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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riKiri 님의 서재입니다.

붉은 눈의 아가씨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씁쓸한설탕
작품등록일 :
2018.07.29 16:34
최근연재일 :
2018.11.27 23:07
연재수 :
31 회
조회수 :
2,107
추천수 :
7
글자수 :
184,250

작성
18.11.27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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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EP:1 철혈동맹] I Want to Break Free (2)

DUMMY

아가씨는 어이없다는 미소를 짓고는 커피를 드셨다. 메르힌양은 우물쭈물하며 내가 내려준 커피만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어색한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 “메르힌양. 커피 마셔도 괜찮습니다.” –“아니. 안 괜찮아요. 먹일 거면 알리카양 사비로 사서 먹이세요! 제 저택에 그 어떤 것도 넘겨줄 수 없습니다!” 아가씨는 커피를 내려놓고 말했고. – “저. 저기. 커피를 먹으려면 매듭을···” – “그냥 묶고 계세요! 왜. 또 제 얼굴에 총알이라도 박아 넣으시게요?” – “으악! 죄송합니다!”


“아가씨. 시간이 없습니다. 평생 그 이야기로만 우려 먹기에는 저희에게 있는 시간이 없어요.” – 아가씨는 나를 바라보곤. “그래서 대충 정보나 얻고 머리에 총알을 박아 넣으려고 했는데. 방해한 게 어디 사는 누구였나요?” – “나중에 저한테 하소연할 이야기가 하나 느는 것보단. 이렇게 저를 씹어대는 게 더 좋을지도 모르죠. 어쨌든 메르힌양.” – “아. 네!” – “아까 그거. 뭡니까?”


아까 벽에 박혀있던 얼음을 식탁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메르힌의 눈을 쏘아봤는데. 메르힌은 깜짝 놀라곤. “지. 집중의 결과가 아닐까요···” –“미친. 조금만 더 집중하면 눈에서 레이저도 나오겠네요?” 아가씨는 커피를 마시면서까지 비꼬았지만. – “그러지 않을까요?” 메르힌은 망설이곤 말했다.


잠시 침묵이 퍼졌다. 아가씨는 붉은 눈동자로 메르힌을 경계하며 양산을 준비했고. 나는 그게 불이 뿜기 전에 말해야만 했다. “집중 말고, 다른 말로 말해봐요.” – “아. 흑마법! 흑마법이요!” 메르힌은 상황을 파악한 듯 급히 말을 내뱉었고.– 아가씨는 다시 커피를 한 잔 드시곤. “미친. 이름부터 글러 먹었네.”


“마법이라.” 평생 본 마법은 우리 고장에 있던 서커스의 사기꾼 밖에 없던 나는 한번 중얼거리곤. “마법에 대해서 물어보고 싶은 건 많지만. 그건 다음에. 이단심판소에서 아가씨. 그러니까 카리샤 말린에 대해서 어떻게 말하던 가요?” – “반역자라고 했어요.” – “반역자?” – “그리 중요한 이야기는 아닌 것 같은데 넘기죠?” 아가씨는 커피 잔을 박살 날 듯 잡곤 말했다.


“아가씨께서 그러시다면. 다음 질문으로 넘어갈까요?” – “···네. 부탁드리죠.” 아가씨는 날이 선 목소리로 말했다. – “이제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거죠? 만약에 저희가 메르힌양을 풀어주면 말입니다.” – “···아. 아마···” – “그걸 왜 물어봐요? 저 여자는 이단심판관에게 찌르고. 이단심판관은 여기로 폭탄을 보내고. 우리는 여기서 죽고. 당연한 걸 굳이 물어야 하나요?” – “대신 대답해줘서 정말로 고맙네요. 아가씨. 메르힌양 생각은 어때요?” – “저는···”


“이제 들을 거 다 들었죠?” 아가씨는 양산을 메르힌 양에게 겨누고는 말했다. – “으. 으앗!” 메르힌양은 매듭 묶인 손을 들다가 넘어져버렸고. – “아니. 좀.” 나는 아가씨의 양산을 내려 놓으려고 했다.


“망할! 알리카양은 이샤라이나 편입니까? 왜 계속 절 죽이려는 사람을 보호해주는 겁니까?” – “죽여 봤자 뭐합니까? 피라도 빨아 드시게요?” – “······장난쳐요?” 아가씨는 차가운 표정으로 바라봤다. – “심한 말이 안 나오고 좀 지내보자고요. 왜 이렇게··· “ – “아. 알리카 양은 제가 몇 번 정도는 죽어도 상관 없다고 생각하시나요?” – “그 말이···”


아가씨의 말을 듣고 뭔가가 막혔다. 부정을 해야한다. 부정을 해야만 했다. 하지만 말이 나오지 않았다.


아가씨는 나를 보곤 조소했다. 그러고는 양산을 내려놓고 다시 의자에 앉아 커피를 드시기 시작했고.


