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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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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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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15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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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전쟁37

DUMMY

특급발송

일본 내의 정치적 갈등이 점차 심화되고 있음.방위성에서는 진지하게 일본 개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음.주일대사 권지현


주일대사의 편지를 자신도 모르게 구긴 이기민은 이내 조심스레 편지를 펴서 서류철에 끼운 후 한숨을 내쉬었다.


“개입... 개입이라...”


안타깝게도 일본에서 난리가 나면 발해는 개입할 가능성이 높았다.


“굳-이 일본 공주랑 결혼하셔가지곤...”


다른 누구도 아닌 천황의 누이와 발해의 왕이 결합했다. 고작해야 다른 왕족 ‘따위’가 결합한 것이랑은 차원이 다르다.


만약 천황의 신병에 문제가 생겨 그가 폐위된다면 지영은 폐위된 천황의 누이와 결혼한 것이 되어버린다. 즉, 일개 왕족과 결혼한 것만도 못하게 되어버리니 격이 맞지 않게 된다.


거기서 더 나아가서 천황이 역모로 몰리기라도 한다면 일은 정말 골치 아파지게 된다. 뭐가 되었건 현 천황에 문제가 생기면 발해 왕가와 지영에게도 누를 끼치는 건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지영은 어쨌건 가족들을 아껴주려고 하는 편이었다. 역대 왕비들도 그렇고 현 왕비인 유키코와의 금슬도 좋은 편이었다. 그런데 소식을 들은 유키코가 베갯머리송사라도 하는 날에는...


그 외에도 천황에게서 받고 있는 게 좀 많은가. 발해의 비장의 수가 되어주는 채굴권을 건드리는 순간 지영은 미쳐 날뛸 것임이 분명했다. 지영의 인생에 비하면 짧은 시간을 함께했지만 지영이 황금에 굉장히 민감하다는 건 뻔히 알고 있으니까.


아니, 민감한 수준이 아니었다. 음... 감히 국왕께 이런 표현을 써도 되는 지는 모르겠지만 미쳐있다고 하는 게 맞다.


언젠가 해적이 정말 우연찮게 지영의 수송대에 피해를 입혀 약간의 손해를 보게 한 적이 있었고 지영은 그 즉시 모든 함대와 수송대까지 동원해 남해바다 해적의 씨를 말려버렸다.


이 ‘말려버렸다.’라는 말이 비유가 아니라 현실인 것이 해적질에 관련이 있는 자들은 싹 다 죽거나 혹은 광산에서 곡괭이를 몇 십년간 어루만지다 죽었다. 그런데 감히 금광과 은광을 건드려? 음... 좋은 꼴은 안 날게 뻔했다.


“... 참모부에 가서 이거 전달해. 그리고 해군성도 들르고.”


“예, 장관님.”


차관보가 조용히 나가자 이기민은 쿵 소리를 내지 않고 머리를 책상에 박았다.


일본에 개입? 상상만 해도 머리가 아파왔다.


30년에 걸쳐 화약 무기로 갈아탄다는 국방 혁신 계획은 도대체 언제 수행해야 하나? 병사들은 도대체 언제 쉬어야 하고 다른 부서들의 사업들은 언제 진행하고?


그리고 동원령도 해제해야 하지 않겠는가. 이미 열다섯 개 여단 규모의 동원을 실시했고 추가로 열다섯 개 여단 규모의 인원을 추가로 동원할 행정적인 준비도 거의 완료되었다.


인구로 따지면 무려 18만 명, 이 18만 명이라는 인원을 동원한 채로 연속해서 전쟁에 낀다고? 그럼 경제는...? 당장 내년, 내후년 농사나 공장은 도대체 어떻게 돌리고 도로는 어떻게 관리하게...?


“좆 같은 새끼들아아아...”



...



“개 좆 같은 새끼들!”


“뒤져!”


“끼요오오옷!!”


발해군은 어째서 지영이 그 거지같은 분소대 전투기술과 유격훈련을 도입했는지 대강은 알 수 있었다.


혼자 싸웠다면 이미 팔 하나, 다리 하나 없는 채로 어딘가에 나뒹굴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고 유격훈련 덕택에 시체와 구덩이로 가득한 곳에서도 나름대로 균형을 잡는데 도움이 되고 있었다.


물론 눈 깜빡 하면 누군지도 모르는 아군이 이미 죽어버린 분대원 자리에서 같이 싸우고 있었는지라 지영의 의도에서 한참 벗어나긴 했지만 어쨌건 효과를 보고 있지 않은가.


