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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디 님의 서재입니다.

가장 빛나는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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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디
작품등록일 :
2017.02.06 11:59
최근연재일 :
2017.02.15 14:36
연재수 :
33 회
조회수 :
25,680
추천수 :
535
글자수 :
120,145

작성
17.02.15 14:36
조회
394
추천
11
글자
9쪽

<2>

DUMMY

대범 선배는 쭉 아이디어들을 훑어본 후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가 지현이에게 가지고 있는 것을 달라며 손짓하였다..


"종이와 팬. 대본 만들 동안 쉬고 있어. 점심때 다 됐으니 밥이나 차리고 있던지."


그 말을 끝으로 대범 선배는 방으로 들어가셨고 다들 멍하니 대범 선배가 들어간 방을 쳐다보다 그 시선들이 이제는 나를 향하는 게 느껴졌다.


"선배. 이제 어떻게 해요?"


"뭘 어떻게 해? 대범 선배가 대본 쓰는 동안 쉬어. 그리고 곧 12시니까 점심 먹을 준비하면 딱이네. 점심은 카레지? 특별히 내가 솜씨 좀 발휘해 줄 테니 기대하고 있어라!"


나를 도와주러 온 지현이와 함께 점심으로 먹을 카레를 거의 다 만들고 카레 가루가 잘 풀리도록 주걱으로 계속 저어주며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방에서 대범 선배가 나왔다.


"야 신성우. 여기 대본 있으니 이걸로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해봐. 대본 아무리 잘 써도 연기 못하면 다 꽝인 거 알지? 그러니 잘해라. 잘. 알았냐?"


대범 선배는 그 말을 끝으로 대본을 나에게 넘겨 주고서는 거실에 앉아 텔레비전을 보셨다.


다들 어떤 대본이 나왔는지 궁금해 슬금슬금 나에게 다가왔다.


"선배! 얼른 그 대본 봐봐요!"


-------------------------------


[ 연애백서 ]


남자 A(연애 경험 전무) 남자 B(자칭 연애전문가) 여자 A(남자A가 좋아하는 상대역)


남자 A : 후... 나는 연애를 해 본 적이 없어요.


남자 B : 야. 나만 믿어. 내가 이어준 커플만 여기 가득해. 어디 보자... 어 저기 저 커플. 내가 이어줬어. 또... 저기 저 커플도.


남자 A : 와... 저도 믿고 따르기만 하면 되는거예요?


남자 B : 그럼~ 믿고 따라와~



남자 B : 네가 좋아한다는 여자가 저기 있는 저 친구?


남자 A : 네.


남자 B : 오~ 뒷모습만 봐도 이쁠 것 같은데? 제법이야.


남자 A : 너무 인기가 많아서 걱정이에요. 절 알기나 할까요?


남자 B : 남자는 자신감이야! 네가 그렇게 자기한테 자신이 없는데 누가 널 보겠어? 남자는 자신감! 오케이?


남자 A : 남자는 자신감. 자신감. 자신감.


남자 B : 그리고 여자들은 남자의 당당하고 터프한 모습에 반한단 말이야. 딱 가서 당당하고 터프하게


"나 너 좋아한다." 이렇게 말하면 너의 그 매력에 안 빠질 수가 없다니까?


남자 A : 당당하고 터프하게. 당당하고 터프하게.


남자 B : 그렇지! 그렇게! 자.. 가서 딱 말해 버려~


남자 A : 당당하고 터프하게, 당당하고 터프하게......



남자 A : (여자 A에게 다가가 머리카락을 확 잡아채며) 나 너 좋아한다.


.

.

.


--------------------------------


대충 앞부분만 읽었는데도 꽤 재밌는 부분이 많았다. 특히 연기에서 웃음 포인트를 살릴 수 있는 부분도 많아 보여서 조금만 연습을 한다면 충분히 어디에 내놔도 안 빠질 만큼의 괜찮은 대본이었다.


다른 후배들도 읽어보면서 많이 놀라 보였는데 재미도 재미였지만 아무래도 그동안 좋게 보지 않았던 대범 선배가 이런 대본을,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만들어 낸 모습 때문인 거 같았다. 조금은 대범 선배를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었으려나...


"자! 다들 대본도 나왔으니 밥부터 빨리 먹고 연습합시다! 카레도 다 완성되었으니 저기 밥통 안에 있는 따끈따끈한 방금 한 밥을 먹을 만큼 자기 그릇에 담고 밥 먹으면 됩니다. 다들 무브무브!"


어쨌든 공연의 기본 뼈대는 만들어진 셈이니 이제 여기에 살을 붙이는 건 연기하는 우리의 몫이었다. 특히 그동안 대범 선배를 좋아하지 않던 후배들은 마치 선배에게 지지 않으려는 듯 의지가 남달라 보였다. 그래서 그런지 다들 빨리 연습하고 싶어 하는 게 보였는데 먹으라는 밥은 안 먹고 대본을 적느라 바쁜 모습에 혀를 내 두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하나 선배는 대범 선배의 그릇까지 준비해서 가져다주었는데 아까 말다툼 했던 게 선배의 마음에 내심 걸렸나 보다. 그래도 아무 말 없이 밥을 먹으면서도 은근 서로를 신경 쓰는 모습을 보니 20대의 풋풋한 사랑이 저런 건가 싶어 미소가 절로 나왔다.


