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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악인 사냥꾼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중룡
작품등록일 :
2024.05.08 11:00
최근연재일 :
2024.07.02 06:00
연재수 :
10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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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7,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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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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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5. 태금맹

DUMMY

그걸 본 양부충이 도끼를 고쳐잡았다.


“권주..”

“잠깐,”


준하가 양부충의 말을 끊었다.


“뭐냐?”

“너! 권주는 마다하고 벌주를 마시겠다는 말이냐? 이 말을 하려고 했지?”

“그걸 어떻게?”

“하수들의 표현은 거의 대동소이해. 특히 너처럼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놈들은 자신의 두려움을 허세로 감추려고 하지.”

“.....?”


준하는 모든 내공을 만검에 주입했다.

윙-윙!

만검이 피를 먹여달라고 울었다.


“파..팔하나만 자르면 되겠소?”


기세가 꺾여버린 양부충이 처량한 표정으로 물었다.

‘봐주고 돈이나 뜯을까?’


“꿇어라!”


털썩

준하의 말에 양부충은 얼른 무릎을 꿇었다.

그 모습을 본 준하는 가슴과 허리를 편 다음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러자 양부충은 자신의 왼손바닥에 검지와 중지를 구부린 오른손을 얹었다.

수하들에게 빨리 무릎을 꿇으라는 신호다.

털썩-털썩!

준하의 시선이 다시 정면으로 향하자 왈패들이 무릎을 꿇었다.


“오늘 너의 무례를 용기로 여겨 살려주겠다. 그만 일어나라.”

“옙!”


양부충이 일어나자 왈패들도 따라 일어났다.


“대협! 안으로 모시겠습니다.”

“그래! 그렇지 않아도 확인할 것이 있었다.”


준하는 양부충을 따라 태금지부의 건물로 들어갔다.

‘에-이! 좋은 구경을 하는가 싶었는데 다 틀렸어! 저 왈패 두목 놈의 팔을 분질러버려야겠어! 사내놈이 죽든 살든 일단 붙고 봐야지.’

태금지부가 내려다보이는 건물의 지붕에서 염무상이 실망한 표정으로 술병을 입으로 가져갔다.


“야! 모두 치우고 새로 술상을 차려라.”


탁자 위에는 양부충과 왈패들이 먹고 마셨던 것으로 보이는 술병과 요리 접시들이 보였다.


“술은 됐어, 됐으니 모두 앉아!”

“예, 대협!”


양부충과 간부급들이 의자에 앉았다.


“다들 내가 누군지 궁금할 거야?”

“.....,”

“나는 너희들이 말한 맹에서 나온 사람이 아니다.”

“그럼 누구십니까?”

“나는 맹이란 단체에 강제로 입맹한 너희들이 안타까워 직접 나선 것이다.”

“.....,”

“자, 지금부터 서로 곁에 상대의 얼굴을 확인해 보아라. 면면을 뜯어보면 모두 영웅의 기질이 다분하다. 이제 우리 태금리는 독자적인 세력을 구축해 무림 제패는 못 하더라도 호북성 만큼은 꼭 제패하자.”

“맞습니다. 대협! 저희 역시 대협 같은 주군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준하를 향해 허리를 숙인 양부충이 말했다.


“보호비를 받는 명단을 가져와라.”

“예, 대협!”


명단을 받은 준하는 각 가게에 책정된 금액을 보았다.

쓱-쓱!


“앞으로 줄을 그은 가게에서는 보호비를 받지 마라.”


준하가 줄은 그은 곳은 호떡 가게와 장춘의 포목점이었다.


“알겠습니다. 대협!”

“그리고 맹에는 얼마나 상납하지?”

“한 달에 금자 한 냥입니다.”

“한 달에 금자 한 냥을 모아 백만 냥이 되려면 도대체 몇 천 년을 모아야 해?”


준하는 혼자 말을 했다.


“대협 백만 냥이라니요?”

“아냐, 여기 장부를 보면 너희들이 한 달 동안 거둬 드리는 돈이 열 냥인데 맹에

한 냥을 보내고 남은 아홉 냥은 어디에 쓰냐?”

“오늘처럼 이렇게 술과 요리를 사다 먹습니다.”