사실 이건 발해군이 의도한 바는 아니었다. 발해군의 기본 전술은 무너지지 않는 대열을 유지하는 것. 그리하여 보병이 단단히 버티며 적 보병을 갈아내고 궁수와 투석기, 노포, 기병이 적의 모루를 부수든 뭘 하든 해서 승리를 끌어내는 게 정석이었다.


그러니 보병 개개인의 무예가 뛰어날 리가 있나. 그 모자라는 실력은 발해의 우수한 개인장비와 분소대 전투기술로 보완하고 있었고 실제로 상륙 초반에는 나름 대열을 형성하려는 노력이 있긴 있었다.


하지만 계속된 전투 속에서 발해군은 이 환경에서는 도저히 대열을 유지할 수가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고 그 결과가 바로 분소대 전투기술만을 활용한 상황이었다.


물론 지휘부도 생각이 없는 건 아니라 열심히 포격을 퍼붓고 남아 있는 배들로 계속 군대를 밀어 넣고 있었지만 그게 고구려군의 충원을 압도할 정도는 아니었고 결국엔 서로 비슷한 수준으로 군대를 밀어넣는 축차투입이 계속될 뿐이었다.


그리고 이 축차투입이 멍청한 짓이라는 건 양군 수뇌부 모두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어쩌겠나, 방법이 없는 걸.


아무튼 수뇌부가 이리저리 고민하며 여러 방안을 짜내는 동안 죽어나가는 건 병사들이었다. 어쨌건 발해는 기껏 상륙한 교두보를 지켜야 했고 고구려는 발해군을 밀어내 물고기 밥으로 만들어야 했으니.


“... 아무리 그래도 손실이 너무 큽니다. 지금이 벌써 열흘짼데...”


“방법이 없네. 우선 조선소에 최대한 많은 소형 선박을 건조해달라는 요청을 했고 주변에서도 징발을 하러 가긴 했지만...”


징발은 이미 처음부터 끌어모을 대로 모았고 조선소에서 배가 오기까진 시간이 걸렸다. 그나마 남는 공병들이 뗏목을 열심히 만들긴 했지만 이래저래 파손되는 숫자도 많은지라 결국엔 도돌이표였다.


“까다로워... 정말 까다롭단 말이지.”



...



기병


기병이라고 하면 다 똑같은 말을 타고 다니는 놈들 같지만 사실 말마다 특성이 다 달랐다.


결국 말도 생물이고 이를 이용하는 인간도 생물이니 자연스레 주변 환경과 주로 활동하는 환경에 맞춰서 품종이 개량되고 훈련방법이 진화되지 않겠는가? 그런 이유에서 한반도의 말들은 산에 능숙했다. 기병들도 마찬가지고.


국토의 70%가 산인데 산에 익숙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산에 사는데 산에 익숙하지 않을 리가 있나.


여튼 중요한 건 발해 기병은 대부분 산에서 뛰놀던 사람들이라 이런저런 묘기를 할 줄 알았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돌격! 앞으로!!”


삐이이이익-!!!!!


아슬아슬하게 절벽을 타며 내려오는 기술이었다. 물론 아무나 할 수 있는 기예도 아니고 절벽의 경사에도 제한을 받지만 발해군에게는 다행히도, 그리고 고구려군에게는 불행히도 이 정도 절벽이라면 절벽을 타고 내려오는 건 불가능하지 않았다.


500의 기병이 일제히 절벽을 타고 내려오자 후퇴하던 고구려군은 그야말로 기겁하며 달아나... 진 않았다.


이 후퇴가 무질서한 후퇴도 아니었거니와 고구려군도 훈련을 빡세게 받은 군대인지라 조잡하지만 창벽을 빠르게 만들어냈다. 이 대응만 보자면 굉장히 훌륭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고구려군이 간과한 두 가지 문제가 있었는데 첫째는 일반적인 돌격이 아니라 위에서 아래로 내려찍는 돌격이라는 것이었고 둘째는 선두에 선 대대장이 다름아닌 돌격대 출신이라는 점이었다.


언급했듯 발해군의 장점과 기본 전술은 조직력에서 나온다. 그렇다곤 해도 발해군은 절대 일신의 무력이 가지는 힘을 무시하지는 않았다. 한 명의 무사가 전장을 뒤바꿀 순 없지만 작은 균열을 내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으며 원래 승패가 갈리는 곳은 바로 그 작은 균열에서 시작되는 것이므로.


