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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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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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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2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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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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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25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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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남북전쟁40

DUMMY

일본은 내전을 각오했다.


하지만 다이고 천황과 우대신 미치자네는 하나의 결론에 도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전은 최대한 피해야 한다.’


전쟁은 태풍같아서 수많은 피해와 고난을 동반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전쟁은 의도치 않은 순기능을 가져다 주기도 한다.


정체된 사회의 변화, 기술의 급격한 혁신, 실력본위에 따른 인재의 등용, 더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제도 등등등...


문제라면 이게 내전이라는 것이지. 아군이든 적이든 결국에는 자신의 영토를 파괴하고 백성들을 죽이며 전쟁을 하는데 이기고 나서도 시벌 보상받을 데도 없는 불합리함의 극치인 것이다!


그러니 내전이 일어나면 일본은 지금보다 몇 발자국은 더 후퇴해 있으리라. 북방의 동맹이 몇 배는 더 성장하는 동안!


‘동맹이란 어느정도 대등한 관계에서나 성립하는 법이다.’


지금이야 발해나 일본간에 상하관계가 성립하지는 않지만 만약 이번 전쟁이 끝났을 때 일본이 내전에 돌입한다면 국력에 현격한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었다.


애초에 이 둘은 발해가 고구려를 이렇게까지 우위를 보이며 후드려 팰 줄은 몰랐고 그러면서도 국내 사정이 이렇게 안정되어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었다. 이 뒤에는 당나라 따거의 큼지막한 도네가 한몫했지만 이들이 이것까지 알 리는 없으니.


아무튼 우대신 미치자네만으로는 좌대신 토키히라를 비롯한 후지와라 가문의 세를 견제하기엔 무리가 있었던지라 다이고 천황과 우대신 미치자네는 머리를 굴리고 굴린 끝에 절묘한 수 하나를 내놓았다.


“미나모토노 히카루를 정이대장군으로 삼겠소.”


“폐하!”


“무슨 문제라도 있소?”


“...”


참으로 절묘한 수였다. 정이대장군은 막강한 실권을 가지고 있는 영외관이었다. 문제는 이 관직에 후지와라 가문이 딱히 내놓을만한 인물이 없다는 것.


그나마 내놓을만한 인물이라고는 현 당주의 동생인 후지와라노 다다히라정도인데... 이 인간은 스기와라노 미치자네와 친밀한 관계라는 게 걸림돌이었다.


그렇다고 히카루가 결격사유가 있냐... 하면 그건 또 아니었다. 가문만 따져봐도 사성에 속하는 명문가 중의 명문가였고 천황가에서 신적강하 한 가문이라 그 고귀함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거기에 능력 면에서도 딱히 모자람이 없는 인물인데다 나름대로 경험도 갖춘 인물이니 이보다 더 적합한 인물은 찾기 힘들었다.


‘젠장! 이건 완전한 외통수가 아닌가!’


정이대장군. 오랑캐를 토벌하기 위한 장군직... 동쪽의 에미시가 강력하니 이들을 토벌하기 위한 군대를 꾸린다... 는 직책이다. 어디까지나 사전적 의미론.


이 시점에서 정이대장군을 황족으로 임명한다는 것은 황실의 군대를 키우겠다는 것! 귀족들이 찔끔찔끔 모으는 사병들과는 다르게 통일된 하나의 군대를 공식으로 운영하겠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천황의 지지세력은 동쪽에 많이 위치한다. 그러니 후지와라 가문 입장에서는 턱 밑에서 칼을 슥삭 슥삭 가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


“흠... 문제라도 있으면 경이 직접 정이대장군 직을 맡아 그 책무를 다해 보겠소?”


“... 그건!”


그렇다고 토키히라가 좌대신을 버리고 정이대장군이 되어 중앙을 떠나게 되면 그를 중심으로 한 세력은 약화하게 된다. 다다히라는 후지와라 가문의 완전한 해체까지는 아니더라도 적당한 수준에서의 타협을 할 것이 분명했고 그건 곧 후지와라 가문의 약화로 이어지게 되니 자리를 비울 수가 없었다.


‘사실은 그대를 정이대장군으로 임명하고 싶었거늘’


토키하라를 정이대장군으로 임명하면 정2위계의 좌대신이자 사실상 조선의 영의정과 같은 인물을 대장군이라지만 외관직으로 보내버리는 격이라 아무리 봐도 좌천하는 그림이 나오는지라 문제의 소지가 컸다. 반발할 소지도 컸고.


“... 에미시를 토벌해... 조정과 백성의 안정을 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니... 소신이 거들지는 못할망정 어찌 반대하겠나이까? 폐하의 뜻대로 하소서...”


