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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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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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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04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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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제주도는 적법한 한국의 영토9

DUMMY

역사에는 상식을 벗어난 무식한 무기들이 몇몇 있다.


예를 들자면 단 하나의 목적만을 위해 만들어진 크고 아름다운 우르반 대포라든지... 하는 것들 말이다.


우르반 대포를 보았을 때의 비잔틴 제국군의 심정을 정확히 알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탐라 군이 느끼는 감정과 비슷한 감정일 것 같기는 했다.


폭이 70m쯤 되는 발리스타가(이쯤 되면 이게 발리스타라고 불려야 하는지도 의문이지만) 거대한 통나무를 날려대는 그 모습은 공포 그 자체였다.


이 날 성벽 위에 있던 탐라 군은 확실하게 경험했다.


시간이 느릿느릿 흐른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아주 확실하게


단 한 발로 탐라국이 열심히 보수한 성문이 우그러졌다.


고경직이 위험을 감수하고 철을 공수해 보강하지 않았더라면 모르긴 몰라도 한 방에 뚫렸을 가능성 역시 충분했다.


“빨리! 성문을 보수하고 저걸 막아아아아앗!!!”


부산스러운 탐라 군의 움직임을 보고 아사달은 만족스레 웃었다.


모르긴 몰라도 상당한 타격을 입은 모양이지?


“아, 연구부장님?”


“예, 군단장님”


“저거, 이름이 왜 ‘예의’ 입니까?”


정식 명칭은 19년형 공성 노포였지만 어째서인지 국방과학연구소 산하의 쇠뇌연구부는 모두 ‘예의’ 라고 부르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연구부 서류에는 늘 ‘19년형 공성 노포 예의’라는 이름으로 쓰여 있었고.


굳이 물어볼 이유는 없었지만 그래도 궁금하지 않은가.


“아아... 우리나라 교양이 활쏘기 아닙니까?”


“그... 렇지요?”


아사달은 설마 아니겠지? 라는 어투로 되물었지만 구진현은 밝게 웃으면서 답했다.


“그래섭니다. 우리나라의 교양으로 적들에게 예의를 알려준다는 뜻이지요. 이거 몇 방이면 다 착해집니다, 하하”


“... 하하”


아사달은 어색하게 웃으며 굳게 다짐했다. 국방과학연구소 쪽 미친놈들이랑은 상종하는 게 아니라고.


그래도 미쳐있었던 덕분에 공성전에 들어가는 물자와 인력을 아낄 수 있어서 좋긴 했다.


“차탄 장전!”


“옛! 차탄 장전!”


차탄의 모습은 초탄에 비해 더욱 흉악했다.


초탄은 흔히 아는 충차와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다면 차탄은 마치 작살과도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거기에 몇 백 미터 짜리 쇠사슬까지 매달아 놔서 뚫고 날을 성문에 건 다음에 잡아당겨 성문 자체를 부수겠다는 그런 결의로 가득차 보였다.


탐라군으로서도 그걸 막기 위해 열심히 활시위를 당겨 보지만... 거리가 너무 멀어 실질적으로 닿는 화살은 없었다.


한국군이 낑낑대며 잘 당겨지지도 않는 시위를 당기기를 몇 분째, 두 번째 탄이 완전히 장전되었다.


“발사”


“발사!!”


거대한 작살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아까 초탄이 충격을 주었던 곳을 그대로 관통했다. 그 모습을 망원경으로 보던 참모장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며 보고했다.


“차탄, 관통했습니다. 성문이 얼마 버티지 못할 것 같습니다. 슬슬 돌격 준비를 하시는 것이 어떠한지요?”


“음, 사다리차와 병력을 준비하도록. 성문이 뚫리면 돌입한다.”


“예, 알겠습니다. 군단! 돌입 준비!”


진격 준비를 알리는 깃발이 올라가고 나팔을 힘차게 불며 대형을 갖추는 사이에 공병대는 안간힘을 다해 쇠사슬을 당기고 있었다.


“조금 더 힘차게 당겨라!”


“옛!”


“““하나! 둘! 하나! 둘!”””


구령만 들으면 어디 운동회에서 줄다리기하는 것 같았지만, 그 결과는 확실했다. 조금씩, 그리고 확실히, 거대한 작살이 성문을 반대로 잡아당기고 있었다.


“어서! 어서 성문을 부숴라!”


저 거대한 작살이 뽑히면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는 누구나 예상할 수 있었던지라 탐라군은 병사들을 독촉하며 작살의 바늘이 걸린 부분을 도끼로 미친 듯이 두들기고 있었다.


