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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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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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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04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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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전쟁35

DUMMY

최상철 중사는 바로 앞에서 허물어지는 뗏목을 보고는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이... 런 개 같은!”


분명 포격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적진에서 날아오는 불화살의 수는 그다지 줄지 않은 것 같았다.


특히나 적들은 포격이 정밀하지 않은 것을 알아서인지 아예 강변에 딱 붙어서 노포와 화살을 미친 듯 쏘아대니 뗏목 위의 병사들은 얌전히 물고기밥이 되는 운명 외에는 별다른 길이 없었다.


흔들리는 배 위에서 그는 어떻게든 화살을 먹이고 한 대 쏘았지만 곧바로 날아오는 화살비에 고개를 푹 숙였다.


“부소대장님, 후퇴해야 합니다!”


“여기서? 우리가 살 길은 노를 존나게 빨리 젓는 것 뿐이야, 일병!”


다행히도 강폭이 그리 넓지는 않아 이미 몇몇 나룻배와 뗏목들은 이미 강변에 상륙해 방진을 만들고 버티는 모습이 보였다.


“조금만 더 가면 된다, 조금만, 조금만 더 가면...”


콰직!


“뭐, 뭐야!”


“노포입니다! 다행히 스친 것 같습니다만!”


노포의 명중률에 대해선 그도 잘 알고 있었다. 지금 스쳤다? 그렇다면 다음번엔 명중할 확률이 높았다.


“더, 더 힘껏 저어! 그리고 선수 방향 바꿔!”


“왼쪽 노 멈추고 오른쪽 저어! 하나, 둘, 하나, 둘!”


“됐어, 이대로 전진!”


하늘이 보우한 건지 전하께서 굽어 살핀 건지는 몰라도 두 번째 노포는 살벌한 소리를 내며 바로 옆에서 물기둥을 만들어 냈다. 하지만 화살에 대해서는 딱히 별 생각 없었는지 화살비가 배 위로 쏟아졌고 몇몇 분대원의 팔과 몸통에는 마치 고슴도치처럼 화살이 박혀 있었다.


“저희 멀쩡합니다, 부소대장님!”


“계속 저어라! 얼마 안 남았다!”



“생각보다 피해가 크군”


“차라리 남아있는 구형 수송선들을 끌어왔으면 어떨까 싶습니다만”


지영은 고개를 저었다. 구형 수송선? 이미 거의 다 폐처리 된지 오래였다. 남아있는 건 오로지 도면 뿐.


“차라리 조선소에 연락해서 상륙정을 만들라고 하는 것이 빠르겠군. 그 어떤 시험조차 하진 않았지만.”


“음...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유리해지고 있습니다. 점차 도하에 성공한 아군이 많아지고 있으니”


사실 이 결과는 아자개의 전술이 유효했다기보다는 발해군의 공격력이 고구려군을 압도하는 탓이었다. 고구려군이 가진 병기라야 기껏해야 노포에 투석기, 활 정도거늘 발해군은 비열하고 치졸하게 비뢰포와 구룡 다연장포를 마음껏 퍼붓고 있지 않은가.


하긴, 그 화력을 최대로 살리는 전술을 채용했으니 영 기여한 바가 없는 것은 아니긴 하지만.


“그래 보이는군...”


힘들게 훈련시킨 병사들이 어처구니 없이 죽어가는 모습이 안타깝긴 하지만 뭐 어쩌겠는가, 딱히 방법이 없는 걸?


지영이 무슨 희대의 천재도 아니고 이런 상황에서 딱딱 답이 나올 리가 만무했다. 그렇다고 반대하자니 다른 대안도 없으니 그냥 지켜보기만 할 뿐.


“조명탄을 준비하게. 오늘 어떻게든 끝을 보고 말 테니.”


“아직 정오입니다만”


“만일의 경우니까 말이야. 물론 쓸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만.”


“장군, 수색대에서 보고입니다. 길을 찾았습니다. 상류 측을 통해 우회가 가능하기는 합니다만”


“끝까지 말해보게.”


“대군이 지나가기는 힘들 듯 싶습니다. 보급 수레를 나를만한 길도 보이지 않고요. 소수의 특공대라면 몰라도 대군을 보내긴 힘듭니다.”


“소수의 특공대라... 어느 정도 규모인가?”

“많이 잡으면 한 개 대대하고 두 개 중대, 적게 잡으면 한 개 대대가 고작입니다. 그것도 물자가 모자라니 교전횟수는 많아봐야 한두 번 정도일 테고, 작전 기간도 열흘 이상은 무리입니다.”