“앞으로는 태금맹을 운영하는 최소한의 비용만 남기고 모두 나에게 보내라. 그러면 그 금자를 대륙전장에 맡겨 불릴 테니,”

“..예! 그런데 대협! 태금맹은 대인이 소속된 맹입니까?”

“나뿐만 아니라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이 소속된 곳이야.”

“그럼 대협께서 이곳 태금리의 지명을 따서 만든 것입니까?”

“그래! 오늘부터 너는 태금맹의 부맹주가 되니 모든 행동에 각별히 신경 쓰고 수련 또한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

“예, 대협! 아니 맹주님!”

“나는 수련하러 가야 하니 한 달 후에 보자.”

“맹주님! 맹의 개파식은 하지 않습니까?”


‘어디서 보고 들은 것이 있어서 꽤 피곤한 인간이군!’

일어나려던 준하는 다시 의자에 앉았다.


“부맹주! 개파식은 나와 우리 태금맹이 호북성을 제패하는 날 그때 하겠다.”

“알겠습니다. 맹주님! 제패의 날을 기다리며 정진 또 정진하겠습니다.”

“부맹주! 오늘 당장 태금지부라고 쓴 현판은 내리고 내일은 태금맹이라고 쓴 현판을 달아라.”

“예, 맹주님!”


준하는 태금지부를 나와 만검문으로 향했다.

‘다행히 나를 미행하는 왈패는 없구나!’

뒤를 돌아본 준하는 달려서 만검문으로 갔다.


****


삼 년의 세월이 흘렀다.

섬서성 장안의 무림맹

‘맹의 시급한 사안은 모두 해결했으니 맹을 나가서 모처럼 술이나 즐겨볼까?’

무림맹을 나온 석중광은 자신이 다니는 주루로 향했다.

석중광이 가는 주루가 있는 곳은 무림맹 소유의 건물이었다.

그래서 주루 주인은 임대 재계약을 위해 맹주인 석중광에게 해마다 뒷돈을 주었다.

‘소문에는 떼돈을 번다고 하던데 나에게 바치는 돈이 딸랑 금자 열 냥이 뭐야? 오늘은 최고급 요리를 주문하여 질리도록 먹어야겠어!’

석중광은 입맛을 다시며 가다가 발걸음을 멈췄다.


“밑밥 맹주! 내 검을 받아랏!”

“천마시여! 살려주시오. 나를 살려주면 무림맹을 바치겠소.”


아이들이 놀면서 무림인 흉내를 내고 있었다.

‘마음 같아선 저 아이들의 부모를 잡아다 만마옥에 던져버리고 싶군!’

만마옥은 무공을 익힌 마인들을 가두는 곳으로 한번 들어가면 평생 나올 수 없는 뇌옥이었다.

석중광은 끌어 오르는 분노를 참고 주루를 향해 걸었다.


“이보게 저기 밑밥 맹주 아닌가?”

“맞네! 아무리 소설이라도 나 같으면 금분세수를 선언하고 숨어 지낼 것인데 저렇게 돌아다니는 것을 보면 참으로 뻔뻔한 인사야!”


화경의 경지에 들어선 석중광은 내공을 끌어올리지 않아도 극도로 청각이 예민했다.

그래서 두 사람의 말소리가 그대로 들렸다.

‘음! 오늘 술을 마시면 불필요한 살인을 할지도 모르겠으니 그냥 돌아가는 게 낫겠어!’

석중광은 천천히 몸을 돌렸다.


“이보게! 다시 돌아가네.”

“우리 말을 들은 건 아니겠지?”

“우리 말을 들을 정도의 고수면 그렇게 쉽게 천마의 손에 디졌겠는가?”


또다시 들려온 사람들의 말소리에 석중광은 사람들을 향해 장풍이라도 날리고 싶었다.

‘삼 년이 지나 이젠 좀 잠잠해질 줄 알았는데 지금까지도 ‘천년 마인’으로 인해 피해를 보다니? 아무도 모르게 형주로 가서 위겸이란 놈을 죽여 버려야겠어!’

무림맹으로 돌아온 석중광은 총관 황보숭을 불렀다.

황보숭은 황보세가 출신으로 석중광에 이어 차기 맹주로 거론된 사람이었다.


“황보 총관! 한 달 후면 선친의 기일이라 고향엘 다녀와야겠소.”