하지만 철판을 두껍게 덧댄 성문이 도끼질 몇 번에 쉽게 망가지겠는가, 어림도 없는 일이었다.


“돌!”


“예?”


“돌을 가져와서 성문을 막아라!”


고경직의 말에 장군의 얼굴이 흙빛이 되었다.


물론 바위를 가져와 성문을 막는다면 한국군의 무식한 공성 노포도 별 효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다. 제아무리 70m에 육박하는 거대한 노포라고 할지언정 바위를 뚫어버릴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분명 ‘적이 문을 뚫고 들어오지 못하게 한다’라는 목표 하나는 완벽하게 충족하리라. 하지만 딱 거기까지.


밖에서 들어오지 못한다는 것은 원군도 들어오지 못한다는 것이고 바깥의 자원 역시 공급받지 못한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즉, 문을 막아버리는 순간 완벽하게 고립되는 것을 모두에게 알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지금까지는 그래도 나머지 병력이 한국군과 싸워서 그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던지의 희망찬 사기진작을 할 수 있었다면 앞으로는 오롯이 한국군이 물러가기 전까지, 혹은 자신들의 방어가 뚫리기 전까지 고립되어 있어야 한다.


당연히 병력이 흔들릴 가능성도, 내란이 일어날 가능성도 아득하게 높아진다.


“정말... 바위를 가져와 성문을 막습니까?”


“그럼 무엇으로 저 괴물 같은 것을 막을 수 있단 말이냐?”


그 말에 장군의 입이 마법처럼 꾹 닫혔다.


저 망할 노포를 막기 위해서는 성벽밖에는 답이 없지 않을까 싶었다.


목책을 세운다? 여지없이 저 노포에 작살나고 말리라.


철벽? 생각이야 좋지만 이미 철을 덧댄 성문이 뚫리는 것을 보면 장담할 수 없었다. 아니, 것보다 그 시간을 저들이 기다려 줄지도 의문이고. 저것보다 더 두텁게 철벽을 세우려면 무기까지 녹여야 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어서! 서둘러야 한다! 적들의 병기가 다가오고 있다!”


“... 알겠습니다.”


장군은 썩 내키지 않는듯한 얼굴로 병사들을 인솔했다. 어쨌건 자신은 이보다 더 좋은 대책을 생각하지 못했고 그렇다면 상관의 명령에 따르는 게 옳으니까.


다만 이 결정이 부디 옳은 결정이기를 빌었다.









“아이고, 이게 누구야. 함대장님 아냐?”


“에이, 임시에요, 임시. 선배님까지 이러시면 어쩝니까.”


궁복의 말에 사휴는 킬킬 웃었다.


“임시가 정식 되고 그러는 거지 뭐. 자자, 들어갑시다. 건네 드릴 것도 있고 하니까.”


건네드릴 물건, 그건 바로 통조림이었다.


아직도 개량 및 공장을 건설하는 데 정신이 없기는 했지만 그래도 시제품 몇 개 정도는 만들 수 있었으니까.


그리고 어차피 개량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통조림을 가장 많이 소비할 것이라고 예상되는 군인들의 피드백은 필요했다.


“통조림...? 처음 듣습니다만”


“아아, 원래 출정 전에 만들어서 공급하고 싶었는데 늦어지는 바람에... 그래도 시제품 몇 개 나왔는데 상태 좀 볼 겸 해서 직접 왔지.”


“바쁘실 텐데”


“그래도 내가 만든 놈인데 나 아니면 누가 신경 쓰냐”


사휴는 너스레를 떨고선 통조림들을 내놓았다.


“이거 있으면 이제 딱딱한 건빵은 안 먹어도 될걸? 아니... 덜 먹어도 될 걸이 맞나? 하여튼 식사의 질이 달라질 거다, 아마”


“안에 든 건 그냥 음식 아닙니까?”


“그렇긴 한데... 그래도 보통 반년 이상은 가니까 충분히 유용할 거다.”


“... 반년이나요?”


궁복의 얼굴에 미심쩍은 빛이 나타났다. 아무리 봐도 그냥 용기인 통조림이 반년 이상 간다는 사실은 믿기가 힘들었다.


“뭐 이론상으로는 몇십 년도 간다더니만 그건 잘 모르겠고”


“에이”


“그건 이론상인데 일 년 이상 가는 건 내가 확인했으니까. 자, 여기 설명서하고 시제품”


“먹어보고 판단해서 알려 드리면 되는 거죠?”