아자개는 머릿속에 기억해두면서도 실망감을 금치 못했다.


교전횟수 한두 번에 열흘 이상 활동하지 못하는 한 개 대대 규모의 특공대라? 그걸 도대체 어디에 쓴단 말인가?


매복? 적이 언제 올 줄 알고? 그리고 말하고 낙타 생각은 하지도 않나?


기습? 분명 일시적인 효과야 있겠지만... 적어도 맞상대하고 있는 적을 기습하는 건 의미가 없어보였다.


전략적으로도 글쎄...? 기병만으로 이루어져있고 후속부대가 없으니 열흘이면 안시성 기습 등을 노릴 순 있겠지만 그걸로 저들을 흔들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그나마 가능성이라면...”


그는 아들의 얼굴을 떠올리고 씩 웃었다. 열흘이면 충분히 견훤이 상대하고 있는 적의 옆구리를 찌를 수 있는 시간이고, 그 이후엔 견훤의 부대에 합류하면 그만이다. 듣기로는 적을 마지막에 추격섬멸 하지 못하는 것도 지지부진한 원인 중 하나라고 하니 분명 도움이 되리란 생각에 그는 기병 한 개 대대를 몰래 출발시켰다.



...



일본 수도 헤이안쿄(현 교토)


“정신이 좀 드시오?”


“폐하...?”


미치자네가 노구를 일으키려 하자 다이고 천황은 그를 막은 뒤 조용히 타일렀다.


“가만 있으시오. 짐이 어찌 노신을 공경하지 못할망정 그의 몸을 힘들게 하겠소?”


“황은이... 망극 하옵니다, 폐하...”


천황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날이 가면 갈수록 우대신 미치자네의 병세는 악화되어만 갔다. 온갖 좋다는 약을 다 달여 먹이고 보양식이라는 음식도 한아름 가져다주고 제사까지 지내보았지만 나무가 조용히 낙엽을 떨구듯 그의 생명도 조용히 떨어지고 있음을 느꼈다.


어느새 일흔이 넘은 나이에 여러모로 정치적인 공격도 많이 받으며 속앓이를 해서인지 병을 이겨낼만한 체력은 없는 듯 했다. 그나마 약제와 휴식의 힘으로 그 명줄을 조금이라도 늘릴 뿐이지.


그래서인지 천황은 굳이 일 이야기를 하려고 들지 않았다. 그저 오늘은 무얼 먹었는지, 가족들과 있었던 시시콜콜한 이야기로 잔잔하게 대화를 이어갈 뿐이었다.


“... 폐하.”


“왜 그러는가?”


“그냥... 속 시원하게 하문하시지요.”


“못 들은 것으로 하겠네.”


“폐하... 세월에는 장사가... 후우, 없습니다. 신의 나이가 이제 일흔을 넘겼사오니 하늘의 부르심을 받들 때도 된 게지요...”


“... 짐은, 아직 허락지 않았네.”


그 말에 우대신은 작게 미소 지을 뿐이었지만 천황도 알고 있었다. 지금이야 그래도 자고 일어났을 때를 제외하면 멀쩡히 대화도 되고 거동에도 문제는 없다지만 일이년만 지나면 죽음을 목전에 두리라.


“후우... 나라가 분열될 조짐이 있네.”


“...”


다이고 천황은 상당히 공격적인 정책을 내세우며 귀족 정치를 타파하려고 했고 그에 부응해서 키워진 것이 바로 일본 동부의 다이묘들이었다.


왜 일본 동부냐고 묻는다면 도호쿠-홋카이도 지방이 개척된 것은 원 역사에서도 시간이 필요했고 당연하게도 현 시점에서 도호쿠 지방이나 그 인근은 개척 된지 얼마 안 되는, 이른바 깡촌인데다가 북부의 에조들과 갈등까지 빚는 곳이다.


반대로 말하자면 가문이 뿌리를 내린 적이 없거나 혹은 뿌리를 내렸어도 중앙에서는 이른바 ‘근본없는’ 혹은 ‘천한’으로 분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란 말이다.


이런 세력들에게 천황은 굉장히 좋은 정치적 파트너였고 천황에게도 역시나 이들은 아주 중요한 인적 자원들이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구세대의 서부, 신세대의 동부로 세력이 나뉘어질 수밖에. 그리고 상식적으로 이 두 세력의 사이가 좋을 리가 있겠는가? 서로 대척점에 서있는 와중이니 당연히 이러니저러니 티격태격 댈 수밖에 없는데 이게 걸려있는 상품이 현재, 그리고 미래로 이어질 권력 아닌가.