오로지 일신의 무력으로만 얻는 게 가능한 돌격대는 그 자부심이 엄청났다. 특별대우는 물론이요 돌격의 첨두이자 가장 단단한 방벽으로 불리었으며 실제로 그 역할을 톡톡히 해냈으니까.


그런 돌격대 소속인데 무려 중령, 대대장? 상급대장은 사실상 없는 계급이나 마찬가지고 대장 역시 군인의 끝이나 마찬가지며 기본 편제가 여단인 발해군에서 돌격대 출신 중령이란 그야말로 인간병기의 완성이 어떤 모습인지를 보여주었다.


단 한 번의 돌격, 그것으로 그의 창은 귀신같이 창벽의 빈틈을 찌르고 들어갔고 그 돌격력을 살려 양 옆에 있던 불쌍한 고구려군 두 명의 머리를 거대한 철퇴로 으깨버렸다. 가속도가 붙을 대로 붙은 철퇴는 살벌한 소리를 내며 고구려군의 머리통을 으깨며 전진했고 뒤이은 기병들은 그 틈을 양껏 넓히며 고구려군을 살육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혼란은 전과 확대에 미쳐있던 견훤에게 그대로 전해지게 되었다.


“아군 기병!”


“예.”


“드디어 우리도 기병을 쓸 수 있게 되었군! 좋아... 보병들도 얼추 빠졌겠다...”


견훤은 실실 웃으며 창을 옆구리에 끼고 손으로 단단히 움켜쥐었다. 그리고 낌새를 느낀 기병들도 비열한 웃음을 한껏 흘리며 각자 창을 옆구리에 끼거나 애먼 활시위를 팅팅대며 사냥 준비를 서둘렀다.


“8여단에도 이 소식을 전하게. 뭐, 이미 알고 있는 것 같기는 하다만.”


과연 8여단에서도 웅성웅성하니 기병들이 앞으로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아선 이들도 한창 이를 갈고 있었던 것이 틀림없었다.


“가자, 이놈들아!”


견훤은 힘차게 외치며 기병들을 몰아 후퇴하는 고구려군의 뒤통수를 그대로 후려쳤다. 후퇴하는 와중에 양쪽에서 기병이 치고 들어오는 것은 아무리 훈련 잘 받은 고구려군이라도 무리였는지 얼마간 버티다가는 그대로 와해되어 흩어지기 시작했다.


“전 부대에 전하라, 이대로 속도를 높여 진격해야 한다. 전장 정리는 부상병들과 일부 보병들만 남기고 나머지는 속히 진격할 수 있게 하라!”


어쩌면 지금이 그 지긋지긋한 토성 지연전을 벗어날 수 있을 유일한 기회라는 생각에 견훤은 병사들을 다그쳤다.



...



“뭐야? 말 다했어?”


“이거 완전 당나라가 보낸 세작 아니요!”


“저놈 끌어내! 당장 끌어내!!!”


벌집을 들쑤셔본 경험이 있는가? 아마 제정신인 사람은 벌집을 들쑤실 일이 없을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왕의 명령이 있다 한들 벌집보다 더한 것을 들쑤신 그는 제정신이라고 보기엔 어려웠다.


그 와중에도 속으로 ‘그래도 들어는 보지...’라고 생각하는 중신들이 없진 않았으나 그걸 드러내고 말하기란 굉장히 어려웠다. 왜냐고?


한국인의 정서에 맞춰 설명하자면 독립 후에도 일본과 싸우다가 장관급 공무원이나 국회의원이 ‘우리가 약간 밀리고 있으니 일본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그 와중에 국가 기밀 시설들에 대한 정보가 넘어가겠지만 그래도 필요해요! 그리고 그거에 필요한 비용은 ... 원 입니다!’라고 말하는 꼴이나 다름없었다.


발언자는 온갖 조리돌림을 당하며 습격당할 수도 있고 이를 옹호하는 이들은 모조리 토착왜구 매국노 친일파 등등의 소리를 들으며 욕을 거하게 먹겠지.


아무튼... 그는 이런 상황에서 이들을 설득해야 한다는 것이 참으로 막막했다.


작가의말

과연 그는 이 설득을 해낼 수 있을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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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1 남북전쟁33 +2 24.01.29 83 2 11쪽
280 남북전쟁32 +2 24.01.25 88 3 12쪽
279 남북전쟁31 +2 24.01.22 72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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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6 남북전쟁28 +2 24.01.13 86 2 11쪽
275 남북전쟁27 +2 24.01.10 87 2 11쪽
274 남북전쟁26 +2 24.01.04 85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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