 지영이 이런 상황에서 근위 여단을 버려두고 혼자 룰루랄라 떠나버리면 상심할 사람은 널렸다.


“그래도 그나마 안심이군요. 저 친구들이라면...”


“얼씨구? 계획대로라면 저 친구들은 무기에 피 묻힐 일 없네. 난 자네 능력을 믿어. 성격은 둘째치고 말이야.”


“그래도 지금은 얌전해졌다는 말 많이 듣습니다.”


억울한 듯 항변하는 김선예의 말에 지영은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내 평생 그렇게 말 안 듣는 놈 처음 키워봤다, 이것아.”


그래도 재미가 없었냐 하면 또 그건 아니었던지라 지영은 그저 피식피식 웃을 뿐이었다.


상륙지점과 건안성은 거리가 그리 멀지 않았다. 끽해야 20~30km 정도 떨어져 있을까?


유감스럽게도 고구려의 해군은 모두 잠수함이 된지 오래라 발해군의 상륙에 초동대처를 할 수가 없었다. 발해군은 그 틈을 타고 전진기지를 짱짱히 만든 뒤 건안성을 포위했고.


“전하께서도 아시겠지만, 최대한 빨리 성을 공략해야 합니다. 당연히 전하의 포병대가 가장 중요하겠죠. 정보를 종합한다면 적의 선봉은 늦어도 일주일 내에는 도달할 겁니다.”


“흠, 적이 일찍 오면 올수록 안 좋으니 우선 근위 여단과 이몸의 깃발은 내리는 게 좋겠군.”


“예, 미리 알릴 필요는 없지요. 우선 저희 2군단은 최대한 적의 원군을 차단하는 쪽으로 움직이려 합니다만.”


“군단장의 뜻대로 하게나.”


지영은 그날부로 포병을 동원해 건안성을 두들기기 시작했다. 그런 지영에게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


“확실히 적은 우리의 대포에 대항하는 방법을 찾은 모양이야. 군단장, 저 성벽을 보게. 어설프지만 낮고 경사져 있어. 이러면 포격에 대항하기 쉬워지지.”


물론 성의 규모가 규모인지라 본격적인 성형 요새는 아니라지만 성벽 높이를 낮추고 두께를 두터이 하며 경사를 준 것은 포격하는 쪽에서는 썩 달가운 일은 아니었다.


일이 이리된 이유는 건안성도 대비해야 할 성 중 하나인지라 임시로나마 기초 공사가 진행되었기 때문이고 지금도 고구려 어딘가에서는 포격에 대항하기 위해 성벽이 보강되고 있었다.


“혹시 모르니 공성 장비를 제조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야기가 빨라서 좋아, 자넨.”


밥 든든하게 먹고 사기가 오른 발해군은 열심히 건안성을 두들겼다.


고구려에게 알려지지야 않았지만, 왕이 함께하는 것 하나만으로도 사기가 하늘 끝까지 치솟기는 충분했다.


“이놈들이 밥을 잘못 먹었나, 왜 이래?”


아니, 남의 나라 쳐들어 와놓고 뭔 놈의 사기가 이리 높단 말인가. 정말 발해라는 나라는 이해가 가다가도 안 가는 이상한 나라였다.


하지만 이미 성 내부도 어느 정도 보강공사가 되어있어 높은 사기와는 별도로 발해군의 포격이 이전만큼 큰 피해를 주고 있느냐고 물으면 그건 또 아니었다.


피해를 주고 있긴 한데 이전에는 100씩 줬다면 지금은 한 10~15 정도의 딜만 박히는 느낌? 지영은 의도치 않게 성형 요새의 방어력에 대해 알아가고 있었다.


지금 저건 포도, 총도 없는 상태의 불완전한 성형요새의 초창기 버전에 불과한데 그게 이 정도로 굳건하다니.


진짜 성형 요새는 공격하기 정말 힘들겠지? 나중에 방어선에 성형 요새로 구축하면 적들이 좋아죽겠군.


아, 물론 그 이전에 우선 발해군이 좋아죽는 사태는 막아야 했기에 지영은 초조하게 성벽을 바라보며 입맛만 다셨다.


그렇게 포격한지 대강 5일이나 되었을까


“군단장님! 동남향 적 식별했답니다!”


“거리는? 그 수는 어찌 되나?”


“어제 식별 당시 거리는 약 50km, 그 수는 대략 만 오천에서 이만 오천 사이라고 합니다. 이동 방향과 속도를 생각한다면···. 내일 아군 정찰기에서 적을 식별할 수 있습니다.”


“... 알겠다. 작참, 공성기구는 어찌 되어가고 있나?”


“내일이면 공격에 쓰일 충분한 수량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내일···. 내일이란 말이지.”


적의 원군도 내일, 공성기의 완성도 내일이라.


사실 김선예는 일주일이 지나기도 전 지영의 포병대가 성을 떨어뜨리지 않을까 하는 작은 희망도 품고 있었다.


지금까지 포병은 그 위상을 한없이 드높였지 않은가. 그니까 이번에도 될 줄 알았지. 심지어 화기의 창시자인 국왕이 직접 이끄는 포병대 아닌가.