“하하하! 경은 역시 충신이오! 짐이 의지하는 바가 크다오!”



=====



회의에 참석한 장군들은 모두 이해하기 힘들다는 눈빛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근데 솔직히 이해가 안 가는 건 나도 마찬가지라... 왜 당나라가 고구려에게 사신을 보낸 것일까?


“여기에는 두 가지 가정을 해볼 수 있겠습니다.”


오오, 사령관. 역시 짬밥에서 나오는 바이브.


“하나는 고구려가 먼저 사신을 보냈고 그 답변이 온 경우고 나머지 하나는 당나라가 먼저 사신을 보낸 경우입니다.”


“흠, 어때... 가능한가, 기병 군단장?”


“아매 안되는 거이야 아니지만서두, 똥개두 제 집에서는 반은 먹구 들어간다 않습네까? 그걸 생각한다문 아무래도...”


하긴, 내가 생각해도 그래. 그 증거로 고구려군 정찰기병과 우리 쪽 정찰기병은 정말이지 치열한 혈투를 벌이고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이쪽이 한 수 쳐진다는 건 부정할 수가 없었다.


“그러면 당나라가 먼저 고구려에 사신을 보냈다는 건데... 왜지? 당나라가 지금 움직일 수 있는 상태는 절대 아닐 텐데?”


내가 직접 가서 당나라를 쑥대밭으로 만든 것은 절대로 아니지만, 들은 바로는 당나라는 심각한 기근이 들었다고 한다. 군대를 움직일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중요한 것이니 다시 말하는 것이지만. 나는, 절대로, 당나라에 가서, 쑥대밭을 만든 적이 없다.


“둘 사이에 모종의 거래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식량이나 물자라던지...”


“물자보단 식량이겠지. 옷이야 뭐 안 입어도 살 순 있잖아?”


“...”


“...”


왜 나를 그따위로 쳐다보는 것이지?


내 장담컨대 옷 없이 한 달간 스트립쇼 하면서 살기 vs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한 달간 살기를 고르라면 당연히 후자를 골라야 한다. 전자가 사회적으로 죽을지도 모르지만 후자는 그냥 죽는다니까? 그리고 땅도 존나게 넓은데 이사 가면 아무도 모르기도 하고.


“... 크흠, 전하? 아무래도 그건...”


“뭐... 그건 그렇다 치자고. 식량... 식량이라.”


“병사를 보내고 식량을 받는다고 치면 딱 맞겠군요. 어차피 당나라가 병력을 움직일 상황은 아니라 했으니 입은 줄이고 식량은 받는 셈이니...”


아다리가 너무 딱 맞아 떨어져서 묘한 불쾌감마저 느껴졌지만, 음... 지금은 그 이유 이외의 별개의 이유가 떠오르지는 않았다.


“개입한다고 가정하면 명분은 그 지긋지긋한 책봉 어쩌구겠지. 그건 안 봐도 뻔하군. 근데... 흠.”


솔직히 고구려가 그걸 받아들일지도 의문인데?


아니, 받아들인다 치자. 그럼... 어떻게 올 건데?


해상은 해군을 동원해서 막으면 되니 결국엔 육상을 통해 와야 하는데... 그럼 키탄을 자극하는 꼴이 되지 않나?


굳이 발해-키탄 관계까지 갈 것 없이 자국 영?토에 군대 끌고 지나간다는데 웃어 넘기면 그게 미친놈이지, 암.


“이걸 알려준 키탄의 저의가 궁금해지는군...”


“저의랄 것이 있나? 기냥 중원 들어가기 전에 안전을 도모하고 싶었갔디.”


“키탄이 중원을?”


“그거이 당연한 거 아니갔습네까? 중원으로 들어가는 거으는 숙명이지요, 숙명.”


키탄 혼자 중원을 노려...? 그건 안 될 것 같은데. 동쪽으로 확장하지 못한 팔 한짝 없는 키탄이 어디까지 해줄 수 있을지는... 흠, 글쎄다.


어쨌건 키탄이 우리에게 우호적인 스탠스를 취한 건 맞다. 엄밀히 말해서 키탄은 우리에게 이 사실을 알려줄 의무는 1도 없거든.


애초에 우리부터가 키탄을 신뢰하지 못해서 식량을 분할로 지급하고 있는 거 아냐, 괜히 군사활동 하지 못 하게.


키탄 입장에서는 굶어 뒤지려다가 식량을 받았으니 고마워할 수도 있겠지만 엄밀히 말해서 키탄과 우리는 아무런 관계가 아니다. 어쩌다 한 번 인사하는 이웃집 사람 정도로 생각하면 되려나.


