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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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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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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10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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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전쟁27

DUMMY

결론부터 말하자면 비거는 잘 날아갔다.


이전부터 발해는 여러 통신수단의 개발에 힘을 쏟고 있었고 비거도 그 중 하나로 연구되던 차였다.


그 외에도 열기구를 이용한 초 광대역 봉화라던지, 열기구 탈출기라던지 등등 있었으나 이는 여러가지 문제점이 있었다.


열기구 탈출은 바람의 영향을 너무 강하게 받았으며 그대로 통신병의 목숨을 헛되이 쓸 아주 좋은 방법이었고 열기구를 이용한 봉화는 분명 효과는 있었으나 포위된 상태에서 열기구 다섯 개를 지탱할 쇠사슬을 구하는 것도 큰일이었다.


하지만 일단 비거는 무인이었고(유인을 만들 수야 있겠지만 탑승자의 목숨은 전혀 보장하지 못한다.) 운만 따라준다면 몇km 정도는 비행할 수 있었으며 로켓 추진체를 탑재할 경우 방향은 좀 많이 틀어질지라도 조금 더 멀리 비행할 수도 있었다.


... 물론 수틀리면 이리저리 날아다니다 땅에 박을 수도 있었지만 많이 날리면 그 중 하나는 제대로 날아가지 않겠나- 싶은 물건이긴 했다.


그 외에도 열기구 봉화를 띄워 상륙 거점에 소식을 전하고자 해 봤다. 어차피 정찰용 열기구는 있었으니 그다지 어려운 일도 아니었고. 지영이 그러고 있자니 김선예가 자신 없는 표정으로 말을 걸어왔다.


“전하, 흠... 저희 군단의 조사에 따르면 근 며칠간 비가 올 수도 있답니다.”


“비? 정보통신과 보고인가?”


“예.”


현대에도 그렇지만 지금 발해군에도 정보통신과는 굉장히 중요했다. 주변 수맥 및 수로의 조사, 주변 부대와의 연락과 연계, 주변 지형을 상세히 조사, 기상 관측 등 하나같이 전투 및 전쟁의 승패를 가를만한 업무를 도맡아 하는 알짜배기 승진 1순위 부서였다.


여기서 기상 관측이라 함은 보통 기상분석담당관이 담당하고 이들은 나름대로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전문 인력이다.


그러니까 큰 틀만 보자면 기상 관측은 작전의 성패를 가를 수 있는 중요한 요소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 인력을 투입한다는 건데... 이렇게만 보면 참 좋아 보이긴 하지.


하지만 그것도 잘 맞아야 좋은 것 아니겠는가. 현대에서 기상청 날씨 안 맞는다고 욕먹는 게 얼마나 많은데 발해의 기상관측관이 맞춰봐야 얼마나 잘 맞춘다고.


그런데 또 안 맞는다고 무시하기엔 전문 인력이 뻘뻘대며 그동안의 데이터와 여러 징후를 취합해 만든 것이니 찜찜하고. 그렇다고 듣자니 틀린 게 한두 번이 아니라 신뢰성이 떨어지고.


이런 이유에서 기상관측 분야는 발해의 모든 지휘관들에게 참으로 골치아픈 문제가 아닐 수 없었다.


“날씨가... 따뜻하긴 하지. 그래서?”


“아무래도 방수 대책을 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방수 대책이라”


“아직 방수포 여유분은 있으니 우산을 만든다면 비가 온다 해도 제한적인 포병 운영이 가능할 겁니다.”


지영은 묘한 눈길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 눈빛이 마치 ‘넌 그걸 믿냐?’라고 묻고 있는 것 같았지만 김선예는 당당하게 그 눈빛을 받아냈다.


그동안의 군생활을 죽 돌이켜 생각해 보면 이런 의견을 무시했다가 망한 적이 한두 번도 아니고 방수포가 비싸다고는 하나 솔직히 대비하는 게 어려운 것도 아니지 않은가.


“대비해서 나쁠 건 없습니다. 대비하셔야 합니다.”


“음... 그래. 방수포와 더불어 배수로도 신경쓰도록. 혹시 모르니.”


“예, 전하.”


그리고 다음 날 거짓말같이 빗줄기가 추작추작 쏟아졌다.


“대비하길 잘했군.”


“예, 완전하진 못해도 제한적으로나마 포병을 쓸 순 있습니다. 그리고 배수로 역시 정비했고 경보 장치도 다시 손봤으니 문제 없을 겁니다.”


김선예의 자신만만한 태도는 허언이 아니었다는 듯 포병대는 이전만큼은 아니지만 간헐적으로 포탄을 토해냈다.


쾅!


