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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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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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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21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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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남북전쟁39

DUMMY

“뭐, 뭐야... 이리 빨리?”


요동성주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성 밖의 발해군을 응시했다.


“저들이 이미 도착했다면 아군의 군량도... 음...”


요동성 안에는 충분한 군량이 비축되어 있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전략적 요충지이며 전진기지 기능을 하고 있었으니.


하지만 그걸 전달할 방법이 없다면 도대체 무슨 소용일까?


“장군, 뚫고 나가시지요! 적들은 지금 도착해 피로한 상태일 터!”


“그것도 정도가 있지 않나. 고작 몇 백의 수비대와 농민으로 발해의 정예군을 뚫고 나가란 말이냐? 그리고 저 깃발은 작은 화포를 사용하는 부대다. 나가는 순간 벌집이 되겠군. 백성들을 안심시키고 건장한 사내들은 성벽의 수비를 돕게 하라. 적의 기동은 놀랍지만 이 성은 쉽게 떨어질 만한 성이 아니야.”


요동성주의 자신감은 타당했다. 요동성은 견고한 성이었고 그 성에 대한 감상은 견훤도 동일했다.


“공격은 금지다. 접근하면 대대 단위로 갈리는 모습은 우습겠지. 다음 보급품으로 콘크리트와 철근을 요청했다. 길의 중간을 완전히 끊어버리도록 하지.”


“예, 장군. 헌데... 나머지 성은 양길 장군에게 맡기셨는데...”


“그게 문제가 있나?”


“적은 병력으로 효과를 보려면 아무래도 장군께서 나서시는 것이...”


작전과장 견권의 말에 견훤은 자신도 모르게 피식 웃었다.


“아무래도 과장은 양 장군의 특기를 모르는 모양이야.”


“특기라 하심은...?”


“산악전, 현지조달, 유격전”


견훤의 부대가 움직이자면 움직일 수 있었다. 하지만 기동을 중시하느라 갑옷마저 벗고 온 부대가 도대체 전투를 하면 얼마나 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양길의 부대는 달랐다. 어지러이 흩어진 것 같아도 쿡쿡 찌르며 적을 괴롭히다 어느새 다시 복귀해서 한 덩어리가 되었고 산을 평지 가듯 했으며 산에서 며칠이라면 간단한 식량을 구하며 버틸 수도 있다.


그뿐인가? 양길은 약탈, 혹은 현지징발의 달인이었다. 오죽하면 연해도 출신의 유목민들이 보고 감탄을 할까. 약탈이라고 하면 쉬워 보이지만 사실은 되게 어렵고 복잡한 작업이었다.


내가 구하고자 하는 물건이 그곳에 있는지 없는지도 확신할 수 없고 약탈을 위해 군기를 지나치게 풀어버리면 군대에서 도적 떼 되는 것은 한순간이었다. 그리고 약탈을 위해 흩어졌을 때 공격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현지의 반발이 심해지지 않으면서 필요한 양을 건지는 것 역시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니 요 며칠간은 보급이 힘든 견훤-양길군 중에 누가 활동해야 하냐 묻는다면 당연히 양길군이 활동하는 것이 이치에 맞지 않겠는가.


“장군께서 다른 걸 다 두고 대포, 총, 야전삽만 챙긴 이유가 있군요.”


“음, 삽은 군인의 영원한 친구지.”


견훤이 생각하기에 음... 그러니까 언젠가 지영이 알려준 증기기관? 이라는 것이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아마 군인이 삽질을 하지 않을까 싶었다. 증기기관이 나오고 군용으로 만들어지면 굳이 군인을 쓰지 않고도 진지구축을 할 테니까. 설마 그 때도 삽과 빗자루, 넉가래를 들까.



...



견훤이 나름대로 전략적 우위를 가져올 동안 아자개의 야전군은 말 그대로 피 튀기는 혈투를 벌이고 있었다.


화력의 우위에도 무려 보름간 도하를 실패하자 극대노한 아자개는 말 그대로 모든 화력을 집중시키라 명했다. 그리고 동료들이 보름간 죽어나가는 걸 본 포병대도 열이 받을 대로 받은 나머지 비뢰포가 터져나가도록 포를 발사했고 그 덕분에 남은 비뢰포는 고작해야 7문이 전부였다.


그 덕분에 발해는 한 개 군단을 도하하는데 성공했고 그 한 개 군단은 질척이는 진흙 속에서 치열한 백병전을 벌이고 있었다.


도하를 성공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보름이 지나고 3월이 되며 날이 따뜻해지자 강 주위의 진흙도 녹아버리며 양군의 발목을 아주 단단히 잡아버린 탓이었다.