“알겠습니다. 맹주님! 맹호대에 하남성으로 갈 채비를 하라고 하겠습니다.”

“아니요. 번거롭게 그럴 필요 없이 마차를 타고 혼자 다녀오겠소.”

“알겠습니다. 맹주님! 마방에 일러 마차를 준비하게 하겠습니다.”


맹주전을 나온 황보숭은 마방에 들러 맹호대가 있는 전각으로 갔다.


“어서 오십시오. 총관님!”


맹호대주 곽경승이 황보숭을 반겼다.


“곽대주! 별일 없었지?”

“예, 총관님!”

“다름이 아니고 한 달 후면 맹주님의 선친 기일이라고 하네.”

“예? 총관님! 제가 아는 맹주님 선친의 기일은 여름입니다. 십일 년 전 맹주님 선친의 기일에 제가 맹주님을 모시고 정주에 다녀와서 기억이 납니다.”

“자네가 착각할 수도 있지 않은가?”

“예!”

“그래서 말인데 마교로 파견 나간 세작으로부터 천마가 출관했다는 소식이 왔네. 맹주님은 번거로우니 극구 혼자 다녀오시겠다고 하는데 자네도 알다시피 맹주님은 우리 정도 무림의 기둥이지 않은가?”

“알겠습니다. 제가 우리 맹호대를 이끌고 맹주님을 호위하여 다녀오도록 하겠습니다.”

“아니네, 그렇게 해서는 안 되고 자네가 일류급 대원들을 간추려 맹주님 모르게 은밀히 맹주님을 호위하여 다녀오게.”

“알겠습니다.”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매일 전서구를 날려 나에게 보고를 하게. 천마의 출관으로 인해 하루하루가 백척간두에 선 기분이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경공에 능한 대원들을 뽑아 다녀오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자네와 맹호대를 믿겠네.”


해시(21:00~23:00)가 되자 무림맹에서 평범하게 생긴 마차가 길을 떠났고 일각 정도 지나자 일단의 무리가 마차 바퀴를 따라 날 듯 장안을 떠났다.

석중광이 무림맹을 떠난 지 하루가 지났다.

푸-드-득!

황보숭은 곽경승이 보낸 전서구의 다리에서 서신을 꺼냈다.

‘그동안 업무가 힘드셨나? 가시는 내내 술이라니? 그러다가 천마라도 만나면 어떻게 하시려고 술을 드실까?’ 기밀 서류에 서신 내용을 기재한 황보숭은 총관실을 나와 하남성 쪽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보름 정도 지났다.

푸-드-득!

오후가 되자 오늘도 황보숭은 곽경승이 보낸 전서구의 서신을 확인했다.

‘응? 맹주님이 고향인 하남성 정주를 지나 호북성으로 가는 관도로 접어들었다고? 시간이 남아 바람이라도 쐬려고 그러는 걸까?’

서신을 다 읽은 황보숭은 평소 내성적인 석중광의 성격을 생각했다.

형주의 태금리 도착한 석중광은 역용하여 은밀하게 형주서점에 들러 준하에 대해 알아보았다.

‘‘천년 검객’과 ‘천년 마인’을 쓴 작가가 올해 겨우 열 세살이라니? 어린애를 죽여 버릴 수도 없고 어떻게 한다?’

어디선가 석중광의 식욕을 자극하는 음식 냄새가 났다.

석중광은 음식 냄새를 따라 걷다가 갑자기 걸음을 멈췄다.

‘강렬한 마기? 이런 정도의 마기를 지닌 마인은 오직 한 명, 천마 염무상 뿐이다.’

석중광은 음식 냄새를 따라 지나치는 곳은 마교의 형주 분타, 장춘의 포목점 앞이었다.

자신도 모르게 상체를 숙여 뒷걸음친 석중광은 포목점과 멀어지자 마차가 있는 곳으로 몸을 날렸다.

‘지금은 평화로운 시기인데 괜히 천마와 부딪칠 필요가 없지! 이거 구운 오리와 화주라도 한 병 사 오는 건데 내가 너무 서둘러서 왔어!’

마차가 산길로 접어들자 석중광은 배가 더 고팠다.

‘마차를 여기에 묶어두고 천마가 있던 가게를 피해 먹을 것을 사 오면 되겠어!’