“내일? 젠장, 벌써 시간이 그리 되었나?”


“예, 전하. 아무래도 내일부터는 2군단도 같이 공성전에 돌입하는 것이 나을 듯 합니다만.”


“적 원군은?”


“차단할 병력은 충분합니다. 아니면, 포병대를 이용해 적 원군을 견제하게 하면 어떻습니까? 그, 한 다섯에서 열 포대 정도만 빌려주셔도 괜찮을 것 같은데.”


“... 내일부터는 아예 깃발을 올리고 공격을 개시하지. 여덟 포대 정도는 내어 주겠네. 어차피 적들은 아직 회전에서 비뢰포에 대항할 방법 따위는 찾지 못한 것 같으니.”


“대신 수성전에서는 찾아낸 것 같군요. 토성, 그것도 주머니를 이용한 토성이라니. 마치 아군의 공병대를 보는 듯합니다.”


“그들은 뛰어난 공병이네. 분하게도, 아국 공병과 그 능력을 견줄 만하지. 아무튼, 적 원군의 차단은 맡기겠네. 그리고 오늘 포병대 교범은 한 차례라도 읽어두게.”


“어이없게 말아먹은 건 한 차례면 족하지요. 이미 충분히 숙지했습니다.”


김선예가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답하자 지영은 곧바로 그 일에 대해 신경을 껐다. 어차피 김선예가 지휘해서 안 될 정도라면 자신이 나서도 안 된다. 성격에 하자가 좀 있어도 능력적으로는 출중한 사람이니.


“그래, 그럼 부탁 좀 하겠네.”


...


지영과 김선예가 다음 날의 준비를 위해 분주히 움직일 무렵 아자개도 휘하 참모들과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차라리 본대를 움직이는 것이 어떻겠나.”


“움직이신다면···. 건안성 말씀이십니까.”


“그럼 건안 밖에 더 있나. 어차피 1군단이 있는 곳으로 가봐야 병목이나 생기지.”


병목, 많은 사람이 무시하는 요소지만 길이 있다고 그 길로 모든 군대가 지나갈 수 있는 건 아니었다.


간단히 환산하자면 그래, 대강 3만의 군대가 한길로 간다고 해 보자.


3열 종대로 한 사람당 간격 2m 두고 행군한다고 가정하면 대강 10000m 길이의 3열 종대가 완성된다. 그것도 말과 수레 기타 등등의 요소를 모두 제외하고서!


그럼 3만의 군대가 해당 지점을 지나기 위해서는 최소 6m 폭의 나름 평탄한 대로에 한 시간에 4km를 걷는다고 가정해 총 두 시간 반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근데 군대만 가나? 그것도 보병만? 말, 수레, 낙타 등등등 합쳐보면 결국 대열은 늘어지겠지. 대열이 늘어지다 보면 중간에 잘려 먹기도 좋고 관리도 힘들고···. 그리고 도로가 꺼질 가능성은 생각에도 없고? 물은? 한 번에 몇만씩 갔을 때 물은 어떻게 관리할 건데? 괜히 발해군이 보급병과에 수맥 탐지 교육을 하는 게 아니란 말이다. 다른 나라도 비슷하고.


수나라가 고구려 칠 때 100만 대군을 보내며 몇 갈래로 쪼개고도 출발에만 시간이 한 달 넘게 걸렸던 이유이기도 하고 1, 2차대전 때 독일군이 지옥 같은 병목현상에 직면한 이유이기도 하다.


아무튼 그 이상 가봐야 공간만 차지하고 밥만 먹는다는 걸 아는 아자개로서는 굳이? 싶었다. 그리고 1군단은 지금 여단 하나가 더 편성된 상태니 충분히 대응할 수 있으리라는 확신도 있고.


“음, 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분명 고구려군은 아군을 포위하려 할 것이니 저희가 가면 이들을 역포위할 수 있을 겁니다.”


“저 역시 마찬가집니다. 고구려는 슬슬 본래의 힘을 내려고 하고 있습니다. 전력을 조금이라도 깎을 수 있다면 좋겠죠.”


“어차피 지키기 쉬운 곳이니 한 번에 들이치시죠. 수송대는 충분하지 않습니까?”


그래, 꼴에 4성 상급대장이나 되어서 아무것도 안 하고 밥만 축낼 순 없었다. 하다못해 아들내미 반은 따라가야지.


“최대한 빠르게 이동하겠네, 2 여단과 6 여단에게는 이곳의 방어를 맡기겠네. 최대한 길목과 성에 의지해서 지키되 필요할 시에는 그대들 재량으로 필요한 조치를 취해도 좋아.”


“예, 사령관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철통같이 지키겠습니다.”


“음, 부탁하네. 다른 의견이 없다면 회의를 끝내지.”


“사령관님?”


“뭔가?”


“그···. 중위 하나가 사령관님을 만나 봬야 한다고···.”


그 말에 앉아있던 장성들, 중-대령들은 모두 어처구니가 없다는 기색을 드러냈다.


중위? 끽해야 소대장 아닌가? 그런데 보고 체계를 다 건너뛰고 사성장군인 사령관을 만나겠다?


