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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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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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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13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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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남북전쟁28

DUMMY

발해군 총사령부 기함


“너무 염려하지 마시지요. 최대한 빨리 가고 있습니다.”


“어찌 그럴 수 있겠나. 예정보다 너무 늦어져 버렸는데.”


장건영은 바르르 떨리는 아자개의 다리가 심히 신경 쓰였다. 저런다고 배가 빨리 가길 하나 아니면 거리가 줄어들길 하나. 오히려 옆의 병사들만 불안해하는 것 같아서 애꿏은 병사들만 종일 선실 구경만 하는데.


“거기다 바람도 역풍이 불고-”


“무풍이 아니라면 배는 충분히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해류는 우리 편이니 마음 놓으시지요.”


그 말처럼 걱정과 다르게 배는 쭉쭉 나아가고 있었다. 거기다 발해의 해군은 거친 동해와 홋카이도 인근에서 훈련과 작전을 하는 경우도 상당부분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서해에서의 작전에는 큰 걱정은 할 필요가 없었다.


얼마 전처럼 바다의 상태가 급격히 안 좋아지는 경우를 제외하고선 말이지. 제아무리 발해 해군이라지만 이런 환경에서 발해 육군의 4분의 3을 이끌고 나갈 순 없는 노릇이었고 덕분에 야전군 사령부와 연합함대는 의주에서 미적미적 일주일이 넘는 시간을 허비했다.


그동안 아무것도 안 한건 아니긴 했지만... 가장 중요한 일을 안했는데 나머지가 무슨 소용일까.


“충성, 보고드립니다. 이대로 항해한다면 선봉부대는 약 하루 후 상륙지점에 상륙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들으셨지요, 사령관님? 선봉부대면 기병군단 아닙니까? 그들이라면 충분히 기대한 몫을 해 줄 겁니다.”


“으, 으음. 그렇지. 음.”


하나도 안심하지 못한 모습에 장건영은 남몰래 한숨을 푹 쉬고는 몰래 수신호를 전했다.


‘사령관, 식사, 안정, 필요.’


저렇게 벌벌 떨면서 불안해할 바에는 차라리 잠이라도 푹 자는게 낫겠다 싶었다. 야전군 사령관이라는 양반이 병사들 앞에서 벌벌 떨면 어쩌자고.


약간의 조치로 불안해하던 아자개에게 평온을 선물한 장건영은 조용한 바다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혼자 청승맞게 뭐 하십니까?”


“...”


“뭐 고민이라도 있으십니까? 아까 사령관님과 같은?”


전능창의 그 말에 장건영은 실소를 터뜨렸다. 설마 그럴리가. 2군단의 실력은 확실하니 가기 전까지 버티고 있는 건 큰 무리가 아닐 텐데.


“... 난”


“예”


“우리 해군이 전쟁의 주연... 까진 아니더라도 조연 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에이, 해군이 한 일이 얼마나 큽니까. 비사성 항구랑 고구려 해군을 싹 다 불태운 거 해군이 한 일 아닙니까? 보급품 수송도 다 우리가 했고-”


애써 활기차게 말해보았지만 장건영의 표정은 펴질줄 몰랐다.


실상 저 말을 뜯어보면 비사성 항구랑 해군을 섬멸한 것은 엄밀히 해군이 아니라 다연장포병이 다 했으며 해군은 그저 다연장포 발사기였을 뿐이었고 보급품 수송이야 수송대가 했지 해군은 한 게 얼마 없었다.


무엇보다 해군의 전과랄게 없으니 이래저래 홍보하기도 뭐하고 사람들의 시선도 ‘해군? 아 수송대 옆에 붙어 다니는 놈들?’정도에서 멈추겠지.


그리고 이번에 화약 무기가 엄청난 성능을 선보이며 육군은 아마 전군이 화약무기로 무장하기 위해 기를 쓸 게 뻔했다. 명분도 적당한 것이 ‘저 당나라와 국경을 맞대고 있지 않느냐!’ 와 ‘우리도 이제 초원에 개입할 준비를 해야 한다!’라는 명분이 벌써 두 가지나 나오지 않았나.


“... 발해엔 해군을 위한 자리가 필요해.”


“퍽 정치적인 발언이군요.”