그래도 발해군은 나름 우위를 점하고 있었는데 비뢰포가 터졌어도 화약과 철편을 이용한 공격은 노포나 투석기를 이용하면 계속 퍼부을 수 있었다. 사거리 등에서 여러 한계가 생기지만 아무튼 못 하는 것보다는 나았고 소소한 장점으로 반동이라는 것이 비뢰포에 비하면 0에 가깝다 할 정도로 작아 커다란 뗏목 위에 띄우고 발포할 수도 있다는 점이랄까.


“여기서 소총병이 있었더라면 참으로 좋았을 것을”


질척이는 진흙덕분에 느린 보병이란 소총병에게 참으로 좋은 환경이었다. 그 소총병이 탭 로딩 방식으로 장전을 한다면 별로 좋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우선 적의 창칼이 목에 꽂히는 시간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없는 걸 만들 순 없지. 공병대를 상륙시켜라. 목판을 이용해 전장을 유리하게 바꾼다.”


“예, 사령관 각하! 공병지원대는 승선 준비하라!”


승선이라기엔 배가 너무도 초라해 배가 맞는지조차 의문스러웠지만 아무튼 물에 뜨고 앞으로 간다는 점에서 배의 최소한의 조건은 만족하고 있었다.



-----


쉬이이이익!!


저 소리!


한 번 날아올 때마다 동료들을 수십 명씩 고깃덩어리로 다져버리는 저 공포스러운 철환의 소리!


“피해애애애액!!!!”


그를 비롯한 동료들에게 각인된 것은 단 하나였다.


최대한 멀리 몸을 날리며 엎드리면 살 수도 있다!


투구에 무언가가 부딪히며 둔탁한 소리를 내었지만 그래도 무사히 동료를 깔고 눕는 데 성공함과 동시에


콰앙!!!!


흙먼지가 몸을 두들기고 귀에 삐이 소리가 잦아들 즘에야 겨우, 겨우 몸을 가눌 수 있었다.


“부 ---님! 괜찮----니까!”


“몇, 몇 명 남았어!!!”


“--세 명 남았습니다!”


“뭐?”


“열 세명 남았습니다!”


맡고 있던 병사 중 여섯 명이 죽었다고 하자 몸에 힘이 쭉 빠졌지만 부당주라는 책임감이 겨우 몸에 힘을 불어넣었다.


“달려!!!”


“예!! 모두 앞으로!!!!”


무모해보이지만 이러면 살 수도 있다. 철환의 살상반경에 들어가면 무조건 죽지만 어쨌건 앞으로 달리면 ‘살 수도’있다고.


“개 씨발!!! 왜 후퇴를 안 하는 거야!!!”


저 철환에 직격당하면 사망, 살상 반경 안에 있으면 죽거나 아니면 파편이 튄 부위를 잘라내야 했다.


그런데 왜! 이 긴 시간동안 저들의 철환을 맞아가며 싸우고 있냐고!

“당주님! 지금 당장 후퇴... 뭐야, 당주님 어디갔어?”


“좆같은 포격에 팔병신이 되었소.”


“이런 씨발...”


“참고로 상부의 명령은 적을 막으라는 거요. 이해했으면 앞으로 붙으시오! 붙어야 그나마 사니까!!”


퍼엉!!! 펑!!!


이전보다는 작지만 동시다발적으로 들리는 폭발소리. 그게 들리는 위치와 이전에 들었던 사실을 조합하면 답은 금방 나왔다.


전방에는 작은 철환이 기다리고 있었다!



-----



“던졌으면 빠져! 제 2중대 앞으로!”


“중대 앞으로!!”


“점화!”


“점화!!”


“하나! 둘! 셋! 투척!!!”


심지가 타들어가는 임시 수류탄은 각자 그 존재감을 내뿜으며 일제히 한 지점을 향해 날아가며 폭발했다.


“돌격대!!”


삐이이이익!!!!


“돌격!!!!”


임시 수류탄으로 진의 한 부분이 휘청거리자 이미 돌파 대형을 취하고 있던 돌격대는 질세라 돌격했다. 그리고 그 뒤를 따라 중무장한 우리 중대도 같이!


달릴 때마다 이제는 익숙한 절그럭대는 소리와 함께 내 팔에 무언가 충격이 느껴졌기에 철퇴를 대강 휘둘러 눈앞에 있던 무언가를 치웠다.


“체력 빼지 말고 천천히 밀어!!”


“대열 짜고 버텨! 거기 앞으로 더 가!!”


염병, 뭐가 보이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쪽에서는 내 눈 앞의 적들이 무기를 휘두르는 것 밖에 안 보인다고! 젠장, 저건 도끼니까 쳐내야 했다.