“어, 아. 참고로 부풀거나 용기 이상한 건 먹지 말고 바로 버리고”


이거, 중요한 거야. 라고 사휴는 덧붙였다.


“상하니까?”


“죽으니까”


궁복이 찜찜한 눈길로 사휴와 통조림을 번갈아 쳐다보고 있자니 사휴가 손을 휘저으며 변명하듯 말했다.


“아, 멀쩡한 건 괜찮아. 그렇게 형편없이 만들어서 공급하지도 않을 거고. 기본적으로 일, 이 주 정도는 상태 보고 나서도 멀쩡한 것만 보낸 거라고.”


일, 이주면 멀쩡한 음식이라면 상하고도 남는 시간, 그 정도 시간이면 문제 있는 것을 일차적으로나마 걸러낼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서 만들어낸 방안이었다.


“그리고 그 설명서 잘 숙지하면 아무런 문제 없어. 싫으면 뭐 건빵이나 먹던가”


그 말에 궁복은 슬그머니 시제품과 설명서를 원래 담겨있던 바구니에 넣고 자신의 뒤쪽에 놓았다.


제아무리 궁복이라도 건빵은 지독하리만치 맛이 없던 탓이다. 들리던 소문으로는 어느 병장이 건빵 하나로 벽돌 스물네 장을 깼다는 소문까지 돌 정도이니 말 다했지, 뭐.


“여튼 우리 새끼들 잘 좀 부탁 할게.”


“아... 예. 아, 선배님”


“응?”


“장군 진급 예정, 축하드립니다.”


사휴는 그 말에 피식피식 웃고는 답했다.


“잘난 함대장 후배님 두려면 이 정도는 해야지. 열심히 하셔, 후배님”











“학교 건물이 다 지어졌다고 그랬지?”


“예, 전하.”


이지영은 등받이에 등을 기대며... 아니 늘어지며 말했다.


“후우... 이제 좀 살겠군”


요 몇 년간 교대에서 나온 인재들로 교사들이 어느정도 확충이 되자 이지영은 예전부터 계획하던 교육 확대를 실시했다.


사실 한국의 인구에 비해 제대로 된 공교육 기관이 단 하나밖에 없다는 것은 문제가 커도 너무 컸다.


그런 이유로 도마다 최소 초등학교 다섯 개, 중학교 두 개, 고등학교 한 개를 확충했고 시 급 이상 행정구역에는 추가로 초등학교 하나, 중학교 하나씩 추가로 건설했다.


이게 굉장히 적어 보이지만 교육받을 수 있는 인구가 몇 배로 증가했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한국으로서는 굉장히 큰 발전이나 다름없었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학생들을 받을 예정입니다.”


“교과서는 모자라지 않고요?”


“예, 아직은 모자란 부분은 없습니다만 학생들 개인에게 교과서를 배부하는 일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지요?”


학생들 개개인에게 교과서를 배부하기 위해서는 두 개의 요소가 해결되어야 한다.


첫째, 종이의 문제. 어찌 되었건 책을 만들기 위해서는 종이가 있어야 할 게 아닌가. 이는 전자책이 나오기 전까지는 어쩔 수 없는 문제다. 아니, 전자책이 나온 지 십 년도 더 넘은 현대에도 아직도 종이책으로 수업하는 곳이 대다수다.


그래도 종이의 생산량은 나날이 늘어가고 있었다. 지금 관공서는 대부분의 서류 작업을 종이로 하고 있으니까.


둘째, 인쇄의 문제. 사실 종이의 문제도 문제지만 인쇄의 문제도 큰데, 아직까지 한국에는 금속 활자가 없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얽혀있었는데 우선 대규모 제지 공장이 포함된 하남 산단이 건설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 워낙 우선순위가 높은 일이 쌓여있던지라 이지영 역시 활자에 신경을 쓰지 못했다는 점등이 있었다.


불행 중 다행이라면 동전 제작의 진도와 함께 활자 제작의 진도 역시 같이 나가고 있다는 점일까?


그리고 우스운 일이지만 한국에는 이미 인쇄기가 있었다. 다만 그 인쇄기에 목판을 이용해 인쇄하는지라 내구성의 문제가 있었고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종이 수량이 부족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교과서는 윗 학년이 깨끗하게 쓰고 아래 학년에 물려주는 방식을 사용했던 것이다.


그렇기에 이지영은 확신을 가지고 말할 수 있었다.


“조금만 기다리세나. 아마 곧 모든 문제가 해결될 테니까.”


작가의말

한국에 인쇄기가 있는 이유는... 과일주를 많이 먹기 때문에 어쩌다보니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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