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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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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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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26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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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전쟁42

DUMMY

“후퇴...? 후퇴라고? 이곳에 못해도 일만의 정병이 있거늘 어찌 후퇴하란 말인가?”


“아조의 모든 병력을 합한다 한들 폐하보다 가치 있는 것은 없습니다. 시일이 더 늦어진다면 우회하여 후퇴하는 길조차 막힐까 염려스럽나이다.”


“헛소리. 저들은 요동성 일대를 포위했소. 적지 않은 병력이 분산되었을 터. 오히려 이때를 노려 적의 본대를 일제히 들이친다면 분명 성과가 있을 것이오.”


“그러니 더더욱 태왕께서 후퇴하셔야지요!”


고연후는 가만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적들이 자리 잡기 전에 빠르게 뿌리를 뽑는 것이 좋소. 갓 징집한 농민병이라 할지라도 뒤에 왕이 함께한다면 쉬이 물러서지 않겠지.”


“하지만...”


“경도 알지 않은가. 단순한 농민병과 일만의 병사로는 저들의 방어를 뚫어내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걸.”


“그야... 그렇지만...”


“그리고 내가 적장이라도 경이 말한 부분을 염두에 두었을 것 같네. 상식적으로 왕이 위험한 일을 감수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


장군이 직접 전방에 나가도 군이 와해될 위험이 있거늘 하물며 왕이라면 어떨까. 가만히 생각해보면 지영도 앞에 나선다고 나섰지만 가만 보면 어느 정도 안전이 확보된 상태에서 나간 일종의 제스쳐 취하기였을 뿐이다.


“그런 줄 알고 준비하게나. 여기서 밀리면 끝없이 밀리게 될 것이야.”



-----



“우리 밥이 아니라서 더 맛있군”


견훤은 밥을 우걱우걱 씹어삼켰다.


“역시 남의 밥이 더 맛있는 법이죠.”


부 여단장도 밥을 우걱우걱 찹찹.


“그런데 적이 안 오는 것 맞습니까?”


“높은 확률로?”


견훤은 나름대로 현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현 상황에서 고구려군이 정예군을 파병해 견훤의 부대를 몰아내기란 사실상 힘들다. 그렇다고 안시성의 군대가 출격하자니 왕이 걸리적거리고 왕이 직접 오자니 여러 문제가 산적해 있다.


“그러면 남은 요소는 사방에 흩어진 농민병들을 모아다 치는 것 밖에는 없는데. 농민병 모아다가 철근 콘크리트 벽 뒤에 숨은 우리를 뚫어낼 수 있다고? 말이 안 되는 소리지.”


“...”


“아, 말은 이렇게 해도 정찰은 계속 돌리고 있다네. 전장에선 뭔 일이 있을지 모르니”


남은 훈제 고기를 한 점, 두 점 먹어치우고는 너무도 당당하게 말하니 부 여단장도 그냥 그러려니 하며 밥그릇을 싹싹 비웠다.


그리고 정확히 이주 후


“장군, 요동성 쪽에서 병력이 오고 있습니다. 그 수는 대략 이만에서 삼만. 특이사항으로는 적의 왕이 직접 나선 것 같습니다.”


“... 안 온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 가능성이 높다고만 했지. 그래도 저 삼 만에 달하는 병력이 전부 제대로 된 군대는 아닐 터이니 맞대응할 준비를 하도록.”



-----



“썩을, 저 망할 진흙! 도대체 저 망할 진흙 때문에 도대체 얼마만큼의 피해가 생기는 건가!”


야전군의 지휘관들이 일제히 고개를 숙였지만 사실 그들이 잘못한 건 없긴 했다. 애초에 이 계획의 원안 자체가 나한테서 시작된 거니까.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몇만의 사상자가 생기더라도 들이받았어야 했어! 구질구질하게 이렇게 시간을 끌어 시간은 시간대로, 사람은 사람대로 상할 것이었다면 말이야!”


처음 계획할 때만 해도 전선이 이렇게 고착화되서 질질 끌릴 것이라고는 상상치도 못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이미 적을 포위 섬멸하고 나아가고 있을 것을.


문제는 이게 적들도 피해가 늘어나다 보니 소극적으로 변했다는 거다. 그렇게 되니 찔끔찔끔 교전하고 전진할 수밖에.


“사령관, 당나라의 군대가 합류한다면 어떻겠나?”


“당이 원군을 파견한답니까?”


“상황을 봐서는 고구려에 파병할 듯하군. 아까 내게 고구려가 조공을 바치겠다고 한 소식이 들려왔거든.”