도끼를 쳐내는 동안 방패에 또 한번 충격이 전해졌지만 징글징글하게 무거웠던 방패는 그 밥값을 톡톡히 해내고 있었다!


그리고 이 갑옷도!


기병용 중갑이라 더럽게 무겁고 그 덕에 조금 움직이고 말할 때마다 온 몸이 마치 누군가가 혀로 잔뜩 핥고 삶는 솥에 살짝 데친 듯 찜찜해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갑옷은 내 목숨을 몇 번이고 구해줬다! 그리고 내 팔도!


“3중대! 돌격대랑 임무교대!”


염병! 우리도 임무교대 시켜줘!


하지만 이놈들은 우리의 튼튼한 갑옷과 장비를 믿는 것인지 약 한 시간 정도는 지나서야 겨우 임무교대를 해 줬다.


공병대가 뚱땅대는 판자를 밟고 강에 머리 좀 감으니 시간은 삼십 분쯤 지났다더라.


“자, 충분히 쉬었지. 우리 중대는 다시 앞으로 가서 임무 교대를 한다!”


“중대장님, 조금만 더 쉬면 안 됩니까?”


“저-기, 저 깃발 보이냐?”


녹색과 백색의 깃발, 그리고 백색의 깃발은 올라와 있고 녹색의 깃발은 내려와 있었다, 마치 시소처럼. 그리고 중앙 가장 높은 흑색 깃발


“삼십 분은 지났다. 가자!”


진짜 염병.



=====



“훈련소장님, 야전군 사령관님의 전언입니다.”


“음... 음... 미친놈인가?”


“... 예?”


“미안한데 중위, 내 말좀 사령관께 잘 전해 주겠나?”


“아? 예, 예. 말씀하시지요.”


“부디 토씨 하나 안 틀리게 잘 전해 주게. 기억하지 못할 것 같으면 필기해도 좋아.”


통신장교가 수첩과 연필을 꺼내는 걸 본 육군훈련소장은 깊게 심호흡을 하고는...!


“이 미친 개 또라이 새끼야아아아---!!!!”


“...?!?!”


“전쟁 난지 삼개월도 안 됬는데 여단 규모의 보충병을 달라고 하는 게 말이 돼? 말이 돼 안 돼 임마!!!!”


“뭐, 뭣... 무슨 말씀”


“니 귓구녕이랑 똥구녕에 훈련병을 중대채로 집어넣기 전에 잘 들엇!!!! 이제 이등병 딱지 뗀 놈들 그런 식으로 끌고 갈 거면!!!! 나랑!!! 싸워서!!! 이기고!!! 가져가라아악!!!!”


“......”


“꼬우면 네가 육군 훈련소장 하던가!!! 꺼져!!!!!”


“......”


“... 안 꺼져? 이 미친 중위 나부랭이가...!!! 니 위로 내 아래로 다 모아 봐...?”


“흐아아아악!!”


불쌍한 중위는 그 자리에서 즉시 사라지는 기예를 보였고 육군 훈련소장은 모든 힘을 소진한 듯이 의자에 털썩 앉았다.


앉은 채로 서류를 훑어보니 이제껏 생산된 총은 고작해야 수백 정, 비뢰포는 만들어지는 그 즉시 최소한의 훈련만 시킨(사실상 포탄 나르기가 전부인) 병사들과 함께 보내고 있었고 나머지 병력들은 이제야 이등병 딱지를 떼고 일병을 달까 말까 하는 놈들이었다.


그래도 사령관의 말을 또 아예 씹을 순 없는지라 보내는 척은 해야 하는데... 아니, 근데 대체 뭘 어쨌길래 그 정예병을 한 개 여단 규모 이상으로 말아 먹냐고.


작가의말

tmi: 저 육군훈련소장은 모든 진급을 포기하고 은퇴 준비를 하던 군인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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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9 남북전쟁41 +2 24.02.29 73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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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6 남북전쟁38 +2 24.02.18 72 2 12쪽
285 남북전쟁37 +2 24.02.15 76 2 11쪽
284 남북전쟁36 +2 24.02.11 74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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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2 남북전쟁34 +2 24.01.31 83 2 11쪽
281 남북전쟁33 +2 24.01.29 83 2 11쪽
280 남북전쟁32 +2 24.01.25 88 3 12쪽
279 남북전쟁31 +2 24.01.22 73 2 11쪽
278 남북전쟁30 +2 24.01.19 87 1 11쪽
277 남북전쟁29 +2 24.01.16 89 3 11쪽
276 남북전쟁28 +2 24.01.13 86 2 11쪽
275 남북전쟁27 +2 24.01.10 87 2 11쪽
274 남북전쟁26 +2 24.01.04 85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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