“알아서 해봐요.” 아까까지 쥐고 있었던 얼음보다도 차가운 말이 내 마음에 박혔다.


“저. 저기···” 메르힌 양은 어쩌지 못하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계속하죠.” 나는 다시 자리에서 앉곤. 메르힌 양의 심문을 계속했다.


심문은 마지막 타종이 울릴 때까지 계속되었다. 9시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심문을 시작했을 때가 7시쯤이었으니 2시간정도였다.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것을 얻었는데. 정말로 조용한 분위기에서 커피와 차만을 마시며. 이상한 끼어들기 없이 지속했기에 그랬던 것 같았다.


얻었던 정보는 꽤 유익했다. 적어도 메르힌양의 직위에서 나올 수 있던 건 다 나온 것 같았고 – 그 정체불명의 얼음 덩어리에 대한 정보도 조금 얻었다.


“마지막으로 확인할 게요. 마운티아에는 ‘이샤라이나 신성 제국 마운티아 대사관’이라는 곳에서 메르힌 양을 비롯한 첩자들을 관리하고. 아까 싸웠던 병력은 이샤라이나 남부 전역 사령부에서 끌어온 사람들이라서 작전 내용에 대해 자세히 알지는 못하고. 메르힌양은 그들과 직접적인 상하관계가 아니라 서포트 역할이었고······ 그리고 메르힌 양은 딱히 돌아갈 만한 곳이 없다고요?


메르힌 양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마지막은 잘 이해가 안 가는데. 그러면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오신 건가요?”


“그냥 음··· 어··· 기억이 몇 년 전부터 시작해요.” – “몇 년 전부터 시작한다는 말은. 어린 시절 기억이 흐릿하거나, 그런 걸 말하는 거죠?”


메르힌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그런 거와는 확실히 달라요. 흐릿하게 조차 생각나지 않고··· 그냥 그러니까··· 태어났을 때부터 이 모습인 것 같았던 것처럼 느껴지는데···” – “···죄송하지만 무슨 말씀인지 하나도 모르겠습니다.” 말한 자기도 이해가 안 간다는 듯 고개를 싸매고 있는 메르힌을 보고 말했다.


“그냥··· 기억이 없어요. 이샤라이나 북부 설원 한복판에서 일어난 게 가장 마지막 기억이에요.” – “설원 한복판에서 자면 죽지 않나요?” 나는 아가씨를 바라보곤 말했다. – “죽어요.” 아가씨는 커피를 마시시곤. “커피.” 나에게 잔을 건넸다. 커피를 부어주곤. “아가씨께서는 이샤라이나 사람이셨나요?” - 아가씨는 커피를 마시며. “ ‘이었죠.’ 지금은 제 사랑스러운 조국이 제 머리통에 납 탄을 박으려고 별별 일을 다 하고 있지만. 이 빌어먹을 커피는 도저히 끊을 수 없겠네요.” –


“커피랑 조국과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나는 아가씨의 커피잔을 보곤 말했다.


“이샤라이나는 더럽게 추운 주제에, 야밤까지 일해야 하는 경우는 허다해 커피를 입에 달고 삽니다.” 아가씨는 커피를 한 번 마시곤. “그러니까 설원에서 자버리면. 평생 자버릴 만큼 추워요.”


“그러면 메르힌 양이 거짓말을 했다는 건가요?” – “너무 바보 같은 답변이라 오히려 더 신빙성이 있습니다.” 아가씨께서는 커피를 마시곤 말씀하셨다. “사람을 속이려면 적당한 진실과 약간의 거짓을 섞어야 하는데. 저 여자가 말하는 건 순도 100프로 거짓이거든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쉬곤. 나는 입을 열었다. “메르힌양. 부탁을 하나 할게요.” – “···거. 거절하면?” – 아가씨는 한잔 들이키시곤 - “부탁이 아니게 될 겁니다.” - 말했다.


“말씀해보세요.” 메르힌은 긴장한 표정으로 말했고. 나는 별일 아니라는 듯 입을 열었다. “당분간 여기에 좀 감금당해주세요.” – “···그건 부탁이 아니라···” – “좀. 좋게 말하면 고개만 끄덕이면 될 걸. 왜 이리 말이 많아요?” 아가씨는 커피를 들이키곤 말했다. 나는 빈 커피잔을 확인하고 아가씨께 커피를 따라드렸다.


“알겠습니다···” 메르힌은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말했다. “괜찮아요. 풀어줄 지는 모르겠지만 죽이지는 않을 테니까.” 나는 안심이 안 되는 약속을 했고. 메르힌 양을 2층 접대 방으로 옮겼다. 특이하게도 접대 방은 외부에서도 문을 잠글 수 있었는데···. 아가씨에게 굳이 그 용도를 묻지는 않았다.


나는 다시 1층으로 돌아가 아가씨와 마주했다. 아가씨께서는 조용히 자리에 일어나곤 서재로 들어가셨다. 난 잠시 망설였지만 아가씨의 뒤를 따랐다.