“연합함대장쯤 되면 정치도 어지간히 해야하지 않겠나.”


전능창은 그 생각에 영 부정적이었으나 뭐 어쩌겠나. 본인이 하겠다는데. 육군에 비해 해군이 찬밥 취급이라는 것도 어지간히 맞는 이야기고 본인도 그걸 느끼는 만큼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싶지가 않았다.


‘그런데 청색 계획을 실시하면 해군의 입지는 자연스레 커지지 않을까?’


라는 생각은 했지만 뭐, 해군 양성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걸 감안하면 조금 더 빠르게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면 좋지, 암.



발해 건안성



둔탁한 소리가 울리며 발해군의 철퇴가 운 없는 고구려 병사의 머리를 투구채로 찌부러뜨리며 다진 고기를 만들자 이에 질세라 고구려군의 도끼가 발해군의 머리를 쪼개며 머리가 두개인 히드라를 만들었다.


창? 미늘창? 그런 장병기를 휘두를 순 없었다. 이 좁은데서 휘둘렀다간 아군까지 모조리 쓸어버릴 테니까. 유일하게 쓰인다면 성벽 아래에서 사다리를 타고 오는 고구려군을 꼬치로 만들어버리는 게 다였다.


“뚫리지 말고 막아라! 전하께서 우리를 지켜보신다!”


“진을 짜서 몰아붙여라! 적의 충원에는 한계가 있다!”


지영이 성벽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뛰어다닌 탓에 발해군의 사기는 유래 없이 드높았다. 일선 부대의 대대장 같은 장교들도 제각기 철퇴나 도끼로 고구려군을 찍어 누르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났으니 말 다했지 뭐.


그럼에도 치열하게 전투가 벌어지는건 고구려 태왕 고연후도 나름 전선에서 병사들을 고무시키며 끝없이 밀어 넣고 있어서였다.


“젠장, 저 멍청이가 뭘 하는 거야! 검 말고 철퇴를 뽑으라고, 철퇴!”


고참병이 발작하며 소리쳤지만 이미 검은 내질러졌고 오랜 전투로 피로가 쌓일대로 쌓인 검이 반으로 부러짐과 동시에 목에 도끼가 꽂히는 것으로 한 생명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어떻게 찍었는지 비명조차 내지르지 못한 채로 힘없이 쓰러지는 몸을 보며 그는 이를 부득부득 갈았다. 그러니까 그냥 2선에 두자니깐.


부사관들이나 장교들도 이를 발견했는지 검을 뽑지 말고 철퇴를 쓰라는 고함을 이래저래 질러댔다. 그게 얼마나 들렸는지는 몰라도 하여간 발해군 대다수는 철퇴를 손에 들고 자신의 팔에 매인 작은 방패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적의 충원부터 막아야 하네. 포탄을 분해해서 가져오게. 저 공성차부터 없애야 해.”


“알겠습니다, 전하.”


기껏해야 한 명씩, 느리게 충원되는 사다리와는 다르게 공성차는 단기간에 많은 병력을 성벽 위로 올려 보낼 수 있었다. 그리고 손실 없이 병력을 성벽 위로 올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도 했고.


그런 이유에서 공성차는 비쌌으며 또 중요했고 그런만큼 목재로만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겉에 가죽을 덮거나 철로 덧대는 등의 보강 작업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내부는 목재잖아?”


흑색화약뭉치는 심지에 불이 붙은 채 그대로 날아 비를 피해 공성차 안으로 피신했고 곧 제 임무를 다했다.


콰앙!


그 폭발음을 시작으로 공성차가 하나 둘씩 불타거나 붕괴되니 성벽 위의 고구려군이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했다.


원래는 갈색의 두정갑이 6 찰갑이나 천, 가죽 갑옷이 4 였는데 지금은 7:3 에 가까워졌고 그만큼 발해군의 기세는 살아나기 시작했다.


“짐승 몰듯이 몰아!”


“마음대로 뛰쳐나가지 말고 진을 짜서 압박해!”


숨 돌릴 틈이 생기자 발해군은 재빨리 대열을 형성했다. 육군 훈련소에서도, 각 자대에서도 가장 많이 하고 기본이 되는 대열인지라 상대적으로 미숙한 신병일지라도 수월하게 대열에 합류했다.