밥도 다 먹었으니 이제 진짜 연습을 시작해야 할 때다.


"그럼 시작해 볼까요?"




번외)


[주방에서 성우를 도와주던 지현 시점]


성우 선배 혼자 점심을 하러 주방에 들어가셨다.


이럴 때 도와드리면 선배가 좋아하시겠지?


선배를 도와드리려고 일어섰는데 나와 비슷하게 하나 선배가 일어나셨다. 음? 설마 하나 선배도?


"선배! 제가 성우 선배 도와드리러 갈게요! 선배는 몸도 아직 안 좋으시니까 여기서 쉬고 있으세요!"


"응? 나 화장실 가려고 했는데..."


허얼...


하나 선배가 마치 다 알겠다는 눈빛으로 나를 토닥여 주신다.


"얼른 빨리 가서 성우 도와줘. 혼자 하면 힘들 텐데 누군가 도와주면 굉.장.히. 고마워 하지 않겠어?"


"네에..."


부끄러운 마음에 얼른 주방으로 들어갔더니 성우 선배가 카레를 준비하는 데 필요한 재료들을 하나씩 냉장고에서 빼놓고 있으셨다.


"선배~ 제가 도와드리러 왔어요오..."


"가서 쉬어. 뭘 도와주러 와."


"선배님이 이렇게 요리하는데 막내가 가만히 쉬고 있을 수는 없죠! 어떻게 도와드리면 돼요?"


"너 칼질은 해봤어?"


"아니요... 그래도 시켜주시면 잘할 수 있어요!"


"하하.. 그럼 우선은 재료부터 씻어줄래? 껍질은 내가 벗길 테니까 씻으면 여기 통에 넣어줘."


열심히 선배가 시키신 대로 당근, 감자, 양파를 다 씻어 놓고 선배를 바라봤는데 순간 감탄이 절로 나왔다.


"우와. 선배 엄청 잘하시네요? 보통 그... 감자 깍는 칼이라고 하나요? 그걸로 많이들 껍질 벗기는 건 봤는데 칼로 하는 건 처음 봐요."


칼로 쓱쓱 감자의 머리와 밑 부분을 자르더니 휙휙 껍질을 까는 모습이 꼭 달인의 모습 같아 멋있어 보였다.


선배는 요리도 잘하시나 보구나...


"그게 있으면 껍질 벗기기가 엄청 쉽기는 한데 지금은 없잖아? 그러니 칼로 하는 거지. 재료 다 씻어 놨으면 쌀 좀 씻어줄래? 아침에 밥을 다 먹어놔서 새로 해야 할 거야."


쌀이 어디 있지?


아! 저기 검은 비닐봉지 안에 들어 있는 게 쌀인가 보다.


얼른 쌀을 씻으려고 비닐봉지에서 쌀을 옮기려는데 이걸 얼만큼이나 씻어야 하는지 몰라 당황스러웠다.


히잉. 이런 것도 모른다고 선배가 안 좋게 생각하시면 어떻게 하지? 밥도 할 줄 모른다고... 이럴 줄 알았으면 요리 좀 배워보는 건데.


주저주저하다 방법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선배한테 물어보았다. 아웅... 창피해서 목소리도 다 떨리네.


"저... 선배. 이거 얼마만큼 씻어야 하는거예요? 잘 몰라서 죄송해요오."


"응? 하하... 죄송할 것도 많다. 이번에 처음으로 요리 해보는 거 아니야? 그럼 당연히 모르지. 이렇게 하나씩 배워가면서 실력도 늘고 알아가는 거니까 모르는 거 있으면 바로 물어봐. 그리고 그 쌀 우선 그 비닐봉지에 있는 거 부어봐. 내가 그만할 때까지."


선배가 알려준 만큼 담은 쌀을 깨끗이 씻고 나니 선배는 이미 재료를 다듬는 중이셨다.


"선배. 제가 재료 다듬는 거 해 봐도 돼요?"


"그럼. 근데 처음으로 칼질 하는 거면 조심해야 하니까 내가 기본적인 것만 알려줄게. 우선 기본 중의 기본인데 왼손으로 물체를 고정할 때 초보자들은 손가락을 이렇게 쫙 피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하면 손가락을 다칠 위험이 많아. 그러니까 손가락을 오므려서 이 손가락 마디에 칼등이 맞닿게 하면서 손가락을 안으로 집어넣게 되면 다치지 않게 재료들을 썰 수 있는 거지."


"이.. 이렇게요?"


"음.. 잠시만 손가락을 이런 모양으로 만들고 여기 감자 위에 손을 올려 나봐."


선배는 손으로 모양을 잡아 주시고서는 내 손을 잡고 요령을 하나하나 알려주셨다.


"선배! 제가 혼자 연습해 볼게요! 저 너무 신경 쓰지 않으셔도 돼요."


으아... 얼굴이 달아오르는 게 느껴져 얼른 고개를 숙이고 연습을 핑계로 선배에게서 조금 떨어졌다.


후아. 얼른 달아오른 얼굴을 식히며 재료를 다듬는 선배를 눈에 담으며 나만을 위해 음식을 만들어 주는 모습을 상상하니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았다.


앗. 또 열이 올라온다아! 워워.. 릴랙스.


언젠가는 꼭 선배가 나만을 위해 해주는 음식을 먹을 테야.. 꼭!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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