“이런 자존심도 없는!”


“자기들 나라를 망하게 한 나라에 굽신굽신하고 싶답니까!”


장군들은 일제히 분노했지만 내 생각은 좀 달랐다.


아니, 국제관계에 그런 게 어딨단 말인가? 그것도 거의 이백여 년은 지난 이야기를?


나라에 도움이 되면 좋은 친구가 되는 거고 그렇지 않으면 치고 박고 싸우거나 하는 거지 뭘.


“그 소문이 사실이라면...”


“사실일 가능성이 높겠지, 아무래도.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 빠르게 이야기가 되는 걸 보니 아무래도 당나라 측이 급한 모양이야? 하긴, 온 나라가 배고픈데 급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


“그렇다면 한 달, 혹은 그 비슷한 시간에 전선 어딘가에 몇만의 군대가 추가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당연히 좋을 리가 없겠죠.”


“잘 아는군. 한 달 안에 이 징글징글한 진흙밭을 벗어날 수 있겠나?”


“... 확신이야 하지 못하지만, 최우선 목표로 설정하여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그래, 하루라도 빨리 이 질척이는 진흙밭에서 벗어나 보자고.


더불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당나라의 엉덩이도 뻥 걷어차 주고 말이야.



=====




이 시대에서 가장 발전한 도시는 어디인가?


이 질문의 답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당나라의 수도 장안.


동서를 굳이 나눌 것도 없이 규모나, 문화나, 혹은 기타 분야에서 장안을 압도할만한 도시란 없었다.


그러니까 당연하게도 많은 나라들이 수도를 만들 때 장안성의 도면을 베껴다가 비슷하게 만들었다. 왜, 원역에서도 발해의 상경성이라던지, 등등 있잖아?


일본의 헤이안쿄(현 쿄토)역시 마찬가지였다. 중앙의 주작대로와 사각사각한 바둑판 배치, 그리고 성벽. 나름대로 시대를 앞선 계획도시.


사실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큰 문제는 없었다. 오히려 시대의 트렌드를 따라가는 훌륭한 도시라고 할 수 있겠지.


하지만 정말 안타깝게도 일본의 관료들이 간과한 것이 두 가지 있었으니 첫 번째는 기후. 장안의 기후보다 헤이안쿄의 기후는 더 덥고 습했다. 그런데 그 고온다습한 기후에 인구를 저리 몰아넣었으니 온갖 문제가 터지기 더 쉬운 것은 당연한 것.


그리고 둘째 문제는 기후에 비해 일본의 기술이 당나라의 기술보다 열등했다는 것.


도시야 그래, 도면 보고 따라했다고 치자. 그래도 도시를 지어놨으면 관리를 해야 할 것 아닌가. 오물은 어디서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인구가 밀집되면 식수와 용수는 어디서 공급을 할 것인지. 그 외에도 수 많은 문제들.


괜히 고대 일본이 수도를 옮기고 나서 30~70년 사이에 이런저런 문제들이 터졌던 것이 아니다. 이런 부분이 관리가 미흡한데 도시가 제대로 굴러갈 리가 있겠는가?


그래도 시간이 지나고 발해를 통해 선진 문물을 더 받아들이면서 그나마 상황이 나아지긴 했다. 완전한 해결은 아니라는 것이 아쉽지만 이전보다는 훨씬 나으니까.


“이게 바로 서울의 도시계획도입니다!”


“... 성벽 꼬라지가 이게 맞아?”


지영이 들었다면 좋은 거 보내줬더니 지랄이라고 당장 빼앗았을 언행이었다.


“음... 아무래도 서울은 사람이 많으니 그런 것 같은데”


옳은 말이었다. 서울에만 몇십 만 인구가 북적거리는데 그걸 어떻게 성벽으로 다 감싸겠는가? 그러니 중요한 구역만 적당히 성벽으로 감싸고 있을 뿐이었고 방어 목적의 도시는 개성에 아예 위임해 버린 지 오래였다.


“그런데 서울을 보고 따라하는 건 힘들 듯 싶습니다. 무슨 지하에 하수도가...”


“차라리 하수도를 지상으로 옮기는 것은 어떠할지.”


“어허, 그러면 악취가 심하잖나. 새로운 천년고도가 되어야 할 것인데”


그렇게 여러 공돌이들이 니가 옳니, 내가 옳니 티격대니 보름달은 둥글게 웃으며 까무룩 잠을 청했다.



=====



발해는 명목상으로 당나라의 조공국이다.