음... 그래도 도움을 받았으니 감사인사 정도는 하는 게 교양을 갖춘 현대인의 미덕이지. 그리고 외교부를 닥달해 현 상황을 철저히 분석하라고 해야겠군... 어쩌면 이미 하고 있을지도?



=====



“하, 이제 노후대비는 어지간히 했군.”


“아니, 뭔 왕족이 노후대비입니까, 노후대비는?”


왕족은 기본적으로 나라에서 연금이 나온다. 그 연금이라는 것이 재벌 수준으로 떵떵거리면서 살 정도는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중산층 이상의, 일종의 품위유지는 가능한 정도는 나오는 수준.


그리고 이기민은 무려 장관급 관료로서 년에 삼만 원이 넘는 월급을 받아먹는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이 노후 운운하자 그저 어이가 없을 따름이라.


“자, 이거 보게나. 사탕무 농장의 주식일세.”


“햐, 설탕 맛있죠. 허, 근데 주식이 엄청 많네? 대체 얼마나 사댔길래?”


“한 육십 정도?”


“... 뭐요?”


육십 만원. 어떻게 보면 굉장히 적어 보이지만 서울 중앙의 신축 단독주택이 5채에서 6채 정도 되는 엄청난 돈이다.


“뭐 어디 훔쳤소?”


“훔치긴 지랄! 원래도 주식 좀 있었어!”


주식.


이놈의 주식이 발해에 자리잡게 된 데에는 기구한 사연이 있었다.


발해는 상업이 발달한 나라였고 동북아 전체적으로 봐도 상업에 관대한 시기긴 했다. 문제는 발해는 단독으로 창업을 하는 것이 굉장히 까다롭다는 것.


지영이 삶의 질을 증진시킨다 어쩐다 하면서 편의점을 전국 곳곳에 박아 버렸고 이 편의점은 말이 편의점이지 사실은 다이소 같은 느낌이라 최소한의 가격으로 최소한의 품질을 보장받을 수 있는 잡화점이었다.


이러니 어지간한 시골에서도 물건을 나름 저렴하게 구매해서 실제로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되긴 했지만 그만큼 저비용으로 시작할 수 있는 행상 등의 파이가 확 줄어들게 되었고 사치품 종류는 시장도 한정적인데다 비용도 많이 들어 쉬이 도전할만한 것이 못 되었다.


거기에 해수구제 작전을 정기적으로 한다고 해도 호랑이가 아예 없는 건 아니라서 목숨과 화물의 안전을 지키고 싶다면 사냥꾼 협회에 가서 얌전히 사냥꾼을 고용하는 것이 속 편했다.


결국 이런저런 이유로 서민층, 중산층이 혼자 창업하기가 상당히 난감하니 여럿이서 공동 창업을 했는데... 사람이 돈에 눈이 머니까 그냥 들고 날라버리는 경우가 속출했고 여러 가정이 그대로 뒤집어졌다.


... 그래서 ‘니들 돈 들고 나르면 뒤져’라며 나온 것이 주식이었고 큰 효과를 보았다. 덕분에 발해은행은 팔자에도 없던 증권거래소 역할까지 겸하게 되었지만 그래도 사기당해서 집안을 말아먹는 것보다는 낫지 않은가.


아무튼 이 주식은 현대의 그것과는 다르게 굉장히 고가였고 배당률도 높았으니 사업에 딱히 신경 쓰고 싶지 않으면서 돈은 안정적으로 받고 싶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생각해 보면 한반도 사는 사람이 북해도의 사탕무 농장을 관리하려면 상당히 머리가 아플 것이 분명했다.


“허, 좋겠소. 설탕부자라서?”


“부자는 개뿔이. 집 빼고 생활비 좀 빼고 돈 싹 날렸는데.”


“허이구.”


“하지만 설탕이 나를 부자의 길로 인도할 것이야! 이 장관직만 때려치고 나면! 흐흐흐...”


‘... 전하께서 안 놔주실 것 같은데’


“자자, 그 날을 위하여. 건배!!”


“... 건배!”




작가의말

와! 설탕 부자!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57 루이미너스
    작성일
    24.02.26 09:54
    No. 1

    저 정도면 주식이 아니라 선물시장 아냐? 거기다 국가가 하는거면 말아먹어도 개인만 손해지 왕은 읍읍... 당신들 누구...읍... 발해..(풀썩)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3 몽쉘오리진
    작성일
    24.02.29 04:01
    No. 2

    극초창기 주식이라 그 정도로 고도화된 개념까진 아니에요 ㅎㅎ
    그리고 편의점은 언급되었듯 일종의 복지시설에 가까운 개념이라 사장은 월급사장일 뿐이죠(매출 성과급이야 있다만)
    하지만 원하시는 것 같으니 곧 비밀경찰국 지하감옥에서 뵙는 것으로...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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