마차를 숲속에 숨긴 석중광은 다시 형주로 향했다.

‘만건문? 만검문이라면 위양전의 본가이자 ‘천년 검객’과 ‘천년 마인’을 썼던 위겸의 집이 아닌가?’

높은 나무 위로 올라가 만검문 내부를 살피던 석중광은 또다시 기겁하고 말았다.

바로 준하와 웃으며 이야기하는 염무상을 본 것이다.

석중광은 눈을 비비고 다시 두 사람의 모습을 확인했다.

화경의 경지에 든 자기에게 죽음을 떠올리게 하는 공포감을 안겨준 무인!

아무리 보아도 염무상이었다.

염무상이 자신의 존재를 눈치챌까 봐 석중광은 내공을 풀고 조심스럽게 나무를 내려왔다.

‘이래저래 죽여야겠군! 아니지, 아이를 죽여 내 무명(武名)을 더럽히느니 어린 새끼의 훈육을 잘못한 어미, 아비를 죽여 내 울분을 풀어야겠어!’

발소리마저 죽인 석중광은 만건문과 멀어지자 내공을 끌어올려 허공으로 몸을 날렸다.

화-라-락 착!


“으-헉”

“엄마야!”


역용한 석중광이 허공에서 떨어져 내리자 놀란 사람들이 비명을 질렀다.

‘이것들은 다 뭐야?’

석중광이 숨겨둔 마차 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한눈에 보아도 산적이었다.


“그..그렇지 않아도 마..마차의 주인을 기다렸습니다.”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져 내린 무신!

채주가 느낀 석중광은 자신들이 상대했던 표국의 표사들이나 상단의 보표와는 전혀 다른 고수 중의 절대 고수로 보였다.

그래서 채주는 말을 더듬고 말았다.


“나를?”“예, 대협!”

“왜 기다렸는지 말해봐라. 말하기 전 한마디 하겠다. 무림인이란 자신의 기분에 따라 죄 없는 사람을 쉽게 죽이기도 하지.”

“.....,”


말하는 석중광의 몸에서 살기가 피어올라 산적들을 감쌌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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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49. 흑사림 24.05.31 43 0 12쪽
48 48. 도지휘사 부자 24.05.30 42 0 12쪽
47 47. 훈계 24.05.30 46 0 11쪽
46 46. 흑묘의 심사관이 되다 24.05.29 48 0 12쪽
45 45. 냉여은 2 24.05.29 49 0 12쪽
44 44. 사황 마영적 4 24.05.28 48 0 12쪽
43 43. 사황 마영적 3 24.05.28 51 0 12쪽
42 42. 사황 마영적 2 24.05.27 51 0 12쪽
41 41. 사황 마영적 24.05.27 50 0 12쪽
40 40. 성화 24.05.26 57 0 12쪽
39 39. 원나라 만호장 요탄양 24.05.26 65 0 12쪽
38 38. 다람쥐가 도토리를 숨기듯 24.05.25 57 0 12쪽
37 37. 황제 놀이 24.05.25 56 0 12쪽
36 36. 장강수로채 채주 당사도 24.05.24 65 0 12쪽
35 35. 대륙상단의 소상단주 24.05.24 65 0 12쪽
34 34. 상행 2 24.05.23 60 0 12쪽
33 33. 상행 24.05.23 69 0 11쪽
32 32. 쟁자수에 지원하다 24.05.22 70 0 11쪽
31 31. 대륙상단주 장돈 24.05.22 79 0 12쪽
30 30. 첫 번째 청부 24.05.21 78 0 12쪽
29 29. 지도 받다 24.05.21 81 0 12쪽
28 28. 마교 소교주 24.05.20 80 0 12쪽
27 27. 반전 24.05.20 85 0 12쪽
26 26. 응수 24.05.19 93 1 12쪽
25 25. 반역의 서막 24.05.19 96 0 13쪽
24 24. 어딜가도 있는 놈 24.05.18 101 0 12쪽
23 23. 살수 위준하 24.05.18 97 0 12쪽
22 22. 냉여은 24.05.17 98 0 12쪽
21 21. 살수 훈련 24.05.17 103 0 12쪽
20 20. 적랑대주 24.05.16 106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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