... 믿기진 않겠지만, 그리고 누구도 믿지 않지만 일단 그런 체를 하며 조공을 내고 하사품을 그득그득 챙기고는 있으니 일단은 조공국이 맞긴 했다.


그러니 일단은 당나라, 아니 노룡절도사는 사신을 보냈다.


“고구려는 황조에 조공하기로 하였나니 이제 그만 하시는 것이 어떠합니까?”


“이만한 대군을 동원하고 말이오?”


“이제 그 누구도 발해의 강성함을 의심하지 못할 것인데 만족을 아셔야하지 않겠습니까?”


저, 거만한 놈.


하지만 저런 놈이라도 황제의 보호를 받는 이상은 어쩔 수 없었다.


만주를 먹고 나서 안정시킨 뒤라면 체급이 있으니 뻗대볼 수 있겠지만 지금은...


“그거 이상하구려. 분명 선공을 한 것은 고구려요. 그리고 우리는 조공을 바친 이래로 한 치의 무례조차 범하지 않았지. 헌데도 황제께선 우리의 이야기라고는 하나도 듣지 않으시고 이리 일을 처리하시는군?”


“그건-”


“그건 천자께서 행할 만한 일이 아닐세. 천하 사해를 어우르는 천자께서 어찌 그리 행하시겠나? 일이 이리 된 것은 주변에 간신배가 있단 것인데...”


내가, 뭔 말 하려는 지 알지?


“전하-”


“경께서 괜한, 불편한 오해가 생기지 않게 잘 말을 전해 주시오, 아시겠소?”


“... 폐하의 뜻이십니다.”


그럴 리가. 정말 황제의 뜻이라기엔 시간대도, 상황도 전혀 맞지 않는걸.


기껏해야 절도사 나부랭이 한 둘의 의견이겠지, 자기 먹을 밥도 없는 거렁뱅이가 된!


“... 나는, 분명 내가 말하고자 한 바를 다 말했다고 생각하오. 그리고 이곳은 위험한 곳이니 사신께서 오래 있을 만한 곳은 아닌 듯하군”


“... 알겠습니다, 부디 현명히 행하시길.”


“...”


갔나? 드디어 갔군.


그놈의 중화사상. 생각해보면 저들도 이민족의 왕조 아니냔 말이야. 그래놓고는 젠체하긴


“기병군단장”


“예, 전하.”


“거친놈들로, 두 개 여단 규모를 미리 준비하게. 그리고 연합함대장, 수송대와 호위할 함대를 편성하게.”


“...예? 설마 당을 치실 생각이십니까?”


어허, 그 무슨 험한 소리를? 우리가 어찌 감히 따거를 친단 말인가?


“천자께서 고구려에 원군을 보내면 우리가 천군에 짓눌리니 우리에게 짓눌렸던 해적이 발흥하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닌가? 헌데 우리가 당을 치다니... 경이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군.”


“... 실언했습니다, 전하.”


암, 그렇지. 이 만고의 충신에게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원


“전하께선, 확신하시는지요?”


“팔 할에서, 구 할 정도. 거의 무조건.”


원래 사상에 망조가 들면 그것만 대가리에 가득 차는 법이다. 중세 말기 기사도가 그랬고 에도 말기 무사도가 그랬지. 그리고 당나라가 망해가니 안 그래도 대갈통에 유학하고 중화밖에 없는 자들의 대갈통에 중화사상이 미친 풍선처럼 불어날 텐데. 미천한 이민족들의 왕이 명령을 거부했으니 얼마나 열이 받을까.


“그들에게 이걸 전해주게. 아주 좋아할 거야.”


“명 받들겠습니다.”


“그럼, 사령관. 곧 작전회의가 있지 않은가? 그대로 진행하면 되겠군.”


“예, 그런데 전하께선 참석하지 않으십니까?”


“멍청이를 만나서 속이 메슥거리는군. 잠시 산책이나 하고 오겠네. 알아서 하고 있게나”


작가의말

굉장히 오랜만에 인사를 드립니다.

날짜로 따지면 20일 만에 인사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제가 정신과 신세를 질 일은 현재로선 없어 보이니 참으로 다행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애초에 지금 집에서 소설을 써졌다는 것 자체가 어지간히 회복되었다는 증거인지라... 천천히 컨디션을 끌어올리면서 연재 이어나가겠습니다.

지금까지 기다려주시고 응원해주신 모든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근데 복귀하자마자 약탈할 생각에 신난 주인공의 모습을 묘사하니 뭔가... 몬가 몬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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