“흐에에엑!!!”


“...”


“...”


“......?”


“장군, 적의 무기가 폭발하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비 때문인게 아닌지.”


평범한 포탄이었다면 차라리 사정이 나았을 터였다. 그냥 운동 에너지로 쓸고 지나가면 그만이니까.


하지만 비뢰포가 사용하는 폭탄은 작열탄. 포는 정상적으로 발포되도 포탄이 제대로 작동하냐 안 하냐는 또 다른 문제였던 것이다.


구경이 400mm나 되다보니 그 질량으로 한두 명의 머리를 깨부수긴 하지만 고작해야 그 정도 효과를 노리고 작열탄을 사용하는 건 아니지 않은가. 잘만 하면 십수 명의 몸을 아작낼 수 있는 비장의 무기를.


“보병을 대기시켜라. 올라오는 즉시 해치우도록. 그리고, 전하? 위험하니 후방으로 가시는 게 어떠신지요.”


“내가 물러나면 안 될것 같은데.”


“백병전이 되면 아무래도 위험합니다.”


“군단장님! 동북쪽에서 군대가 오고 있습니다!”


내가 옳네, 네가 옳네 티격태격 싸우던 둘은 허겁지겁 성벽에 가서 망원경으로 문제의 군대를 유심히 살폈다.


“동북이면 아군은 아니겠군. 그런데 척 봐도 군대가 엄청난데.”


“빨리 물러나시지요. 아무래도 오늘은 쉽게 넘어가기 글렀습니다.”


비가 와서 비뢰포의 화력이 절반으로 감소한데다 활과 화살마저 그 힘이 떨어져가니 김선예의 말에 틀린 부분이라곤 하나도 없었다. 다만, 지영이 그 뒤에 발견한 깃발이 문제지.


“아니, 불가하오.”


“전하! 그리 고집부리실 때가 아닙니다!”


“망원경을 자세히 보시게나. 엉덩이 무거운 고구려 태왕께서 납셨군. 여기서 내가 제자리를 지키지 않으면 어찌 될지는 군단장이 더 잘 알지 않나.”


사실 지영이 자리를 지킨다고 해도 칼이나 철퇴를 휘두를 일은 없다. 얼마 전에 있었던 그 일은 그저 잠깐의 해프닝일 뿐. 그렇다곤 해도 지영이 뒤로 물러난다면 사기가 훅 떨어지겠지. 원래 전장의 왕이란 거대한 황금토템인 셈이다. 적에겐 너무나도 먹음직스러운, 아군에겐 일단 든든한 그런 토템.


“이런 젠장, 여단장. 전하를 부디 철통같이 지키시오. 저번처럼 철퇴 휘두르게 하지 마시고.”


“걱정 마시지요. 아예 묶어놓고 지키겠습니다.”


김선예가 안심한 기색으로 병력을 통솔하러 가자 지영은 눈치를 보며 슬그머니 여단장을 바라보았다.


“진짜 묶을건가?”


“고민한 적이 꽤 있습니다.”


지영은 입을 꾹 다물고 성벽을 포위한 적군을 바라보았다. 한동안은 자제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고구려의 태왕 고연후는 말 위에서 지긋이 건안성을 바라보았다.


확실히 보이는 발해왕의 어기, 드문드문 보이는 복색이 다른 병사들. 확실히 발해왕은 건안성 안에 고립되어 있었다.


“괜히 일이 어그러지지 않게 철저히 포위하게. 저 자만 잡으면 이번 전쟁은 끝이야.”


“걱정 마십시오, 폐하. 하나부터 열까지 철저히 준비했습니다. 백 년 묵은 요괴를 상대로 방심할 자는 없으니 반드시 이길 겁니다.”


지영이 들으면 격렬히 항변할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었지만 솔직히 이들로선 그럴 만 했다. 잘 살고 있는데 갑자기 쳐들어온 사람이니까.


“그런데 폐하.”


“음?”


“그놈을 살려서 잡아와야 합니까?”


“당연한 말을 하는군 장군.”


지영을 죽이면 속이야 시원하리라. 시원하겠지만 문제는 발해와 철천지 원수가 되어버린다는 것이지. 발해에는 아직 훈련 중인 몇만의 백성들도 있고 무엇보다 이래저래 약화된 고구려로서는 발해를 쳐들어가기 꺼려졌다.


그리고 저 남쪽의 일본은 어찌할 건가. 일본이 개입했던건 지난번의 역사도 있으니 무시못할 요소였다.


“하지만 정 어려우면 죽여도 좋네.”


어쨌건 전쟁에서 이겨야 연명할 수 있다. 그 후의 어려움은 그때의 일이고 우선은 이기는 게 먼저였다.