그렇게 선을 형성하고 천천히 밀어붙이자 마치 벽이 움직이는 것 같았다. 움직이면 철퇴로 찍고 공격하면 그 즉시 좌우에서 공격이 매섭게 들어온다. 더군다나 검이 아니라 철퇴로 찍어 누르니 제아무리 갑옷을 입어도 내부에 부상을 입는 건 어쩔 수 없었다.


“... 오늘도 견뎠군.”


“예, 다만 조금씩 밀리는 것도 사실입니다.”


지영은 어두운 기색으로 성벽을 둘러보았다.


어디 부러진 병사는 아예 사정이 나았다. 팔 한쪽, 다리 한쪽 없는 병사들도 심심찮게 보였고 고환이 파열되었다는 사연을 들었을 때는 지영도 진심으로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그나마 아직까지 기세가 살아있기는 한데... 솔직히 얼마나 버틸지는 의문이었다. 성벽의 보호를 받는다지만 이런 식으로 밀고 들어오면 참 난감했다.


“지금까지 우리가 부순 공성차만 삼십 개가 넘지 않나?”


“왕이 나섰는데 공성차 삼십 개야 우습지요.”


고작 삼십 개? 지영을 사로잡기 위해서라면 공성차 삼십 개가 아니라 삼백 개를 잃어버려도 하나도 아깝지 않았다. 이건 고구려나 발해나 모두 동감하는 사실인지라 고연후는 아낌없이 병력을 밀어넣었다.


“특식 아낌없이 뿌려. 부상자 관리 잘하고. 혈액은...”


“있을 리가 없죠.”


“고구려 신민들에게 받는다 하면?”


“아실 거 다 아시는 분이 이러십니까.”


발해 내부에서도 아직 미신을 믿는 이들은 꽤 많다. 지영도 그걸 이해하는 게 자신조차도 지금 과학적인 요소가 아니라 신화의 영역으로 인해 이곳에 있지 않은가? 그리고 지금의 과학은 미신을 타파할 만큼 성숙하지 못한 것도 분명히 있는지라 민간의 영역에서 횡행하는 미신을 막기란 무리였다.


하물며 고구려에서야 어떨까. 침략군이 갑자기 피가 필요하다면서 뽑아간다? 도대체 무슨 해괴한 소문이 돌지 지영으로서는 감히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사람들의 피를 빨아먹는 요괴라는 멸칭이 붙으면 차라리 얌전한 정도가 아닐지 추측만 할 뿐.


혈액이 있다면 더 많은 목숨을 구할 수 있을텐데... 지영은 아쉬움이 가득한 눈길로 건안성 내부를 훑었다. 저기에 피가 저렇게 많은데 하나도 쓰지 못 한다니! 마치 가문 논밭에서 비구름을 애타게 바라는 농부의 심정과 비슷하지 않을까.


“폐하, 너무 심려치 마십시오. 적은 명백히 흔들리고 있습니다.”


그 말이 맞긴 했다. 듣기론 첫 날에는 성벽 한 귀퉁이도 점령하지 못했다는데 지금은 성벽 위에 거의 대등한 숫자의 고구려군이 존재했으니까.


물론 기후의 힘을 빌린 것이기는 해도 발해군이 그만큼 밀려났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시간을 끌면 적의 원군이 도달할 수 있네. 그리되면 우린 앞뒤로 포위되고 말 것이야.”


처음부터 고구려군이 우려했던 사실이자 발해군의 궁극적인 목표. 지영 뿐 아니라 고연후까지 판 위로 올라오며 서로 한 방을 노릴 수 있게 되었다. 지금이야 고구려가 우세를 점한 것 같지만 사실 언제라도 뒤집힐 격차였고 고연후나 고구려나 그걸 모르지는 않지만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해 도박을 걸었다.


“그 전에 무너뜨려 보이겠습니다. 어떻게든.”


의지를 활활 불태우는 장군들의 모습에 고연후는 미소 지었다. 그래, 앞으로 며칠만 더 이렇게 몰아붙이면 저 성문을 열고 감히 고구려를 침략한 요괴를 잡을 수 있으리라. 반드시




작가의말

대사가 대체역사가 아니라 판타지에서 뱀파이어가 할 법한 대사가 되어버렸네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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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1 남북전쟁33 +2 24.01.29 83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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