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때부터 모두가 겪었던 – 나와 아가씨가 겪었던 역사는.
수십 년간의 침묵을 지키던 역사의 수레가.
수십 년간의 무고하게 죽은 농민, 백성, 군인들의 피가 윤활유로 칠해졌고.
수십 년간의 모순들은 바퀴가 되고. 우리 둘은 동력이 되어.
수십 년간의 침묵을 박살내는 이야기였다.
이 이야기는 그 역사를 해처나간 영웅적인 카리샤 말린과, 충실한 부하인 알리카의 이야기가 아닌.
그 시대를 그저 살아가던 붉은 눈을 가진 아가씨와. 그 아가씨를 바라보던 내 이야기다.
[하이판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