발해 서울특별시



일본의 사절단은 발해에 늘러붙어 이래저래 시간을 죽이고 있었다.


시간을 낭비하는 것 처럼 보이겠지만 사실 여기에는 이유가 있었으니...


“폐하, 너무 걱정 마시지요. 우대신은 금방 자리를 털고 일어날 것입니다.”


바로 천황파의 거두, 스기와라노 미치자네의 건강이 악화된 탓이었다.


원래대로라면 903년에 이미 갔어야 하는 인물이지만 지금 몇년 더 연명하고 있으니 사실 지금 가는 것도 늦게 가는 것이긴 하지만... 그게 천황과 천황파에게 와닿을 이야기는 아니지 않은가.


문제는 천황파는 젊은 신진 관료가 주축이 된 세력이었다. 물론 후지와라 가문의 파벌이라 해서 신진 관료가 없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중심축을 잡아줄 노련한 관료가 이래저래 있는 것과 별개로 천황파에는 중심을 잡아줄 인물이 천황, 미치자네 딱 둘이었다.


그러니 다이고 천황이 당연히 급해질 수밖에. 내부로는 조금 거칠지라도 세력을 늘리고 외부로는 타국과의 관계에 깊이 신경 쓰고 있었다. 특히 발해의 대포와 총은 일본에게 아주 맛좋은 먹잇감이 아닐 수 없었다.


원래대로라면 전쟁 끝날 때까지 느긋이 기다렸다 구매하는 것이 맞으나 상황이 이래 돌아가니 어쩌겠는가?


발해-고구려 전쟁이 쉽게 끝날 것 같지도 않으니 웃돈을 준다고 하며 슬며시 떠보는 수밖에. 겸사겸사 발해와의 관계도 기름칠을 해놓고.


의외로 외국에서의 인정은 정통성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요소였다. 특히 발해는 어거지기는 하지만 일본 황가에 직접적으로 개입 가능한 명분이 있었다. 왜, 지영의 두 번째 아내가 바로 일본 황가 출신의 고귀한 공주거늘, 족보를 찾아보면 개입할 여지는 충분하지 않은가.


그리고 정말 상상하기 싫지만 내전이 터진다고 가정했을 때 든든한 우방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나라가 바로 발해였다. 굳이 군사적 지원이 아니더라도 식량, 물자 등만 지원받아도 충분한 우위를 점할 수 있으니.


“흠... 그 문제는 제아무리 내가 국무총리라 하여도 결정할 수 없는 문제요. 물론 양국의 특수성이야 인정하는 바이오만.”


“물론 그렇지요. 다만 이러한 의사가 있다고만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만일 성사된다면 양국 모두에게 좋은 부분이 아니겠습니까?”


사실 최승우가 생각해봐도 그렇긴 했다. 판매로 인한 이익, 대량생산으로 인한 도입비용 감소 등 이점은 분명 많았다. 그만큼 단점도 산적해있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지만.


“물론 그렇소. 양국은 처음 수교를 맺은 이래 우의를 돈독히 하고 신의를 지켜왔으니 이번 일도 분명 좋은 일일 것이오. 허나 전하께서 직접 군을 이끌고 전선에서 지휘를 하시는데 어찌 심려를 끼쳐 드리겠소? 이 일은 다음에 다시 논의해 봅시다.”


“물론 그리해야지요. 우리 일본과 천황께서는 항상 발해의 승리를 바라고 있습니다.”


일본대사가 웃는 낯으로 떠나가자 최승우는 머리를 벅벅 긁었다.


“젠장, 총포에 미쳐서는... 설마 진짜로 내부총질을 하려는 건가?”


“저들은 권력이 하나로 모여있지 않네. 불행한 일이지.”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무얼, 원래는 인간도 한 가족이 아니었는가. 다 그렇고 그런 게지. 다행인 건 대사관에서는 아직 시간이 있다 판단했네.”


왕륭은 끌끌거리며 찻잔을 내려놓았다.


“뭐, 잘 된 일 아닌가. 이참에 일본 내부에 영향력을 확대하면 나쁠 건 없지. 전하께 서신을 보내 보세나.”


작가의말

홈메놈 이사하고 짐정리하고 이래저래 일이 많아서 좀 늦어진 점 죄송함미다. 이제 바쁜 일은 얼추 끝났으니 열심히 쓰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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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 남북전쟁32 +2 24.01.25 88 3 12쪽
279 남북전쟁31 +2 24.01.22 73 2 11쪽
278 남북전쟁30 +2 24.01.19 87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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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6 남북전쟁28 +2 24.01.13 86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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