물론, 급하면 근처에 있는 아무 상급자나 붙잡고 말한다지만 그래도 정도가 있지 않은가.


“자자, 그러지들 말게나. 뭔 생각이 있으니 저런 행동을 보이겠지. 한번 만나 보겠네.”


곧이어 그 문제의 중위가 들어와 우렁차게 경례를 했으나 주변의 시선이 곱지 못해 움츠러들었으나 자신의 임무를 상기하고는 당당하게도 말했다.


“사령관님, 전하께서 남기신 밀서입니다.”


그 말에 장군들의 표정이 온화해졌다. 아, 그럼 그럴 수 있지.


“그래, 전하께서 밀서를? 빨리 주게나.”


아자개 정도 되는 경력의 장군이면 어지간한 일에는 당황할 일이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온갖 경험을 거치며 육군의 끝판왕이라 할 수 있는 상급대장 자리에 사령관까지 맡지 않았나.


그러니 아자개가 이렇게 원색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굉장히 드문 일이었다.


“우리 왕께서 미치셨군.”


“?”


“?!”


“???”


여러 장군의 무수한 갈고리를 보고서야 아자개는 속으로만 생각해야 할 내용이 입 밖으로 나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거···. 전쟁이 끝나면 살아남을 수 있겠지?


...


이틀 후 고구려군은 약속이라도 한 듯이 2군단의 후방에 나타났다.


“수가···. 생각보다 많군요.”


일만 오천에서 이만 오천이라 하지 않았나? 근데 저건 일만 오천에서 이만 오천 정도가 아닌 것 같은데?


그리 두텁지는 않지만 확실하게 포위망을 형성한 것을 보면 못해도 삼에서 사만은 넘어 보였다.


“우리가 모르는 다른 샛길이라도 있는 모양이지.”


여기 온 지 얼마나 되었다고 작은 길 하나하나 다 알겠는가. 보급을 샛길로 하기 어렵다지만 보급을 대로로 해결한다고 하면 움직이는 것 자체는 샛길로도 움직일 수 있었다.


“우리가 할 일은 단 하나, 버티는 것이다. 알겠나?”


“예, 군단장님! 총원 전투 준비!”


포병대가 어지러이 배치되고 고참병과 부사관들은 상대적으로 어리숙한 신병들을 거칠게 긴장시켰다.


“적이 온 모양이지?”


“예, 아군은 포위되었습니다.”


“그건 두고 봐야 알지. 보급품은 충분하네. 저들이 병력을 얼마나 동원할지는 의문이지만···.”


듣기로 적이 생각보다 더 많다고 하니 아마 갓 징집한 신병들도 이리저리 섞여 있을 터. 정 밀린다 싶으면 통신병을 몰래 빼내 원군을 요청하면 그만이었다. 병력의 여유는 아직 있으니.


“그래도 적 공성 병기는 없으니 그나마 다행이군.”


공성 병기? 그게 있다고 해도 멀쩡할 리가 없었다.


크고 아름다운 로켓이 하늘을 질주하며 ‘아아, 이것은 불이다. 나무를 좋아하지.’라고 하며 싹 불태워 버리는데 무슨 놈의 공성 병기?


“공성차와 사다리를 전진시켜라! 적에겐 대항할 수단이 없을 터!”


성벽 위에 남아있는 작은 노포와 불화살로는 한계가 명확했다. 얇은 철판으로 덧대어 목재 부분에 쉽게 불이 붙지 않게 처리한 데다가 젖은 가죽까지 둘둘 둘렀으니 어지간한 불에는 꿈쩍도 하지 않을 터였다.


투석기나 거대한 노포가 있었다면 충분한 타격을 줄 수 있었겠지만 그건 있을 때 이야기고.


없으면 맞는 것 이외에 할 수 있는게 있나.


맞아라, 그럼 적어도 머리는 편할 테니.


작가의말

연재가 늦어진 점 죄송합니다...

시험에 과제에 발표에... 생각보다 너무 바쁘네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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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4 남북전쟁45 24.04.08 51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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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0 공지사항 +4 24.03.06 77 1 2쪽
289 남북전쟁41 +2 24.02.29 73 1 11쪽
288 남북전쟁40 +2 24.02.25 79 2 11쪽
287 남북전쟁39 +2 24.02.21 81 2 11쪽
286 남북전쟁38 +2 24.02.18 72 2 12쪽
285 남북전쟁37 +2 24.02.15 76 2 11쪽
284 남북전쟁36 +2 24.02.11 75 2 11쪽
283 남북전쟁35 +2 24.02.04 89 2 11쪽
282 남북전쟁34 +2 24.01.31 83 2 11쪽
281 남북전쟁33 +2 24.01.29 84 2 11쪽
280 남북전쟁32 +2 24.01.25 88 3 12쪽
279 남북전쟁31 +2 24.01.22 73 2 11쪽
278 남북전쟁30 +2 24.01.19 87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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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5 남북전쟁27 +2 24.01.10 88 2 11쪽
274 남북전쟁26 +2 24.01.04 85 2 11쪽
273 남북전쟁25 +2 24.01.01 92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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