아가씨는 다시 지도 앞에 서시곤 뒤에 있던 코냑을 잔에 따른 후. 시가를 한 대 무시고는 지도를 바라보았다. 방안의 침묵이 익숙해질 때서야 아가씨께서는 입을 여셨다.


“앞으로의 계획을 짜야 합니다.” 시가를 깊게 들이마시시곤 내뱉으셨다. 그러시곤 지도를 어루만지시며. “그러니까. 북방의 한기가 이 세상을 전부 뒤엎었고. 그 한기는 절 얼어 죽이려 하고 있습니다. 지금 활동중인 유일한 신인 이샤라이나 여신은 제 편이 아니고. 애초에 저는 ‘휴마’ 종족도 아니지만 ‘반-휴마’ 연합에서는 애매한 위치에 있죠. 제 주 활동 지역은 지난 수십··· 아니. 수백 년간 모두 추방당하고, 쫓겨났거나. 사라져버렸습니다.”


다시 아가씨는 시가를 들이마시곤 내뱉으셨는데, 이번에는 한숨을 숨기려는 행동이셨던 것 같다. “마운티아도 상황이 그리 좋지 않습니다. 적을 너무 많이 만들었어요. 그러니까 지금 제가 믿을 건··· 저랑.” 시가로 나를 가리키시며. “그대. 알리카 양만이 제 자산입니다.”


아가씨는 코냑을 마시곤. “솔직히 말하면. 못 버텨요. 알리카 양이 운이 꽤 좋긴 하지만··· 백 번의 암살 시도를 당해서, 99번을 운 좋게 피했다 해도 한 번을 피하지 못하면 끝납니다.” 떨리는 손으로 잔을 내려놓으셨다.


“···그래서?” 나는 아가씨를 바라보곤 말했다. 아가씨는 흐릿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다 다시 지도를 바라보고는 “이··· 빌어먹을 북방의 한기를 몰아낼 겁니다. 중부 지방을 지배하고 있는 이 한기를 북방으로 돌려 보낼 겁니다. 기필코. 무슨 희생이 따르든 할 겁니다.” 마운티아 지방을 손가락으로 집으시며 말씀하셨다.


“아가씨. 어제 말씀드린 것과 같이···” – “알아요. 안다고요. ‘한 번 해보자’라 말씀 하신 거. 정말로 기쁘고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런데 말입니다. 저 같이 망가진 괴물은 말입니다. 정말로 무서워요.”


“무엇이 말씀이십니까?” – “이제 남은 거라고는 그대 밖에 없는데. 그대마저 잃으면··· 잃으면···” 아가씨는 손으로 머리를 짚으시곤. “어떻게 될 지 모르겠습니다. 몰라요. 파산이겠죠.”


“아가씨. 월급만 제대로 주시면 아가씨를 배신하지는 않을 겁니다.” 나는 약간의 농담과 대부분의 진담을 섞어 말했지만. –“하지만 방금 그··· 빌어먹을 년의 편을 드셨잖습니까!” 아가씨께서는 잔을 책상에 내려치시곤 말씀하셨다.


“그건 아가씨를 위한 거였습니다.” - “제 머리에 총알을 박아 넣으려 했던 년이라고요. 그년을 보호한 게 저를 위한 겁니까?” 아가씨는 정말로 감정적으로. 아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감정적으로 말씀하셨다.


“아가씨.” – “···불안해요.” 아가씨는 지도를 바라보곤 코냑을 들이 마시셨다. “제가 이룬 모든 게 그냥 사라져버리고. 배신당하고. 없어져 버릴까 두렵습니다. 그러니까···” 잔을 다시 내려놓으시곤 나를 계속. 계속 바라만 보시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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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EP:1 철혈동맹] Rolling in the Deep(5) 18.11.16 38 0 15쪽
27 [EP:1 철혈동맹] Rolling in the Deep(4) 18.11.14 75 0 13쪽
26 [EP:1 철혈동맹] Rolling in the Deep(3) 18.11.11 68 0 13쪽
25 [EP:1 철혈동맹] Rolling in the Deep(2) 18.11.09 41 0 11쪽
24 [EP:1 철혈동맹] Rolling in the Deep(1) 18.11.07 52 0 22쪽
23 [EP:1 철혈동맹] Rolling in the Deep 18.11.04 104 0 16쪽
22 붉은 눈의 아가씨에 관해서. 18.11.02 82 0 12쪽
21 불씨 (1) 18.10.31 59 0 15쪽
20 불씨 18.10.28 56 0 21쪽
19 발화 18.10.26 53 1 15쪽
18 터닝포인트 18.10.24 48 0 10쪽
17 샴페인은 끝날 때. 18.10.23 48 0 13쪽
16 On The Boath 18.10.22 63 0 10쪽
15 두 사람. 18.10.21 66 0 9쪽
14 흔들리지 않는 18.10.21 42 0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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