이러니 서로 이리저리 물고 뜯고 난리도 아니었다. 사실 일이 이렇게 된 것은 다이고 천황의 공격적인 정책도 있긴 있지만 그걸 보좌할 우대신이 건강상의 이유로 정치적인 영역을 깔끔하게 마무리짓지 못한 이유도 있기는 있었다.


그런데 그 때는 또 죽네 사네 하던 때여서 그걸 가지고 뭐라고 하기도 뭐하니 다이고 천황과 여러 신진 관료 세력이 열심히 뛰어봤지만 역시나 내공이 모자랐다.


“...”


“아, 짐도 알고 있네. 그래서 금군을 확충해 두긴 했으니 그리 보지 말게나.”


“그것이 아니오라... 그들을 품으셔야...”


다이고 천황은 갑갑하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누구라고 자신의 처가를 공격하고 싶겠는가. 천황은 황후와의 관계가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 엄청 좋다고 보기엔 뭣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고 애들도 있었으니.


“누구라곤 안 그러고 싶겠나.”


“폐하...”


“후우... 괜찮네. 머리만 치면 그래도 시간을 벌어 더 유화적인 방법을 쓸 수 있을 것이야.”


그에 우대신은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자신이 봐도 뚜렷한 돌파구가 없어 보였으니 천황의 능력과 기발함에 기대를 걸 수밖에.



...



고구려 안시성


“... 입조?”


“저들 말로는 그렇다 합디다마는...”


“아니 밥도 못 먹는 그지떼들이 무슨 입조를 한다 만다 하는가?”


세계 최강국한테 하는 말 치고는 굉장히 저렴했다. 그런데 어떡해, 그게 현실인걸.


“크흠, 폐하. 부디 체통을...”


“흠흠, 미안하네. 헌데 진실로 무얼 입조를 하라 마라 하는가?”


“소신의 생각으로는... 흠, 이게 말이 되는 일인지요.”


“평대는 괘의치 말고 말해 보게나.”

(평대는 고구려의 관직명 중 하나입니다. 묘비 중에 대로관에 오른 후 평대의 직에 임했다는 기록과 기타의 내용을 정리해 볼 때 평대는 일종의 국무회의 비슷한 무엇인가가 아닐까 싶은...)


“어쩌면... 어쩌면 말입니다, 저들은 우리에게 식량을 얻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식량...? 그건 우리도 넉넉지는 않을것인데.”


“비축분은 제가 알기로는 이 년치는 되는 걸로 압니다만.”


“흠.”


“적어도 당나라보다는 많지요.”


“대충 알 것 같소. 병력을 보내줄테니 식량을 달라는 것이겠지.”


“그리고 그 명분으로 입조를 권하는 것이지요. 그리하면 깔끔하지 않습니까. 지금 발해가 당나라 놈들의 말을 들을 리가 없으니.”


“그렇군... 어차피 저들은 병력을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일 테니... 잠깐, 키탄이 있지 않나?”


고연후가 기억하기론 키탄은 아직 활동할 여력이 충분했다. 그 활동을 당나라 침공에 쓴다면 얻을 것이 무엇인지는 불확실하지만 어쨌건 움직일 여력이야 있으니.


“그야... 그렇습니다만 그건 계산에 넣지 않은 듯합니다. 지금은 식량이 가장 중할 테니...”


“그래서, 경의 생각은 어떤가? 그를 만나보는 것이 좋겠나? 아니면...”


“신의 생각으론...”


평대가 몇 마디 하자 고연후가 음음 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작가의말

고구려 관제는 이해하기 너무 어려워요... 자료도 별로 없거니와 고대 특유의 이 애매모호한 관제란...

쩝, 빨리 없애서 편해져야 하나...ㅋㅋ;;;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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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1 남북전쟁33 +2 24.01.29 83 2 11쪽
280 남북전쟁32 +2 24.01.25 88 3 12쪽
279 남북전쟁31 +2 24.01.22 72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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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7 남북전쟁29 +2 24.01.16 89 3 11쪽
276 남북전쟁28 +2 24.01.13 86 2 11쪽
275 남북전쟁27 +2 24.01.10 87 2 11쪽
274 남북전쟁26 +2 24.01.04 84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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